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고금리를 버텨온 영세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한층 줄어들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향후 양도성예금증서(CD), 은행채 등의 금리가 추가 하락해 대출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단기 시장금리와 연동된 변동금리의 비중이 60%가 넘는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금리 하락폭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화정책 피벗 기대, 과도하게 선반영한 대출금리30일 최용훈 한국은행 금융시장국장은 자체 블로그에 게재한 ‘기준금리 인하와 대출금리 변동 바로 이해하기’ 글을 통해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미리 반영해 크게 하락했고 앞으로도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어느 때보다 대출금리로 원활히 파급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 11일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며 3년 2개월 만에 통화정책을 완화했음에도 은행들이 가산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통화정책과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지적에 선을 그은 것이다. 최 국장은 연초 이후 금리 흐름부터 짚어야 한다고 봤다. 올해 7월까지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는 76bp 하락하고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당시 기준금리 수준인 3.50%까지 낮아졌다. 대출 지표금리인 시장금리가 국내외 통화정책 완화 기대를 미리 반영해 빠르게 하락한 결과로, 당시 시중금리에는 3차례(0.25%p 기준) 정도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이미 반영됐다. 통상 정책 기조 전환기에는 통화정책 기대를 선반영해 시중금리가 기준금리 인하에 앞서 움직인다. 다만 이번 기준금리 인하 시에는 과거에 비해 선반영 시기가 빨랐고 폭도 컸다. 이는 2021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통화정책 사이클에서 기준금리 인상폭(3.00%p)이 컸고 고점(3.50%)에서의 지속 기간(20개월)도 길었던 데에 기인한다. 또한 미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앞서 통화정책 피벗에 나서면서 글로벌 금리가 하락한 영향도 있다. 이같이 시장이 중앙은행보다 앞서나간 가운데 이달 기준금리 인하 직후,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에 대한 기대가 다소 과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에 실제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시장금리의 추가 하락폭이 제한되거나 일부는 상승하면서 대출금리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않았다. 최 국장은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가 상당 부분 미리 나타나고 있었던 데다 실제 인하 이후에는 향후 추가 인하 속도 등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일부 되돌려졌다”고 설명했다. ■기업대출 중심으로 대출금리 추가 하락 전망선반영 기대감이 조정된 것 외에도 대출금리가 올라간 이유는 은행들이 가산금리 정상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최 국장은 “8월 이후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은 과도하게 축소된 가산금리를 통상적인 수준으로 되돌리는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들은 대환대출 플랫폼 도입으로 대출 경쟁이 심화하면서 상반기 중 가산금리를 제로(0) 수준에 가깝게 내린 바 있다. 은행들의 대출 포트폴리오 관리 목적도 있다. 지난 5월 이후 수도권 주택시장이 과열되고 그 여파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되면서 주요 은행들의 가계대출 취급실적은 7월중 이미 연간 경영목표치를 초과했다. 대출 포트폴리오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에 과도하게 집중되자 관리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실제 가계대출 증가폭이 컸던 은행일수록 대출금리 인상폭이 컸다. 한은은 기준금리와 밀접한 단기 시장금리의 경우 선반영 폭이 크지 않았던 만큼 이에 연동된 대출금리는 앞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실제 기준금리 인하 이후 장기시장금리는 소폭 등락에 그치고 있으나 양도성예금증서(CD), 은행채 등 주요 단기시장금리는 10bp 가까이 추가 하락했다. 이에 향후 이를 지표금리로 하는 변동금리 대출을 중심으로 금리가 더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8월말 잔액 기준 국내은행 원화대출에서 변동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기업대출 63.4%, 가계대출 55.2%(주택담보대출 34.8%) 수준이다. 경제주체들의 이자상환 부담 완화 효과도 점차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차주의 이자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잔액기준 대출금리는 올해 꾸준히 하락해 지난 8월까지 가계대출은 -0.30%p, 기업대출은 -0.37%p 떨어졌다. 이자부담 경감액으로 보면 각각 연간 2조7000억원, 4조9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최 국장은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대출금리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신규 대출금리가 추가 하락하고 기존 대출이 차환되거나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 갱신주기가 도래하면서 이자부담 경감효과는 점차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10-30 15:25:24올해 3·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그간 성장엔진 역할을 해온 수출이 7분기 만에 최저 폭으로 증가하면서 당초 전망치(0.5%)의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역성장을 기록한 2·4분기에 이어 3·4분기에도 'GDP 쇼크'가 나타나면서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1% 증가했다. 전기 대비 0.2% 역성장한 2·4분기와 지난 2022년 4·4분기(-0.5%)를 제외하면 지난 2021년 3·4분기(0.0%) 이후 3년 만에 최저 성장률이다. 이는 국내 경제를 견인해 온 수출이 무너진 결과다. 올해 3·4분기 수출은 전기 대비 0.4% 감소하며 지난 2022년 4·4분기(-3.7%)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의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비IT 품목에서는 한국GM 파업,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와 이차전지 등 화학제품 수출이 주저앉았다. 이에 3·4분기 순수출(수출-수입)은 성장률을 0.8%p 끌어내렸다. 그간 부진을 이어온 내수보다도 성장률 기여도가 낮은 것이다. 3·4분기 내수는 설비투자(0.6%p), 민간소비(0.2%p) 등에 힘입어 성장률을 0.9%p 끌어올렸다. 이 같은 올해 3·4분기 수출쇼크는 한은의 당초 전망과 배치된다. 한은은 지난 8월 분기별 전망치를 공개하며 올해 3·4분기 성장률이 0.5% 수준에 달할 것으로 봤다. 지난 16일에도 블로그를 통해 "올해 하반기 중에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전망치와 실제 성장률의 차이를 두고 "8월 전망 당시에는 글로벌 경기 흐름으로 미뤄 수출이 (3·4분기에) 증가할 것으로 봤지만 실제로는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올해 4·4분기에도 수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제조업 경기회복세 둔화, 중국 내수부진 우려 등으로 수출 증가율이 예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신 국장은 "전반적인 흐름은 수출의 양호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지겠으나, 수출 관련 불확실한 요인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2.4%) 달성은 어려워졌다고 판단했다. 0.1% 성장에 머문 3·4분기를 고려할 때 당초 전망치를 달성하려면 4·4분기에 1.2% 성장해야 한다. 한은은 다음달 28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전망이다. 신 국장은 "전망치에 비해서 3·4분기 실적치가 낮게 나와 2.4% 성장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여러 대내외 불확실한 요인을 면밀히 점검해 다음달 전망 때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3·4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5% 증가해 실질 GDP 성장률(0.1%)을 상회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10-24 18:04:03[파이낸셜뉴스]한국은행이 국내 무위험지표금리(KOFR) 도입을 위해 단계별 KOFR 활용 목표치 가이드라인 등을 속도감 있게 수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시장참가자들과 KOFR 도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업계의 요구사항을 인지한 만큼 속도전에 돌입해 KOFR의 시장점유율 확보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다. 공대희 한은 금융시장국 공개시장부장은 10일 한은 블로그를 통해 “8월 컨퍼런스를 거치면서 KOFR 활성화에 대한 공감대가 확고히 형성된 만큼 시장참가자들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단계별 KOFR 확산 계획을 차질없이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지난달 28일 자본시장연구원과 ‘KOFR 활성화를 위한 주요과제 및 향후 추진방향’이라는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해 금융회사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한은은 △KOFR 확산을 위한 기술적 기반 조성 △KOFR 점유율 확대를 위한 확산전략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중요지표 해제 등 KOFR로의 지표금리 전환을 위한 3단계 계획을 발표했다. 한은은 대출상품에서 지표금리로 KOFR 활용이 늘어날 경우 금융소비자의 후생도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CD금리는 은행의 신용위험이 포함돼 은행의 자금조달 상황 변화에 따른 CD금리의 변동리스크를 금융소비자가 부담해야 하지만 KOFR가 활용될 경우 개별은행의 신용위험 변화에 따른 금리변동 리스크를 은행이 부담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한은은 금융위원회와 함께 선진국의 도입 사례 등을 감안해 KOFR 대출금리 적용방식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거쳐 적정한 표준방안을 마련키로했다. 특히 대출 적용금리가 계약시점이 아닌 이자지급시점에 근접해서야 확정되는 특징으로 인해 KOFR 기반 대출상품의 활성화가 늦어질 수 있어 최대한 도입을 서두르겠다는 방침이다. 공 부장은 “일부 토론자는 KOFR 기반 대출금리로 과거기간의 KOFR 평균금리를 대출 계약시점에 사전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을 제안했다”며 “이 경우 대출 시점에 금리가 확정되는 현재의 CD금리 대출상품 구조와 유사하여 KOFR 기반 대출상품도 예상보다 빠르게 출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은은 KOFR를 지표금리로 사용할 경우 예상치 못한 가격변동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CD금리는 이자율스왑 거래에서 특정기간에 적용되는 변동금리가 사전적으로 확정돼 기준금리가 변동할 경우 큰 가격변동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지만 KOFR는 매일 매일 실거래에 따라 적시에 시장상황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공 부장은 “실제 컨퍼런스 패널토론에서 일부 참석자는 이를 헤지할 수 있는 마땅한 수단이 없어 예상치 못한 이익 또는 손실의 발생 여부를 행운의 영역에 맡겨야 하는 상황임을 토로했다”며 “참석자들은 이자율스왑 시장에서 변동금리를 CD금리에서 KOFR로 전환할 경우 리스크관리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상당할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파생거래담보 가치평가의 정확성도 제고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우리나라 파생상품거래는 KOFR를 기반으로 하는 이자율스왑의 수익률곡선이 없어 담보 조달비용 산정시 내부조달금리나 이와 유사한 대용금리(proxy)가 사용되고 있다. 공 부장은 “만약 KOFR 활성화를 통해 무위험금리 수익률곡선이 만들어진다면 담보 비용과 파생상품에 대한 정확한 가치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OFR 기반 이자율스왑 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기초시장인 RP시장도 발전될 것으로 평가했다. RP시장이 익일물 롤오버 거래관행에서 벗어나 단기 구간 금리변동에 대한 헤지가 가능해지면 기일물 RP 거래가 활성화돼 금융기관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9-10 14:09:25[파이낸셜뉴스]웰컴저축은행이 지난 25일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가 주최한 ‘소셜아이어워드 2024’에서 3년 연속 ‘은행분야 블로그’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고 29일 밝혔다. 소셜아이어워드는 인터넷 전문가 4000명이 참여한 심사를 통해 올해 가장 혁신적이고 모범적인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선정한다. 웰컴저축은행 공식 블로그는 올해로 3년 연속 은행분야 블로그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웰컴저축은행 공식블로그는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금융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18년 개설 이후 누적 방문자 1670만명을 넘었다. 블로그의 평균 조회수는 34만회를 돌파했다. 금융과 재테크에 관심이 큰 소비자들이 꾸준히 방문한 결과다. 웰컴저축은행 공식 블로그는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금융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금융을 주제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주요 콘텐츠로는 유용한 실생활 금융정보를 전달하는 ‘금융팁’과 재테크 및 각종 금융관련 고민에 조언을 전하는 ‘슈엔슈의 웰테크 웰라이프’, 그리고 경제도서를 추천하는 ‘웰컴 머니북’ 등이 있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고자 도전했던 다양한 시도와 노력들이 인정받아 기쁘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저축은행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해소하고 고객으로부터 신뢰받는 웰컴저축은행을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4-07-29 11:29:43[파이낸셜뉴스] 한국신용데이터(KCD)는 김동호 대표가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 공식 블로그에 소상공인 전문 금융 서비스에 대한 글을 기고했다고 17일 밝혔다. 김 대표는 '소상공인에게 긍휼이 아닌 금융이 필요한 이유'라는 제목의 영문 기고문에서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강조했다. 기고문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의 한국 소상공인의 매출 변화로 시작한다. 코로나19 기간, 우려와는 달리 유통·내구재 판매 등 업종의 소상공인은 재택 근무의 수혜를 입어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코로나19 대유행 첫해(2020년)가 지난 후 캐시노트를 사용하는 소상공인 중 3분의 1 정도는 오히려 매출이 증가했다. 전년 대비 매출이 증가한 곳, 비슷한 곳, 그리고 감소한 곳의 비율은 1:1:1이었다. 기고문은 소상공인 정책의 허점을 지적한다. 김 대표에 따르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소상공인 정책을 펼 때 '긍휼'에 집중한다. 이는 매출이 점점 감소하는 하위 3분의 1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김 대표는 상위 3분의 1과 중위 3분의 1에게 필요한 것은 오히려 금융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기존 금융사들은 소상공인에게 적절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서비스 공급에는 많은 정보와 분석이 필요하지만, 대출 금액은 적어 기존 금융사들이 소상공인을 외면한다고도 주장했다. 현재 KCD는 전국 130만 소상공인 사업장에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제공 중이다. KCD는 현재 캐시노트를 통해 수집한 경영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업장의 지역·업종 특성, 생애주기, 매출 수준을 고려한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시하고 있다. KCD는 이를 토대로 소상공인 전문 은행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고문을 통해 “KCD가 한국에서 구현 중인 사례는 전 세계로 확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마트폰의 보급에 따라 전 세계가 캐시리스(cashless) 환경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데이터 환경의 변화로 인해 소상공인 전문 금융 서비스의 사업적 가치도 달라졌다”며 “현대의 소상공인 상당수는 시혜의 대상이 아니다. 이제 소상공인은 은행이 별도로 공들일 가치가 있는 매력적인 금융 소비자가 됐다”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01-17 10:41:16#OBJECT0#[파이낸셜뉴스]대외 소통을 강조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한 지 2년차를 맞아 대(對)국민·대언론 소통 창구가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첫 글이 올라온 한국은행 블로그와 지난 7월 서비스가 시작된 데이터 포털 스냅샷은 꾸준한 조회수를 기록하며 일반인과 한은의 연결고리를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한국은행의 또다른 얼굴인 메인 홈페이지와 경제통계시스템(ECOS)의 방문실적은 타 소통채널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서도 이런 점을 고려해 약 6년 만에 홈페이지 개편에 나섰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은 블로그와 스냅샷, 유튜브 채널은 대국민 소통 측면에서 약진하고 있다. 지난 5월 31일 첫 글이 올라온 한은 블로그의 경우 지난 9월말 기준 페이지뷰(PV)가 3만9285회로 1년 4개월만에 조회수가 4배 올랐다. 지난해 6월말 1만986회였던 PV는 올해 1월말 2만665회, 3월엔 3만2041회로 올랐다. 통화정책국, 조사국, 국제국 등 한은 각국의 국·팀장뿐 아니라 차장·조사역이 블로그에 글을 쓴다. 통화정책 방향과 현재 시장상황 분석을 비롯해 물가경로 전망, 금융시장 리스크 요인 등 주제는 다양하다. 이미 발표된 한은 보도자료나 BOK이슈노트 등 조사연구 자료를 '쉽게 풀어쓰는' 것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국민들이 대내외 금융·경제 현황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시각화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냅샷'도 이용현황 숫자가 나쁘지 않다. 지난 7월 18일 서비스를 개시한 스냅샷은 7월에만 접속건수가 7만5130건으로 집계됐다. 8월 7만5114건, 9월 6만6215건으로 약 3개월간 누적 접속건수는 21만6459건으로 파악됐다. 한은 관계자는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각자의 블로그나 카페에 스냅샷 데이터를 퍼가기도 하고 언론에서 스냅샷 데이터를 보고 기사화하는 경우도 있다"며 "최근에는 한 대기업에서 스냅샷 링크를 자사 홈페이지에 걸어둬도 되는지 문의도 있었다. 대내외에서 호응이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스냅샷은 한은 직원이 사용하는 통합데이터플랫폼의 '대국민 확장판'이다. 이 총재가 취임한 후 직원들의 통합데이터플랫폼을 보고 일반인에게도 공개하자고 제안하면서 나오게 됐다. 취업준비생 등 MZ(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구독자수도 늘었다. 유튜브 콘텐츠 수는 지난 9월말 기준 1355개로 지난해말(1209개) 대비 12.1% 늘었다. 구독자수는 같은 기간 5만3900명에서 6만300명으로 11.9% 증가했다. 2020년 2만4900명, 2021년 4만1500명에서 지속해 증가한 것이다. 페이스북 콘텐츠수는 9월말 기준 2475개로 구독자가 4만9100명이다. 한은 인스타그램 계정은 2021년 3월 처음 만들어진 지 약 1년 8개월 만에 구독자가 2만명으로 늘었다. 유튜브에는 한은 조사역의 출근길부터 회식 장면까지 보여주는 브이로그(vlog) 영상, 영상으로 만나는 한은 경제보고서인 복코노미(BOKonomy) 영상 등이 올라가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한은 경제연구보고서 등을 설명하는 콘텐츠를 많이 만들고 있다"면서 "중앙은행에 관심 있는 시민들과 취업준비생 등이 한은에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브이로그와 같은 감성적 콘텐츠도 제작 중"이라고 설명했다. #OBJECT1# #OBJECT2# #OBJECT3#온라인에서 한은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메인 홈페이지와 대표적인 통계 서비스 플랫폼인 ECOS의 실적은 타 채널에 비해 저조한 편이다. 올해 3·4분기 한은 홈페이지 방문자수는 199만4002명으로 전기대비 1.7%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9년 4·4분기 방문자수가 100만명을 돌파한 후 금리를 급격하게 올렸던 지난해에는 분기마다 10~20% 늘어나다가 올해는 답보 수준이다. ECOS 또한 월간활성사용자(MAU)가 지난 9월말 기준 2만3700명으로 올해 들어 큰 폭의 변화가 없었고, 전년동월대비로는 오히려 21.9% 줄었다. 이런 상황에 한국은행에서도 내년 3월말 서비스를 목표로 홈페이지 개편에 나섰다. 한은은 최근 나라장터에 약 5억900만원 규모의 홈페이지 개편 사업 입찰 공고를 냈다. △검색기능 및 조사연구자료 접근성 제고 △발간물의 디지털화를 대비한 자료수록 방식 변경 △클라우드 인프라 시스템 구축 등이 핵심이다. 한은 관계자는 "외국 중앙은행 사례와 최근의 웹 트렌드를 반영해 디자인과 메뉴체계를 개선하고, 짧은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리는 걸 계획하고 있다"라며 "수요자 눈높이에 맞춰 홈페이지 구역을 나누고 디자인과 UI(User Interface)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주영 의원은 "블로그·유튜브 대비 메인 홈페이지, 경제통계시스템(ECOS) 방문자 수 이용 증감을 보면 전통적인 유입로의 상당한 시스템 보완이 요구된다는 것이 느껴진다"며 "이창용 총재가 대언론, 대국민 소통을 강조한 만큼 한국은행은 보다 많은 정보를 국민들이 쉽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개선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11-13 16:17:26[파이낸셜뉴스]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미 달러화 강세, 미국(5.25~5.50%)과 한국(3.50%)간 역전 금리차로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올해는 지난해보다 환율 변동성이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화 수급 사정이 나아진 데다 우리나라가 순대외자산국임 만큼 환율상승 충격을 감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은행 국제국 국제총괄팀 박병걸 차장·이한새 조사역은 지난 7일 한은 블로그에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도 외환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안정적'이라는 제하의 글을 올리고 이같이 진단했다. 박 차장은 "최근 미국의 고금리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지만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심리가 덜하고 국내 외환시장의 수급상황도 나아졌다"며 "환율의 변동성이 우려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10월에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상승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주요국 주가도 조정을 크게 받았다. 미국 국채금리(10년물 기준)은 7월말 3.96%에서 10월 25일 4.95%로 상승했다. 이런 영향을 받아 원·달러 환율은 지난 10월 4일 1363.5원에 마감해 연고점을 경신했다. 박 차장은 "국제금융시장의 가장 중요한 테마 중 하나가 고금리 장기화"라며 "국채 수급여건 악화와 같은 단기간에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요인 영향이 컸던 점을 감안하면 미국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특히 채권의 장기보유에 따른 보상을 반영하는 '기간프리미엄'이 금리상승에 더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왔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보유채권 규모 축소와 재무부 국채발행물량 확대 등 장기국채 수급 불확실성이 커진 게 기간프리미엄 확대로 나타났다는 게 국제총괄팀 추정이다. 박 차장은 "연준이 내년 정책금리 인하를 시작하더라도 그 속도가 매우 완만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라며 국채금리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박 차장은 "미국 금리가 지난해에 비해 높은 수준이고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최근 금융시장 불안심리가 작년 9~10월에 비해 덜한 편"이라고 짚었다.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됐다는 시장 기대가 불안심리를 줄이는 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미국경제 연착륙 기대가 커진 점도 시장안정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은은 국내 요인 또한 강건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봤다. 박 차장은 "우리나라는 2014년부터 대외금융자산이 금융부채를 웃도는 순대외자산국으로 전환돼 현재는 순대외금융자산이 국내총생산(GDP)의 46%에 달한다"라며 "달러화 강세의 부정적 영향이 예전보다 약해졌다"고 짚었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당시 원화 변동성이 컸던 반면 작년 원화 변동성 확대가 '글로벌 외환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수준'이라고도 평가했다. 대외차입여건을 나타내는 외평채 CDS프리미엄과 외화표시채권(KP)의 스프레드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런 상황에 달러화 수급상황도 지난해에 비해 나아졌다는 판단이 나왔다. 박 차장은 "작년 원화 가치 하락이 여타 국가에 비해 큰 편에 속한 것은 거주자의 해외투자 지속, 경상수지 흑자 축소 등에 따른 외환수급 불균형이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하지만 외환당국과 국민연금간 외환스왑 등 수급안정화 대책이 마련된 데다 15개월 연속 적자가 이어지던 무역수지도 금년 6월 이후 흑자 기조로 돌아섰다"고 짚었다. 외환스왑, 무역수지 흑자 등으로 달러화가 더 많이 들어와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박 차장은 "미국의 견조한 경제상황과 함께 연준의 통화긴축 장기화 기대 등으로 당분간 강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지난해 9~10월에 비해서는 금융시장 불안심리가 덜하고 국내 달러화 수급상황도 나아져 환율 변동성이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박 차장은 "우리나라는 순대외자산국으로 환율이 어느 정도 상승하더라도 그 충격을 감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11-09 17:37:53[파이낸셜뉴스]한국은행 통화정책국이 현재 미국의 통화정책 운용 여건이 1990년대 중반과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양호한 고용상황이 계속돼 물가상승률이 2%로 수렴하는 시기가 늦어져 5%대 고금리가 3년 넘게 이어지던 당시와 여건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홍경식 한국은행 통화정책국장·최인협 정책총괄팀 과장은 지난 30일 한은 공식 블로그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평가' 제하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준은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정책금리를 현행 5.25~5.50%로 동결할지 한 차례 인상할지 결정하게 된다. 홍 국장은 "미 연준의 주요 인사들이 11월 정책금리 동결을 시사하는 발언들을 연이어 내놓았다"며 "시장의 관심은 추가 금리인상보다는 지난 9월 회의에서 제시한 고금리 장기화, 즉 2024년말에도 5%대 정책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변화할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고 짚었다. 현재 미국의 통화정책 운용 여건은 1990년대 중반(1995년3월~1998년11월, 6.00 → 4.75%)과 유사하다는 게 한은 통화정책국의 판단이다. 1990년대 이후 연준이 정책금리를 인상에서 인하로 전환했던 때를 ①번 1990년2월~1992년9월 8.25→3.00% ②번 1995년3월~1998년11월 6.00→4.75% ③번 2000년6월~2003년6월 6.50→1.00% ④번 2006년8월~2008년12월 5.25→0.25% ⑤번 2019년1월~2020년3월 2.50→0.25% 등 다섯 개 전환기로 나눠 비교분석한 결과다. 홍 국장은 1, 3, 4, 5번 전환기에는 경제·금융위기가 수반되면서 경기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이 과정에서 연준이 정책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빠르게 인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짚었다. 1990년대 초반에는 저축대부조합 부실화 사태와 걸프전쟁, 2000년대 초반에는 IT버블 붕괴,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은 코로나19 사태가 각각 경기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홍 국장은 "이로 인해 네 차례 전환기에는 물가상승률이 빠르게 둔화되고 실업률은 가파르게 상승했으며 미 연준은 정책금리를 빠른 속도로 상당폭 인하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의 정책 운용 여건과 가장 비슷한 2번 시기, 즉 1995년부터 1998년까지는 경제 위기가 없었다. 1995년 미국 경제는 물가상승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성장률이 크게 하락하고 고용 여건이 악화돼 연준에서 금리를 6.0%에서 5.25%로 낮췄다. 하지만 1996년 경기가 빠르게 개선돼 1997~1998년 잠재수준을 상회하는 4%대의 성장세가 이어졌다. 실업률 또한 자연실업률 수준을 하회하는 4%대 중반 수준을 나타내 양호한 경제상황이 지속됐다. 이때 물가상승률은 둔화 속도가 완만해서 1998년까지도 2%대 수렴하지 않았다. 홍 국장은 "이에 따라 연준도 1996년 이후에는 정책금리를 5.25% 수준에서 더 이상 인하하지 않았고 1997년 3월에는 오히려 금리를 3.50%로 인상했다"면서 "물가상승률이 2% 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가 늦춰지고 양호한 경제성장이 이어지면서 5%대의 높은 정책금리가 3년 이상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홍 국장은 내년 이후의 미국 경제전망이 이와 유사하다고 봤다. 그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GDP 갭률이 플러스(+) 상태를 유지하는 가운데 자연실업률(4.0%) 내외의 낮은 실업률이 이어지는 등 양호한 고용 상황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국 물가상승률도 내년부터는 둔화 속도가 완만해지면서 2025년 하반기에도 2%대 초반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주요 산유국의 감산에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국제유가 변동성도 높아져 미국 물가상승률이 더 더디게 잡힐 수 있다. 홍 국장은 "연준이 내년 이후에 금리 인하를 시작하더라도 그 속도는 1990년대 중반과 같이 매우 완만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시장 기대도 최근 빠르게 조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에 반영된 내년말 정책금리 기대가 4.7~4.9% 수준에서 등락하는 등 미 연준이 제시한 5.0~5.25%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이에 따라 5%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높아졌다. 홍 국장은 국내 통화정책 운용에 대해 "높아진 국제유가와 환율의 영향 등으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번주 개최되는 FOMC 회의 결과와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계속 면밀히 점검해서 향후 통화정책 운용에 반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10-31 18:21:48[파이낸셜뉴스]지난 8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3.4% 올라 시장예상치(2.8%)를 크게 상회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9월에도 상승률이 비슷하거나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7월 2.3%까지 둔화되던 물가상승률이 오른 것은 지난해 기저효과와 최근 농산물·석유류 가격 급등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물가 경로에는 국제유가 추이, 기상여건 등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도 강조했다. 5일 한국은행은 통계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이후 김웅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갖고 최근의 물가 동향과 향후 흐름을 점검했다.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대비 3.4% 올랐다. 3개월 만의 3%대 진입이자 지난 4월(3.7%)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김웅 부총재보는 "기저효과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 8월 경제전망 당시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면서도 "최근 석유류·농산물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상승폭이 다소 커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석유류가격은 지난해 8월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8월중 국제유가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전년동월대비 하락폭이 크게 축소됐다는 설명이다. 지난 7월 국제유가는 전년동월대비 25.9% 하락했지만 8월엔 11% 하락하는 데 그쳤다. 농산물가격은 집중호우·폭염·태풍 등의 영향으로 채소 및 과실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오름폭이 7월(0.3%)에서 8월(5.4%)로 확대됐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상승률은 3.3%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9월에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게 한은 전망이다. 10월 이후에는 △개인서비스물가 오름세 둔화 △농산물가격 안정 등으로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은 한국은행의 물가 상황 점검회의 기자설명회 일문일답. ―박창현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동향팀장 모두발언 ▶8월 소비자물가가 3%대로 크게 높아진 측면이 있는데 3%를 상회할 것이란 내용은 한국은행 블로그에서 밝힌 바 있다. 한국은행 전망 경로(path)를 크게 벗어난 수준은 아니지만 최근 석유류, 농산물 가격이 좀 빠르게 오르고 있어 상승폭을 키운 측면이 있다. 소비자물가상승폭이 8월 3.4%로, 7월 2.3% 대비 1.1%p 높아졌다. 기여도를 좀 분석해보면 기저효과가 거의 절반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중 석유류 가격이 국제유가 상승으로 빠르게 급등했다. 올해 상반기 중에 소비자물가 끌어내리는 기저효과로 작용했는데 작년 8월에는 석유류 가격이 급락했다. 그 요인은 올해 8월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기저효과로 작용하고 있다. 종종 역(逆)기저효과 라고도 부른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실제로 나타나고 있고 유럽이나 영국에서는 연말경 쯤에 나타날 걸로 본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가격이 좀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농산물 가격도 7월 중순 이후 집중 호우나 폭염, 태풍 등의 영향으로 조금 빠르게 상승한 측면이 있다. 이것이 나머지 절반의 기여도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가 어떻게 될지, 여전히 불확실성 크지만 최근의 패턴과 작년의 기저효과 봤을 때 작년 9월에도 석유류 가격이 하락했다. 이런 걸 봤을 때 기저효과가 또 작용한다고 하면 9월에도 8월과 비슷하거나 좀 더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4·4분기 이후에는 8월 전망과 같이 수요측 압력이 둔화되면서 개인서비스물가 상승이 둔화되는 모멘텀이 있을 것이다. 또 작년 10월에 전기가스요금이 인상됐다. 올해 그런 인상이 없다고 한다면 기저효과로 작용하면서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래서 4·4분기 중에는 저희가 8월에서 전망한 것과 같이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본다. ▶근원물가는 7, 8월에 동일한 수준(3.3%)에 있다. 전반적으로 추세를 보면 흐름은 완만한 둔화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불확실성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국제유가나 최근의 식량가격, 기상여건이나 누적된 비용인상의 파급영향 등 불확실성 요인 남아있다. 최근 몇달간 흐름에서 볼 수 있듯이 등락이 좀 있을 수 있고 평탄하지 않은(bumpy)한 흐름이 있을 수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조적인 흐름이 이어지는 것이다. 8월 경제전망에서 밝혔듯 물가상승압력이 조금 완화되면서 기조적으로는 둔화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예상했던 경로라고 했는데 농산물, 석유류 가격은 예상보다 높아진 것인가. 물가경로에서 국제 원자재 가격 변화와 기상여건, 국내 경기흐름 등 불확실성이 있다고 했는데 기상여건의 영향은. ▶ 박창현 팀장 8월 중에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상승하는 패턴이 조금 나타나고 있었고 저희가 봤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었다. 8월 수정 경제전망 발표 이후에 계속 상승하는 패턴이 있어서 상승폭을 키운 점이 있다. 기상여건은 연간 물가 연간흐름, 특히 농산물 가격은 계절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런 패턴을 보면 7~9월에는 상승하는 패턴이 매년 나타나고 있고 그 이후에는 다시 조금 안정되는 측면이 있다. 저희 전망에도 기본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상승폭이 조금 컸지만, 기조적으로 물가상승률 둔화흐름이 이어진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또 근원물가상승률 둔화흐름이 이어진다는 건 덜 느리지만 계속 내리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나. ▶이정익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고용부장 지난 전망 당시 근원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상향 조정하면서 둔화흐름은 이어간다는 표현을 쓴 것도 마찬가지다. 전망의 상향 조정은 기존 전망 대비 여건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기조적으로 둔화흐름을 이어간다고 할 때는 물가 경로 자체가 이렇게 둔화되는 흐름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경로의 모양은 둔화되는 흐름인데 기존 전망과 대비해서 그 수준 자체는 좀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취지다. 하나는 지난 전망대비, 나머지 하나는 타임 시리즈(시계열) 측면에서 어떤 식으로 물가흐름이 될 것이냐는 부분이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근원물상승률보다 높은 역전 현상이 나타났는데 언제부터 있었나, 원인은. ▶이정익 부장 기저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부분이 석유류 가격에서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 작년 2월에 러·우 전쟁이 터지면서 국제유가가 130달러대까지 오르면서 작년 2월에서 3월 갈 때 국제유가가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튀었다. 그때 석유류 가격이 확 튄 것이 올해 2~3월에는 반대로 작용하다보니 소비자물가상승률이 훅 내려간 것이다. 그 무렵에 소비자물가승률이 근원물가보다 더 내려갔을 수 있다. 반대로 석유류 가격이 7월까지 계속 쭉 올라갔다. 그러다 작년 8월 한달새 10% 정도 떨어졌다. 그게 올해 8월에는 반대로 작용하다보니까 올해는 올라가는, 그 기저효과로 보면 되겠다. 정확히는 3월까지 소비자물가가상승률이 높았고 4월부터는 근원물가상승률이 더 높아 역전했다. ―물가상승률이 한국은행 예상보다 더 높았던 것은 아닌가. ▶이정익 부장 8월 석유류가 한달 만에 8% 정도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실제 8월 상승률(8.1%)과 비슷한 것이다. 농산물같은 경우에도 많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전월대비 10.5% 올랐는데, 정확히 저희가 10.5%는 아니겠지만 비슷한 수준으로는 보고 있었다. 또 외식물가 같은 경우에는 계속 둔화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물가수준 자체는 안 떨어지는 것이다. 작년 외식물가가 하반기에 9% 가까이 외식물가상승률이 올라갔는데 6%, 5%대로 내려왔다. 작년 9% 가까이 오르던 상승폭이 지금은 5%대로 내린 것이지,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이다. 2021년과 2022년 주요 선진국에서 40년 만에 물가상승률이 가장 높을 정도로 물가 급등기였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2가지 들라고 하면, 팬데믹과 러·우전쟁, 그에 따른 수급불균형이 야기한 효과다. 2021년 2022년 거기에 따른 충격의 영향이 올해 중반 이후부터는 점차 완화됐다. 모멘텀 자체도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또 작년에 워낙 높아졌기 때문에 올해엔 전년동월대비로는 둔화흐름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서 올해 브렌트유 가격을 배럴당 84달러 정도로 예상하고 경제전망을 했는데, 브렌트유가 88~89달러까지 오르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영향을 얼마나 받나, 전망을 수정할 정도는 아닌가. ▶이정익 부장 물가전망을 할 때 하반기 평균 유가를 배럴당 84달러라고 봤다. 어제 브렌트유가 배럴당 89달러, 90달러까지 올라갔고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수출하는 건 브렌트유가 아니라 두바이유다. 보통의 경우에는 두바이유가 브렌트보다 낮게 형성되는데 최근에는 두바이유가 브렌트유와 비슷하거나 좀 높게 형성되고 있다. 두바이유 기준으로는 어제 종가가 90달러를 약간 넘은 걸로 확인했다. 90달러대가 앞으로 연말까지 지속된다고 하면 저희가 지난 전망 당시 전제했던 것보다 높은 수준이 될 것이다. 국제유가라는 게 다양한 수급상황 영향, 지정학적 갈등이나 금융시장에서의 다른 투기적 요인 등이 있어서 누구도 유가 향방을 알기가 어렵다. 만약 어제 90달러를 넘어선 두바이유 가격이 연말까지 지속된다고 하면 지난 8월 전망 당시 전제한 것보다는 높은 수준이 될 것이고 그럼 물가에 상방요인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향후 유가 추이와 관련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한 것이다. ―10~12월에 3% 내외에서 상승한다면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3.5%)를 바꿀 요인은 없나. ▶ 박창현 팀장 4·4분기부터 3% 내외에서 등락하면 현재 전망치를 유지할 수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9-05 18:31:23[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2.3%(5월 전망)에서 2.2%로 0.1%p 낮춰잡은 배경을 31일 밝혔다. 지난 5월 전망 때보다 주요국이 고금리 기조를 오래 가져갈 가능성이 커지고, 중국경제 회복세가 약해진 점을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의 경우 상하방 요인이 모두 있어 1.4% 성장률 전망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조사국 최창호 국장·이광원 조사총괄팀 과장은 이날 한은 블로그를 통해 "내년의 경우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사국은 대내외 여건이 다소 나아지면서 성장률이 올해(한은 1.4% 성장률 전망)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 전망(5월) 때보다 주요국의 높은 금리수준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중국경제의 회복세가 약화된 점을 감안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지난 5월 전망치와 같은 1.4%로 유지한 배경도 공개했다. 조사국은 "이번 전망에서 지난 5월 4가지 대내외 여건 변화를 주요하게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조사국이 성장률 전망에서 중요하게 본 건 미국과 중국경제 상황이다. 미국경제는 양호한 고용상황이 이어지면서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의 정책금리가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도 커졌다. 반면 중국경제는 부동산경기 부진 영향으로 내수가 위축되고 있다. 수출 회복세도 미약해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게 조사국 판단이다. 대내적 요인도 있다. 조사국은 "민간소비의 펜트업 수요(코로나19 동안 억눌린 수요가 분출되는 것)가 둔화되는 가운데 기상여건 악화 등으로 대면활동 관련 소비도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중국이 지난 10일부터 한국으로의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중국인 관광객수 회복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창호 국장은 "상반기 실적이 지난 전망에 대체로 부합했다"라며 "하반기도 국내 펜트업 수요 및 중국 회복세가 기대보다 약한 모습이지만 양호한 미국경기, 중국인 단체관광 재개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향후 소비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가운데 갈수록 IT경기가 반등하고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입으로 경기도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 이에 따라 국내 성장과 물가도 기본 전망경로와 다른 흐름을 보일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양호한 성장흐름을 이어가면, IT경기도 예상보다 빨리 반등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 경제의 개선세가 조금 더 강화되고 물가상승률 둔화 흐름도 완만해질 수 있다. 반대로 중국의 부동산 부진이 심화될 경우에는 국내경제 개선도 더디고 물가에 대한 하방압력도 커질 수 있다. 중국경제 부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원자재 수요가 줄고 가격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창호 국장은 "최근 글로벌 기상이변 등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커질 위험이 있는데 이 경우 우리 성장률은 낮아지는 반면 물가압력을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조사국은 "국내경제는 최근 성장세 개선흐름이 다소 완만해졌으나 앞으로 경기가 점차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며 물가는 둔화흐름을 이어가겠으나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높은 대외 요인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8-31 17: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