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우일연 작가(사진)가 '언론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미국 최고 권위의 퓰리처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컬럼비아대에서 열린 제108회 시상식에서 우 작가의 책 '주인 노예 남편 아내(Master Slave Husband Wife)'를 전기 부문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1917년에 창설된 퓰리처상은 뉴스와 보도사진 등 언론 부문과 문학·드라마 등 예술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이번 전기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우 작가는 부모의 이민으로 미국에서 성장한 한국계 미국인으로 예일대에서 인문학 학사학위를, 컬럼비아대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우 작가가 쓴 '주인 노예 남편 아내'는 1848년 미국 남부 조지아주에서 농장주와 노예로 변장해 북쪽으로 탈출한 노예 크래프트 부부의 여정을 전기로 다룬 논픽션이다. 책 속 주인공인 아내 엘렌은 밝은 피부색을 활용해 장애를 가진 병약한 백인 농장주로 위장한다. 남편인 윌리엄은 엘렌의 노예로 변장해 증기선과 마차, 기차를 갈아타며 노예제가 폐지된 북부로 탈출한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노예제에서 자유로 가는 서사적 여정'이라고 이 책을 소개했다. 크래프트 부부가 인종과 계급, 장애에 대한 편견을 이용한 점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 부부는 탈출에 성공한 뒤 영국으로 건너가 노예제 폐지를 주장하는 연설을 하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해 유명세를 탔다. 우 작가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크래프트 부부의 이야기는 역사상 가장 감동적인 러브 스토리 중 하나"라며 "이 책에는 부부의 사랑 이야기 뿐 아니라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등 다양한 종류의 사랑이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이날 우 작가의 저서와 함께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어워디드 투 킹'을 함께 전기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또 공공보도 부문 수상자로는 미국 연방대법관의 도덕성 문제를 파헤친 탐사보도 전문매체 '프로퍼블리카'의 조슈아 캐플런 등 기자 5명이 이름을 올렸다. 프로퍼블리카는 지난해 클래런스 토머스 연방대법관이 출장·여행 때 억만장자로부터 공짜로 자가용 비행기를 제공받은 사실을 취재해 보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5-07 11:22:56[파이낸셜뉴스] 미국 하버드의과대 최한솔 박사와 미 캘리포니아대 산타바바라 신승우 박사, 미 록펠러대 김동윤 박사, 미 하버드의과대 이준혁 박사 등 한국 연구자 4명이 '노벨상 펀드'라 불리는 2023년 휴먼프론티어사이언스프로그램(HFSP)상을 받는다.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들은 58개국 429명의 지원자 중 해외연수지원 대상자 총 52명 안에 들어 3년 동안 매년 약 6만 달러를 지원받는다. 이로써 전세계에서 총 52명의 신진연구자만을 선정하는 HFSP 연구자 연수지원 프로그램의 약 8%를 우리나라 연구자가 차지하게 됐다. HFSP는 생명과학분야 기초 연구에 대한 각국 정부의 공동 지원을 위해 1989년 설립 G7 중심으로 출범한 국제기구다. HFSP 회원국은 2004년 가입한 한국을 포함해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일본, 스위스, 이스라엘, 호주 등 총 17개국이다. 출범 이래 71개국 7500명 이상의 연구자를 지원했다. 수혜자 중 2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 '노벨상 펀드'로 불리는 만큼, 수상자의 연구 혁신성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최한솔 박사는 올해 '단분자 수준 초병렬적 단백질 분석 기술' 연구 주제로 학제간 융합과정 해외연구지원 대상자 중 2위로 선정됐다. 최 박사는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학사 및 박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및 보스턴 칠드런스 병원에서 전기정보공학와 생명과학을 융합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승우 박사는 한국과학기술원 (KAIST) 물리학과 학사 및 박사 과정을 거쳐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대 산타바바라(UCSB) 물리학과에서 연수 중이다. 김동윤 박사는 서울대 학사 및 박사를 마쳤으며, 미 록펠러대에서 '비만의 형성 과정 중 장내 신경-면역계 상호작용의 역할'이라는 연구 주제로 신경과학과 면역학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장기연수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된 이준혁 박사는 KAIST 생명과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미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별아교세포의 적응성 면역반응에 의한 뇌염증 기전' 연구에 집중할 예정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4-21 09:37:54[파이낸셜뉴스] 그림책 '여름이 온다'의 이수지 작가가 '아동문학계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했다.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는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개막에 맞춰 열진 기자회견에서 이 작가를 안데르센상 일러스트레이터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한국 작가가 안데르센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데르센상은 아동문학 발전에 지속적으로 공헌한 글과 그림작가 각각 1명씩을 선정해 수여하는 아동문학계 최고 권위의 상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03-22 09:27:05[파이낸셜뉴스] 한국 최초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는 아쉽게도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2020년 노벨 화학상은 유전체 편집 방법을 개발에 공헌한 프랑스와 미국 과학자 2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 과학아카데미는 7일(현지시간) 엠마뉴엘 샤르펜 티에 교수와 제니퍼 A. 두드나 교수를 공동 선정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10-07 18:56:02[파이낸셜뉴스] 올해 노벨상 수상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대 석좌교수이자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 단장인 현택환 단장이 화학상 예상 수상자 명단에 올라 있어서다. 한국인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올해 가장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5일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노벨상 수상자 발표는 한국시간 오늘(5일)부터 12일까지 스웨덴 스톡홀름과 솔나, 노르웨이 오슬로 등지에서 진행된다. 해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던 노벨상 시상식이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됐다. 시상식은 온라인으로 대체된다. 올해 주목되는 노벨상은 화학상이다. 현 단장이 수상 후보에 올라서다. 그는 모운지 바웬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를 비롯한 크리스토퍼 머리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와 함께 물리학, 생물학, 의학 시스템 등 광범위한 응용 분야에 사용할 수 있는 나노결정 합성 연구를 진행했다. 생리의학상의 경우 암 백신 공동 연구자인 일본 나카무라 유스케 박사가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노벨평화상 수상 후보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모두 올라와있어 흥미를 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 전 러시아진보당 대표도 평화상 후보다. 수년간 이어진 '미투' 사태 여파로 인해 지난해 두 명의 수상자가 탄생한 노벨문학상의 경우 올해는 프랑스령 과들루프 출생 마리즈 콩데가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이밖에 물리학상은 미 해군연구소 물리학자들인 토마스 캐롤과 루이스 페코라 박사 등이 유력 후보로 손꼽힌다. 노벨상 경제학상 후보자 명단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한편, 노벨상은 오늘 생리의학상(오후 6시30분)을 시작으로 물리학상(6일 오후 6시45분), 화학상(7일 오후 6시45분), 문학상(8일 오후 8시), 평화상(9일 오후 6시), 경제학상(12일 오후 6시45분) 등 총 6개 부문에서 수상자가 발표된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0-10-05 09:51:59물리, 수학, 화학, 생명과학 등 국내 기초과학 연구자들을 위해 총 18억원의 상금을 수여하는 '한국판 노벨상'이 제정된다. 삼성 호암재단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제안으로 기초과학분야의 시상을 확대, 개편한다. 이 부회장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내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평소 소신에 따라 재단 측에 이같은 방안을 제안했다. 호암재단은 내년부터 기존 호암과학상을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으로 분리해 확대 개편키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2021년부터 호암상은 △과학상(물리·수학부문, 화학·생명과학부문) △공학상 △의학상 △예술상 △사회봉사상으로 시상된다. 수상자들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이 수여된다. 총상금은 기존 15억원에서 18억원으로 늘었다. 이번 개편은 호암상의 위상을 노벨상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또 공학이나 의학에 비해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기초과학분야에 대한 지원을 늘리자는 취지다. 호암상은 1990년 이건희 삼성 회장이 호암 이병철 창업주의 인재제일과 사회공익 정신을 기려 각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들에 수여하기 위해 만든 상이다. 올해는 호암상 제정 30주년이다. 한편 삼성은 이 부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동행' 경영철학을 반영해 이미 국내 기초과학 분야에 다양한 지원을 진행중이다. 이 부회장은 평소 삼성이 미래를 만드는 기업이 되기 위해 주변을 함께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삼성은 2013년부터 미래기술육성사업을 을 통해 물리와 수학 등 기초과학 분야의 혁신적인 연구 601개 과제에 7713억 원을 지원했다. 또 코로나19 위기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내 대학들의 미래 기술과 인재 양성을 위해 올해도 산학협력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키로 했다. 아울러 협력사들을 위해 3조원 규모의 지원펀드를 운영하고, 설비·부품 공동개발, 설계플랫폼 제공 및 시제품 생산지원 등을 시행 중이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2020-08-04 18:16:51[파이낸셜뉴스] 물리, 수학, 화학, 생명과학 등 국내 기초과학 연구자들을 위해 총 18억원의 상금을 수여하는 '한국판 노벨상'이 제정된다. 삼성 호암재단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제안으로 기초과학분야의 시상을 확대, 개편한다. 이 부회장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내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평소 소신에 따라 재단 측에 이같은 방안을 제안했다. 호암재단은 내년부터 기존 호암과학상을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으로 분리해 확대 개편키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2021년부터 호암상은 △과학상(물리·수학부문, 화학·생명과학부문) △공학상 △의학상 △예술상 △사회봉사상으로 시상된다. 수상자들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이 수여된다. 총상금은 기존 15억원에서 18억원으로 늘었다. 이번 개편은 호암상의 위상을 노벨상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또 공학이나 의학에 비해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기초과학분야에 대한 지원을 늘리자는 취지다. 호암상은 1990년 이건희 삼성 회장이 호암 이병철 창업주의 인재제일과 사회공익 정신을 기려 각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들에 수여하기 위해 만든 상이다. 올해는 호암상 재정 30주년이다. 한편 삼성은 이 부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동행' 경영철학을 반영해 이미 국내 기초과학 분야에 다양한 지원을 진행중이다. 이 부회장은 평소 삼성이 미래를 만드는 기업이 되기 위해 주변을 함께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삼성은 2013년부터 미래기술육성사업을 을 통해 물리와 수학 등 기초과학 분야의 혁신적인 연구 601개 과제에 7713억 원을 지원했다. 또 코로나19 위기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내 대학들의 미래 기술과 인재 양성을 위해 올해도 산학협력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키로 했다. 아울러 협력사들을 위해 3조원 규모의 지원펀드를 운영하고, 설비·부품 공동개발, 설계플랫폼 제공 및 시제품 생산지원 등을 시행 중이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2020-08-04 14:52:49우리 연구자들이 연구의 혁신성을 인정받아 국제 연구지원프로그램에 선정됐다. 과거 이 지원프로그램에 선정된 연구자 중 28명이나 노벨상에 선정돼 '노벨상 펀드'로 알려져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명환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와 임형순 미국 하버드의과대학 교수, 정승원 미국 존스홉킨스대 신경과학부 박사 등 한국 연구자 3명이 2020년 휴먼프론티어사이언스프로그램(HFSP)상을 받게 됐다고 21일 밝혔다. 최명환 교수와 임형순 교수는 '빛으로 소통하는 살아있는 신경 네트워크' 연구를 주제로 슬로베니아 류블랴나대 교수와 한 팀을 구성해 3년간 매년 35만 달러를 지원받는다. 최명환 교수팀은 50여 개국 702개의 후보 팀과의 경쟁에서 최종 선정된 28팀에 포함됐다. 정승원 박사는 50여개국 597명의 지원자 중 해외연수지원 대상자 총 65명 안에 들었다. 고려대학교 물리학 박사 과정을 마쳤으며, 미국 존스홉킨스대 신경과학부에서 물리와 생명과학을 융합하는 연구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3년 동안 매년 약 6만 달러를 지원받는다. 이외에도, 재일교포인 쿠루마 유테츠(차유철) 일본해양지구과학기술원 박사는 '최소 합성 세포의 안정적 증식' 연구 수행을 위해 3년간 매년 35만 달러를 지원받는다. HFSP는 독창적 학제간 융합 국제공동연구를 수행할 역량이 있는 연구자를 선별, 새로운 접근법으로 생명기전을 밝히는 연구를 지원하자는 취지로 설립된 국제 펀딩프로그램이다. 수혜자 중 2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 '노벨상 펀드'로 지칭되기도 하는 만큼, 수상자의 연구 혁신성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04-21 09:59:23"한국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고 세계적인 학자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삼성이 미래과학 사업에 총 1조5000억원을 지원한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8일 발표한 '180조원 투자 계획'에 포함된 후속 조처다. 삼성 미래과학기술육성사업은 국가 기초과학·소재·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종합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3년부터 시행됐다. 민간기업으로는 국내 최초의 연구지원사업으로, 16일 5주년을 맞는다. ■'노벨상 타세요' 삼성은 거들 뿐 지난 5년 동안 삼성은 이 사업에 약 5400억원을 투자했다. 연구 과제별로는 기초과학 분야 149건, 소재기술 분야 132건, ICT 분야 147건 등 총 428건이다. 서울대, KAIST, 포스텍 등 국내 대학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고등과학원 등 공공연구소 46개 기관에서 교수급 1000여명을 포함해 총 7300여명의 연구 인력이 참여하고 있다. 삼성은 2022년까지 추가로 9600억원을 지원, 10년간 1조5000억원을 미래 과학기술 연구에 보태기로 했다. 삼성은 미래기술육성재단을 통해 기초과학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를 통해서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차세대 통신, 반도체, 바이오 등 4차 산업혁명 기반 미래기술 지원을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10~20년 앞을 내다보고 국가에서 지원하기 어려운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 과제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육성된 기술 인력과 연구 성과가 삼성 외에 다양한 기업·대학·연구소·스타트업 등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국양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특히 '세계적인 학자'라는 표현을 수차례 강조했다. 한국의 과학자들이 논문 개수 등 양적·학술적 기준에 치우친 국내의 연구 풍토에서 벗어나 질적·실용적인 환경에서 연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기적인 성과(논문)보다는 연구자가 세계적인 학자가 되고 실제 쓸 수 있는 기술 연구가 이 사업에선 먼저다. 그는 "한국의 연구 풍토는 단기·양적 기준을 바탕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노벨상과 같은 연구자를 배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전체 연구과제 중 20~30%만 성과를 내도 성공이라는 생각을 갖고 한국의 노벨상 연구자를 배출하기 위해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패해도 괜찮아~ 그것 또한 자산 연구팀은 최대 10년간 지원받을 수 있다. 인원과 금액 제한은 없다. 심사위원을 설득한 만큼 연구비를 타서 쓰는 방식이다. 실제로 3년에 3억원부터 5년에 35억원까지 규모는 다양하다. 성과가 우수한 과제는 후속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현재까지 19건의 과제가 후속으로 245억원의 연구비를 추가 배정받았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연구 과제를 선정하는 만큼 지난 5년간 연구 성공률은 20~30%에 그쳤다. 그러나 '당연한 결과'로 보고, 오히려 '대한민국 과학 발전의 마중물'이라고 믿으면서 실망하지 않았다.삼성은 연구가 실패해도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삼성은 도전적인 연구를 수행한 결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실패 원인을 지식자산으로 활용한다. 연구 성과의 소유권도 전적으로 연구자나 소속 기관이 갖는다. 심지어 연구자의 판단에 따라 연구 성과를 외부에 매각할 수도 있다. 장재수 삼성 미래기술육성센터장(전무)은 "연구자가 그 기술을 외부에 매각하려고 하면 삼성전자와 우선 협상한다는 조건이 있다"며 "글로벌 경쟁사에서 가져갈 경우는 삼성전자에 소송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안전장치도 있다"고 설명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18-08-13 17:21:17\r\r\r\r\r\r\r\r\r\r\r\r\r\r\r\r\r올해 중국 한의학자 투유유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면서 국내 과학자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우리나라는 언제 노벨상을 받을까'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투 교수는 우리말로 '개똥쑥'으로 불리는 칭하오를 통해 신형 항말라리아제를 개발, 말라리아 환자의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데 기여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한의학계에 '노벨상의 꿈'을 꾸게 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올해 노벨상 기획 시즌 2인 '노벨상을 향해 뛴다'를 통해 마지막으로 과학계 현실에 대해 적나라하게 얘기해준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봤다. 그동안 문제점으로 제기된 기초과학 문제, 과학자들의 연구환경, 정부의 과학정책, 노벨상 수상 가능성 등 네 가지로 나눠 짚어본다. \r\r\r\r\r\r\r\r\r\r\r서울대 박승범 화학부 교수 "한국, 지나치게 성과지향적 남들 안가는 분야 도전하라"\r\r\r\r\r\r\r\r■전문가들,"2030∼2040년 노벨상 수상 가능"노벨상과 관련해 과학계는 물론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대한민국에서 언제 노벨상 수상자가 탄생할까'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노벨상 수상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수상 시기로는 대체로 15~20년 뒤인 2030∼2040년을 꼽았다. 다만 연구실에서 연구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수상 가능성에 대해선 긍정적이지만 구체적인 시기를 꼽지는 않는다.이공계 출신인 민병주 새누리당 의원은 "보통 노벨상을 받는 사람은 해당 연구를 한 지 30년 후에 상을 받는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기초과학에 본격적으로 인력과 재원을 투입한 지가 10여년 됐으니 앞으로 15~20년 안에는 노벨상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서상기 새누리당 의원도 "2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가 미국, 일본 등에 비해 연구수준이 낙후했지만 지금은 노벨상 후보 탈락이 아쉽다는 탄식이 나올 정도로 확실히 달라졌다"며 "20~30년에 걸친 장기 연구가 결실을 앞둬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높은 과학자도 몇 명 있다"고 강조했다. \r\r\r\r\r\r\r\r\r\r\r고등과학원 이기명 교수 "고등학교 문·이과 상관없이 기초과학, 필수과목 돼야"\r\r\r\r\r\r\r\r■'창의성·끈기'가 노벨상 지름길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떤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까. 과학자들은 분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연구에 대한 끈기와 새로운 아이디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노벨상을 받기 위해서는 특히 성과지상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2001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팀 헌트 영국 케임브리지대 명예교수는 "노벨상은 질문을 정해놓고 쫓아가는 게 아니라 이런 질문이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던 것을 발견할 때 따라온다"며 "과학의 창의성이란 개인의 재능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이므로 사회의 구조가 오히려 재능을 죽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창의적 사고를 통해 남들이 하지 않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야 한다는 의미다.하지만 우리나라는 과학계 풍토는 너무 성과지향적이다. 서울대 박승범 화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과학지원 정책은 예측가능하고 성과지향적인 경향이 있다"며 "전에 없던 것을 창조하거나 발견하는 과학자들에게 주어지는 노벨상과는 분명히 괴리가 크기 때문에 새로운 분야를 쫓는 잠재력이 큰 연구인력의 저변 확대가 노벨상의 열쇠"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10년 전만 해도 과학계에서 생소한 분야였던 화학생물학을 국내에서 선구적으로 연구했다. 그가 연구한 '서울 플로어(Seoul-Fluor)'를 비롯한 60여종의 새로운 형광 유기물질들은 현재 신약개발 등 바이오센서 산업에 획기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분야가 노벨상에 접근하는 길이라는 것이다.박 교수가 공부하던 20년 전에는 '화학생물학'이라는 말 자체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미국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도 화학과가 화학생물학과로 바뀔 정도로 주류가 됐다. 융합연구도 중요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고려대 박홍규 물리학과 교수는 "세계적인 흐름이 융합연구이므로 네이처같이 영향력 지수가 높은 저널에 논문을 내기 유리한 측면이 있다"면서 "심도 있는 융합연구를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과 공동연구를 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이는 여러 연구자들과 보다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r\r\r\r\r\r\r\r\r\r\r서울대 강봉균 생명과학부 교수 "엉뚱한 상상이 큰일 낼수 있어 마음껏 연구하는 환경 조성을"\r\r\r\r\r\r\r\r■창의적인 조기교육 중요 한국의 노벨상 수상에 대해 논의할 때 항상 지적되는 문제가 기초과학이 약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연구자를 키워내는 데 문제가 없을까. 신성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은 "현재 국내 기초과학의 양적 수준은 경이적으로 성장해 세계 10위권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문제는 질적 수준"이라며 "질적 측면에서는 세계 30위권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기초과학의 역량 강화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런 점에서 창의성과 통찰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둔 조기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광운대 천장호 총장은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는 상상력과 도전정신, 창의 및 융합적인 사고가 가장 유연할 때이므로 조기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때부터 과학자를 만들어 사소한 것을 놓치지 않는 관찰, 관찰을 넘어 통찰, 통찰에 상상을 구체화할 수 있는 창의 및 융합능력을 키워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어릴 때부터 이공계 교육을 시키더라도 기업에 취직하거나 성적이 좋으면 의대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2018년 대입시험부터는 문·이과가 통합된다. 이렇게 되면 과학계의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등과학원 이기명 교수는 "문.이과 통합교육은 학생들이 어려운 과목인 수학, 과학 교육을 기피해 더욱 약화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고등학교에서 문.이과 구별 없이 기초과학 과목을 필수과목으로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는 인문상경계열 학생들도 미적분이나 물리학, 화학, 생물 등을 한 학기씩 필수로 공부하도록 하고 있다.\r\r\r\r\r\r\r\r\r\r\r새누리당 서상기 의원 "내년 국가 R&D 예산 줄어 과학기술 정책지원 계속돼야"\r\r\r\r\r\r\r\r\r\r\r\r\r\r\r\r\r새누리당 민병주 의원\r\r\r\r■연구실, 20~30년 연구할 수 있어야 과학자들의 연구환경도 개선돼야 할 요소로 지적된다.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은 노벨상 배출 이력이 많은 일본에서 대학원을 다녔다. 민 의원은 일본 연구소가 모두 제대로 된 연구환경을 만들어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가 공부했던 일본 원자력연구소에서는 실험하기 3개월 전에 필요한 부품리스트를 정리해서 행정실에 보내야 했다. 처음 해보는 실험이기 때문에 3개월 전에 정확히 예측할 수 없어 결국 더 많은 부품이 필요하거나 남는 부품이 생기게 된다. 실험 전에는 뭐가 필요할지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부품이 모자랄 경우 실험은 거기서 멈춰야 했다. 이 때문에 결국 1년을 허비해야 했다.이에 비해 일본 이화학연구소에서는 실험준비를 하다가 부품이 필요하면 연구자가 곧바로 업자에게 전화하면 된다. 업자는 부품을 공급하고 영수증을 직접 행정실에 전달한다. 연구자 입장에서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민 의원은 "그 이유를 이화학연구소 관계자에게 물었더니 '이 때문에 원자력연구소는 노벨상을 못 받고 이화학연구소는 받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민 의원은 "노벨상 수상을 위해서는 과학자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는 연구자에게 부과되는 행정 등의 부수업무가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했다.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일본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의 얘기는 이를 잘 반영한다. 신야 교수는 "미국에서 공부할 때는 기초연구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응용연구까지 갈 수 있도록 하는 절차가 있다"며 "하지만 일본에 들어왔을 때는 연구환경이 연구자 편의대로 돼있지 않아 어려움이 컸다"고 회고했다. 더불어 연구실의 연구풍토도 중요하다. 신야 교수는 "오랫동안 연구를 하다 보면 예상했던 것과 다른 결과가 나올 때가 많다. 실패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이러한 결과들이 오히려 자극과 동기를 부여해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노벨상 수상자 가운데는 수상까지 걸린 기간이 20~30년에 달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서울대 강봉균 생명과학부 교수는 "기초과학을 육성하려면 과학자들이 편하게 창의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 엉뚱한 사고가 엉뚱한 업적을 만들고 그것이 20~30년 뒤에 노벨상이라는 결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과학자들은 노벨상을 받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마인드도 매우 중요하다. 한국연구재단 정근민 이사장은 "과학자들이 국제무대에서 국제저널에 게재하는 것뿐 아니라 국제무대에 나가서 발표하고 같은 연구분야 집단과 서클에서 같이 교류해야 한다"며 "본인의 연구를 세계 무대에 알리고 주도적인 위치에서 동참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r\r\r\r\r\r\r\r\r\r\r카이스트 윤덕용 명예교수 "노벨상에 목맨 연구 하지말고 연구의 본질적 가치를 찾자"\r\r\r\r\r\r\r\r■기초과학 정책적 지원 지속돼야물론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 정부는 해외 우수연구자 유치에만 지원하는 데 그쳐서는 안된다. 해외 석학이 진짜 한국 연구자와 연구를 하고 싶어서 찾아오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일본은 영어를 못해도 해외 우수 연구자들이 통역을 써서라도 교류를 원하는 해외 과학자들이 몰려온다.정부는 예산을 꾸준히 지원해 과학자들이 경제적인 부담 없이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하지만 최근 정부는 내년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줄이는 등 거꾸로 가고 있다. 정부는 19개 부처 373개 주요 과학기술 관련 R&D 예산은 올해 12조9350억원에서 내년에는 12조6380억원으로 2.3% 쪼그라들었다. 특히 정부의 R&D 예산이 줄어든 것은 1991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은 "내년도 정부 전체 예산은 4.1% 늘어나는 데 국가 R&D 예산을 2.3% 줄인다는 것은 과학기술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약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이런 현실은 과학기술인들의 사기 저하는 물론이고 국가의 미래 경쟁력 제고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기초과학연구원(IBS) 신희섭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단장도 "일본은 장기불황으로 어려울 때도 R&D 예산을 줄이지 않았다"며 "배가 고프다고 씨감자를 먹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더불어 예산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와 집행도 중요하다. 민병주 의원은 "일본 규슈대에서 연구할 당시 가속기를 이용해 실험을 했는데 가속기를 만드는 비용이 국가에서 지원된 것은 물론이고 10년간 운영비도 꾸준히 국가에서 지원됐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가속기를 만드는 비용에서 예산지원이 끝나 버린다"고 설명했다. 민 의원은 "가속기 같은 대형 장치나 연구시설은 운영하는 사람에 대한 비용, 전기료, 물값 등이 엄청나게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예산이 편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과학기술 발전 토대에서 추진돼야전문가들은 노벨상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할 게 아니라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발전이라는 큰 틀 속에서 노벨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카이스트 윤덕용 명예교수는 "최근 노벨 과학상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고 정부 지원 역시 과거에 비해 늘고 있다"면서 "하지만 문제는 연구를 하는, 연구를 위한 환경과 여건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지금도 여전히 우리는 과학을 연구하는 본질적인 가치보다는 맹목적으로 '노벨상'에 목매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노벨상은 앞으로 100년 후에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 세대에 노벨상을 한 번 받는 것으로 끝낼 것인지 아니면 다음 세대에도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지를 과학계나 관련 종사자들은 스스로 자신들에게 물어볼 일"이라고 강조했다.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특별취재팀 정명진 팀장 최갑천 이설영 김미희 연지안 박세인 고민서 기자\r
2015-12-22 17:5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