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밖에서 촬영된 미국 영화에도 100% 관세가 부과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쇼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 영화 산업은 매우 빠르게 소멸하고 있다"며 상무부와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외국에서 제작된 모든 영화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할리우드에 대한 외국 정부의 인센티브 제공에 대해 "다른 국가들의 조직적인 시도이고, 미국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할리우드와 미국 내 다른 지역들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우리는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자국 영화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영국, 캐나다 등 외국 정부들이 미국 영화 제작사들을 상대로 각종 인센티브를 제시하면서 촬영장 등을 자국으로 유인하는 사례가 늘면서 미국 영화산업에 타격이 되고 있는 것을 겨냥했다. 올해 최고 흥행작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캐나다에서 촬영됐고, 올여름 블록버스터로 기대되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도 대부분 미국 바깥에서 촬영됐다. 영국 런던은 할리우드 영화의 촬영 중심지로 부상했다. 디즈니 마블 스튜디오는 2편의 어벤져스 속편도 런던에서 촬영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따르면 해외 제작 증가로 미국 내 4000만 달러 이상 대형 제작비를 사용하는 프로젝트 수는 2년 전보다 26% 감소한 반면 영국과 캐나다에서는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즉시 관세 적용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은 엑스(X, 구 트위터)에 "우리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영화협회(MPA)에 따르면 미국 영화 산업은 2023년 기준 153억 달러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고 모든 주요 해외 시장과의 거래에서 흑자를 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영화에 대한 관세 부과가 실제로 어떻게 이뤄질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외국에서 촬영된 미국 영화를 '수입품'으로 정의할 기준과 함께 관세를 적용할 영화의 가치 산정 기준도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외국이 미국 영화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할리우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할리우드의 흥행작들은 외국 시장에서 수익의 상당 부분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윌리엄 라인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고문은 "보복으로 얻을 것보다 잃을 게 많아 우리 산업이 죽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석우 기자
2025-05-05 18:15:43[파이낸셜뉴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백악관 내 입지가 다시 약화됐다. 머스크와 일부 다른 측근들의 갈등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른 측근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정부효율부(DOGE)를 맡고 있는 머스크의 갈등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사실상 임명한 게리 섀플리 국세청(IRS) 청장 대행을 경질시켰다고 보도했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도 모르게 섀플리 대행이 임명됐다는 불만을 나타낸 뒤 교체됐다는 것이다. 베선트 장관은 머스크가 섀플리를 임명하기 위해 국세청의 상급 관청인 재무부를 속였다고 주장했다. 정부효율부가 백악관 채널을 통해 임명을 추진하면서 베선트 장관에게 상의하거나 승인을 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베선트 장관은 섀플리 대행의 경질 승인을 받아냈다. NYT는 국세청의 차기 청장 대행은 재무부 부장관인 마이클 포크엔더가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오랜 기간 국세청 조사관으로 근무한 섀플리 대행은 법무부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의 세금에 대한 조사를 느리게 진행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후 보수층으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전임 국세청 대행이었던 멜라니 크라우스가 사임한 후 섀플리를 청장 대행으로 임명했다. 이에 대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의견 불일치는 건강한 정책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부분이며, 궁극적으로 모두가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일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이번 충돌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머스크의 영향력이 고위 관리들을 놀라게 한 최근의 사례라고 전했다. 머스크와 베선트 장관의 불화는 17일 알려졌는데 머스크가 베선트 장관의 트럼프 지지 성향에 의문을 제기하는 극우 연구원 로라 루머의 공격에 가세하면서다. 머스크는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베선트 장관이 이달 초 만난 트럼프 혐오자와 공모했다는 루머의 비난글을 올렸다. 루머는 이달 초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후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 여러 명을 축출하게 한 인물이다. 머스크는 베선트가 재무장관이 되는 것을 반대했고, 그와 경쟁하던 하워드 루트닉을 후보로 추천했지만 루트닉은 상무장관이 됐다. 머스크는 베선트의 임명은 ‘평소와 다름없는 선택’, 루트닉은 ‘실제로 변화를 가져올 선택’이라는 글을 X에 올렸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2025-04-19 06:20:47[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일부 국가들을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90일 동안 유예하기로 했다. 대신 이 기간에는 10% 기본관세만 적용된다. 이에 따라 한국은 25% 상호관세가 90일간 유예되는 한편 이 기간 협상을 진행하면서 10% 기본관세만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중국에 물리는 관세는 중국의 보복에 맞서 125%로 상향 조정했다. 대부분 나라에 물리는 관세율은 90일 동안 10%만 적용하면서 협상을 통해 미국에 유리한 통상협정을 추진하되 중국에는 극심한 타격을 입히겠다는 발상이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부 국가에는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기로 했다면서 “이 기간에는 상호관세가 급격하게 낮아진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대신 10% 기본관세만 부과한다면서 이는 즉시 시행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아울러 중국 수입품에는 1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면서 “이는 즉시 발효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 관세율을 104%에서 125%로 인상한 이유는 바로 “중국이 세계 시장에 보여준 존중 결핍” 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번 상호관세 유예를 적용받는 나라가 “75개국이 넘는다”면서 이들은 그가 상호관세를 물리면서 제시한 무역 문제에 관해 “협상을 통해 해법을 도출하자”며 미 당국자들과 접촉한 나라들이라고 밝혔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X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가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릴 때 자신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배석했다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전세계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국제 교역 문제를 해결할 채비를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중국은 그 반대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이날 관세정책 강경 드라이브를 버리고 협상을 강조하면서 뉴욕 증시는 폭등세로 돌아섰다. 마감을 약 두 시간 앞두고 나스닥은 1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은 각각 8%, 7% 폭등했다. 테슬라는 17% 폭등한 260.28달러, 엔비디아는 15% 폭등한 110.34달러로 치솟았다. 애플도 12% 폭등한 192.65달러로 뛰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5-04-10 03:12:05[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했던 억만장자 벤처 투자자 빌 애크먼도 트럼프 관세 정책 충격을 피해 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크먼은 트럼프 관세 정책이 미 경제에 ‘핵 겨울’을 몰고 올 것이라며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던 월스트리트 억만장자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관세 강행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 관세 정책 발언은 미국이 유리한 조건으로 무역협상을 하기 위한 엄포용일 것으로 봤지만 트럼프의 강행 의지를 마주하곤 경악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관세를 협상용으로 활용하기보다 소득세 폐지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15% 급락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크먼의 주력 펀드인 퍼싱스퀘어 홀딩스 주가는 트럼프 무역전쟁 속에 올해 주가가 15% 급락했다. 월스트리트의 주요 트럼프 지지자 가운데 하나인 애크먼에게 큰 타격을 줬다. 퍼싱스퀘어는 뉴욕 증시가 아닌 런던증권거래소(LSE)에 상장돼 있다. 올해 낙폭은 15.4%에 이른다 큰 타격을 입자 애크먼의 태도도 달라졌다. 그는 공개적으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반대하기 시작했다. 경제적 핵전쟁 애크먼은 6일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가 상호관세를 시행하기로 한 9일이 경제적 핵전쟁 방아쇠를 당기는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가 2일 상호관세와 함께 공개한 기본관세는 앞서 5일 이미 시행에 들어갔다. 5일부터 모든 수입품에 일단 10% 관세가 기본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 애크먼은 “만약…4월 9일 미국이 이 세상 모든 나라를 향해 경제적 핵전쟁을 시작하면 기업 투자는 멈추고, 소비자들은 그들의 지갑과 수표책을 닫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크먼은 관세라는 경제적 핵전쟁이 시작되면 관세가 멈추더라도 세계 경제는 핵무기가 터진 뒤 낙진에 세상이 덮이는 것처럼 관세 낙진에 묻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그렇게 되면 우리의 명성은 전세계에서 심각하게 훼손되고, 이를 되돌리는 데는 수년, 아마도 수십년이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세 타격 퍼싱스퀘어는 나이키, 멕시코식 패스트푸드 체인 시폴레, 자산운용사 브룩필드, 그리고 알파벳 등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 이 종목들은 올들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제 취임 100일도 안 된 트럼프가 금융 시장을 뒤흔들면서 고강도 관세 정책으로 시장을 쑥밭으로 만들고 있는 탓이다. 애크먼이 지분을 보유한 나이키 등은 올들어 각각 20% 넘게 모두 폭락했다. 지난해 말 현재 애크먼의 퍼싱스퀘어가 보유한 지분 1, 2위는 알파벳과 브룩필드로 각각 20억달러, 18억달러 가까운 주식을 갖고 있다. 90일 ‘작전시간’ 호소 애크먼은 6일 트럼프에게 상호관세 90일 유예를 호소했다. 경기에서 작전타임을 갖듯 상호관세 시행을 90일 동안 보류하고 그 동안 협상하자는 것이다. 같은 날 그는 TV 생방송에서 관세를 강력히 지지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신랄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하루 뒤 사과하기는 했지만 그는 러트닉과 러트닉이 몸담았던 자산운용사 캔터피츠제럴드가 “우리 경제가 자폭하면” 이득을 보는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 주식 시장 하락에 베팅하는 옵션 등을 걸어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애크먼은 트럼프 재선 캠페인을 열성적으로 후원한 인물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 역사상 가장 ‘기업친화적인’ 행정부가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5-04-08 04:29:58미국의 상호관세 폭탄에 중국이 '맞불 관세'로 대응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패닉에 빠졌다. 특히, 주말에 증시가 쉬어가는 사이 직격탄을 맞은 것은 가상자산 시장이었다. 대장주 비트코인은 4월 들어 처음으로 8만달러선이 깨진 후 장중 7만5000달러선이 붕괴됐으며, 알트코인은 더욱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7일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7만4845달러로 일주일 전 대비 9.09% 하락했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을 통칭하는 알트코인 역시 폭락했다. 이더리움은 전 주 대비 20.55% 하락한 1436달러, XRP(리플)는 20.66% 하락한 1.66달러에 위치해 있다. BNB·솔라나는 각각 12.77%·23.02% 떨어진 523달러·97.29달러다. 이는 현지시간 2일 발표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적 대규모 상호관세 여파가 점차 커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공포가 불어 닥친 영향이다. 지난 3~4일 이틀 간 뉴욕 증시는 다우존스가 9.26%,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이 10.59%, 나스닥은 11.44% 급락했다. 특히 지난 4일 뉴욕증시 3대 지수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은 8만~9만달러선을 유지하면서 시장에선 가상자산이 글로벌 증시 흐름과 궤를 달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담은 '디커플링(decoupling)', '안전자산(safe heaven)'등의 키워드가 부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지시간 6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예정대로 오는 9일부터 관세 부과가 진행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히는 등 자본시장에 불안감을 키우는 이슈가 이어졌다.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서는 '블랙먼데이(Black Monday)'가 트렌드에 올랐다. 이는 지난 1987년 10월 19일 당시 재무장관의 '통화전쟁 위협'에 다우지수가 하루 새 약 25% 급락했던 사건이다. 이처럼 증시 휴장인 주말 사이 급증한 투자자들의 공포감이 24시간 거래 가능한 가상자산 시장에 몰렸고, 패닉셀(공포 매도세)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리틀 버핏'이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헤지펀드 억만장자 빌 에크먼은 "만약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경제적 핵전쟁'을 벌인다면, 기업 투자는 멈추고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을 것이며, 전 세계가 미국을 신뢰하지 않게 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월요일에 '타임아웃'을 선언하고, 불공정한 관세 체계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스스로 초래한 경제적 핵겨울을 향해 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코인마켓캡의 공포탐욕지수는 '극도의 공포(17)'상태를 가리키고 있다. 공포탐욕지수는 0~100사이의 지수로 가상자산 시장의 과열 정도를 판단한다. 0에 가까울수록 가상자산의 가격 하락과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동반되는 시장 상태인 '공포'에 해당하며, 시장이 과열될수록 수치가 커지며 '탐욕' 상태에 가까워진다. '극도의 공포' 상태에서는 투자자들이 향후 자산가격 하락을 예상함에 따른 공포 매도세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
2025-04-07 18:43:31[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상호관세 폭탄에 중국이 ‘맞불 관세’로 대응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패닉에 빠졌다. 특히, 주말에 증시가 쉬어가는 사이 직격탄을 맞은 것은 가상자산 시장이었다. 대장주 비트코인은 4월 들어 처음으로 8만달러선이 깨진 후 장 중 7만5000원이 붕괴됐으며, 알트코인은 더욱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7일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7만4845달러로 일주일 전 대비 9.09% 하락했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을 통칭하는 알트코인 역시 폭락했다. 이더리움은 전 주 대비 20.55% 하락한 1436달러, XRP(리플)는 20.66% 하락한 1.66달러에 위치해 있다. BNB·솔라나는 각각 12.77%·23.02% 떨어진 523달러·97.29달러다. 이는 현지시간 2일 발표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적 대규모 상호관세 여파가 점차 커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공포가 불어 닥친 영향이다. 지난 3~4일 이틀 간 뉴욕 증시는 다우존스가 9.26%,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이 10.59%, 나스닥은 11.44% 급락했다. 특히 지난 4일 뉴욕증시 3대 지수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은 8만~9만달러선을 유지하면서 시장에선 가상자산이 글로벌 증시 흐름과 궤를 달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담은 ‘디커플링(decoupling)’, ‘안전자산(safe heaven)’등의 키워드가 부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지시간 6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예정대로 오는 9일부터 관세 부과가 진행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히는 등 자본시장에 불안감을 키우는 이슈가 이어졌다.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서는 '블랙먼데이(Black Monday)'가 트렌드에 올랐다. 이는 지난 1987년 10월 19일 당시 재무장관의 '통화전쟁 위협'에 다우지수가 하루 새 약 25% 급락했던 사건이다. 이처럼 증시 휴장인 주말 사이 급증한 투자자들의 공포감이 24시간 거래 가능한 가상자산 시장에 몰렸고, 패닉셀(공포 매도세)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리틀 버핏'이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헤지펀드 억만장자 빌 에크먼은 "만약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경제적 핵전쟁'을 벌인다면, 기업 투자는 멈추고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을 것이며, 전 세계가 미국을 신뢰하지 않게 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월요일에 '타임아웃'을 선언하고, 불공정한 관세 체계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스스로 초래한 경제적 핵겨울을 향해 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코인마켓캡의 공포탐욕지수는 '극도의 공포(17)'상태를 가리키고 있다. 공포탐욕지수는 0~100사이의 지수로 가상자산 시장의 과열 정도를 판단한다. 0에 가까울수록 가상자산의 가격 하락과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동반되는 시장 상태인 '공포'에 해당하며, 시장이 과열될수록 수치가 커지며 '탐욕' 상태에 가까워진다. ‘극도의 공포’ 상태에서는 투자자들이 향후 자산가격 하락을 예상함에 따른 공포 매도세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
2025-04-07 14:23:57[파이낸셜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른팔' 일론 머스크가 큰 돈벌이가 될만한 계약 등 사업 기회를 미국 정부로부터 최근 잇따라 따냈다. 머스크의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는 최근 연방항공청(FAA), 상무부, 국방부, 항공우주국(NASA), 연방통신위원회(FCC) 등 정부 기관들에서 수익성 높은 사업 기회를 차례로 따냈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머스크가 수십억 달러 단위의 새 정부 계약들로 이득을 보는 입장이 됐다"는 제목의 기사로 이런 상황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대통령 지지자, 머스크와 친분이 있는 인사들, 스페이스X 등의 전현직 임원 등이 정부 곳곳에서 일하면서 계약 체결이나 사업 기회 마련을 도와준 사례들을 지적했다. 62조원 규모의 농촌 인터넷망 보급사업에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스타링크' 참여 상무부는 유선망 위주로 진행되던 420억 달러(62조 원) 규모의 농촌 인터넷망 보급사업에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스타링크'가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최근 열어줬다. 위성인터넷은 유선망 기반 인터넷 서비스보다 사용료가 비싸며 속도가 느린 단점이 있다. 그러나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이 지난 1월 취임 전 인사청문회 당시 이 사업에 위성 인터넷을 포함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머스크를 지지해 온 애리얼 로스가 상무부 산하 국가통신정보청(NTIA) 청장으로 지명되면서 스타링크의 참여 기회가 열렸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 상무부의 농촌 인터넷망 보급 프로그램 책임자였던 에반 파인먼은 이달 중순 사표를 내면서 상무부의 방침 변경이 "세계 최고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어 주려고 미국 농촌 전체 혹은 일부에 열등한 인터넷을 주겠다는 것"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와 별도로 FCC는 이 기관이 자체적으로 하는 낙후 지역 인터넷망 보급 사업에서 약 10억 달러(1조5000억 원) 규모의 지원금을 스타링크에 주려고 하다가 2023년 말에 이를 철회한 적이 있다. 올해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동시에 취임한 브렌던 카 FCC 위원장은 재작년 말 철회 결정이 내려질 당시 위원으로서 반대표를 행사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이번에 기존 FCC 결정을 번복해 스타링크에 지원금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링크 위성의 전파 송출 출력 높여 직접 스마트폰 서비스 제공 가능하도록 FCC는 이번 달 들어 버라이즌과 AT&T 등 기존 인터넷 사업자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스타링크 위성의 전파 송출 출력을 높여 직접 스마트폰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해달라는 스페이스X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스페이스X는 FCC에 위성인터넷용 주파수를 추가로 할당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으며, 카 위원장이 취임한 후 FCC는 이 중 일부에 대해 허가를 내줬다. 이 밖에도 스페이스X는 FAA와 국방부에 로켓 발사대를 추가로 건립하거나 발사 건수를 늘려 달라는 등 민원을 최소 4건 이상 제출했으며, 이번 달 들어 FAA는 스페이스X가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를 이용해 팰컨9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횟수를 늘려달라는 요청을 수용했다. 이에 따라 기존 대비 2배 이상인 연간 120건의 발사가 가능해지게 됐다. 연간 150조 원 규모의 골든 돔 프로젝트도 스페이스X 몫? 이 밖에 정부나 군 출신 인사들이 스페이스X에 임원이나 고문으로 영입돼 정부 계약을 따내는 일을 돕다가 최근 공직자나 컨설턴트 자격으로 정부 업무를 다시 맡게 된 사례도 여럿 있었다.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미국을 핵미사일 등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골든 돔' 요격시스템을 구상하고 있으며, 연간 1000억 달러(150조 원)가 들어갈 수도 있는 이 계획 중 상당히 큰 부분을 스페이스X가 따낼 가능성도 있다. 국방부가 단 한 번의 로켓 비행으로 100t의 화물을 옮길 수 있는 대용량 화물 로켓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점도 스페이스X를 염두에 둔 것이 확실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정도 규모의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크기와 추진력을 갖출 가능성이 있는 로켓은 스페이스X가 현재 개발중인 '스타십'뿐이기 때문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2025-03-24 12:09:56[파이낸셜뉴스]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예고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기업들의 철회 호소에도 관세를 강행한다고 못을 박았다. 앞서 관세를 단지 트럼프의 협상 카드로 여겼던 기업들은 서둘러 사업 전망을 바꾸기 시작했으며, 관련 전문가들은 재계가 그의 관세 의지를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보도에서 관계자를 인용해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베라 최고경영자(CEO), 포드의 짐 팔리 CEO, 스텔란티스 존 엘칸 회장을 포함한 미국 내 3대 완성차 기업 대표들이 지난 4일 트럼프와 비공개 통화를 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앞서 공급망을 지키기 위해 트럼프의 캐나다·멕시코 수입품 25% 관세 계획에 반발했다. 트럼프는 이날 통화에서 "모두 안전벨트를 매야 한다"고 말했다. NYT는 기업 대표들이 이전에도 비공개 창구를 통해 트럼프의 전 방위 관세에 불만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장관에게 트럼프의 정책을 비난하는 기업들의 전화가 빗발쳤다고 전했다. 그러나 NYT는 미국 3대 자동차 기업 대표들이 트럼프의 4일 발언으로 인해 더 이상 정부와 다툴 수 없다는 점을 깨달은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해당 통화 이후 캐나다·멕시코 관세 품목 상당수에 관세를 유예했지만 다음달 2일까지 기한을 잡았다. NYT는 기업 대표들이 서둘러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 전망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빌 라인시 선임 고문은 트럼프가 대선 기간 내내 자신의 관세 정책을 분명히 알렸다고 지적했다. 라인시는 "내 생각에 트럼프는 확실했다. 사람들이 크게 관심을 두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NYT는 러트닉을 비롯한 트럼프 2기 정부의 경제 관료들이 대선 기간에 관세를 '협상 카드'로 묘사하는 바람에 기업들이 트럼프의 의지를 오판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트럼프에게 관세가 단순한 협상 도구가 아니라면서, 그가 진지하게 관세로 미국을 부유하게 만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익명의 정부 고문은 트럼프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기 중 증시 호황에도 재선에 실패한 것을 보고, 관세 충격에 따른 증시 하락에 크게 개의치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단 기업인들은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비난하지는 않는 모양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보도에서 기업인들이 아직 트럼프의 감세 및 규제 완화를 기대하고 있고, 정치적 공격을 피하기 위해 공개 비난을 삼간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업들은 트럼프의 일방적인 정책에도 로비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농업 기업들은 농무부를 상대로 캐나다산 염화칼륨에 25% 관세 면제를 요구했다. 염화칼륨은 비료에 필수 성분으로, 미국은 염화칼륨의 90%를 수입하고 있다. 트럼프는 해당 요구에 불평하면서도 면세 대신 세율을 10%로 낮추는 수준으로 타협했다. 이와 별도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외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 등을 파악하기 위해 주요 기업들에게 의견서를 받았으며 13일 기준으로 700건 이상의 서류가 접수됐다.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가 CEO로 재임 중인 전기차 기업 테슬라·우주 기업 스페이스X 역시 서한을 냈다. 테슬라는 관세 정책으로 생산 단가가 올라간다고 호소했으며, 스페이스X는 외국의 무역 장벽으로 해외 서비스 비용이 올라간다며 오히려 트럼프의 대응을 촉구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3-18 10:10:29트럼프 2기 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오픈AI 샘 올트먼 CEO가 그들을 하나로 묶어준 바로 그 것, 인공지능(AI)에 대한 주도권을 쟁취하기 위해 숨 막히게 격렬하게 싸우고 있다. 올트먼은 자신이 참여한 트럼프 2기 정권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머스크가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비밀리에 참여했고 머스크는 오픈AI 헐값 인수를 제안하면서 두 사람의 불화는 절정에 오른 상황이다. 현재 진행형인 옛 동지, 지금은 숙적인 두 사람의 핵폭탄 급 대결 결과가 주목된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싸움 결과에 따라 두 사람은 AI 패권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미국의 AI기술 아젠다를 함께 설계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을 쥘 수도 놓칠 수도 있다. ■참 잘 통했던 두 사람머스크와 올트먼은 동지였다. 그들은 지난 2015년 오픈AI를 공동으로 창업한 멤버들이다. 자라온 배경이나 성격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올트먼과 머스크는 매우 다르지만 두 사람 모두 권력욕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는 것이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평가다. 올트먼은 한때 머스크를 영웅으로 여겼다. 올트먼이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와이콤비네이터 CEO로 일할 당시 올트먼은 머스크를 영화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와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는 전언이다. 10년 전인 지난 2015년 초, 머스크와 올트먼은 매주 수요일 베이 에어리어(실리콘밸리)에서 정기적으로 저녁 식사를 했다. 둘의 대화는 비관적인 경향이 있었다고 한다. 세상이 어떻게 끝날지, 어떻게 대비할지, 어디로 피난해야 할지 등에 대한 대화가 주를 이뤘다. 재미있는 것은 그들이 AI에 대한 얘기를 했다는 점이다. 그들은 AI가 인간보다 더 똑똑하며 인간이 AI를 통제할 수 없는 가능성도 있다고 동의했다. 그해 5월, 올트먼은 머스크에게 인간의 지능에 맘먹는 똑똑한 범용 인공지능(AGI)을 개발하기 위해 머스크에 '맨해튼 프로젝트'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그들은 당시 이 분야에서 앞섰던 구글에 대항하고 싶었다. 그해 연말 머스크와 알트먼은 10억 달러(약 1조4385억원)를 펀딩받아 비영리 AI 연구소인 오픈AI를 설립하기 위해 힘을 합쳤다. 머스크는 오픈AI에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머스크와 알트먼은 공동 의장으로 오픈AI를 이끌기로 힘을 합쳤다. 이후에도 그들은 다양한 주제에 대해 토론과 토론을 하며 서로의 생각이 같다는 것을 확인했다. ■2018년에 완전히 돌아서그들의 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7년부터다. 비영리 법인인 오픈AI가 AI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훨씬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한 후다. WSJ가 법원 문서를 확인한 것에 따르면 당시 오픈AI 경영진은 오픈AI를 영리법인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그들은 오픈AI의 영리법인화를 어떻게 진행할지 합의하지 못했다. 당시 머스크는 오픈AI의 지분 50% 이상을 요구했고 동시에 CEO가 되기를 원했다. 하지만 오픈AI의 또 다른 공동 설립자인 그레그 브록먼과 일리아 수츠케버는 머스크가 아닌 올트먼을 지지했다. 올트먼측이 머스크를 배제하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본격화됐다. 올트먼은 브록먼을 설득, 머스크 대신 자신을 지지하도록 만들었다. 브록먼은 수츠케버의 마음을 돌려 역시 올트먼을 지지하도록 했다. 브록먼과 수츠케버는 머스크에게 바로 e메일을 보냈다. 그들은 AGI의 위험성을 막기 위해 설립된 오픈AI가 머스크의 선택에 따라 머스크가 독재자가 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은 나쁜 생각이라고 썼다. 이에 격분한 머스크는 오픈AI를 떠났고 올트먼이 오픈AI를 완전히 장악하게 된다. 머스크가 지난 2018년 오픈AI를 떠난 후 둘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됐다. 머스크가 떠난 후 올트먼은 오픈AI를 AI 연구에 집중하도록 다잡았다. 그리고 마침내 2022년 11월 30일, 챗GPT를 내놓는다. 챗GPT는 아이폰과 페이스북 만큼 가장 성공적이고 혁신적인 제품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트럼프 등에 올라탄 머스크자신이 주도적으로 설립했던 오픈AI가 챗GPT로 AI가 주류가 된 것에 머스크는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 WSJ의 설명이다. 머스크는 자신이 그 주류에 속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이후 그는 오픈AI가 AI의 안전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기 시작했다. 이후 머스크는 자신의 영리 목적의 오픈 소스 인공지능 회사인 xAI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당시 xAI의 AI 기술과 영향력은 오픈AI에 훨씬 뒤처졌다. 올트먼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되기를 바랐던 머스크는 올트먼에게 성가신 존재에 불과했다. 이런 불만으로 머스크는 "올트먼이 오픈AI의 설립 취지인 공익을 우선시한다는 원래의 합의를 위반했다"며 지난해 2월 소송을 제기했다. 머스크의 변호사는 "올트먼의 배신과 속임수는 셰익스피어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억 달러 이상을 기부하는 등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올트먼은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과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보면서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민주당 지지자였던 올트먼은 한때 트럼프의 원칙이 "미국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이라고 말하는 등 대표적인 반 트럼프 인사 중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오픈AI가 트럼프나 트럼프 측근 그룹과 연줄이 없었던 점도 올트먼을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트럼프 측과 관계 개선을 시도한 올트먼은 좌절하게 된다. 머스크가 그것을 중간에서 막았기 때문이다. ■올트먼의 반격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올트먼은 우회로를 찾기 시작한다. 지난해 12월 오픈AI와 국방 스타트업 안두릴과 기술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안두릴의 공동 설립자인 팔머 러키는 기술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트럼프 지지자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 곧이어 올트먼은 트럼프 2기 정권 인수위원회 공동 의장(현 상무부 장관)인 하워드 러트닉도 만났다. 그 자리에서 올트먼은 오픈AI가 미국에서 자사 데이터 센터를 건설할 예정이며 이를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트먼은 이 계획을 트럼프 2기 정권의 대표적인 정책으로 만들자고 러트닉에게 제안했다. 동시에 올트먼은 소프트뱅크라는 투자 파트너도 찾았다. Y컴비네이터 CEO 때 연을 맺었던 소프트뱅크였다. 손정의 회장은 올트먼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 12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당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골프를 치면서 미국 인프라 프로젝트에 1000억 달러(약 143조 85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귀띔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미리 공개한 것이었다. 이후 올트먼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더 자세히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수년 전부터 우호적인 관계에 있었던 손 회장 덕분으로 올트먼은 머스크를 거치지 않고 바로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임기 동안 오픈AI를 비롯한 IT 기업들이 5000억 달러(719조 2500억 원)를 투자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을 매우 흡족해다고 WSJ은 설명했다. 5000억 달러 투자는 엄청난 리스크가 있는 투자금액이었지만 올트먼은 머스크를 놀라게 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했다. ■화난 머스크 오픈AI 헐값 인수 제안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머스크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공식 발표된 후 불같이 화를 냈다. 또 그는 오픈AI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투자할 만한 자금이 없다고 주장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가짜'라고 부를 정도였다. 올트먼에 크게 당한 머스크는 이에 오픈AI 인수 계획을 추진한다. 머스크의 측근들은 오픈AI 인수를 위한 잠재적 투자자들과 접촉하기 시작했다. 머스크는 투자자들에게 원초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 메시지는 "샘 올트먼과 전쟁을 시작하자"였다. 머스크가 올트먼에 대한 적개심이 얼마나 더 커졌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머스크는 기업가치가 3400억 달러(약 494조 원)로 평가받고 있는 오픈AI를 단돈 970억 달러(약 139조 5345억 원)로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올트먼이 미국에 없을 때 갑작스럽게 했다. 제안 당시 올트먼은 파리 AI 정상 회의에 참석하고 있었다. 허를 찔린 셈이다. 그렇지만 머스크는 곧 바로 반격을 했다. 머스크의 인수 제안과과 관련, 올트먼은 "사양한다. 원한다면 97억 4000만 달러(약 14조 110억 원)에 트위터를 사겠다"라고 맞받아쳤다. 97억4000만 달러는 머스크가 지난 2022년에 트위터(현 X)를 인수했을 당시 머스크가 동원한 자금 440억 달러(약 63조 2940억 원)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그록3 vs GPT-4.5·GPT-5최근 오픈AI 인수를 놓고 난타전을 벌인 두 사람은 최신 AI 모델을 각각 선보이며 자존심을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양사의 역량이 집중된 최신 AI 모델로 진검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머스크는 최신 버전 챗봇 '그록(Grok)3'를 공개했다. xAI는 그록3가 수학을 비롯한 과학, 코딩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오픈AI의 AI 모델 'GPT-4o(오)'를 앞섰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이날 발표회에 직접 등장해 마치 올트먼이 들으라는 것 처럼 "그록3가 지구에서 가장 똑똑한 AI"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xAI가 추론 모델인 그록3 추론 모델이 오픈AI의 o3-미니 시리즈 중 가장 성능이 높은 모델을 여러 주요 벤치마크에서 능가했다고 강조했다. 올트먼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머스크가 그록3를 공개한 바로 다음날 오픈AI가 곧 공개할 GPT-4.5에 대한 장점을 소개했다. 그록3에 견제구를 던진 것이다. 그는 "현재 테스트중인 GPT-4.5가 생각보다 AGI에 더 가깝다는 평가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오픈AI는 GPT-4.5를 늦어도 이달 28일 이전 까지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GPT-5는 오는 5월에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 IT 매체 더버지는 "오픈AI의 파트너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GPT-4.5와 GPT-5 모델을 지원하기 위한 서버 인프라를 준비 중이다"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MS는 오픈AI의 새로운 AI 모델에 대한 서비스를 조만간 제공할 예정이다. theveryfirst@fnnews.com
2025-02-23 18:57:08【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트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 스콧 베센트를 재무부 장관으로 낙점하며 관세 전쟁을 이끌 장수 두 명을 모두 임명했다. 앞서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가 지지한 하워드 러트닉은 상무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 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가 베센트를 트럼프 2기 정부 재무부 장관으로 지명했다고 전했다. 1962년생인 베센트는 조지 소로스의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에서 최고투자책임자(CIO)를 거친 후 지난 2015년 헤지펀드 키스웨어 그룹을 창업했다. 마지막까지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원과 경쟁했지만 결국 자리를 차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베센트 지명자를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 중 한 명"이라고 부를 정도로 신뢰하고 있다는 것이 WSJ의 설명이다. 트럼프의 측근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면 주식 시장이 폭락할 것이다"는 베센트 지명자의 발언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운동기간 경제 고문으로 활약한 베센트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이른바 '3-3-3' 정책을 추진하라고 조언했다. '3-3-3' 정책은 오는 2028년까지 미국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수준으로 줄이고, 규제 완화를 통해 3%의 GDP를 성장시키는 동시에, 하루 300만 배럴 또는 이와 비슷한 원유를 추가로 생산하라는 것이다. 베센트 지명자가 재무부 장관으로 정식으로 임명되면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공약 실행을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특히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경제 공약인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보편적 관세 부과 및 중국 수입품에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설계하는 것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베센트 지명자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부과 공약을 옹호해 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베센트 지명자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공약이 다른 국가로부터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협상 전략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결국 트럼프는 자유 무역주의자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23일 집권 2기 행정부 농림부 장관으로 브룩 롤린스 미국우선주의연구소(AFPI) 대표를 지명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백악관 국내정책위 국장 대행 역할을 했던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와 가까운 사이다. theveryfirst@fnnews.com
2024-11-24 18:2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