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의 특별한 도전이 눈길을 끌었다. KBS2 '개그콘서트'(연출 김상미, 이재현)는 지난 13일과 20일, 25년 역사상 첫 해외 특집인 '개그콘서트 in JAPAN'을 방송했다. 지난 9월, 일본 도쿄 제프 하네다에서 진행된 이번 공연은 재일동포는 물론, 일본 코미디 팬들까지 약 1200여 명의 관객을 매료시키며, 새로운 '개그 한류'의 시작을 알렸다. '개그콘서트' 팀은 일본 관객들에게 한국 개그의 매력이 전달될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서 노력했다. 먼저 개그의 소재와 연출을 현지화해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심곡 파출소'에서 짝퉁 명품을 판매하는 캐릭터 한정판은 '스시 백팩'을 꺼내 시선을 끌었고, '숏폼플레이'에서는 일본의 오타쿠 문화와 공포 영화 '주온'의 캐릭터 토시오를 활용, 일본 관객들도 공감할 수 있는 개그를 선보였다. 이러한 작은 요소들이 일본 관객들에게 친근함을 더했고, 자연스럽게 개그에 몰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일본 개그맨들은 일본인들이 일상적으로 접했던 문화를 개그에 녹여내는 '개그콘서트' 팀의 아이디어와 연출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한국식 몸 개그와 슬랩스틱 코미디는 언어와 무관하게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발레리NO'는 13년 만에 부활해 특유의 슬랩스틱 스타일과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또 고대 인류가 깨어났다는 독특한 설정의 '오스트랄로삐꾸스'는 간단한 일본어와 몸짓만으로도 언어의 장벽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제작진은 관객들이 한국어를 알지 못해도 웃을 수 있도록 외적인 노력을 했다. 특히 무대 양옆에 자막용 LED를 설치해 실시간 번역을 제공했다. 관객들은 언어의 어려움 없이 개그를 즐길 수 있었으며, 한국 특유의 말장난과 상황극도 무리 없이 전달됐다. '개그콘서트' 팀이 현지 관객들을 웃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듯이, 일본 측 개그맨들도 자신들만의 개성을 담은 퍼포먼스로 무대를 빛냈다. 일본 최대의 개그맨 전문 매니지먼트사 '요시모토 흥업' 소속의 일본 개그맨들은 서커스와 같은 몸을 쓰는 코미디부터 방귀 개그, 알몸 개그 등 파격적인 개그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개그를 선보였다. '갓 탤런트' 출신인 이치가와 고이쿠치의 방귀 개그는 한국 관객들에겐 다소 낯선 스타일이었지만, 현장에서는 폭소를 자아내며 큰 인기를 끌었다. 웨스피(WES-P)의 테이블 보 빼기 개그와 '일본의 떠오르는 개그 루키' 기요카와 유지의 기인 퍼포먼스는 한국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장르로, 일본 특유의 코미디 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순간들이었다. 이번 공연은 한국과 일본의 코미디 문화를 교류하는 장이면서, 일본에 거주하는 재일동포들에게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한국 TV 프로그램을 직접 접하기 힘든 이들에게 오랜만에 고국의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자리였다. 시원한 웃음은 덤이었다. 공연 후 집으로 돌아가는 관객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고, 공연장 밖으로 나서는 재일동포들과 일본 관객들은 모두 특별한 추억을 안고 돌아갔다. 한국과 일본 양국의 개그맨들이 웃음을 나눈 이번 공연은 웃음에는 국경이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개그콘서트 IN JAPAN'이 성황리에 마무리된 가운데, 제작진은 이번 공연을 통해 얻은 성과와 자신감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제작진은 "한 번도 '개그콘서트'를 외국에서 녹화해 본 적 없었기에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에게 이번 일본 공연은 크나큰 도전이었다"라며 "일본에서의 성공적인 공연을 통해 '개그 한류'가 더욱 확장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날 특집, 일본 특집에 이어 '개그콘서트'는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할 계획이다.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개그콘서트 in LA'도 열어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enterjin@fnnews.com 한아진 기자 사진=KBS2 '개그콘서트'
2024-10-24 11:05:29[파이낸셜뉴스] ‘농구 천재’ 강백호, ‘불꽃 남자’ 정대만 등 북산고 농구부 5인방이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3일 원작자이면서 직접 연출까지 맡은 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은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본 ‘슬램덩크’를 만들었다. 만화는 만화로,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으로, 영화는 영화로, 새로운 하나의 생명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노우에 감독은 주인공이 강백호가 아니라 송태섭으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원작을 그대로 똑같이 만드는 것이 싫어서 다시 ‘슬램덩크’를 한다면 새로운 관점으로 하고 싶었다. 송태섭은 만화를 연재할 당시에도 서사를 더 그리고 싶은 캐릭터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전국 제패를 꿈꾸는 북산고 농구부 5인방의 꿈과 열정, 멈추지 않는 도전을 그린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원작 만화 ‘슬램덩크’는 1990년부터 1996년까지 ‘주간 소년 점프’(슈에이샤)에서 연재되며 누적 발행부수 1억 2000만부를 돌파한 레전드 작품이다. 국내에선 1992년에 처음 소개됐는데 당시 심의규정에 따라 출판사가 당시 일본 지명과 이름을 모두 한국식으로 바꿨다. 쇼호쿠 고교 1학년 사쿠라기 하나마치가 ‘북산고’의 ‘강백호’로 바뀌게 된 이유다.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도 한국어 자막·더빙판 모두 한국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제작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제작 오퍼는 10년 이상 전부터 받았다. 파일럿 영상을 만들어왔는데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생각해서 거절했다. 다만 짧은 영상을 만드는 과정이 굉장히 힘든데도 계속해서 제안해 주신 제작진의 열의를 느끼고 있었다. ―최종적으로 OK를 한 것은 언제인가? ▲2014년이다. 결정적인 요소는 파일럿 영상의 ‘얼굴’이었다. 강하게 호소하는 듯한 느낌으로 만든 분의 영혼이 들어가 있었다. 기술이나 영상의 퀄리티보다 열의나 영혼 같은 감정적인 부분이 가장 와닿았다. 애니메이션 관련 기술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기술은 어디까지나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농구 장면의 CG는 10명이 코트 위에서 움직이는 것을 그리는 데 가장 적합한 수단이기에 채택한 것이다.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그림이 그대로 움직이는 듯한 영상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어떻게 실현했나? ▲마음속에 ‘이런 느낌으로 하고 싶다’라는 이미지는 있어도 그 경험이나 지식은 없었다. 대강의 이미지를 제시하면 그것을 경험이 많은 스태프들이 ‘이런 느낌 아니냐’라고 해석하거나 전달해줬다. 처음부터 명확하게 ‘여기가 골이다’라는 한 점을 향해 돌진한 게 아니라, 함께 쌓아 올라가며 최종적으로 ‘도달했다!’라는 느낌으로 완성했다. ―사실적인 농구 표현도 큰 특징이다. 경기 장면을 그리는 데 특히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인가? ▲굉장히 세세한 부분이지만 발을 밟는 방법이나 공을 받는 순간의 신체 반응, 슛하러 갈 때의 약간의 타이밍 등 나 자신이 몸으로 기억하고 있는 ‘농구다움’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다. 스태프들이 다 농구를 해본 사람이 아니라 그런 뉘앙스를 어디까지 전달할 수 있을지 우려도 있었는데, 제작진들이 실제로 농구를 배우러 가서 직접 플레이를 해봤다고 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바라건대 아직도 농구를 좋아했으면 좋겠다. 이번 작업에 질려 ‘이제 농구는 쳐다보기도 싫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원작에 나왔던 경기 중간중간 혼잣말이나 코믹한 장면은 전부 사라졌다. ▲이것도 진행하며 느낀 것이지만, 원작의 세세한 개그는 많이 들어가지 않았다. 만화라면 간단한 코믹 신을 막간에 넣거나 할 수 있지만 영화는 스크린 사이즈가 일정하여 구석구석에 개그를 넣어도 보이지 않는다. 커다란 화면에서 진행된다는 것이 만화와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이었다. 만화라면 칸 나누기 등으로 답을 찾을 수 있었겠지만 영화에서는 그 방법을 찾지 못했고 거기에 너무 집착하는 것보다 만화는 만화, 영화는 영화만의 즐거움이 있을 것이라 판단하여 ‘농구다움’을 우선시하는 결론을 내렸다. ―주인공이 강백호가 아니라 송태섭이라는 점에 놀란 팬들도 많았을 것 같다. ▲원작을 그대로 똑같이 만드는 것이 싫어서 다시 ‘슬램덩크’를 한다면 새로운 관점으로 하고 싶었다. 송태섭은 만화를 연재할 당시에도 서사를 더 그리고 싶은 캐릭터이기도 했다. 3학년에는 센터 채치수와 드라마가 있는 정대만, 강백호와 서태웅은 같은 1학년 라이벌 사이라서 2학년인 송태섭은 그 사이에 끼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송태섭을 그리기로 했다. 원작에서 캐릭터의 가족 이야기는 잘 그려져 있지 않지만, 이번 작품에서 송태섭의 가족 이야기가 상당히 깊게 그려졌다. 연재할 때 나는 20대였기 때문에 고등학생의 관점에서 더 잘 그릴 수 있었고, 그것밖에 몰랐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시야가 넓어졌고 그리고 싶은 범위도 넓어졌다. ‘슬램덩크’를 그린 이후, ‘배가본드’나 ‘리얼’을 그려온 것도 영향이 있었기에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한다. 원작에서 그린 가치관은 굉장히 심플한 것이지만, 지금의 나 자신이 관련된 이상, 원작을 그리고 난 후에 알게 된 것 ‘가치관은 하나가 아니고, 여러 개가 있어도 그 사람 나름의 답이 있다면 괜찮다’라는 관점을 넣을 수밖에 없었다. ―주제가를 The Birthday와 10-FEET에 맡기게 된 계기는? ▲오프닝의 경우는 하나의 음으로 시작해서 점점 여러 가지 소리로 늘어가는 조금 불온한 분위기의 긴 인트로를 원했다. The Birthday의 팬이었기 때문에 꼭 이분들에게 부탁하고 싶었다. 10-FEET는 엔딩이나 극중 음악에 엄청난 노력을 쏟아주었다. 좋은 데모곡을 많이 내주어 ‘좀 더 이렇게 해도 될까요’라고 요청하면 다른 제안을 주고, 거기서부터 또 몇 번이고 마다않고 세세하게 고쳐주고 정말 고개를 숙여도 부족할 만큼 감사하다. ―이노우에 감독은 지금까지도 항상 도전을 계속해온 사람이다. 이번 작품도 새로운 도전이었는데 그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그건 만화다. 제3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만화 이외의 것들을 여러 가지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내 안에서는 단 하나의 길이다. 전부 만화가로서 마주하고 있고, 모든 경험이 만화가로서의 나에게 돌아온다. 미술관 전시나 일러스트 일, 이번 영화도 나에게는 전부 ‘만화는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자신을 깎아 다듬는 것이 결국 좋은 만화를 그리는 것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슬램덩크’ 팬분들께 전하는 메시지는?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본 ‘슬램덩크’를 만들었다. 만화는 만화로,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으로, 영화는 영화로, 새로운 하나의 생명으로 만든 작품이다. 결국 뿌리는 다 같고, ‘슬램덩크’를 이미 알고 있더라도, ‘이런 슬램덩크도 있구나’라는 기분을 느끼실 수 있으면 좋겠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3-01-03 13:33:56[파이낸셜뉴스] 북한 사회안전성(경찰) 소속 군인들이 단체 오락회에서 한국식창법으로 된 노래를 부른 사건이 발생해 사회안전성이 내부기강잡기에 나섰다. 7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평안북도의 한 사법 관련 소식통은 이 매체에 "이달 초 평양시 아파트 건설에 동원된 사회안전성 소속(사회안정성 산하 소속으로 운영되는 무장 부대) 군인들이 내부 오락회(장기자랑)를 하면서 공개적으로 불순한 내용으로 된 만담(한국식 개그)과 한국식 창법으로 노래를 지어 부른 사건이 발생해 사법당국이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은 공개된 장소에서 집단적으로 벌어진 문제로 사태를 보고받은 중앙에서는 심각한 기강 해이로 판단하고 철저한 조사와 관련자들의 처벌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특히 체제 수호의 앞장에 서서 이 같은 문제를 단속해야 할 사회안전성 소속 군인들 속에서 엄중한 비사회주의적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하여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번지고 있다"며 "이런 문제들이 이 부대 뿐 아니라 다른 부대 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중앙에서는 10일부터 한달 동안 사회안전군 간부들과 군인들을 대상으로 대 사상전을 벌릴(벌일) 것을 지시했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사법 관련 소식통은 "이번 평양건설장의 사회안전군 군인들 속에서 벌어진 사건을 중앙에서는 사회안전성 간부들과 군인들의 사상적 각오가 부족한데 원인이 있는 것으로 규정했다"며 "사회안전성 산하 각 지역 사회안전기관들은 중앙의 지시에 따라 사회안전군 내부에 번지고 있는 한국식 노래들의 출처를 찾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젊은 군인들 속에서 비사회주의와 관련된 문제들이 제기된 것이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마다 무슨 큰일이나 난 것처럼 분주 탕을 피우면서 대책을 마련했지만 아직도 이런 행위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아무리 대 사상전을 벌리고 요란을 떨어도 그때 뿐이지 호기심 많고 새것에 민감한 젊은 세대들의 흐름을 완전히 차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2-09-08 08:32:34농심이 연초부터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포화상태에 다다른 국내 라면시장과 대 중국 리스크를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 탈출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이에 따라 농심은 올해 해외매출 목표를 8억10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25.5%나 늘려잡았다. 농심의 지난해 해외매출이 2017년 6억4500만달러였으며 2016년에는 6억3500만달러 였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매우 공격적인 목표다. ■올 해외매출 목표 작년보다 25%상향12일 농심에 따르면 신라면은 지난해 해외에서 대한민국을 빛낸 브랜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브랜드가치 평가회사 브랜드스탁이 2017년 '해외시장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한 브랜드'를 조사한 결과, 신라면은 삼성 갤럭시, 삼성QLED TV, 대한항공에 이어 4위에 선정됐다. 톱10 브랜드 중 유일한 식품브랜드다. 농심은 지난해 미국 전역에 있는 4692개의 월마트 전 매장에 신라면 입점을 완료했다. 이로써 신라면은 "미국 월마트 전 매장에서 판매되는 최초의 한국 식품"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월마트 전 매장에 신라면이 입점된 것은 그만큼 신라면의 브랜드 파워가 글로벌 무대에서 통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구글과 농심이 공동 제작해 지난 연말 선보인 해외 신라면 광고도 유튜브 상에서 500만건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빅모델과 대사 없이 신라면을 끓이고 먹는 소리만을 담은 새로운 콘셉트의 광고로, 지난 12월 20일 유튜브에 처음 공개됐다. 신라면 광고는 공개된 지 50여일 만인 12일 현재, 45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일본에서는 '신라면의 날'을 제정해 데이마케팅을 펼치고 신라면 키친카를 운영하며 일본 전국을 도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농심은 2010년부터 4월 10일을 신라면의 날로 제정하고 다양한 프로모션 행사를 펼쳐왔다. 일본어로 숫자 4(영어식 발음)와 10의 발음을 합치면 맵다를 의미하는 '호또'와 비슷하다는데 착안한 '데이 마케팅'의 하나다.지난해에도 농심은 4월 10일 신라면의 날을 맞아 도쿄 인근(찌바현)의 한 쇼핑센터(이온몰)에서 신라면 PR이벤트를 열었다. 일본의 유명 개그맨 7팀의 개그공연과 함께 신라면 시식행사를 펼쳤는데, 출연자들은 "맛있다! 맛있다!"를 연달아 외치며 신라면을 먹었다.일본에서 농심의 성장을 견인한 또 하나의 주역은 '신라면 키친카'다. 신라면 키친카는 신라면을 직접 맛볼 수 있도록 하는 '푸드트럭'으로 2013년부터 운행되고 있으며, 신라면을 직접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얻고 있다. 신라면 키친카는 매년 봄?가을에 걸친 7개월간 일본 내 주요 도시를 누비며 신라면 시식행사를 통해 한국의 매운맛을 전하고 있다.■동남아시장 다양한 유통채널 적극 활용 동남아 수출도 활발히 진행했다. 농심은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 핵심국가'를 적극 공략하고 한국의 매운맛을 알렸다. 농심은 동남아시아 공략을 위해 각 국의 유통채널을 적극 활용했다. 한국과 달리 다양한 유통채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한국과 같이 현대 유통시장이 발달한 대만과 홍콩, 싱가포르는 각 국의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대규모 판촉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한국식 '시식행사'를 펼쳐 제품 판매와 재구매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현대 유통이 덜 발달한 베트남과 태국, 필리핀은 기존 대형 거래선을 바탕으로 전국적으로 퍼져있는 지방 중소형 할인점, 개인슈퍼 등을 공략했다. 지방도시를 두루 공략해 제품 분포를 확대하고 전국 단위의 입점과 판매를 이루겠다는 목표다. 필리핀의 SM몰, 태국의 Big-C마트 등의 대형유통매장에서도 꾸준히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상당수를 차지하는 전통시장 공략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자국의 저렴한 제품 위주로 취급하는 전통시장 특성상, 우선적으로 해외관광객이 즐겨찾는 신라면의 브랜드 파워로 전통시장에 조금씩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호주도 아시아 주요 거점으로 포함, 매출 확대에 힘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2014년 시드니에 법인을 설립하고 시장에 진출한 농심은 지속적으로 시드니 북쪽 브리즈번과 남쪽 멜버른으로 시장을 개척해, 현지인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다.농심 관계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의 공통점은 전 세계인이 즐긴다는 뜻"이라며 "신라면은 코카콜라, 네슬레, 켈로그 등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면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고, 이제는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한국의 맛을 전 세계 곳곳에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기자
2018-02-12 16:38:44농심이 구글과 공동제작한 신라면 글로벌 광고의 한 장면. 지난해 8월 구글은 미국 내 인지도와 잠재력이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온라인 광고 파트너를 찾았고, 농심아메리카(미국법인)가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신라면 광고 촬영이 진행됐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운영 중인 농심 신라면 광고 시내버스. 미국 코스트코 특설매대에 진열된 농심 신라면을 현지 판매원들이 홍보하고 있다. 농심이 연초부터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포화상태에 다다른 국내 라면시장과 대 중국 리스크를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 탈출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이에 따라 농심은 올해 해외매출 목표를 8억10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25.5%나 늘려잡았다. 농심의 지난해 해외매출이 2017년 6억4500만달러였으며 2016년에는 6억3500만달러 였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매우 공격적인 목표다. ■올 해외매출 목표 작년보다 25%상향 12일 농심에 따르면 신라면은 지난해 해외에서 대한민국을 빛낸 브랜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브랜드가치 평가회사 브랜드스탁이 2017년 ‘해외시장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한 브랜드’를 조사한 결과, 신라면은 삼성 갤럭시, 삼성QLED TV, 대한항공에 이어 4위에 선정됐다. 톱10 브랜드 중 유일한 식품브랜드다. 농심은 지난해 미국 전역에 있는 4692개의 월마트 전 매장에 신라면 입점을 완료했다. 이로써 신라면은 “미국 월마트 전 매장에서 판매되는 최초의 한국 식품”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월마트 전 매장에 신라면이 입점된 것은 그만큼 신라면의 브랜드 파워가 글로벌 무대에서 통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구글과 농심이 공동 제작해 지난 연말 선보인 해외 신라면 광고도 유튜브 상에서 500만건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빅모델과 대사 없이 신라면을 끓이고 먹는 소리만을 담은 새로운 콘셉트의 광고로, 지난 12월 20일 유튜브에 처음 공개됐다. 신라면 광고는 공개된 지 50여일 만인 12일 현재, 45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일본에서는 ‘신라면의 날’을 제정해 데이마케팅을 펼치고 신라면 키친카를 운영하며 일본 전국을 도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농심은 2010년부터 4월 10일을 신라면의 날로 제정하고 다양한 프로모션 행사를 펼쳐왔다. 일본어로 숫자 4(영어식 발음)와 10의 발음을 합치면 맵다를 의미하는 ‘호또’와 비슷하다는데 착안한 ‘데이 마케팅’의 하나다. 지난해에도 농심은 4월 10일 신라면의 날을 맞아 도쿄 인근(찌바현)의 한 쇼핑센터(이온몰)에서 신라면 PR이벤트를 열었다. 일본의 유명 개그맨 7팀의 개그공연과 함께 신라면 시식행사를 펼쳤는데, 출연자들은 "맛있다! 맛있다!"를 연달아 외치며 신라면을 먹었다. 일본에서 농심의 성장을 견인한 또 하나의 주역은 ‘신라면 키친카’다. 신라면 키친카는 신라면을 직접 맛볼 수 있도록 하는 ‘푸드트럭’으로 2013년부터 운행되고 있으며, 신라면을 직접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얻고 있다. 신라면 키친카는 매년 봄∙가을에 걸친 7개월간 일본 내 주요 도시를 누비며 신라면 시식행사를 통해 한국의 매운맛을 전하고 있다. ■동남아시장 다양한 유통채널 적극 활용 동남아 수출도 활발히 진행했다. 농심은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 핵심국가’를 적극 공략하고 한국의 매운맛을 알렸다. 농심은 동남아시아 공략을 위해 각 국의 유통채널을 적극 활용했다. 한국과 달리 다양한 유통채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과 같이 현대 유통시장이 발달한 대만과 홍콩, 싱가포르는 각 국의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대규모 판촉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한국식 ‘시식행사’를 펼쳐 제품 판매와 재구매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현대 유통이 덜 발달한 베트남과 태국, 필리핀은 기존 대형 거래선을 바탕으로 전국적으로 퍼져있는 지방 중소형 할인점, 개인슈퍼 등을 공략했다. 지방도시를 두루 공략해 제품 분포를 확대하고 전국 단위의 입점과 판매를 이루겠다는 목표다. 필리핀의 SM몰, 태국의 Big-C마트 등의 대형유통매장에서도 꾸준히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상당수를 차지하는 전통시장 공략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자국의 저렴한 제품 위주로 취급하는 전통시장 특성상, 우선적으로 해외관광객이 즐겨찾는 신라면의 브랜드 파워로 전통시장에 조금씩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호주도 아시아 주요 거점으로 포함, 매출 확대에 힘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2014년 시드니에 법인을 설립하고 시장에 진출한 농심은 지속적으로 시드니 북쪽 브리즈번과 남쪽 멜버른으로 시장을 개척해, 현지인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의 공통점은 전 세계인이 즐긴다는 뜻"이라며 "신라면은 코카콜라, 네슬레, 켈로그 등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면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고, 이제는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한국의 맛을 전 세계 곳곳에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기자
2018-02-12 14:46:45【미야자키(일본)=정대균 골프전문기자】"제가 좀 늦었지요∼." 배상문(25·우리투자증권)의 말이 끝나자마자 좌중은 폭소의 도가니가 된다. 경상도 사나이가 서울 표준말을 하는 개그 프로 버전으로 말을 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일본프로골프(JGTO)투어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이 모이면 분위기는 늘 이렇다. 물론 분위기 메이커는 사교성이 좋고 유머 감각이 뛰어난 대구 출신의 배상문이 맡는다. 여기에 전남 목포 출신인 박성준(25·티웨이항공)이 가세하면 '남자들의 수다'는 극에 달한다. 억센 경상도 사투리와 투박한 전라도 사투리가 뒤섞여 배꼽을 빼 놓기 때문이다. 올 시즌 JGTO투어는 20여명의 한국 선수들이 활동하면서 시즌 7승을 합작했다. 배상문이 3승,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 황중곤(19), 박재범(29), 이동환(24)이 각각 1승씩을 보탰다. 한마디로 일본 열도에 한국 군단 쓰나미가 밀려온 것이다. 한국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둔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선수들 간의 '화합'을 빼놓을 수 없다. 김종덕(50)의 시니어투어 진출로 동갑내기 장익제와 함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는 허석호(38)는 "예전과 달리 한국 선수가 우승하면 우승자가 한 턱을 내는 등 잦은 모임을 갖고 있다"며 "식사도 식사지만 한국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 자체가 큰 의미"라고 말한다. 바로 이런 시간들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 고베에 가족이 있는 허석호를 제외하고 호텔이나 원룸에서 독신 생활을 하고 있는데 대부분 선수들은 '외로움'을 호소한다. 배상문은 "경기를 마치고 호텔에 들어 오면 외로움이 엄습해 온다"며 "한국 선수들과의 모임은 그러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특효약이 된다"고 말한다. 음식에 대한 고민도 있다. 장익제는 "일본 내에 한국 식당이 있긴 하지만 완전한 한국식이 아니어서 한국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짜장면이나 김치찌개, 된장찌개를 찾게 된다"고 고충을 토로한다. 선수들 간의 회합은 서로의 경기 내용을 되짚어보거나 정보를 나누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우천으로 3라운드가 취소되자 허석호, 장익제, 배상문, 조민규(23)가 한국 식당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는 부쩍 늘어난 김형성(31)의 아이언 비거리가 화제가 되었다. 허석호가 "아이언 거리는 늘었는데 (김)형성이는 나만 만나면 성적이 좋지 않다"고 하자 "형이 구치 겐세이(말로 방해하는 행위)를 하니까 그렇지"라고 하자 좌중은 또 한번 뒤집어진다. 한편 내년에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 선수들을 위한 교민 사회의 지원이 체계화될 전망이다. 허석호는 "다음주 열리는 카시오 월드챔피언십 대회 때 한국선수지원협의회 발족을 위한 교민들의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매니지먼트사가 없는 선수들이나 퀄리파잉스쿨 응시자는 많은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golf@fnnews.com ■사진설명=잦은 회합을 통해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있다는 JGTO투어 소속 한국 선수들(왼쪽부터 김도훈, 황중곤, 배상문, 조민규).
2011-11-20 18:06:48연말 대작 중 ‘흥행이 안 되는 건, 되는 것보다 더 힘들 것처럼 보인 작품’이 있었다. 그게 뭐였을까. 답은 ‘조로’다. 이유는 작품의 면면에서 찾을 수 있다. 해외선 신통찮았던 ‘지킬 앤 하이드’를 한국식으로 재창작해 국내 연출가보다 국내 관객을 더 잘 안다고 평가받은 데이비드 스완의 연출작이다. 2008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히트한 대작의 한국 초연이라는 점도 흥행 기대감을 키웠다. 19세기 미국 서부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스페인으로 유학을 간 뒤 집시로 떠돌지만, 친구의 배반으로 몰락한 집안과 도시를 구하기 위해 돌아와 영웅으로 거듭난다는 단순명료한 스토리도 국내 관객 코드와 맞다. 가장 강력한 무기는 국내 모든 제작진이 탐낸 출연진이다. 그 핵심에 조승우가 있었던 건 물론이다. 최근 국내 뮤지컬 시장의 성패를 좌우해온 쪽은 작품성도, 연출가도, 프로듀서도 아닌 배우라는 사실은 배우의 몸값을 보면 안다. 스타급 뮤지컬 전문 배우의 출연료는 회당 500만원 이상이다. 전작 ‘지킬 앤 하이드’에서 조승우의 회당 출연료는 1000만원이 넘었다. 그렇다면 연출가의 개런티는 얼마일까. 섭외 1순위 스타연출가여도 작품당 1500만원 수준이다. 뭔가 기형적인 구조지만 이게 국내 뮤지컬 현실이다. 지난 4일 개막한 뮤지컬 ‘조로’는 배우의 힘을 새삼 느끼게 하는 뮤지컬이었다. 6일 조승우가 출연한 저녁 공연을 지켜봤다. 객석은 예상대로 열광하는 부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소심한 귀공자에서 자유분방한 집시로, 다시 영웅으로 변신하는 조로가 일관되게 가진 코드는 액션과 코믹이다. 천장에 매달린 밧줄을 타고 검은 망토를 휘날리며 중앙 무대로 진입한다. 라몬의 병사에게 붙잡혀 사살될 상황에선 감쪽같이 사라진다. 이 변화무쌍한 조로는 천연덕스럽게 개그까지 소화해냈다. 조로 조승우가 툭 내뱉는 코믹 대사와 표정이 작품을 끌고가는 중심축이었다. 무게감을 얹은 이는 집시여인 이네즈역 김선영과 박진감 넘치는 플라멩코 댄스를 선보인 앙상블 배우였다. 드라마는 기대보단 약했다. 라몬의 배반, 조로의 복수가 고정틀을 깨지 못한 채 2시간50분을 버틴다. 제작진은 감동이나 여운보다는 재미 쪽에 확실히 무게를 뒀다. 당초 노린 것도 한바탕 버라이어티 쇼이지 않았을까. 하지만 실력이 온전히 발휘된거 같진 않다. 전작 ‘스팸어랏’에서 보여줬듯, 연출가 데이비드 스완은 한국형 웃음에 강한 사람이다. 이번 ‘조로’에선 웃음 직전에 멈춘 대목이 은근히 많았다. 뭔가 마무리를 다 짓지 못한 듯했다. 그렇다면 반대로 향후에는 웃음이 더 강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깜짝 놀랄 정도의 어드벤처는 아니었다는 점에서 그간 이 작품에 대한 기대가 과했다는 인상도 줬다. 그동안 국내선 보지 못한 와이어 액션이 펼쳐졌지만 탄성이 나올 수준은 아니었다. 의외로 이 작품의 롱런 관건은 조로의 체력전이 될지도 모른다. 초반 집시 시절 검술 대결에선 생생했던 조로가 마지막 라몬과의 결투에선 너무 헉헉댔다. 녹초 일보 직전의 조로였다. 조로 대사처럼 “혼자 너무 바빠” 생긴 현실적인 문제일 것이다. 조로의 동선을 줄이든지, 불필요한 액션을 빼든지 수정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집시 킹즈의 음악은 즐거웠지만 귀에 쏙 들어오는 넘버 하나가 없다는 점도 이 뮤지컬의 숙제다. ‘조로’를 개관작으로 전격 오픈한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은 관객 만족도 면에선 한참 처졌다. 이미 객석 앞뒤 좁은 간격과 3층 시야장애석 때문에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나오는 상황이다. 1700여석 대극장은 거대한 비행기 이코노미석 같은 느낌이었다. 올해 근사한 뮤지컬 전용극장 하나를 새로 가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관객에겐 배반감을 안긴 공연장이라는 데 한표를 던진다. /jins@fnnews.com 최진숙기자
2011-11-09 16:23:06동굴에서 치성을 드려 인간이 된 웅녀는 몸에 털이 많았을까? 그때 참지 못해 떠난 호랑이는 혹시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겠다던 호랑이와 가까운 사이 아닐까? 신화나 전설 속 이야기는 비틀어보는 재미를 담기 좋다. 고정관념이나 선입견도 있거니와 잘 알려진 이야기가 오히려 웃음을 자아내는 모티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패러디와 풍자가 대중에게 인기를 누리는 이유다. 최근 막을 올린 코미디 뮤지컬 '스패머랏'도 이런 파격이 흥미로운 사례다. 이 뮤지컬이 차용하고 있는 신화는 바로 '아서왕의 전설'이다. 원탁의 기사가 사실은 오합지졸이었고, 랜슬러트는 동성애자였으며, 로빈은 겁쟁이라는 별스럽고 재미있는 상상이 작품의 기본 전제다. 물론 '웃자고 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요즘 세계 공연가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영화가 원작인 뮤지컬, 즉 무비컬이다. 1975년 영국의 6인조 남성 코미디그룹인 몬티 파이튼이 만든 영화가 시발점인데, 원래 제목은 '몬티 파이튼과 홀리 그레일'이었다. 아서왕이 성배를 찾아 모험을 펼치는 내용으로, 온갖 종류의 해학, 패러디, 영국식 유모로 치장해 엽기나 컬트를 좋아하는 관객들로부터 가히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무대용 콘텐츠로 탈바꿈되면서 뮤지컬 제목은 '스팸어랏'으로 변경됐다. 아서왕이 살았다는 전설의 성 '캐멀럿'에 고기 통조림을 의미하는 '스팸'을 말장난처럼 집어넣었다. 원작자인 몬티 파이튼이 텔레비전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스팸'을 자주 개그의 소재로 활용하던 데서 기인한 제목이다. 말 자체로만 풀어 보면 '스팸 많이(spam-a-lot)'라는 의미도 된다. 하지만 뮤지컬은 영화의 단순한 무대적 재현에만 머물진 않았다. 풍자와 해학의 맛을 살려 그만의 익살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기본 줄거리는 영화와 같지만 각각의 장면은 폭소가 터져나오는 해학이 넘쳐나게 됐다. 브로드웨이의 히트 뮤지컬들을 웃음의 소재로 활용하고, 배꼽 잡는 노랫말들을 더했다. 뮤지컬은 2005년 토니상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고, 지금까지 1500여회의 공연에 2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1억750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우리말 공연 소식이 알려지면서 여러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영미권의 유머 코드가 우리 관객들에게 어필될 수 있는가 하는 걱정이었다. 하지만 뚜껑이 열린 지금, 그런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던 것으로 보인다. 개그맨보다 웃긴 탤런트라는 박영규나, 개그맨 출신인 정성화의 연기도 안정적이지만 쉴 새 없이 대사를 쏟아내며 익살을 이어가는 조연들의 연기가 한국식 적용을 완성해낸 느낌이다. 쌉싸래한 뒷맛도 빠트리지 않았다. 스타가 없으면 흥행이 안 된다는 2막의 장면에서는 통쾌함마저 느껴진다. 뮤지컬에서 코미디는 원래 가장 인기 있는 장르다. 웃자고 하는 이야기니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았으면 좋겠다. 많이 웃고 나면 가을 정취도 더 행복하게 보일 것 같아 즐겁다. /원종원(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뮤지컬 평론가 jwon@sch.ac.kr)
2010-10-07 18:36:09▲ SNL 클레이 모레츠 SNL 클레이 모레츠 할리우드 배우 클로이 모레츠가 tvN 'SNL코리아'에 출연해 이목을 끌고 있다. 클로이 모레츠는 지난 23일 오후 tvN 'SNL코리아'에 출연해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 연기를 선보여 한국 팬들에 강렬한 인상을 선사했다. 이날 방송에서 클로이 모레츠가 “한국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다”고 털어놓자 에릭남은“한국식 인터뷰에 대해 알려주겠다”면서 “김치, 강남스타일, 싸이는 모든 인터뷰에서나 나오는 뻔한 질문이니까, 무조건 ‘예스’라고 해라”고 조언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정성호는 클로이 모레츠에게 ‘먹방’, 장상훈 등은 ‘막춤’, 정이랑은 ‘욕’을 각각 알려주며 국내 방송 문화를 희화화했다. 특히 정성호가 하정우의 '김 먹방'을 본 클로이 모레츠는 아무 망설임 없이 김을 잔뜩 집어 입에 구겨 넣는 모습을 보이며 마치 여자 하정우를 연상케 해 폭소를 안겼다. /fnstar@fnnews.com fn스타
2015-05-25 08:5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