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달 대선 승리 직후부터 차기 정부 내각을 채워가는 가운데 약 13개 직책만 추가로 임명하면 대략적인 정부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일부 외신들은 트럼프가 상원을 점령한 공화당과 협조해 후보자 인준 절차를 건너뛰고, 바로 장관을 임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트럼프가 아직 지명하지 않은 주요 내각 직책은 13개로 집계됐다. 농무부, 상무부, 교육부, 에너지부, 주택도시개발부, 교통부, 재무부, 노동부까지 8개 부처 장관직은 무성한 소문에도 불구하고 아직 공식 지명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외에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미국 중소기업청(SBA) 청장,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 실장 자리도 비어있다. 트럼프가 14일까지 지명한 각료는 대행 2명을 합해 총 22명이다. 트럼프는 이 가운데 부통령 후보를 포함한 11명에 대해서는 상원의 인준 과정 없이 원하는 직위에 임명할 수 있다. 정부 장관급 고위직 가운데 상원 인준이 필요한 자리는 국무장관 및 각 부처 장관들을 포함하여 총 24개다. 트럼프는 현재 9개 직위에 후보를 지명했다. 트럼프는 지난 2017년 1기 정부 출범 당시 상원 인준이 늦어지면서 요직을 제대로 채우지 못했다. 그는 민주당이 인준을 방해한다고 주장했으나 민주당 측에서는 트럼프가 너무 느리게 후보를 뽑는다고 반박했다. 2기 정부를 맞이하는 트럼프는 대선 승리 약 1주일 만에 주요 직책에 후보를 지명했다. 정권 인수팀은 트럼프의 플로리다주 자택에 사무실을 차리고 약 4000개의 정부 직책에 대한 후보 선정에 착수했다. 이 가운데 약 1200개는 상원 인준이 필요하다. 트럼프가 속한 공화당은 이달 대선과 함께 열린 상원 선거에서 100석 가운데 53석을 차지해 무난히 과반을 달성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공화당의 상원 확보로 신속한 후보 인준이 가능한 상황에서 그 인준마저 건너뛸 생각이다. 영국 BBC는 14일 보도에서 트럼프가 미국 헌법 제2조 2항의 '대통령은 상원이 휴회 중일 때에도 직무를 수행해야 할 공직자들을 임명할 수 있다'는 규정을 이용할 생각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해당 규정을 이용하면 공화당 의원들과 협조해 상원을 휴회한 뒤 필요한 후보들을 인준 청문회 없이 장관에 임명할 수 있다. 이러한 편법을 사용하면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를 받았던 맷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자와 백신 반대 등 비과학적인 신조를 고수하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장관 지명자 역시 신속하게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 물론 휴회 규정은 공직의 공백을 긴급하게 채우기 위한 임시 조치다. 휴회 기간에 임명된 인준 심사 대상자는 임명 1년 안에 상원의 사후 승인을 받지 못하면 자리를 지킬 수 없다. 또한 대통령이 무더기 휴회 임명을 강행할 경우 대통령 권한 남용 논란이 커질 수 있다. 과거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2년 당시 상원 휴회 중 연방 기구인 노동관계위원회(NLRB) 위원 3명을 임명했지만, 2년 후 연방대법원이 위헌 결정을 내렸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11-15 15:59:42【 서울·실리콘밸리=성초롱 기자 홍창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캠프가 선거 기간에 공언했던 공약들의 실현 여부가 벌써부터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주장한 미국 연방정부 예산 2조달러(약 2813조원) 삭감과 트럼프 당선인이 강조했던 교육부 폐지 등 공약이 실행되기 위해선 모두 의회의 벽을 넘어야 하는 등 갈 길이 멀다는 관측이다. ■정부 예산 2조달러 삭감 도전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머스크 CEO가 지난 대선 기간에 공언한 최소 2조달러의 연방정부 예산을 줄이는 작업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승리에 크게 공헌한 머스크를 약속대로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임명했지만 머스크가 정부 예산을 줄이는 데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는 것이 중론이다. 머스크가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큰 폭의 예산 삭감이 필요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 과정에서 사회보장·건강보험 혜택 유지를 시사해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 연방정부의 예산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국방부 예산도 머스크가 쉽게 손대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의 매파는 국방예산이 미군의 전투력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미 군수산업에 기여하는 바가 상당해서 국방부 예산 삭감에 반대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여기에 미국 연방정부의 큰 예산 지출항목이 사실상 정해져 있는 점도 머스크가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머스크가 예산 삭감안을 마련하더도 의회의 벽을 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이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원과 하원 선거를 모두 승리해 장악했지만 민주당은 물론 오히려 공화당에서 머스크의 예산 삭감안 반대 목소리가 더 크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연방정부 예산이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지역구에서 농업보조금이나 청정에너지 프로그램으로 지원되고 있다. 연방정부의 예산 지출을 자주 비판하는 하원 토마스 매시 의원(공화당·켄터키)조차 "정부 예산을 너무 많이 써서 선거에서 패배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머스크의 예산 삭감 예고에 벌써부터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하원 스테니 호이어 의원(민주당·메릴랜드)은 "민간의 경우 이익에 따라 비영리적인 일을 하지 않고 훨씬 더 쉽게 일할 수 있다"면서도 "정부는 비영리적인 일을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머스크가 4년 동안 2조달러를 줄이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당장 내년 한 해 동안 줄이겠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카토 인스티튜트의 연방 예산전문가 크리스 에드워즈는 "상하원 예산위원회 소속된 의원들 모두 연방정부 예산을 자신의 지역구에 배정하는 것에 큰 자부심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머스크의 장애물은 오히려 공화당 의원들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부 폐지도 의회 넘을지 불투명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교육부 예산과 규제를 연방이 아닌 주와 지역이 관할해야 한다며, 연방 교육부 폐지를 수차례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진보주의 교육을 비판하며 "공립학교는 급진 좌파 광신도에게 넘어갔다"며 "이를 초래한 급진 좌파 책임자들은 내쫓겠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성소수자 학생을 보호하고 트랜스젠더 학생들이 성 지향성에 맞춰 화장실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조 바이든 행정부가 개정한 '타이틀 9'를 철회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하지만 교육부 폐지를 위해선 의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의원들이 기관 해체에 찬성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공화당 의원들 역시 연방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지역구 학교 관계자들과 교육감들의 반대 의사에 부딪힐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은 첫 임기에서도 교육부와 노동부의 통합을 추진했으나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교육부 업무 대부분을 보건복지부와 같은 다른 연방기관으로 이전하는 방법 등을 청사진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이 같은 역할 이전까지 이론적으로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극우 성향의 교육부 장관을 발탁, 교육부 폐지 대신 정책 뒤집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일각에선 교육부에 우파 인사들을 적극 기용해 보수 정책을 촉진하는 방안이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longss@fnnews.com
2024-11-14 18:15:11[파이낸셜뉴스] 미국 대법원이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조 바이든 행정부의 학자금 대출 탕감에 제동을 걸었다. 행정부가 단독으로 이를 결정할 권한이 없으며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보수 성향 대법관이 압도적으로 높게 재편된 대법원이 소수인종 우대 정책 철폐 등 잇달아 보수적인 판결을 하고 있다. 대법원 판결로 학자금 대출 탕감은 사실상 없던 일이 됐고, 심각한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대법원은 이날 학자금 대출 탕감 관련 소송 2건 모두에서 정부 패소 판결을 내렸다. 2건 다 6대3 의견으로 정부 패소가 결정됐다. 공화당이 장악한 6개주가 제기한 소송, 텍사스주 개인 2명이 제기한 소송 모두에서 정부가 패소했다. 현재 대법원은 보수성향 대법관 6명, 진보성향 대법관 3명으로 구성돼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8월 연소득 12만5000달러, 부부합산 소득 25만달러 미만 가구에 대해 최대 2만달러까지 학자금 대출 채무를 탕감하도록 하는 조처를 내린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었던 학자금 대출 탕감은 대법원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내년 재선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총 4300억달러 규모의 학자금 대출 탕감이 사실상 폐기될 처지가 되면서 혜택이 기대됐던 4000만명 대상자들은 쓴 잔을 들이켜게 됐다. 존 로버트 대법원장을 비롯한 보수성향 대법관 6명은 이날 이처럼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프로그램은 행정부가 시작하기에 앞서 의회 승인을 필요로 한다고 못박았다. 행정부가 이 정도 규모의 예산을 독자적으로 집행할 권한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2003년 시행에 들어간 '고등교육 구제기회법(HEROES ACT)'에 따라 행정부가 학자금 대출 탕감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보수성향 대법관들은 그렇지 않다고 결정했다. 보수법관들은 로버츠 대법원장이 대표 집필한 다수 의견에서 "교육부가 법에 따라 4300억달러 학자금 대출 원금 취소 권한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 커탄지 브라운 잭슨,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리나 케이건 등 진보 대법권 3명은 소수의견에서 정부에 충분히 권한이 있다고 반박했다. 케이건 대법관이 대표 집필한 소소의견에서 이들은 "의회가 이미 탕감 대책을 승인했고, 장관은 이를 시행했을 뿐"이라면서 "대통령은 이 정책이 성공할지 실패할지 그 결과에만 책임질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러나 다수 대법관들이 단지 예산 집행 규모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정부에 권한이 없다고 판결했다고 비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7-01 03:33:24여권의 대권 잠룡으로 급부상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최근 외교현안을 비롯해 경제·통상과제, 정치권과의 소통 등에 있어 제 목소리를 내면서 국정장악력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부쩍 자신감을 보이는 황 권한대행의 이같은 행보에 정치권의 기대와 견제가 동시에 커지는 모양새다. 황 권한대행은 1월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어 정치권을 향해 공개적으로 여야정 협의채널 가동을 다시 제안했다. 황 권한대행은 이 자리에서 "민생안정과 경제회복 등 당면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국회와 정부간 소통과 협조가 중요하다"며 "지난번 신년 기자회견 시 정당 대표들과의 고위급 회동을 다시 제안 드린 바 있고, 아직 만나지 못한 곳도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여의도와의 접촉면을 넓혀가겠다는 것이다. 황 권한대행은 국무회의 직후엔 국무위원 간담회를 별도로 열어 미·중 주요국들과의 소통강화, 경제·통상분야 리스크 대비를 지시하는 등 자칫 탄핵사태로 인해 해이해질 수 있는 공직사회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무회의 간담회가 열린 건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된 후 53일만이다. 이 자리에선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등 각부처 장·차관들이 참석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국정운영과 주요현안에 대한 국무위원간 인식을 공유하고 허심탄회한 논의를 위해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말했다. 최근엔 청년들과 토크 콘서트를 개최한데 이어 설 민생탐방도 활발히 벌였다. 외교행보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1월 중순까지만 해도 대중,대일외교 등에 있어서 소극적 외교라는 지적을 받은 황 권한대행은 최근 외교분야에서도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통화에 이어 2월 2일엔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격인 제임스 매티스 신임 미국 국방장관을 접견해 한·미동맹, 한반도 문제에 관한 트럼프 정부의 구상을 듣고 우리 측 입장을 제시한다. 이 자리에선 북한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주한미군의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에 대한 미측의 개략적인 입장설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황 권한대행의 이같은 행보는 여권 내 유력한 잠룡으로 꼽혔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의 지지율 부진과 맞물려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황 권한대행 측은 "정책, 민생 행보를 정치적인 행보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제동을 걸고 있으나 대선 출마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광폭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그의 행보에 의문과 기대를 거는 시각 역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17-01-31 16:1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