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대화를 할 의사가 있으며 이스라엘과 전쟁을 끝내고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주목되고 있다. 이집트는 이스라엘인 인질 석방을 위한 이틀간 휴전을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제안했다. 중동의 긴장이 한풀 가라앉으면서 국제유가는 4% 가까이 급락했다. 27일(현지시간) CNN과 알자지라 등 외신은 카타르 도하에서 이스라엘의 정보국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네아 국장과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빌 번스가 참석한 가운데 가자 지구 전쟁을 종식시키고 인질과 포로를 교환하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동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이번 도하 협상에서 제외됐으나 카타르에 거점을 두고 있는 하마스 정치국 관리인 후삼 바드란은 시합통신사를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이스라엘과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마스의 요구가 뚜렷하며 성사 가능성이 충분한 것들이라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기존 합의들을 지키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바드란의 발언이 이집트의 제안에 대한 반응인지는 불분명하다. 이날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이스라엘인 인질 중 4명 석방을 위해 이틀간 휴전하는 것을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제안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일부 팔레스타인 포로 석방과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구호품 전달도 제안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밝혔으며 궁극적으로 영구 휴전이 목표라고 밝혔다. 사우디 방송 알아라비아는 하마스가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보도했으며 하마스는 포괄적인 내용의 협정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휴전을 위한 협상을 했지만 요구 조건이 상이해 의견차를 좁이지 못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철수를 요구한 반면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가 제거될 때까지 잔류할 것이라고 맞서면서 지난해 11월 1주일간 단기 휴전을 빼고는 전투는 계속 이어졌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서방국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을 주도한 지도차 야히야 신와르가 지난 17일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사망하자 인질석방 등을 통한 휴전 협상의 기회가 왔다고 판단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하마스는 종전을 위한 포괄적 합의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신와르 사망후 누가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지를 파악하면서 작은 합의를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내에서도 종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스라엘이 일부 양보와 함께 전쟁 명분을 명확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네타냐후 총리가 불화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갈란트 장관은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가 분명하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하마스에 인질로 잡힌 가족들을 고려해 종전할 시기가 왔다는 입장이다. 그는 하마스와 레바논내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도 큰 타격을 입어 정치적으로 해결할 시기가 왔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종전 합의에 대한 생각이 없으며 도하로 간 이스라엘 협상 대표들에게도 양보를 하면 안된다고 지시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한편 중동의 정세가 진정되면서 국제 유가는 급락했다. 28일 아시아 선물 시장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 가격은 한국 시간 오후 4시 기준으로 배럴당 68.66달러를 기록해 전장 대비 4.35% 하락했다. 같은 시간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72.59달러로 전장 대비 3.99% 떨어졌다. 브렌트유 시세는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시설 타격 우려로 인해 지난 7일 기준 약 한 달만에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이란은 지난해 기준 세계 6위 산유국이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10-28 18:18:54[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대화를 할 의사가 있으며 이스라엘과 전쟁을 끝내고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주목되고 있다. 이집트는 이스라엘인 인질 석방을 위한 이틀간 휴전을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제안했다. 중동의 긴장이 한풀 가라앉으면서 국제유가는 4% 가까이 급락했다. 27일(현지시간) CNN과 알자지라 등 외신은 카타르 도하에서 이스라엘의 정보국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네아 국장과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빌 번스가 참석한 가운데 가자 지구 전쟁을 종식시키고 인질과 포로를 교환하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동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이번 도하 협상에서 제외됐으나 카타르에 거점을 두고 있는 하마스 정치국 관리인 후삼 바드란은 시합통신사를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이스라엘과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마스의 요구가 뚜렷하며 성사 가능성이 충분한 것들이라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기존 합의들을 지키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바드란의 발언이 이집트의 제안에 대한 반응인지는 불분명하다. 이날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이스라엘인 인질 중 4명 석방을 위해 이틀간 휴전하는 것을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제안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일부 팔레스타인 포로 석방과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구호품 전달도 제안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밝혔으며 궁극적으로 영구 휴전이 목표라고 밝혔다. 사우디 방송 알아라비아는 하마스가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보도했으며 하마스는 포괄적인 내용의 협정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휴전을 위한 협상을 했지만 요구 조건이 상이해 의견차를 좁이지 못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철수를 요구한 반면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가 제거될 때까지 잔류할 것이라고 맞서면서 지난해 11월 1주일간 단기 휴전을 빼고는 전투는 계속 이어졌다. 이스라엘과 서방국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주도한 야히야 신와르가 지난 17일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사망하자 인질석방 등을 통한 휴전 협상의 기회가 왔다고 판단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하마스는 종전을 위한 포괄적 합의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신와르 사망후 누가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지를 파악하면서 작은 합의를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내에서도 종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스라엘이 일부 양보와 함께 전쟁 명분을 명확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네타냐후 총리가 불화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갈란트 장관은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가 분명하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하마스에 인질로 잡힌 가족들을 고려해 종전할 시기가 왔다는 입장이다. 그는 하마스와 레바논내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도 큰 타격을 입어 정치적으로 해결할 시기가 왔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종전 합의에 대한 생각이 없으며 도하로 간 이스라엘 협상 대표들에게도 양보를 하면 안된다고 지시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한편 중동의 정세가 진정되면서 국제 유가는 급락했다. 28일 아시아 선물 시장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 가격은 한국 시간 오후 4시 기준으로 배럴당 68.66달러를 기록해 전장 대비 4.35% 하락했다. 같은 시간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72.59달러로 전장 대비 3.99% 떨어졌다. 브렌트유 시세는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시설 타격 우려로 인해 지난 7일 기준 약 한 달만에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이란은 지난해 기준 세계 6위 산유국이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10-28 13:57:27[파이낸셜뉴스] 러시아 쿠르스크 진격에 성공한 우크라이나가 군사뿐만 아니라 외교를 통해 전쟁 해결에 적극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타임스(WT)는 휴전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우크라이나가 지난 6일 쿠르스크 작전을 전개해 성공하자 외교 공세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러시아가 평화협상에 부정적이었으나 쿠르스크에서 러시아군이 고전하고 있어 참여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볼리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오는 9월 방미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도 평화협상을 포함한 자신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계획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계획은 과거 보다 더 포괄적인 내용을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는 쿠르스크 공격은 첫 단계에 불과하며 두번째 단계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세계 안보 인프라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포함시킨 다음 세번째 단계에서는 외교적인 방법을 통해 러시아가 전쟁을 중단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그후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경제와 인프라 재건을 마지막 단계로 진행한다. 젤렌스키는 앞으로 미국 등 서방국이 제공한 무기를 공격에 더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도 요청하면서 동시에 외교적 해법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젤렌스키는 최근 외교의 목적은 러시아가 전쟁을 중단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의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전쟁 종식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 작전을 통해 러시아군 약 600명을 포로로 잡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중재로 양측이 포로 115명씩 교환했다.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 역습 등 군사 작전이 성공을 거두면서 러시아 정부가 협상에 응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외교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에 주둔하고 있다며 외교적 해결을 거부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수용을 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했으며 미국 등 서방국들이 우크라이나가 타협을 하지 못하도록 종용하면서 정상적인 협상이 힘들어지고 전쟁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올해초 공세에 힘입어 우크라이나와 서방측에 평화협정을 제안한 바 있다. 여기에는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고 이곳에서 우크라이나군 철수와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해제,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조건으로 내놨다. 한편 AP통신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의 고향인 크리이리에 전날에 이어 최소 미사일 한 발이 떨어져 8명이 다치고 건물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8-29 09:42:43[파이낸셜뉴스] 전쟁 중 러시아군에 포로로 잡혔다 2년여 만에 풀려난 우크라이나 군인의 충격적인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체마부르소프(41)는 우크라이나군 제56독립차량화보병여단 소속으로 전쟁에 참전했다가 2022년 4월 12일 러시아군에게 포로로 잡혔다. 그는 약 20개월간 구금돼 있다가 지난달 양측 포로 교환 협정에 따라 석방됐다. 포로로 붙잡힐 당시 키 190㎝, 몸무게 95㎏ 가량으로 아주 건강한 체격이었지만, 현재 공개된 모습은 아예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다른 사람이 돼 있었다. 풀려난 체마부르소프는 얼굴살이 다 빠졌으며, 몸 또한 갈비뼈가 보일 만큼 앙상해졌다. 그는 포로 기간에 심각한 기아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점령지인 우크라이나 루한스크와 러시아 본토 내 구금 시설 등 여러 장소에서 포로 생활을 한 그는 이 과정에서 여러 고통스러운 고문과 학대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포로로 잡혀있는 동안 살이 38㎏ 가량 빠져 현재 몸무게는 57㎏인 것으로 알려졌다. 체마부르소프는 석방돼 우크라이나로 온 당시 정신이 혼미한 탓에 조국으로 온 것조차 몰랐다고 한다. 그는 “내 건강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지 않다"며 "급성 단계의 위염,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위식도 역류 질환, 소화기 질환, 만성 전립선염 등 여러 진단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체마부르소프는 한때 머물렀던 한 시설을 언급하며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세 명이 서 있고 그들의 손에는 금속 막대나 채찍 등이 들려있다. 포로들이 가운데를 달리면 그들은 가능한 세게 포로들을 때렸다”고 했다. 이어 “마지막 남자가 뛰어올라 걷어차면 거의 모든 포로가 쓰러졌다”며 “이 과정을 옷을 벗은 채 다시 겪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일에 몽둥이와 전기 충격기 등이 사용됐고 머리, 가슴, 등, 팔, 다리 등 가능한 모든 곳을 구타했다”며 끔찍한 기억을 떠올렸다. 한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최근 전쟁 포로 100명을 교환했다. 아랍에미리트가 중재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귀환한 우리 군인들은 2022년 5월 러시아군에 점령됐던 마리우폴의 아조우해 항구에서 3개월간 방어 작전에 참여했던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2-16 05:21:12[파이낸셜뉴스] 전쟁 전 세계 6위의 밀 수출국이었던 우크라이나가 흑해 곡물 협정 연장 덕분에 4개월 더 곡물을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세계적인 식량 부족 위기는 당분간 잠잠해질 전망이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우크라와 러시아, 유엔, 튀르키예는 17일(현지시간) 협상에서 곡물 협정을 기존 조건대로 120일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함께 식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7월 협정 개시 이후) 선박 450척이 우크라 곡물과 식료품 1100만t을 싣고 전세계로 향했다"며 "수천만명, 특히 아프리카인들이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우리 식량이 없을 때와 비교하면 식료품 가격도 매우 저렴해졌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우크라를 침공한 러시아는 흑해 연안을 봉쇄했다. 우크라는 바닷길을 이용한 식량 수출이 어려워졌고 국제 곡물시장에서는 우크라 물량이 빠지면서 밀 등 주요 곡물 가격이 폭등했다. 이에 우크라와 러시아는 지난 7월 22일에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흑해 곡물 협정을 맺었다. 협정에 따르면 러시아는 튀르키예의 감독 하에 우크라의 곡물 수출을 허용하고 국제 사회는 러시아의 곡물 및 비료 수출을 제재하지 않기로 했다. 해당 협정은 이달 18일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합의 덕분에 연장됐다. 우크라는 당초 1년 연장을 요구했으나 러시아 측에서 120일 연장을 고집했다. 러시아는 국제 사회가 약속과 달리 러시아산 곡물 및 비료의 수출을 방해한다며 꾸준히 협정 탈퇴를 위협했다. 러시아는 흑해 파이프라인을 통해 화학 비료의 핵심 재료인 암모니아를 수출하는 방안을 요구해왔으나 이번 합의에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우크라의 젤렌스키는 앞서 9월 러시아가 전쟁포로를 교환해야 암모니아 수출 재개에 동의하겠다고 밝혔다. 구테흐스는 "유엔은 러시아 식량과 비료 수출을 막는 장애물을 없애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곡물 협정 연장 소식이 전해진 이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밀, 옥수수 상품 가격은 1∼2% 하락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2-11-18 09:52:19[파이낸셜뉴스] 27일 6·25전쟁에서 한국을 지킨 유엔군 희생정신을 기리는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이 '위대한 약속, We go together(같이 갑시다)'를 주제로 참전유공자, 정부 주요 인사, 시민, 학생, 군 장병 등 약 1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렸다. 한 총리는 "대한민국은 유엔 참전용사분들이 보여주신 인류애를 늘 기억하겠다"며 오는 11월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과 내년 정전 70주년 기념식을 최고 예우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은 정전협정 69주년이고 현 정부가 처음으로 맞는 기념일의 의미도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기념사에서 "북한은 지금도 한반도의 안전을 위협하며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대화와 협력의 노력을 이어가면서 확고한 한미동맹과 튼튼한 국방으로 안보를 굳건히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기념식은 미8군 군악대와 국방부 군악대대 성악병이 아리랑을 합창하고 이어 22개 유엔참전국 국기와 태극기, 유엔기가 입장하고 국민의례 순으로 거행했다. 국기에 대한 경례 맹세문은 6·25 참전유공자 고(故) 지규근 참전용사의 손자인 지상곤 육군 소령(진급 예정)이 낭독했다. 6·25전쟁 현장에 있는 듯한 가상 미디어 기법을 활용한 헌정 공연 '위대한 약속'에선 튀르키예 유엔참전용사 후손인 국내 교환학생 일라이다 아심길 씨도 무대에 함께 했다. 기념공연에선 리틀엔젤스 예술단이 22개국 참전국 국기가 새겨진 청사초롱을 들고 참전국 후손들과 입장해 '평화의 등불'을 연출했다. 행사의 대미는 미8군 군악대, 리틀엔젤스, 국방부 군악대대 등 전 출연진의 협연으로 합창곡 '위 고 투게더'가 울려 퍼졌다. 반길주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한반도 정전(armistice) 상황은 불완전한 평화임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사실상 6·25전쟁이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라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전협정을 통해서 비극적인 전쟁의 총성이 멈추었다. 나아가 수많은 국지도발이 있었지만 정전체제 기능 유지로 최소한 제2의 6·25전쟁은 막을 수 있었다"고 짚었다. 정전협정 서문에는 '막대한 고통과 유혈을 초래한 충돌을 정지시키기 위해 최후적인 평화적 해결이 달성될 때까지 한국에서의 적대행위와 일체 무장행동의 완전한 정지를 보장하는 정전을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는 협정의 배경과 정신이 기재되어 있다는 해석이다. 반 센터장은 "정전협정은 국가 간 이견을 무력이 아닌 제도를 통해 해결해보겠다는 정신이고 이러한 정신이 유지돼야 이후의 평화협정 체결이라는 숙제 해결에도 유리하다"며 "그런데 북한은 정전협정 무실화를 시도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한은 1991년 미군이 맡아 오던 군사정전위원회(군정위) 수석대표에 한국군 소장이 임명되자 이에 거세게 반대한 후 1994년 북한은 북측 ‘군정위’를 철수하고 대신 ‘조선인민군 판문점 대표부’를 설치하며 사실상 정전협정 폐기 여건조성에 나섰다. 이후 2013년 등 수차례에 걸쳐 정전협정 폐기선언을 이어왔다. 하지만 정전협정은 어느 일방에 의해서 폐기될 수없는 것이기에 유엔군사령부(유엔사)와 중립국감독위원회(중감위)의 노력으로 정전체제 기능은 나름대로 유지돼 온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어 반 센터장은 "지난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집착으로 대북 저자세 외교가 나타나면서 정전협정 정신을 약화하고 북한의 입장을 두둔하는 듯한 상황이 없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대표적인 사례가 무리한 종전선언 추진으로 이는 법적·제도적 문제해결이 아닌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며 마치 종전선언으로 한반도 평화에 상당한 진척이 있는 것처럼 호도하는 상황이 반복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섣부른 종전선언은 정전협정도 평화협정도 아닌 애매한 상황을 초래하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로 사실 이는 '정전협정 폐기 기정사실화'를 추진하는 북한의 입장을 두둔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적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반 센터장은 "정전협정의 기능을 제대로 지켜내 평화협정으로 선순환하는 것이 정전협정의 정신이고 이것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합리적인 경로"라면서 "정전협정 체결 69주년을 맞아 정전협정의 정신을 바로 세움으로써 안보 없는 평화에만 매몰되어 잠시 흔들렸던 정전체제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의 남침으로 촉발한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이의 내전으로 시작된 6.25전쟁(한국 전쟁)은 유엔 국제연합군 대(對) 중공 인민해방군과 소련의 지원 및 참전으로 사실상 북·중·러 대(對) 자유진영국 간 첨예한 이데올로기가 맞선 국제전이었다고 평가된다. 3년 간의 전쟁에서 한국군 13만여만명과 유엔군 4만여만명 등 우리 측에서만 17만명 넘는 군인들이 사망했으며, 남북한 민간인 250여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참전한 유엔군 22개국 가운데 미국, 영국, 호주, 네덜란드, 캐나다, 프랑스, 뉴질랜드, 필리핀, 튀르키예, 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리스, 벨기에, 룩셈부르크,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등 16개국이 전투병 파견과 스웨덴, 인도, 덴마크, 노르웨이, 이탈리아, 독일 등 6개국이 의료 지원에 나섰다. 유엔군 참전 연인원 195만7733명 가운데 3만7902명이 사망하고 10만3460명이 다쳤으며 3950명이 실종되고 5817명이 포로가 됐다. 미 국방부와 보훈부에 따르면 미국이 제일 먼저, 가장 많은 연인원 미군 178만9000명이 한국전쟁에 참전, 이 가운데 전사자는 3만3739명, 비전투 사망자 2천 835명을 포함해 모두 3만6574명이 숨지고 10만3284명이 부상을 입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2-07-27 16:09:57국제유가가 코로나19 2차 대유행으로 고전하고 있는 인도의 수요 감소에 소폭 하락했다. 3일 오전 기준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대비 0.2%(15센트) 떨어진 배럴당 66.61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또한 0.2%(10센트) 하락한 63.48달러를 나타냈다고 아랍뉴스가 보도했다. 코로나19로 석유 소비 3위국인 인도에서 각 주정부에서 대대적으로 이동 제한을 실시해 연료 소비가 지난달 크게 감소한 것으로 예비 데이터에서 나타났다. 인도 정제업체 바라트 페트롤리엄의 시장 이사 A.K. 싱은 현재 연료 수요가 지난 2019년 4월에 비해 7% 떨어졌다고 밝혔다. 인도의 수송용 연료 수요는 5월에도 계속 감소할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예상하고 있다. ING의 애널리스트들은 인도의 코로나19 팬데믹이 아직 절정에 이르지 않았다며 5월 수요도 계속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고 보고서에서 전망했다. 인도와 달리 전세계적으로는 백신 접종 증가와 특히 올 3·4분기 여행철로 인해 석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브렌트유는 올해 평균 배럴당 64.17달러로 예상되고 있으며 지난달에 나온 전망치인 63.12달러에서 상향된 수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지난달 하루 2517만배럴을 생산하면서 전월 대비 10만배럴을 증산했다. 만약 미국과 이란이 협상을 통해 핵협정을 다시 살리면서 대이란 제재를 해제한다면 이란의 원유 수출은 더 증가할 수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이란 국영방송이 미국의 제재로 여러 국가에서 동결된 이란 자산 70억달러(약 7조8600억원)를 해제하는 조건으로 포로 교환에 합의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백신 접종 증가 속에 올 3·4분기 여행철을 맞아 석유 수요가 더 증가할 것이라며 이달 5개월 연속 유가 상승세를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2월 하루 원유 생산량은 2017년 10월 이후 가장 저조했다. 그러다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기 시작하자 미국의 석유와 천연 가스 생산량이 다시 증가하면서 가동되는 시추관이 최근 9주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1-05-03 15:16:08[파이낸셜뉴스] 지난 2001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후 19년 가까이 크고 작은 싸움을 반복하던 미국과 아프간 탈레반이 '임시 휴전'에 합의했다. 해외 미군 철수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번 휴전이 유지될 경우 아프간 미군 철수를 추진할 수 있을 전망이다. AP통신은 14일(현지시간) 미국과 탈레반의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양측이 임시 휴전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양측의 합의는 쌍방이 7일간 폭력 행위를 감소하고, 약속을 지키면 10일 이내 미국과 탈레반이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골자다. 익명의 미국 관리는 7일간 폭력 감소에 대한 합의는 매우 구체적이며 아프간 정부군을 포함한 아프간 전역을 포괄한다고 설명했다. AP는 이르면 이번 주말께 공식 발표가 있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 관리는 탈레반이 로켓 공격은 물론 도로변 폭탄테러, 자살폭탄테러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한 고위 행정부 관리는 독일 뮌헨에서 기자들에게 "지난해 9월 협정 체결을 멈춘 것은 폭력이었다. 이제 우리는 폭력 축소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며 "탈레반이 약속을 지친다면 우리는 이 협정을 진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7일이라는 기간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시행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익명의 탈레반 관계자는 양측간 서명은 오는 29일 잠정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아프간 정파간 직접 협상은 다음 달 10일 시작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협상이 시작되기 전 탈레반 수감자 5000명이 석방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탈레반 관계자는 독일과 노르웨이가 협상 주최를 제안했지만 협상 장소에 관한 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AP는 14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회의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이 만난 뒤 활로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탈레반 수감자를 석방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려면 가니 대통령의 협력이 필요하다. 다만 미국과 탈레반간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은 AP에 가니 대통령 등이 향후 아프간 정파간 직접 협상에 참여하겠지만 정부 자격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탈레반은 가니 정권을 미국의 허수아비라고 비난하면서 미국과 평화협상 과정에서 배제한 바 있다. AP는 미국 관리들이 아프간 주둔 미군의 감축 일정을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미국과 탈레반간 평화협상이 타결되면 현재 1만2000명 수준인 미군을 8600명 수준으로 줄이는 철군 작업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철군은 최소 몇 주, 또는 몇 달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탈레반 관계자는 외국군의 철수는 점진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며 18개월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군 고위 장교는 일부 기자들에게 "휴전 협정과 별개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와 알 카에다에 대한 미국의 대테러 작전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 에스퍼 장관은 전날 미국과 탈레반간 평화협상 타결에 긍정적인 전망을 잇달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인 아이하트 라디오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양측간) 잠정적 합의가 이뤄졌느냐'는 질문을 받고 "매우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합의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데 다음 2주 동안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한편, 탈레반은 지난 2001년 미국이 9·11테러 배후로 지목한 오사마 빈 라덴을 내놓으라는 요구를 거부했다가 축출됐지만 이후 세력을 회복해 현재는 아프간 영토 절반 가량을 장악하고 있다. 양측은 지난 2018년 카타르 도하에서 평화협상에 착수해 지난해 9월 미군 일부 철수 등을 골자로 평화협상 초안을 작성했다. 하지만 같은 달 탈레반의 폭탄테러로 미군이 전사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후 양측은 포로와 인질 교환 등 물밑 협상 끝에 같은 해 12월 협상을 재개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0-02-15 12:44:49[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올해 말까지 우크라이나 동부의 내전 지역 돈바스에서 완전하고 포괄적인 휴전을 실시한다. 또 이 기간 동안 무력 분쟁 과정에서 발생한 포로들의 추가 교환에도 합의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저녁 프랑스 파리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한 이른바 '노르망디 4자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이들은 회담을 마친 후 파리 엘리제궁에서 공동성명을 내고 "올해 말까지 휴전 지원 등 모든 필수적 조치를 이행하고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 협정 이행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연말까지 분쟁과 관련해 억류된 인사들을 석방하고 교환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내년 3월 말까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대표들로 구성된 3자 접촉 그룹을 통해 돈바스 지역의 3개 지점에서 전력을 철수하기로 합의했다. 외신들은 이번 노르망디 4자 정상회담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대치중이던 러시아와 우프라이나의 정상이 4년 만에 서로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수 있게 이끌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이후 5년 째 지속 중인 무력 분쟁의 완전한 종식을 위한 주요 합의까지는 다다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회담을 성사시킨 장본인인 마크롱 대통령은 회담 직후 "기적적인 해결책까지는 찾지 못했지만 한 발 앞으로 나아갔다"고 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국경지역의 완전한 통제권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며 "우크라이나는 파리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이는 쌍방의 길"이라면서 러시아의 호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도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돈바스 지역 분쟁 해결 문제에서 '해빙'이 시작됐다"며 "러시아는 돈바스 분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19-12-10 13:46:11'국군포로' 그들의 삶은 여전히 전쟁 중이다. 조국을 지킨 전투에서 포로로 잡혀 한 평생을 북한의 탄광에서 고통스럽게 보내고, 목숨 걸고 한국으로 돌아온 이들도 여전히 소외된 삶을 살고 있다. 미귀환 국군포로의 송환 문제와 남한 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에 남은 국군포로 출신 생존자 28명..탈북 못한 이들 대부분2일 사단법인 물망초 국군포로송환위원회에 따르면 총 81명의 국군포로가 남한 땅을 밟았고, 현재 남은 생존자는 28명이다. 아직 탈북하지 못한 국군포로 생존자는 300~400명으로 추정된다. 남한에 있는 국군포로 생존자의 평균 나이가 80대 후반의 고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에 남아있는 생존자 수는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가 파악한 6.25 전쟁 국군포로 및 실종자는 4만1971명, 이 중 포로교환 당시 돌아온 8726명과 전사처리자 1만3836명을 제외하면 실종자는 1만9409명으로 집계됐다. 북한은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수 만명의 국군포로가 북한에 억류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북한은 '전쟁포로문제는 정전협정 당시 해결됐다'며 여전히 국군포로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다. 북한의 태도에 역대 어느 정부도 국군포로 문제의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이 때문에 국군포로 출신들은 중국인 브로커 등을 통해 개별적으로 남한에 들어오는 형국이다.강원도금화지구전투에서 포로로 잡혀 50여년만에 탈북한 이선우씨(88)는 "지난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면서 국군포로 출신들 사이에서는 경사가 났다. '이번에야 좋은 소식이 있겠지'라고 기대했다"며 "그러나 정상회담 일정이 끝날 때까지 국군포로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없었다. 내 나라, 내 땅에 3일만 살다가 죽으면 원이 없겠다는 심정에 탈북을 결심했다"고 토로했다. ■시장경제에 무지..남한 사회 적응 못해 어려움목숨을 걸고 조국 땅을 밟은 국군포로 출신들도 여전히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 우선 시장 경제에 대한 이해가 없는 탓에 발생하는 경제적 어려움이다. 국군포로 출신들은 북한에 억류된 수십년을 군복무 기간으로 인정받아 미지급 보수와 정착 지원금을 정부로부터 받는다. 인민군에 입대했거나 북한에서 노동당에 입당한 전적이 있는 경우 일정 부분 차감되며, 계급에 따라 적게는 4억원에서 많게는 7억원의 보상금이 주어진다. 정부의 보상금이 결코 적다고 할 순 없지만, 한국 돈의 가치를 모르는 국군포로 출신들은 목돈을 허무하게 날리는 일이 다반사다. 우선 탈북을 도운 브로커 몫으로 5000만~1억5000만원으로 돌아간다. 협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액수가 천지차이다. 당장은 돈이 없기 때문에 브로커들은 국방부에 '국군포로가 넘어왔다'고 연락을 취한다. 국방부는 국군포로의 신원을 조회한 후 브로커에 돈을 전달할 지 결정하는데, 이 과정에 20~30일이 소요된다. 조치가 늦어지면 북한으로 다시 붙잡혀 가는 경우도 있다. 올해도 국군포로 출신 한 명이 강제 북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브로커에 지급한 돈을 탈북 국군포로에 책정된 지원금에서 돌려받는다. 사기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4년 탈북민을 상대로 한 '한성무역 사기 사건'이다. 2006년 탈북한 이씨도 당시 2억원을 뜯겼다. 이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국군포로 출신들은 12명, 피해금액은 30억원에 이른다. 사기를 당한 상당수가 기초수급자로 전락했다. 이 때문에 90살이 가까운 나이에도 여전히 세차, 폐지줍기 등 '생계형 노동'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들도 있다. 물망초로부터 매달 30~50만원의 생활비를 받아 겨우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도 있다.■의료혜택 비효율 지적도현행 국군포로 출신들에 대한 의료지원 혜택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의료지원금은 국군포로 출신 본인에게만 연간 1000만원까지 지원된다. 그러나 고령의 아내 등 가족의 치료를 위한 비용은 지원되지 않아 결국 의료비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의정부에 살고 있는 국군포로 출신 김모씨(86)는 "무릎 관절이 아픈 아내를 위해 수지침을 배우려 매주 서울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현 물망초 위원장은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킨 어르신들이 혼자 힘으로 탈북했으면 정부가 모든 생활을 보장해줘야 한다"며 "기껏 28명 밖에 남지 않으셨는데, 배우자의 의료비도 지원해주지 않는 게 맞느냐"고 되물었다. 이씨는 "일년에 한번씩 부모님 산소를 찾으려 고향에 가더라도 세대가 바껴서 반가워 할 사람이 없다"며 "나라를 위해 싸운 사람들이 국군포로다. 우리의 총사령관인 대통령을 만나 '아직 돌아오지 않은 국군포로들을 데려와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꼭 한번 대통령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2018-10-02 17:1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