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유튜브 채널 '소련여자'를 운영하고 있는 러시아 출신 유튜버 크리스티나 안드레예브나 옵친니코바가 악플 테러를 당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가운데서다. 오늘 25일 '소련여자'를 보면 소련여자의 최신 영상에 일부 누리꾼들이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관련한 악플을 달고 있다. 대다수 누리꾼들은 소련여자가 악플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지 시각으로 24일 새벽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 승인을 시작하면서부터 악플이 심해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소련여자' 채널에 "네가 (푸틴 대신) 대표로 사과해" 라거나 "러시아는 즉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철수하라", "러시아인들은 당장 한국에서 나가라", "소련여자야, 우크라이나 안 불쌍하니?" 등의 댓글을 달았다. '소련 여자' 댓글 창에 구토하는 모양의 이모티콘을 작성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유튜브 채널 '소련여자'는 '먹방'과 리뷰를 주로하며 구독자면 113만명이다. '소련여자'는 러시아를 소개하는 콘텐츠도 있지만 러시아의 체제를 홍보하거나 선전하는 채널은 아니다. 그럼에도 '소련여자'의 운영자가 러시아인이라는 이유로 악플이 달리고 있는 것이다. '소련여자'에게 악플을 다는 누리꾼들은 '소련여자'가 러시아어 공부법을 알려주는 콘텐츠를 올리면서 푸틴 대통령의 모습을 섬네일(미리보기) 화면과 본 영상에 등장시킨 것도 문제 삼았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2-02-24 22:42:31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내가 알던 러시아는 북한을 도와 우리나라를 갈라놓은 나쁜 나라, 덩치 큰 불곰국형님들이 보드카를 마셔대는 나라, 차갑고 무뚝뚝한 사람들의 나라였다. 두달 가까이의 여행 후 러시아는 백인, 황인 등 다양한 인종과 민족으로 이루어진 나라, 어마어마하게 큰 광활하고 비옥한 땅을 가진 나라, 우리와 다르지 않은 희노애락을 느끼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로 보였다. 우리가 여행을 시작할 때는 러-우크 전쟁이 막 발발하던 때였다. 러시아에 대한 감정이 안좋아 같이 출발한 혹자는 러시아는 그냥 지나가는 곳으로 빠르게 패스할거라고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하지만 우리는 전쟁의 책임과 상관없는 평범한 러시아 사람들과 문화가 궁금했다. 그래서 열심히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전쟁의 책임과 상관없는 평범한 러시아인들의 문화가 궁금했다 러시아의 도로가 안좋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다녀보니 과연 비포장도 많고 아스팔트도 누더기처럼 덧대거나 깊은 구멍이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도 많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서쪽으로 갈수록 도로사정은 조금씩 좋아진다. 아무래도 수도인 모스크바의 재정과 관리가 멀리 시베리아 동쪽까지 닿기가 힘든것이 아닐까 싶다. 한국에서 서울과 춘천 2시간거리를 달리려면 십여개의 터널을 지나야 한다. 하지만 러시아의 그 넓고 광활한 땅을 한달간 달리며(약 7000km) 단 한개의 터널도 만나지 않았다. 큰 다리도 건넌적이 없다. 험한 산지가 없이 대부분이 평지였다. 도로는 거의 편도 1차로가 대부분이었다. 주유소는 100~150km마다 자주 있는 편으로 너무 바닥나지 않도록 잘 관리하면 낭패볼 일은 없을것 같았다. 우리는 계기판의 남은 디젤이 4분의1이 되기전 주유소를 들어갔었다. 우리가 흔히 보았던 러시아의 사람들은 무표정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이 차갑거나 화가나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우리나라도 20여년 전까지만해도 잘 웃지 않는 사람들로 여겨졌었다. 내 가족이나 친구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웃으며 이야기해도 모르는 사람에게 굳이 처음부터 웃어줄 필요를 못 느끼는 문화인 것일 뿐이었다. 한국에서 접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기사는 매우 자극적이고 러시아를 나쁘게 묘사하는 것들 위주로 되어있다. 러시아군인에게 그 아내가 우크라이나 여자는 강간해도 된다는 전화통화 내용을 보도한 기사 등 러시아 사람들을 싸잡아 파렴치한 나쁜 인간들처럼 여기도록 하는 내용이 많다. 하지만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나눈 러시아 사람들은 우리와 다르지 않았고 오히려 친절하고 정이 많았다. 몇몇은 작은 나라를 침략한 사실을 매우 마음 아파했고 푸틴 정부가 "군사적 특별작전"정도로 이 전쟁을 왜곡해 축소하려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탄압으로 반대의견을 낼 수 없는 사회 시스템에 안타까워했다. 평화롭게 공존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었다. 또한 언론에서는 러시아는 전쟁의 피해를 전혀 못느끼고 잘만 지내는 듯 그렸지만 경제제재의 피해는 고스란히 물자의 부족과 급등한 가격으로 서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었다. 물론 폭격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우크라이나인들에 비하면 큰 피해도 아니겠지만... 억압과 가부장적 분위기에 무겁고 심각해 보이는 러시아 사람들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러시아의 자동차들은 나라의 크기에 비해 작은 차들이 주를 이루었다. 동쪽에는 거의 폐차해야할 수준의 차들이 금가고 깨진 유리창을 달고 범퍼도 없이 시꺼먼 매연을 뿜으며 다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는데 역시 서쪽으로 갈수록 점점 차의 상태도 좋아지고 제법 큰차도 볼 수 있었다. 특이했던 점은 운전대가 우측에 있는 일본차가 전역에 많다는 점. 금지법이 없어 일본의 중고차가 저렴하게 많이 들어오는것 같았다. 스페인어권인 중남미의 사람들과 경제수준은 비슷해보였지만 중남미사람들은 낙천적이고 즐거워보이는 반면 러시아어권 사람들은 억압과 가부장적 분위기에 무겁고 심각해보였다. 얼마전까지만해도 나는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듯한 나라에 가게되면 어리석게도 '아, 이나라는 몇년이나 지나야 우리처럼 잘살게 될까?'하는 오만한 생각을 하곤 했었다. 하지만 러시아를 다니며 한국과는 달리 길에서 많은 어린이들을 볼 수 있음을 깨닫고는 한국이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아 아이를 낳아 키우고싶지 않은 나라이고, 자살률이 가장 높으며, 사회 각계각층의 갈등이 극도로 치닫고 있음이 떠올라 과연 한국처럼 되는 것이 바람직한가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인프라가 한국보다 덜 되있건 GDP가 한국보다 낮건 각 나라 사람들은 그 나라에 맞게 적응하며 나름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결코 멱살잡고 "한국처럼 발전해"라고 끌어당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을 지나며 보아온 풍경은 거의가 장대한 나무들이 울창한 푸른 숲과 풍부한 강과 비옥해보이는 검은 흙등이었다. 이 넓고 좋은 땅을 가지고 있으면서 왜 옆나라 작은 땅마저 빼앗지 못해 안달인가 이해되지 않을 정도였다. 물론 우리가 시베리아의 겨울을 만나지 못해서였을 지도 모르겠다. 나쁜나라 좋은나라는 없다. 탐욕스런 사람이 정치를 하는 나라가 있을 뿐. 어느 나라건 대부분의 서민들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그냥 사람들일 뿐이다. 내가 만난 러시아친구들을 떠올려보니 이탈리아와 멕시코친구들과 다를 것이 없었다. 나그네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조금이라도 돕고자하는 선한 마음을 가진 좋은 친구들을 만나게 된 것에 너무너무 감사드린다. 러시아에 대해 가졌던 나의 편견을 보기좋게 깨준 것에 더 깊은 감사를 드린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08MiC7LKf0Y?si=K9Pkju7LlUlNPGKv>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5-05 10:57:17[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크렘린궁에 8살 여자아이와 부모를 초대하는 등 ‘이미지 메이킹’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 사태 이후 여전한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4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 8살 소녀 라이사트 아키포바와 그의 부모를 초대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데르벤트를 방문했을 때 자신을 만나지 못해 눈물 흘리는 라이사트의 사진을 뒤늦게 보고는 마음이 편치 않아 직접 궁에 초대했다. 크렘린궁이 공개한 영상에서 푸틴 대통령은 라이사트와 그의 어머니에게 미소를 지으며 꽃다발을 선물했다. 이어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라이사트와 통화하게 한 뒤 고향 다게스탄에 대한 추가 예산 지원도 요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라이사트에게 “다게스탄을 위해 50억루블(약 713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스카이뉴스는 “이 모든 장면은 푸틴이 배려심이 많고 사려가 깊으며, 통제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반란을 중단한 지 사흘 만인 지난달 28일 모스크바를 떠나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데르벤트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이곳에서 환호하는 군중들과 악수하고 함께 ‘셀카’를 찍고 아이들을 끌어안는 등 즐거운 모습을 연출했다. 이례적인 그의 행보에 대해 여전히 대중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걸 과시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7-05 13:32:38[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 극우 포퓰리스트 정치인 조르자 멜로니(45)가 21일(이하 현지시간) 총리로 지명됐다. 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이자, 파시스트 베니토 무솔리니가 집권한지 100년만에 무솔리니 이후 가장 극우적인 정치인이 총리가 됐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은 멜로니를 총리로 지명하며, 정부 구성 권한을 줬다. 이틀에 걸친 검토 뒤 결정이 나왔다. CNN은 멜로니가 22일 오전 10시에 취임식을 갖는다고 전했다. 멜로니의 총리 취임은 이탈리아가 100년만에 다시 극우로 돌아서는 신호탄이다. 무솔리니가 총리에 취임한 1922년 이후 정확히 100년만에 다시 극우 총리가 집권하게 됐다. 멜로니는 앞서 지난달 25일 조기 총선에서 마테오 살비니의 동맹(Lega),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전진이탈리아(FI) 등 우파 정당들과 연합해 압승을 거뒀다. 멜로니의 이탈리아형제들(FdI)과 연합한 이들 우파 연합은 상원 200석 가운데 115석, 하원 4000석 가운데 237석을 차지했다. 상하원을 멜로니가 주도하는 우파연합이 모두 장악한 것이다. 마타렐라 대통령이 총리 지명을 앞두고 이틀 동안 상·하원 의장, 정당 지도자들을 만나 면담한 끝에 총리 지명이 결정됐다. 중도 좌파는 마타렐라에게 멜로니가 극우 성향이어서 총리가 될 경우 임신중단권이 축소되고, 성소수자 인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우파연합은 만장일치로 멜로니를 밀었고, 마타렐라는 총선에서 승리한 우파연합의 의견을 따랐다. 멜로니는 2006년 정계에 발을 들여 2012년 FdI를 공동으로 창당했다. FdI는 유럽연합(EU) 회의론자들로 반이민·반난민, 반동성애 정책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들의 이같은 주장은 9월 총선을 앞두고 급격하게 세를 불렸다. 이탈리아 유권자들이 주류 정치인들을 거부하고 또 다시 포퓰리즘에 편승하면서다. 코로나19 봉쇄,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에너지위기, 성장둔화 등으로 불만이 높아진 유권자들이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포퓰리즘에 다시 기울었다. 멜로니가 2014년부터 당수로 있는 FdI는 무솔리니가 만든 국가파시스트당(PNF)에 그 뿌리가 있다. 멜로니 본인은 무솔리니 추종자들이 만든 네오파시스트 그룹 전국동맹의 부대표를 맡으며 정치를 시작했고, 젊어서는 공개적으로 무솔리니를 존경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는 무솔리니의 파시즘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속내는 알 수 없다. FdI 당기인 삼색 불꽃은 무솔리니의 무덤 위에 꺼지지 않는 불이 타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이때문에 멜로니는 '여자 무솔리니'라는 별명까지 있다. 한편 우파연합과 멜로니가 정권을 잡으면서 EU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에서 나온다. 우파연합의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살비니 FI 당수 역시 이탈리아내 대표적인 친러·친푸틴 성향이기 때문이다. 베를루스코니는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진정한 벗 5명 가운데 최고"라고 추켜세우며 "푸틴 대통령과 관계 재정립"을 주장한 발언이 공개된 바 있다. 멜로니는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초기부터 우크라이나를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베를루스코니의 발언이 폭로된 뒤 외교노선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그는 "이탈리아는 서방과 관계가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으며 우크라이나 지원에 계속 동참하겠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렇지만 우파연합 역학 속에 멜로니가 자신의 뜻과 달리 우크라이나 지원에 소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우려를 잠재우지는 못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2-10-22 02:25:06[파이낸셜뉴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러시아 병사들이 참호 속에서 지휘부 몰래 본국의 가족이나 애인,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나눈 수천 건의 통화 내용을 확보해 28일 공개했다. 통화 속에서 병사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전쟁범죄와 전쟁에 대한 환멸, 전쟁의 실상, 러시아 정부를 향한 불만 등을 털어놓았다. 병사들은 상관의 눈을 피해 몰래 가족이나 친구들과 통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했겠지만, 정작 이 통화 내용은 우크라이나의 정보당국에 의해 모조리 녹음되고 있었다. NYT는 러시아 병사들의 통화 감청 자료를 입수하고서 거의 2개월간 전화번호와 소셜미디어 등을 교차 점검하며 신빙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라는 이름의 병사는 모친과 친구에게 “우크라이나 공수부대와 탱크가 우리 앞을 가로막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병사 니키타는 친척에게 러시아 656연대가 우크라이나군의 기습을 받아 동료 90명이 죽었다는 사실을 털어놨고, 안드레이는 331연대 2대대 전체가 전멸했다는 소식을 부친에게 전했다. 야간 투시경과 방탄조끼가 부족해 작전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도 담겼다. 한 병사는 우크라이나인의 가정집에서 찾은 LG와 삼성 TV 중 어느 것을 고향에 가져갈지 여자친구에게 물었다. 여자 친구가 그걸 어떻게 가져올 것이냐고 묻자 그는 "글쎄, 한번 생각해봐야지"라고 답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은 침대만 한 TV도 챙겨가더라"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정부가 부정하고 있는 민간인 학살 정황도 포착됐다. 다른 병사 세르게이는 여자친구에게 “창고를 지나가던 세 남자를 처형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며 “나는 살인자가 됐다”고 괴로워했다. 병사 안드레이는 술에 취한 채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우크라이나 남자에게 ‘당신을 죽이고 아무도 찾지 않는 숲에 시신을 던지겠다’고 위협했다”고 고백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식량 부족과 추위에 시달리며 사기가 떨어진 러시아 군인들의 분노는 푸틴을 향했다. 병사 예프게니는 친구에게 “10일째 건조된 전투식량만 받고 있는데 이마저도 벌써 다 먹었다”고 했다. 바딤은 부인에게 “이 망할 군인, 당장 그만둘 거다. 내 자식은 절대 군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푸틴, 언제 이 전쟁을 끝낼 건가. 엿 먹어라”고 하는 병사도 있었다. 한 병사는 어머니와 통화하며 “이곳에 파시스트라고는 없다. 누구도 이 전쟁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푸틴이 내린 예비군 동원령에 대한 러시아 내 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날 CBS 방송에 출연해 “예비군 30만 명을 동원한다고 해도 훈련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을 뿐 아니라 필요한 장비나 군사 물자 지원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2022-09-30 08:13:08[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표정이 극명하게 갈린 한주였다. 우크라이나군은 잃어버린 영토를 탈환하고 있는 반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최우방 중국에게까지 '전쟁에 대한 우려' 목소리를 들어야했다. 한 여성이 스토커의 잔혹한 범죄로 목숨을 잃는 일이 또다시 발생했다.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역무원의 안타까운 죽음에 시민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9월 12일부터 16일까지 월~금 뉴스를 사진과 함께 정리해본다. 9/12 우크라의 대반격, 퇴각하는 러시아 우크라이나군이 서울 면적 10배에 달하는 영토를 탈환했다. 러시아군이 초기 점령지였던 북동부와 남부 지역에서 퇴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2주 간의 반격 작전으로 현재까지 20여 개의 마을과 도시를 탈환했다. 러시아군들은 점령지에서 후퇴하며 이용하던 장비들을 버려두고 탈주하는 중이며 러시아 국방부도 점령지 일부에서 퇴각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되찾은 지역은 서울 면적(605㎢)의 10배에 달한다. 9/13 에미상 뒤집어 놓은 '두 남자' '오징어 게임'이 에미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6개 부문을 휩쓸었다. 비영어권 시리즈가 에미상 감독상을 받은 건 한국이 처음이다. '오징어 게임'은 황동혁 감독상, 이정재 남우주연상, 이유미 게스트상과 시각효과상, 스턴트퍼포먼스상, 프로덕션디자인상을 수상하면서 6관왕에 올랐다. 황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저 혼자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역사를 만들었다"며 "이 상이 제 마지막 에미상이 아니길 바란다. 시즌2로 돌아오겠다"라고 밝혔다. 이정재는 한국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안았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보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과 친구, 가족, 소중한 팬들과 기쁨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9/14 미국 물가쇼크, 금융시장 강타 미국발 '인플레 공포'에 원·달러 환율이 1390원마저 뚫었다. 미국 물가가 정점을 통과했으리라는 기대가 깨지면서 14일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전날 발표된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국제유가 하락에도 8.3% 올랐다. 이 충격으로 뉴욕증시 3대지수는 3~5% 폭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개장하자마자 60포인트 넘게 급락했으나 서서히 회복하면서 38.12포인트(1.56%) 내린 2,411.42에 장을 마쳤다. 연방준비제도의 고강도 긴축이 예상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도 17.3원 급등한 1390.9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장중 1395.5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13년 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9/15 文정부 정조준한 尹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태양광 비리에 대한 사법처리를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15일 문재인정부 시절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비리 실태에 대해 "개탄스럽다"며 직격했다. 대통령이 '사법 처리'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사법당국의 움직임 등에 따라 후폭풍도 거셀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 문답에서 "국민 혈세가 이권 카르텔의 비리에 사용됐다는 것이 참 개탄스럽다"며 "법에 위반되는 부분들은 정상적인 사법 시스템을 통해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한 전략산업기반기금 12조 원 중 2조1천억 원에 대한 표본조사 단계에서부터 수천억 원대 비리 사례가 적발되면서 이러한 의구심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중·러 '무제한 협력' 관계에 미묘한 균열이 생겼다. 15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중·러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의문과 우려"를 표했다. 사실상 러시아를 비판한 시진핑의 메시지에 푸틴 대통령은 직접 인정했다. 그동안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언급을 극도로 자제해왔다는 점에서 시 주석의 발언은 매우 이례적이다. 더구나 푸틴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서방 당국자는 중국과 러시아 정상의 이 같은 반응을 미세한 기류 변화의 정황으로 주목했다. 9/16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스토커에게 살해 당한 신당역 역무원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졌다. 14일 밤 서울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는 순찰 근무 중이던 20대 여성 역무원이 서울교통공사 동료 직원 전모(31) 씨에게 흉기로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전씨는 피해자에게 두번이나 고소 당한 스토커로 알려지면서 시민들은 분노했다. 16일 신당역 여자 화장실 앞에 '추모의 공간'이 마련되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추모의 공간 탁자에는 국화꽃과 피해자를 위한 커피, 마카롱, 쿠키 등이 놓였고 벽에 마련된 흰종이에는 추모 메시지가 담긴 포스트잇이 가득 붙었다. '여자도 안전하게 퇴근할 권리가 있다', '살아서 퇴근하고 싶다', '노동하는 공간이 나를 위협하는 공간이 되다니 너무 슬프다' 등 글이 적혀 있었다. elena78@fnnews.com 김정순 기자
2022-09-13 14:24:07[파이낸셜뉴스] ‘살인 전과 5범’에 이르는 러시아 용병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사한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용기훈장을 수여받았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주요 외신의 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목숨을 잃은 이반 네파라토프(34)에 사후 훈장을 추서했다. 네파라토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기 위해 감옥에서 나온 살인 전과자이다. 모스크바 지역 조직폭력배 두목으로 활동하던 네파라토프는 2013년 사기와 협박, 불법 무기 소지, 납치 및 강도 살인 등의 혐의로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그는 총 5명을 살해했는데, 여성 1명은 목 졸라 살해했으며 남성 1명은 88차례나 칼로 찔러 살해했다. 12년간의 수감생활 후,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기 위해 석방됐다. 그는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와그너그룹에 합류해 돈바스 최전선으로 향했다. 러시아는 지난 3월부터 범죄자를 대상으로 용병 모집 활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실제 설득작업에는 와그너그룹이 동원됐고, 이들은 교도소 17곳에서 재소자 1000명을 설득하기도 했다. 교도소 수감자를 직접 찾아가거나, 교도소 내로 몰래 반입된 죄수들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우크라이나 파병을 제안했다. 재소자들에겐 최소 10만~20만 루블(약 217만~434만원)의 월급과 사면을 해준다는 당근책이 제시됐다. 전사 시 유가족에게 일시불로 500만 루블(약 1억 880만)의 보상금을 지급한다는 약속도 남발했다. 이 과정에서 성범죄자와 극단주의자를 뺀 살인자와 마약사범은 대부분 군인으로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감옥에서 나와 참전한 네파라토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 아르테모프스크 시에서 일어난 전투에서 머리를 관통한 탄환 파편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네파라토프에 용기 훈장을 추서했다. 네파라토프는 도네츠크 인민공화국(DPR)로부터 “피와 용기”훈장을 따로 수여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유명 언론인 데니스 카잔스키는 “러시아에선 이런 사람이 ‘영웅’이다. 러시아인들은 돈 때문에 여자를 목 졸라 살해한 사이코패스를, 시민 5명을 죽인 살인자를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만약 네파라토프가 운이 좋아 전쟁에서 살아 돌아왔다면, 그는 아마 그를 자랑스러워하는 누군가를 또 쉽게 죽였을 것이다”라고 조롱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2022-09-07 08:32:02[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금지 약물 스캔들로 파문을 일으킨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16)를 "스포츠를 진정한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며 극찬했다. 푸틴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 시상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런 완벽함은 추가적인 물질이나 조작의 도움으로 부정직하게 달성될 수 없다"고 평가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금지 약물을 "추가물질"이라고 표현하면서 "피겨스케이팅에서 그런 것이 필요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발리예바는 남자 선수들도 구사하기 어려운 4회전 점프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피겨 신동, 피겨 천재라 불렸다. 지난 2월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단체전에서 1위를 차지하며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단체전 시상식을 앞두고 지난해 12월2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수집된 발리예바의 샘플에서 금지 약물 성분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되면서 '도핑 스캔들'에 휩싸였다. 협심증 치료제인 트리메타지딘은 혈류량을 늘려 지구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2014년 이를 금지약물로 지정한 바 있다. 이후 심리적 부담을 이기지 못한 발리예바는 베이징올림픽 개인전 프리 경기에서 회전 도중 두 차례 얼음판에 넘어지는 등 실수를 하며 최종 4위에 그쳤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2-04-27 00:16:25[파이낸셜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5일(이하 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연설에서 러시아의 전쟁범죄를 조사하고 응징하기 위해 뉘른베르크식의 전범재판소를 열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군인들이 '재미로' 우크라이나인들을 학살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CNN,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는 이날 열린 유엔 안보리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군의 잔혹행위를 고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에서 철수한 뒤 맞닥뜨린 잔혹한 학살행위를 규탄했다. 젤렌스키는 부차에서 일가족들이 살해됐고, 여성들은 아이들 앞에서 성폭행 당하고 살해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행위는 테러그룹이 벌이는 짓과 차이가 없다면서 다만 테러그룹과 러시아간의 유일한 차이는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라는 점이라고 비꼬았다. 러시아군이 부차에서 퇴각한 뒤 러시아군의 만행이 드러났다. 인권단체들, 독립 언론들에 따르면 시체들이 길거리와 지하실 등에 나뒹굴었다. 인공위성 사진으로는 일부 사체들이 최소 지난달 18일부터 방치돼 있었던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젤렌스키는 러시아가 저지르지 않은 범죄는 단 하나도 없다면서 러시아군이 어쩌다 마주친 이들을 살해한 것도 아니라 "수색에 나서 고의적으로 우리 나라를 위해 봉사하던 이들을 죽였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은 그저 누군가를 찾으러 나간 여자들을 그들의 집 바로 바깥에서 총으로 쐈고...일가족 전부를 죽였다"면서 "어른, 아이 가릴 것 없이 살해했고, 시체도 불태우려 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부차에서만 시민 최소 300명이 고문당하고 살해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젤렌스키는 이같은 잔혹행위를 조사하고, 단죄하기 위해 2차 대전 뒤 나치를 처벌하기 위해 독일 뉘른베르크에 만들어졌던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소 같은 전담 기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약 20분에 걸친 연설에서 "러시아 군인들과 그들에게 명령을 내린 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범죄와 관련해 즉각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는 부차의 학살은 불행하게도 지난 41일 동안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저지른 만행의 오직 한 예일 뿐이라면서 "전세계는 아직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영토 곳곳에서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못 봤다"고 말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4일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이라면서 반드시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재확인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2-04-06 03:54:24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신임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한국이 (우크라이나의) 사이버 안보 능력 강화에도 도움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데 대해 중국 네티즌들이 방탄소년단(BTS) 등을 언급하며 한국 측을 비아냥댔다. 지난 25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포노마렌코 대사가 자국에서 사이버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 측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기사가 올라오자 관련 내용이 실시간 검색 1위에 오를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한 네티즌은 “한국은 (사이버보안 아닌) 사이버폭력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한국 측을 조롱하는 댓글이 베스트 댓글 1위에 올랐다. 또한 “설마 이 분들(우크라이나) 방탄소년단이 진짜 방탄이라고 생각하진 않겠죠?”, “방탄복 주고 방탄소년단 보내라”, “엑소 박찬열을 보내라. 친할아버지가 6·25 전쟁 참전용사 아니냐” 등의 비아냥 댓글도 있었다. 아울러 “한국: 드디어 우릴 믿는 누군가가 있구나” “한국: 김치 좀 지원해드릴게요”, “한국 아이돌을 보내 케이팝을 불러 푸틴을 감동시켜라”, “우크라이나 여자들이 한국 드라마를 즐겨봐서 한국은 도와주려면 드라마를 몇 편 더 찍을 수 밖에 없다” 등의 비난 댓글이 잇따랐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주권, 영토 보전, 독립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에 동참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에 포노마렌코 대사는 서울 용산구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한국 정부에 고마움을 전하며 추가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2-02-26 10:0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