한국은행이 38개월만에 긴축에서 완화로 통화정책을 전환했지만 내수 회복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인하는 소비, 설비투자 확대로 이어져 내수에 긍정적이기는 하지만 정부 재정의 한계, 부동산 시장 불안 가능성 등 제약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금리인하… 내수 기대감 컸지만13일 통계청에 따르면 대표적 내수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는 2022년 2·4분기 이후 9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가계 여윳돈인 가구 흑자액(실질)은 2022년 3·4분기부터 8개 분기째 줄며 소비 여력을 죄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은의 금리인하는 내수회복에 단비다. 금리 인하는 민간 기업의 설비투자를 자극한다. 대출 여력이 늘면서 재화·서비스 소비가 늘어나고 시차를 두고 고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고금리의 직격탄을 맞은 건설 투자도 수주·착공 실적이 개선되면서 시차를 두고 증가할 여지가 높다. 정부도 하반기 투자, 건설, 소비 등 '내수 살리기'에 집중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내수, 수출 간 회복속도에 차이가 있던 것은 고금리, 고물가가 누적된 것에 구조적인 요인도 있다"며 "금리 인하로 인해 제약이 사라지면 내수도 점점 좋아질 것이지만, 또다른 구조적인 요인, 예컨대 코로나19 이후 부채가 늘어 지방 쪽이나 소상공인이 어려운 부분을 맞춤형으로 지원할 것"고 설명했다. ■재정정책 한계… 대외불안 변수기준금리를 내리면 대출금리도 인하된다. 기업과 가계 이자부담이 줄어든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기업과 가계 이자 부담이 6조원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금리인하, 설비투자·민간소비 증가, 고용 증가, 소득 개선 등으로 선순환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중동 불안, 미국 대선 등 대외변수다. 대외변수가 불안하면 기업들은 투자를 꺼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금리인하 효과가 민간 소비 회복으로 온전히 나타나지 않게 된다. 한은도 대외 불확실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금통위 후 기자들과 만나 "(금리인하 효과 등의 점검을 위해) 11월 여러 불확실성을 점검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미국 대선 결과, 미국 경기 소프트랜딩(연착륙) 여부, 중국의 부양정책 효과, 정보기술(IT) 경기사이클 등을 불확실성으로 꼽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11월 미국 대선 후 기업들도 방향성을 갖고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재정정책의 한계도 내수회복 속도를 느리게 하는 요인이다. 올해 30조원으로 추산되는 세수부족은 재정 정책의 운신 폭을 좁힐 수 밖에 없다. 주원 실장은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큰 폭의 세수 결손도 예상돼 재정 확대는 힘들다"며 "그렇다고 금리를 급하게 내릴 수도 없어 내년 내수도 올해처럼 부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 급하게 못 내린다가계부채 문제도 내수회복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 중 하나다. 한은이 내수부진을 인정하면서도 그동안 증가세인 가계부채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동결해 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여전히 가계 빚에 대한 우려는 말끔히 가시지 않았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 시행 및 은행권의 대출 공급 조이기로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이 줄었지만 주택매수 심리가 확실히 가라앉았다고 장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이 9월 중 새로 취급한 주택 구입 목적 개별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추석 연휴 사흘을 빼면 하루 평균 3934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한은은 '매파적 입장(물가안정을 우선하는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빠른 속도로 금리인하를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홍예지 기자
2024-10-13 19:07:08[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11일 통화정책을 긴축에서 완화 기조로 전환했다. 연 3.50%였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했다.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은 3년2개월만이다. 내수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경기 흐름엔 긍정 효과가 기대된다. 내수 부진 비판에 시달려 온 정부는 경제정책 전반에 다소 숨통이 트이게 됐다. 그럼에도 인하 효과가 소비, 설비투자로 연결될 지는 미지수다. 0.25%p 인하에도 여전히 고금리인데다 정부 재정의 한계, 부동산 시장 불안 가능성 등 소비진작 제약 요인도 다분해서다. 최상목 부총리 "존중하고 환영한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서 "금리 인하 결정을 존중하고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은 금통위 결정에 대한 질문에 대한 이같이 답변했다. 최 부총리의 발언에서 방점이 찍힌 부분은 "환영한다"는 답변으로 분석된다. 내수 부진에 시달리는 정부로서는 금리인하는 단비여서다. 더구나 긴축에서 완화로 기조 전환을 한 것이어서 심리적 효과도 크다.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풀린 유동성 관리를 위해 시작된 한은의 긴축 기조는 유례없는 고금리 장기화 기조로 이어지면서 소비·투자를 제약하는 주된 요인이 됐다. 대표적 내수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는 2022년 2·4분기 이후 9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가계 여윳돈인 가구 흑자액(실질)은 2022년 3·4분기부터 8개 분기째 줄며 소비 여력을 죄고 있다. 이번 금리 인하로 내수 회복 기대감이 커지는 것도 이같은 배경때문이다. 금리인하는 통상 민간 기업의 설비투자를 자극한다. 대출 여력이 늘면서 재화·서비스 소비가 늘어나고 시차를 두고 고용 역시 늘어날 수 있다. 고금리의 직격탄을 맞은 건설 투자도 수주·착공 실적이 개선되면서 시차를 두고 증가할 여지가 높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국책연구기관 등에서는 한은에 금리인하를 압박해 왔다. 정부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0일 '경제동향 10월호'에서 "고금리 기조로 소매판매의 감소세는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금리와 이에따른 내수회복 지연을 경기 개선 제약요인으로 꼽은 것이다. 정부 재정정책 한계…"인하 효과 제한적" 기준금리를 내리면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도 인하된다. 기업과 가계 이자부담이 줄어든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기업과 가계 이자 부담이 6조 원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여력이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다만 금리인하, 설비투자·민간소비 증가, 고용 증가, 소득 개선 등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중동 불안, 미국 대선 등 대외변수다. 대외변수가 불안하면 기업들은 투자를 꺼리기 때문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11월 미국 대선이 지나면 기업들도 방향성을 가지고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회복 효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다. 정부 재정정책의 한계로 금리 0.25%p 인하만으론 내수개선이 본격화되기 힘들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세수 또한 대규모 결손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재정 확대는 사실상 힘들다"며 "그렇다고 금리를 급하게 내릴 수도 없어 내수개선세는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원 실장도 기업의 투자 방향은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 후 결정될 것으로 예측했다. 가계부채 문제도 넘어야 할 산 중 하나다. 한은이 내수부진을 인정하면서도 그동안 증가세인 가계부채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동결해 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여전히 가계 빚에 대한 우려는 말끔히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 시행 및 은행권의 대출 공급 조이기로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이 줄었지만 주택매수 심리가 확실히 가라앉았다고 장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이 9월 중 새로 취급한 주택 구입 목적 개별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추석 연휴 사흘을 빼면 하루 평균 3934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4-10-11 13:58:50[파이낸셜뉴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최근의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해 "그 속도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갖고 있고 속도를 조절하고 적정한 유동성을 관리하는 측면에서 대책을 마련하고 시장과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최근 실수요자 중심으로 가계대출·부동산대출이 늘어난 부분이 있고, 속도가 좀 빠르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부총리는 거시적 리스크에 대해선 "윤석열 정부 들어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는 가계부채 비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줄었다"며 "오히려 거시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고, 가계부채 금액 자체도 2년간 많이 관리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여러 과정에서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풀렸고, 가계 부채가 2배 정도 늘었다"며 "이것을 연착륙시켜 나가는 과정"이라고 부연했다.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따른 대출 축소에 대해선 "과거보다 조금은 대출 금액이 줄어드는 실수요자가 있을 수 있겠지만, 실수요를 규제하기 위한 게 아니라 전반적으로 가계 대출 증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민생 물가에 대해선 "주요 품목인 배추나 무 같은 경우 공급은 큰 문제 없다"면서 "아무래도 가격이 뛰었기 때문에 명절에 확실히 공급해서 할인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서 할인 지원을 기계적으로 한 측면이 있는데 이제는 농림축산식품부, 기재부 등 관련부처에서 매일 동향을 파악해서 품목이 뛰면 할인을 집중하는 일일 관리체제를 마련해 농축수산물 물가 애로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최 부총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질문에 "중앙은행의 통화신용정책을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지만 공직 경험을 비추어 봤을 때 현재 재정과 통화당국의 경제에 대한 인식공유, 정책공조 체계는 어느 때보다도 견조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여러분께서 대외적 발언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실제 정책공조 인식공유 시스템은 어느 때보다 확실하니 국민 여러분이 걱정 안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이 요구하는 지역화폐 예산과 관련해선 "지역 화폐가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에 기여한다는 부분에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국가 경제 전체를 활성화하느냐는 부분에 대해선 의견이 다른 것 같다"며 "이 사업은 지자체 자체 사업이고 판단해 정부 예산안에 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야당은 지난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지역화폐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이 법안은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국가의 재정 지원을 재량이 아닌 '의무'로 바꿔 전국적으로 사용을 촉진하는 내용이 골자다. 최 부총리는 부사관이나 군 초급 간부의 기본급 인상률과 관련해선 "부사관과 초급 간부의 봉급 인상과 수당 개선도 해 나갈 생각"이라며 "국방부와 최대 6% 인상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김용현 신임 국방부 장관은 "초급 간부 기본급 인상률을 내년도 일반 공무원(3%) 인상률의 두 배 수준인 5∼6%로 건의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 부총리는 추석연휴 의료공백 우려에 대해서는 "의료현장의 의료인력 공백 지원을 위해 추석 연휴 기간동안 전문의·간호사 총 400명 신규 채용을 목표로 37억원 가량의 재정지원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추석연휴 기간에 응급의료인력의 공백이 생길 경우를 대응할 기반이 되길 기대한다"며 "추석 연휴 기간이 끝나도 수요가 있다면 재정투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4-09-08 12:13:20전 세계적인 수요 확대로 실적 성장세를 보이던 국내 타이어 3사가 원자재 가격·해상 운임 상승이라는 '더블 암초'를 만났다. 업계는 두 악재가 올해 하반기 이들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개별 기업들도 이를 알고 어느 정도 대비책을 세우는 모습이다. ■고무 가격-해상 운임 상승 암초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의 올해 하반기 실적은 고무 가격 및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상승으로 부정적이다. 호실적을 거둔 상반기와는 흐름이 바뀌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한국타이어의 2·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61.8% 개선한 4017억원, 금호타이어는 64.1% 오른 1445억원, 넥센타이어는 66.4% 증가한 617억원으로 예측했다. 앞서 타이어 3사는 올해 1·4분기 전 세계적인 전기차 타이어 수요 급증 등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문제는 최근 고무 가격과 해상 운임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무는 타이어 생산 원가에 30%를 차지하는 핵심 원자재다. 한국수입협회 국제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올해 1~2월 1㎏당 150달러대의 안정세를 유지하던 천연고무(TSR20) 싱가포르 선물가격은 3월 말 1㎏당 166달러, 5월 중순 168.5달러, 5월 말 180달러로 크게 올랐다. 6월 7일에는 1㎏당 183.7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후 160달러 중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크게 뛰었다. 3월 말 SCFI는 1730선이었지만 5월 10일 2305.79, 6월 28일 3714.32, 7월 5일 3733.80으로 급등했다. 가장 최근인 12일에는 3674.86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3·4분기가 전통적인 해상 물류 성수기인 만큼 안심하긴 이르다는 분석이다. ■타이어사, 원가 절감 대책 분주 하반기 타이어 3사 가운데 국내 생산 비중이 큰 넥센타이어가 원가와 물류비 상승 영향을 더 받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국내 생산 비중이 크면 그만큼 물류비 부담도 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넥센타이어의 국내 생산 비중은 약 64%로 3사 가운데 제일 높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국내 생산 비중은 각각 32.5%, 45.4% 수준이다. 실제로 넥센타이어는 지난 2022년 물류비 급증으로 연결 기준 54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넥센타이어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북미 등 주요 거점에 지역 물류 센터를 확장하고 재고를 확충했다는 입장이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유럽 2공장 생산이 안정화되면 운임 절감 효과가 더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체코 지역에 2단계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도 코로나 19 이후 현지 물류 재고량을 확대, 운임비 상승에 대응한다. 금호타이어는 하반기 원재료 가격 및 해상운임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해상 운임은 6개월~1년 등 장기 계약이 많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면서도 "상황이 길어지면 각 사별 전략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4-07-14 18:00:02#OBJECT0#[파이낸셜뉴스] 전 세계적인 수요 확대로 실적 성장세를 보이던 국내 타이어 3사가 원자재 가격·해상 운임 상승이라는 '더블 암초'를 만났다. 업계는 두 악재가 올해 하반기 이들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개별 기업들도 이를 알고 어느 정도 대비책을 세우는 모습이다. 고무 가격-해상 운임 상승 암초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의 올해 하반기 실적은 고무 가격 및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상승으로 부정적이다. 호실적을 거둔 상반기와는 흐름이 바뀌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한국타이어의 2·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61.8% 개선한 4017억원, 금호타이어는 64.1% 오른 1445억원, 넥센타이어는 66.4% 증가한 617억원으로 예측했다. 앞서 타이어 3사는 올해 1·4분기 전 세계적인 전기차 타이어 수요 급증 등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문제는 최근 고무 가격과 해상 운임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무는 타이어 생산 원가에 30%를 차지하는 핵심 원자재다. 한국수입협회 국제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올해 1~2월 1㎏당 150달러대의 안정세를 유지하던 천연고무(TSR20) 싱가포르 선물가격은 3월 말 1㎏당 166달러, 5월 중순 168.5달러, 5월 말 180달러로 크게 올랐다. 6월 7일에는 1㎏당 183.7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후 160달러 중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크게 뛰었다. 3월 말 SCFI는 1730선이었지만 5월 10일 2305.79, 6월 28일 3714.32, 7월 5일 3733.80으로 급등했다. 가장 최근인 12일에는 3674.86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3·4분기가 전통적인 해상 물류 성수기인 만큼 안심하긴 이르다는 분석이다. 타이어사, 원가 절감 대책 분주하반기 타이어 3사 가운데 국내 생산 비중이 큰 넥센타이어가 원가와 물류비 상승 영향을 더 받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국내 생산 비중이 크면 그만큼 물류비 부담도 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넥센타이어의 국내 생산 비중은 약 64%로 3사 가운데 제일 높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국내 생산 비중은 각각 32.5%, 45.4% 수준이다. 실제로 넥센타이어는 지난 2022년 물류비 급증으로 연결 기준 54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넥센타이어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북미 등 주요 거점에 지역 물류 센터를 확장하고 재고를 확충했다는 입장이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유럽 2공장 생산이 안정화되면 운임 절감 효과가 더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체코 지역에 2단계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도 코로나 19 이후 현지 물류 재고량을 확대, 운임비 상승에 대응한다. 금호타이어는 하반기 원재료 가격 및 해상운임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해상 운임은 6개월~1년 등 장기 계약이 많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면서도 “상황이 길어지면 각 사별 전략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4-07-13 15:43:26[파이낸셜뉴스] 하반기 금리가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려 부동산·주식을 사들이는 레버리지(차입) 투자 열풍이 약 3년 만에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이달 들어 나흘 만에 2조원 넘게 불었고, 국내외 주식 투자를 위해 은행에서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 대출)을 열거나 증권사로부터 신용융자를 받는 경우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4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총 710조7558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708조5723억원)과 비교해 4영업일 만에 2조1835억원이나 늘었다. 이미 5대 은행 가계대출은 6월 한 달 새 5조3415억원 급증하면서 2021년 7월(+6조2000억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으며 아직 월초지만 증가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는 분위기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최근 주택 거래 회복과 함께 수요가 커진 주택담보대출이 552조1526억원에서 552조9913억원으로 8387억원 불었다. 특히 지난달(102조9924억원→102조7781억원) 2143억원 뒷걸음친 신용대출조차 이달(102조7781억원→103조8660억원)에는 나흘 만에 1조879억원 증가했다. 우리나라 가계대출은 2020∼2021년 코로나19 사태 초기의 0%대 초저금리 상태에서 폭발적으로 늘었다가, 2021년 8월 통화정책이 긴축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이후 증가세가 다소 진정됐다. 하지만 최근 다시 월 증가 폭이 약 3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등 기준금리 인하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이미 금융 시장 참여자들은 피벗(통화정책 완화)을 확신하고 앞서 움직이는 분위기다. 은행권은 구체적 가계대출 증가 배경으로 부동산 경기 회복, 공모주를 비롯한 국내외 주식 투자 자금 수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실행(9월), 정책자금 대출 증가, 금리 인하 등을 꼽고 있다. 우선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면서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수요가 몰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20% 올라 2021년 9월 셋째 주(0.20%) 이후 약 2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여기에 주식 빚투(대출로 투자) 수요까지 살아나고 있다. 5대 은행에서 신용대출이 나흘 만에 1조원 넘게 불어난 데는 지난 2∼3일 진행된 게임업체 '시프트업'의 일반투자자 대상 상장 공모 청약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짐작된다. 공모주뿐 아니라 최근 국내외 증시 활황도 빚투를 자극하고 있다. 여전히 통화 긴축 상태이지만, 시장금리도 갈수록 떨어지면서 실질적으로 대출 문턱을 계속 낮추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5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2.900∼5.370% 수준이다. 약 보름 전 6월 21일(연 2.940∼5.445%)과 비교해 상단이 0.075%포인트(p), 하단이 0.040%p 또 낮아졌다. 같은 기간 혼합형 금리의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 기대 등의 영향으로 3.454%에서 3.396%로 0.058%p 하락했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도 연 4.160∼6.160%에서 4.030∼6.030%로 상·하단이 0.130p씩 떨어졌다. 지표 금리인 은행채 1년물의 낙폭(-0.174%p)과 비슷하다. 이에 따라 지난달 19일 신한은행 주택담보대출 상품(신한주택대출)의 5년 고정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아파트·주택구입) 하단이 2.980%를 기록하며 약 3년 만에 도래한 '2%대 금리 시대'가 2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오히려 4대 은행 최하단 금리 수준은 2.900%로 더 낮아졌다. KB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5년 고정금리+변동금리) 금리와 주기형 고정금리도 지난주 3,13∼4.53%에서 이번 주 8일부터 3.04∼4.44%로 내린다. 한편 은행 관리 범위를 벗어난 정책대출의 급증 문제와 가계대출 관련 정책의 일관성 부족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주택 관련 대출 증가에서 버팀목(전세)이나 디딤돌(주택구입) 등 정책자금 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이들은 정부가 실수요자들을 위해 출시한 상품이고 은행은 단순히 판매할 뿐으로, 개별 은행이 판매를 제한하거나 대출 대상자 요건을 강화하기 어렵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을 억제하려고 개별 은행이 금리를 지나치게 올리기도 어렵다"며 "대환대출 활성화로 경쟁이 너무 치열한 데다, 대출 금리만 높이면 예대 금리차 확대에 따른 비판까지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하면서 동시에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두 달 연기한 정부 조치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전세 매물 감소, 신축 분양가 상승, 강남 3구·용산을 제외한 서울 전역 주택담보대출 비율(LTV) 70% 적용 등과 같은 현재의 부동산 시장 환경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더해진 상황"이라며 "여기에 강화된 2·3단계 스트레스 DSR 적용 시점까지 늦춰지니 실수요자들의 막차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4-07-07 14:17:32【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시는 소상공인들의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 소상공인에게 평균 택배비용의 50% 수준으로 제공하는 반값 택배 서비스에 나선다. 인천시는 인천시청에서 인천소상공인연합회, 인천교통공사와 인천 소상공인 반값 택배 지원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시는 지하철 집화센터에 모아진 택배를 서브 집화센터로 옮긴 후 기존 택배업체에게 처리를 이양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픽업 서비스는 수거한 택배를 서브 집화센터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거점 집화센터에 모았다가 기존 택배업체에 넘기게 된다. 거점 집화센터는 지난해 국토교통부와 공모사업으로 구축한 공동물류센터를 활용한다. 시는 이를 위해 우선 1단계로 오는 10월부터 내년 6월까지 인천지하철 1, 2호선 57개 전체 역사 중 우선 30개 역사에 소상공인 택배 집화센터를 설치해 운영한다. 시는 지하철 집화센터에서 접수한 소상공인 택배에 대해 시장의 평균가격 대비 50% 절감된 반값으로 연간 120건 한도 내 서비스를 지원한다. 시는 소상공인 업체를 직접 방문해 물품을 픽업하는 서비스의 경우 택배시장 평균가격 대비 25% 절감된 가격으로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또 시는 2단계로 내년 7월부터 인천지하철 1, 2호선 57개 전체 역사에 집화센터를 확대 설치해 반값 택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시는 올해 초부터 진행 중인 소상공인 택배 서비스의 경우 1000개 업체에 대해서만 보조금을 지원했다. 이번에 실시하는 반값 택배는 지역 내 전체 소상공인 37만개 업체 모두에게 혜택을 준다. 먼저 택배 서비스 시행 업체에 서비스에 가입해야 반값 택배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는 이번 사업으로 소상공인의 물류비용 절감과 빠른 배송을 지원해 소상공인의 물류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시는 반값 택배 지원 사업 예산으로 2억원을 지원하고 1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8억원을 지원한다. 시는 반값 택배 운영 상황을 살펴 오는 2027년 시민 전체로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 2월 인천연구원의 분석 결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소비 패턴의 확산으로 온라인 쇼핑 시장은 작년 기준 227조원 규모로 급속하게 성장했지만 대기업의 온·오프라인 시장 진출 확대와 해외 직구 플랫폼의 공세로 인해 매출 물량이 적은 소상공인들은 경쟁력 확보가 더욱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천시 소상공인의 72%는 월평균 택배발송 물량이 10건 내외로 소규모 물량으로는 기존 택배사들과 계약이 어렵고 계약 시에도 높은 단가를 부담해야 했다. 김을수 해양항공국장은 “지하철을 연계한 친환경 공동물류망을 활용한 인천 소상공인 반값 택배 지원 사업이 지역 소상공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4-04-18 13:51:55지난해 고금리에 따른 유동성 부족 사태로 중견 은행들의 연쇄 파산이 발생했던 미국에서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은행들이 흔들리고 있다. 미 금융 당국은 부동산 대출이 많은 일부 은행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지만 금융계 전체가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미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는 미 지역 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의 신용 등급을 'Baa3'에서 'Ba2'로 2단계 낮췄다. 그 결과 NYCB의 신용 등급은 투자부적격(정크) 구간으로 떨어졌다. 다른 신용평가사 피치도 지난 2일 NYCB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1단계 하향 조정했다. BBB-는 피치 기준에서 아직 정크가 아니지만 1단계만 더 내려가면 정크 구간이다. 무디스는 이번 등급 조정에 대해 NYCB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 뉴욕의 사무실·다세대 부동산과 관련한 예상치 못한 상당한 손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피치 역시 2일 하향과 관련해 "2건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과 관련한 손실과 대손충당금 증가 관련 구체적 조치를 담은 지난해 4·4분기 실적 보고서 내용을 반영했다"고 알렸다. 미 뉴욕 교외에 위치한 NYCB는 전국에 약 400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NYCB는 지난해 유동성 위기로 파산한 시그니처은행을 인수하여 자산가치가 1000억달러(약 132조원)를 넘어가는 중형은행으로 성장했다. NYCB의 비극은 지난 1월 31일 주가가 37% 폭락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같은날 NYCB는 지난해 4·4분기에 2억520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은행이 설정한 대손충당금은 5억5200만달러로 지난 10년간 누적치보다 많았으며 시장 전망치의 10배를 웃돌았다. NYCB는 가뜩이나 시그니처은행 인수로 손실이 늘어난 데다 사무실 등 상업용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관련 대출로 막대한 충당금을 설정해야 했다. 이는 곧 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미 CNN은 지난달 보도에서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확대로 인해 지난해 4·4분기 미국 사무실 공실률이 19.6%로 역대 최고치라고 전했다. 가뜩이나 높은 금리에 허덕이고 있는 부동산 개발 업자 및 건물주들은 수요 급감으로 궁지에 몰렸다. 부동산 관련 대출에 참여했던 은행들 역시 돈을 떼이는 상황을 걱정해야 한다. NYCB의 일부 주주들은 6일 연방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하고 은행이 상업용 부동산 관련 대출 부실을 숨겼다고 주장했다. 이날 NYCB 주가는 전날보다 22.3% 급락한 4.1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99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상업용 부동산 부실 위기는 비단 NYCB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본 아오조라은행은 지난 1일 발표에서 미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에 대비해 324억엔(약 2906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은행의 미 상업용 부동산 대출 잔액 18억9000만달러 가운데 7억1900만달러가 부실 대출로 알려졌다. 독일 도이체방크도 지난해 4·4분기 미 상업용 부동산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1억2300만유로(약 1758억원) 설정했다고 밝혔다. 6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상업용 부동산 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로 매우 스트레스 받는 금융기관들이 일부 있을 수 있지만, 관리 가능하다고 믿는다"며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종원 기자
2024-02-07 18:24:21[파이낸셜뉴스] 지난해 고금리에 따른 유동성 부족 사태로 중견 은행들의 연쇄 파산이 발생했던 미국에서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은행들이 흔들리고 있다. 미 금융 당국은 부동산 대출이 많은 일부 은행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지만 금융계 전체가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상업 부동산 대출에 흔들리는 NYCB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미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는 미 지역 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의 신용 등급을 ‘Baa3’에서 ‘Ba2’로 2단계 낮췄다. 그 결과 NYCB의 신용 등급은 투자부적격(정크) 구간으로 떨어졌다. 다른 신용평가사 피치도 지난 2일 NYCB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1단계 하향 조정했다. BBB-는 피치 기준에서 아직 정크가 아니지만 1단계만 더 내려가면 정크 구간이다. 무디스는 이번 등급 조정에 대해 NYCB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 뉴욕의 사무실·다세대 부동산과 관련한 예상치 못한 상당한 손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피치 역시 2일 하향과 관련해 "2건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과 관련한 손실과 대손충당금 증가 관련 구체적 조치를 담은 지난해 4·4분기 실적 보고서 내용을 반영했다"고 알렸다. 미 뉴욕 교외에 위치한 NYCB는 전국에 약 400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NYCB는 지난해 유동성 위기로 파산한 시그니처은행을 인수하여 자산가치가 1000억달러(약 132조원)를 넘어가는 중형은행으로 성장했다. NYCB의 비극은 지난 1월 31일 주가가 37% 폭락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같은날 NYCB는 지난해 4·4분기에 2억520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은행이 설정한 대손충당금은 5억5200만달러로 지난 10년간 누적치보다 많았으며 시장 전망치의 10배를 웃돌았다. NYCB는 가뜩이나 시그니처은행 인수로 손실이 늘어난 데다 사무실 등 상업용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관련 대출로 막대한 충당금을 설정해야 했다. 이는 곧 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미 CNN은 지난달 보도에서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확대로 인해 지난해 4·4분기 미국 사무실 공실률이 19.6%로 역대 최고치라고 전했다. 가뜩이나 높은 금리에 허덕이고 있는 부동산 개발 업자 및 건물주들은 수요 급감으로 궁지에 몰렸다. 부동산 관련 대출에 참여했던 은행들 역시 돈을 떼이는 상황을 걱정해야 한다. NYCB의 경우 시그니처은행 인수 때문에 중형 은행으로 분류되어 충당금 설정이 엄격해진 것도 재무제표에 악영향을 끼쳤다. NYCB의 일부 주주들은 6일 연방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하고 은행이 상업용 부동산 관련 대출 부실을 숨겼다고 주장했다. 이날 NYCB 주가는 전날보다 22.3% 급락한 4.1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99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美 금융당국 "관리 가능, 금융위기 아니다" 상업용 부동산 부실 위기는 비단 NYCB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본 아오조라은행은 지난 1일 발표에서 미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에 대비해 324억엔(약 2906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은행의 미 상업용 부동산 대출 잔액 18억9000만달러 가운데 7억1900만달러가 부실 대출로 알려졌다. 독일 도이체방크도 지난해 4·4분기 미 상업용 부동산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1억2300만유로(약 1758억원) 설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미국에서는 시그니처은행 등 채권에 대량 투자했던 중형 은행들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 가격 폭락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연쇄 파산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4일 미 CBS 방송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NYCB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대형 은행의 대차대조표를 살펴본 결과 관리 가능한 문제로 보인다”며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집중 노출되어 있는 지역 중소형 은행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우리는 이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이 이미 알고 있던 문제라며 국제적인 금융 위기의 전조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6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상업용 부동산 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로 매우 스트레스 받는 금융기관들이 일부 있을 수 있지만, 관리 가능하다고 믿는다"며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날 미 웨드부시증권의 데이비드 치아베리니 지역 은행 애널리스트는 미 경제매체 야후파이낸스를 통해 NYCB 문제가 "최악의 사태"에 직면한다면 업계 전반에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가상승이 지속되고, 연준이 계속해서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여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시나리오를 상정했다. 이어 그러한 경우에는 은행들의 부실 채권이 급증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상업용 부동산 문제는 "은행들이 통제가능하다"고 평가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2-07 16:09:49'전체 전시면적 30만㎡' '서남아시아 권역 최대 규모의 전시장'으로 수식되는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인도국제전시컨벤션센터(India International Convention and Expo Centre, 이하 IICC)가 최근 문을 열고 본격 운영에 돌입했다. 인도 정부의 핵심 MICE 프로젝트로 인도의 주요 정책이 구현되는 무대가 될 곳으로 전망되는 IICC는 약 18만㎡ 규모의 2단계 사업까지 마무리될 경우 아시아 전체에서는 5위, 서남아시아 권역 최대 규모의 전시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 세계 전시·컨벤션 업계가 주목하는 IICC가 대한민국에 알려지게 된 것은 국내 최대 전시·컨벤션센터 킨텍스가 운영을 맡게 되면서다. 킨텍스는 2018년 인도 최대 규모인 IICC 전시컨벤션센터의 국제 운영사를 선정하기 위해 인도 정부에서 국제 입찰을 진행, 킨텍스와 메쎄이상 입찰에 공동으로 참여해 프랑스, 홍콩 등 글로벌 운영사와의 경합 끝에 IICC 운영사로 선정됐다. 사업 운영권을 획득한 킨텍스는 이를 통해 국내 중소·중견 기업의 인도 및 서남아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국제 전시회, 컨벤션 교류를 통한 한-인도 핵심 산업 분야 집중 교류의 장을 펼침과 동시에 중국 무역 의존도를 줄이면서, 신남방정책의 핵심인 13억명 시장인 인도 진출의 길을 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국내 MICE업계 최초의 시도23일 킨텍스에 따르면 IICC와 같은 대규모(30㎡) 전시장 운영권을 위한 국제 입찰 참여는 국내 MICE 업계에서는 최초 시도였다. 지난 2016년 전 세계 120만명 회원을 보유한 '국제로타리(Rotary International)'가 회원국을 순회하며 여는 세계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킨텍스는 이듬해인 2017년 인도 로타리의 주요 회원들로 부터 IICC의 입찰 참가 제안을 받게 됐다. 세계 대회에서 킨텍스의 시설과 행사 운영 능력을 직접 확인한 인도 인사들의 선택이었다. 킨텍스 관계자는 "당시 킨텍스는 3전시장 건립과 국내 타지역 전시·켄션센터 위탁운영 등 현안에 부딪혀 참여를 주저할 수 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주주기관인 KOTRA를 통해 산업부의 의견을 구했고, 산업부는 정부의 수출확대 기조와 정책 방향성을 고려해 도전을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킨텍스는 주주기관을 대상으로 한 설명과 보고를 진행한 후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시작으로 본격 유치전에 돌입했다. 그 결과 2018년 6월 5일 인도 발주처로부터 공식 운영사로 선정됐음을 알리는 LOA(letter of award)를 받게 됐다. 이 결과는 해외 전시장 운영 경험이 풍부한 프랑스 GL Events, 홍콩 PICO 등 유수한 MICE 기업과 치열한 경합 끝에 얻어낸 성과여서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킨텍스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MICE 산업이 세계 전시장 운영 확보 경쟁에서 유럽, 미주, 홍콩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가능성을 확인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IICC에 입혀진 '킨텍스'의 색채수이에 향후 20년간 IICC의 운영을 맡게 된 킨텍스는 입찰 이후부터 개장까지 18회에 걸쳐 엔지니어링·마케팅 분야의 인도 정부의 공식 컨설턴트로 활동, 자문을 수행하며 20년간 운영하며 축적해 온 노하우를 아낌없이 쏟아 냈다. 당초 인도 정부는 10회 컨설팅을 예상했지만, 킨텍스의 경험과 노하우에 매료돼 컨설팅을 18회차까지 연장을 요청하기도 했다. 주요 컨설팅 내용을 살펴보면 △전시홀 바닥 하중 확대 (기존) 2ton/㎡ → (개선) 5ton/㎡ △전기 등 주요 설비 공급 용량 확대 (기존) 18kw/분전함 → (개선) 최소 50kw/분전함 △전시홀 바닥 트렌치 설비 신규 반영 △하역장 출입문 개선 제안하여 반영 설치 등이 반영되며, 킨텍스의 경험과 기술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킨텍스 관계자는 "IICC의 시공은 L&T라는 인도 내 최고 수준의 건설사가 담당했지만, 글로벌 전시컨벤션센터로서 요구되는 시설 기준과 기술 트렌드를 현지 건설사가 완벽하게 이해하고 시공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킨텍스는 시설(엔지니어링) 분야 컨설팅을 통해 개선 사항을 전달하고 많은 부분이 반영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교두보 될 것인도 IICC가 개장한 올해는 한·인도 수교 50주년의 해다. 우리 정부는 지난 9월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루어진 양국 간 정상회담에서 인도 태평양 지역 핵심 파트너로서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자는 의견을 같이했다. 킨텍스는 이러한 기조에 맞추어 국내 기업들의 인도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로서 인도 IICC 운영을 계획하고 있으며 그 첫걸음으로 내년 7월 '2024 KOREA EXPO' 개최를 기획하였다. 총 전시면적 2만5천㎡ 로 뷰티, 메디컬, 환경, 에너지, 식품, 건설분야 등 종합전으로 만들어질 계획이다. 이재율 킨텍스 대표이사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건립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으나 성공적으로 전시장을 개장하게 되어 기쁘다"며 "향후 20년 운영기간 동안 한-인도 협력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3-10-23 18: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