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눈길 운전 시 버튼 하나만 누르면 타이어가 스노체인으로 변신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현대자동차·기아는 11일 '형상기억합금을 이용한 스노체인 일체형 타이어 기술(사진)'을 공개했다. 형상기억합금으로 이뤄진 체인 모듈이 평소 휠과 타이어 내부에 숨어 있다가 전기적 신호를 받으면 타이어 바깥으로 튀어나와 스노체인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장착과 해체 모두 복잡한 일반 스노체인보다 훨씬 편리하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이 기술을 적용하면 버튼을 한 번 누르는 것만으로도 차가 '알아서' 체인을 장착·해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노체인 일체형 타이어는 휠과 타이어에 일정 간격으로 홈을 만들고 그 안에 형상기억합금으로 제작된 모듈을 하나씩 넣은 구조다. 마치 피자나 케이크를 칼로 잘라 조각낸 모양과 비슷하다. 형상기억합금에 전류를 가하면 원래의 모양으로 되돌아가려는 특성이 이용됐다. 휠 안쪽의 형상기억합금은 평소 주행 시 용수철의 힘에 눌려 알파벳 'L' 모양을 하고 있다가 운전자가 기능을 활성화하면 전류가 가해지며 원래 모양인 알파벳 'J' 모양으로 변해 타이어 밖으로 모듈을 밀어낸다. 또 타이어가 심하게 마모돼 표면이 일반 주행 상태의 모듈 높이까지 낮아지면 운전자는 돌출된 모듈을 보고 마모를 쉽게 인지해 타이어 교체 주기를 놓치지 않게 되는 효과도 있다. 현대차·기아는 관련 특허를 한국과 미국에 각각 출원했다. 기술 개발 고도화 및 내구성·성능 테스트를 거쳐 양산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조은효 기자
2023-12-11 18:24:11【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하대학교는 사회인프라공학과 학부생들이 형상기억합금이 보강된 시멘트 복합체 구조물의 변형 회복 성능 발휘에 대한 연구로 한국콘크리트학회가 주최한 우수 캡스톤디자인 부문 대상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 사회인프라공학과 4학년 이원종·송민규 학생은 이종한 교수의 학부연구생 프로그램에 참여해 ‘형상기억합금 시멘트 복합체 기술을 활용한 지진피해 구조부재의 변형 회복 성능’ 연구로 우수 캡스톤디자인 부문에 지원했다. 학생들은 최근 국내외 지진 등의 자연재해와 예상치 못한 하중작용으로 구조물의 손상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손상된 구조물의 재사용을 위해선 변형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것에 주목했다. 이에 학생들은 지도교수의 도움을 받아 신소재인 형상기억합금을 섬유형태로 제작해 건설구조물에 보강한 뒤 구조물이 회복성능을 보유하게 되는 기술을 연구주제로 선택했다. 이원종·송민규 학생은 “대외적으로 큰 행사에 참가한 것이 처음이라 자료정리, 발표자료 제작까지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 지도교수님의 아낌없는 격려, 실험 진행과 결과 분석 등 지속적인 지도와 피드백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수상소감을 피력했다. 이종한 교수는 “신소재를 접목한 첨단 건설재료 개발로써 구조성능 회복과 확보까지 연결된 연구를 진행했다. 이러한 기술개발은 교량, 건축구조물, 도로 등으로 확대 개발과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1-08-19 09:50:25[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소재가 성형방법에 따라서 전자기기나 제품 등에 발열 코팅재, 자동차나 비행기의 날개 또는 차체 등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또한, 발열 기능을 활용하면 극지방이나 추운 날씨의 지역에서 제설 혹은 제빙소재로도 활용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구조용복합소재연구센터 정용채 센터장 연구팀과 광주과학기술원(GIST) 이재석 교수 연구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근적외선을 비추기만 해도 10초 이내에 300℃까지 온도가 올라가 스스로 형상이 복원되는 형상기억 복합소재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형상기억특성은 열이나 외부 자극을 받았을 때 기억된 형상으로 변형되는 특성이다. 특정 온도에 도달하면 형상이 변형되는데 그동안은 외부에서 열을 가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KIST 연구진이 간단하게 근적외선을 비추기만 해도 형상기억소재 스스로 열을 내어 변형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KIST 연구진이 개발한 형상기억 복합소재는 근적외선을 비추면 작동한다. 연구진은 형상기억특성을 갖는 폴리우레탄 소재에 근적외선을 활용한 효과를 적용했다. 탄소나노튜브에 이종원소(붕소)를 함유시키고, 형상기억특성을 갖는 폴리우레탄을 합성했다. 그 결과 근적외선으로 원격제어가 가능한 자가발열 형상기억 복합소재를 개발했다. KIST 정용채 센터장은 "기존 탄소나노튜브 기반의 복합소재 대비 소재의 성질과 응용범위가 확대된 복합소재를 만들었고, 그 소재의 응용범위를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센터장은 "보다 안정적 물질의 성질을 확보하기 위해 향후 구조를 자세히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컴포지트 파트 B: 엔지니어링' 최신호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19-10-15 13:27:13‘180도 구부려도 부러지지 않는 안경테가 탄생했다.’ 대광안경상사와 e아이닥은 공동으로 개발한 어린이용 형상기억합금 안경테 ‘해리포터 3039 시리즈’(사진)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안경 다리를 180도 이상 구부려도 부러지지 않고 금세 복원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e아이닥은 “가볍고 튼튼해 활동량이 많은 어린이들이 착용하기에 안성맞춤”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이 안경테는 어린이들이 선호하는 디자인과 색상까지 맞춰 컬러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어 향후 시장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광안경상사와 e아이닥은 그동안 성인용 안경테와 선글라스 등의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으며 이번에 어린이용 형상기억합금 안경테를 개발하면서 끊임없는 기술력 제고에도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아이닥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을 하는 어린이들이 급증하면서 시력이 약화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안경을 착용하는 어린이들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잘 부러지지 않는 형상기억합금 제품을 개발하면서 새로운 영역의 시장을 개척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구 프레임 양쪽 끝을 큐빅으로 장식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색상은 검정, 분홍, 보라, 빨강 등 4종류. 가격 7만원. (02)754-3368 /이진우기자
2007-08-26 16:30:54【파이낸셜뉴스 군산=강인 기자】 전북 군산시가 철도 유후 부지를 활용해 조성하는 철길 숲 중 일부가 올해 말 준공된다고 6일 밝혔다. 철길 숲은 녹지공간을 통한 시민의 건강한 삶을 위한 사업이다. 군산 철길 숲은 과거 일제강점기에 쌀 수탈에 사용되었던 군산선 폐철도를 활용해 4개의 테마로 숲(활력림·여유림·추억림·어울림)을 만든다. 군산 철길 숲은 근대사 아픔을 기억하고자 조성 구간 2.6㎞ 군산선 선로를 모두 존치해 포장을 통한 산책로로 활용한다. 이 중 일부 500m 구간은 과거 철길 모습이 그대로 간직될 수 있도록 원형을 보존해 조성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폐선된 군산선 역사를 알 수 있는 역사 가벽과 철길과 바람길 모습을 형상화한 시설물을 설치해 도시 특색을 살릴 예정이다. 여기에 군산시의 상징 나무인 은행나무와 상징 꽃인 동백나무, 폐선부지 내 철도 침목 소재로 사용됐던 단풍나무, 참나무 등을 심어 지역성과 역사성을 반영한다. 활력림과 어울림에 이어 추억림과 여유림도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군산시는 내년 하반기에는 전 구간 완공된 철길 숲을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군산시 관계자는 “도심에 방치되어 있던 폐철도가 아픈 기억을 간직하고 치유할 수 있는 숲으로 재탄생할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으며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4-11-07 11:03:55<37> 이집트 '룩소르②' - 나일강 야경과 카르나크 신전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나에게는 이집트에 가게되면 꼭 하고싶은 로망이 몇가지 있었다. 그중 하나는 나일강이 내려다보이는 멋진 발코니가 있는 호텔에 묵는 것이었다. 몇 년 전부터 에어비앤비를 들여다보며 정말 가보고 싶은 멋진 숙소를 점찍어 놨었는데 정작 숙소예약을 해야할 때 보니 안타깝게도 이미 다른 손님이 있는건지 예약이 안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나일강이 보이는 멋진 호텔을 찾으러 룩소르 근처를 돌아다녔다. 졸리 빌 리조트며 룩소르의 고급 호텔들을 이곳저곳 다녀봤지만 아쉽게도 나의 맘에 딱 맞는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 오늘은 무함맛이 일찍 퇴근을 할 수 있으니 함께 시간을 보내자고 한 날이다. 늦은 오후 무함맛과 만나서 무얼할까 하다가 나일강에서 배를 타고 일몰을 보고 싶다고 하니까 잘 아는 곳으로 데려가주었다. 우리끼리였다면 어디에서 어떤 배를 타야할지, 가격은 어느 정도를 내야 사기를 안 당하는지 모든 것이 어려웠을텐데 친구와 함께 오니 아무 걱정 없이 즐겁기만 하다. 하얀 깔라베야(이집트 남자들이 입는 원피스)를 입은 선장님을 만났다. 뱃삯은 인당 10달러. 안내해준 친구 것도 우리가 함께 계산했다. 작은 부두를 걸어들어가니 하얀 작은 보트가 우리가 탈 배라고 한다. 사실 천으로 된 돗이 멋있게 펼쳐진 낭만적이고 옛스러운 보트를 기대했지만 뭐 이것도 감지덕지다. 배이름이 Aswan Moon(아스완 달)이다. 웬지 정감이 가서 이름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스무명은 족히 탈수있을 만한 크기의 배였는데 우리가 전세냈다. 손님이 우리밖에 없는거 리얼? 이게 웬 호사인가 싶다. 배가 출발한다. 나일강에서 여유롭게 배를 타는 것이 오랜 소망이었는데 드디어 이루어졌다. 28년전에도 나일강에 온적이 있긴 하지만 단체 패키지 여행이었기에 큰 배로 이동을 한 적은 있지만 뱃놀이할 기회는 없었다. 우리만 탄 배에서 고대 이집트를 상상하며 나일의 풍경에 흠뻑 빠지고 싶었다. 몇 천년전 이 강에는 파피루스로 만든 배들이 물건을 싣고 오가고 있었겠지. 그리스, 시리아 등 주변 나라에서 배에 공물을 싣고 이곳에 도착하면 강에서 보이는 거대하고 아름다운 신전들의 위용에 역시 이집트는 대단한 대국이구나 하며 감탄했겠지. 나일에 석양이 진다... 석양은 하늘과 강을 온통 물들여놓아 보는 이에게 깊은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정신없이 강과 노을을 보고 있는데 무함맛이 배 지붕으로 올라가보라고 권한다. "어? 그래도 되나?" 사다리가 있어 올라가도 되는 것 같아 조심조심 올라갔다. 와, 사방에 아무것도 거칠게 없이 그야말로 강과 하늘이 다 보인다. 우리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다. 눈이 촉촉해질 정도로 감동적인 풍경을 이렇게 특별하게 감상할 수 있다니. 이 순간은 죽을때까지 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지금은 커다란 유람선들이 강가를 차지하고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강가에 유람선과 건물들에 하나 둘씩 불이 켜지는 모습 또한 아름다웠다. 이 땅, 이 강 자체가 그냥 역사이고 문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일강에서 석양과 일몰, 그리고 야경까지 모든 것을 가득히 기억 속에 담았다. 뱃놀이 후 날이 꽤 어두워져서 무함맛의 추천 맛집으로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시내에는 차를 세우기가 힘들다며 걸어가자고 해서 함께 걸었는데 거리는 꽤 되었지만 룩소르를 걸어다녀보니 차타고 다닐때에는 미쳐 볼 수 없던 거리의 풍경을 하나하나 볼 수 있었다. 관광지답게 마차꾼도 다니고 걷다보면 도로 옆에 신전이 그냥 다 보인다. 한참 걷던 우리를 잠시 멈추게 하고 무함맛은 다리아래를 가리켰다. 타일로 된 길 양옆에 수많은 스핑크스들이 도열해있는 스핑크스 길이었다. 룩소르 신전에서부터 약 3km 떨어진 카르낙 신전까지 이어져있다고 한다. 역시 룩소르는 입장료를 내고 신전에 들어가지 않아도 거리에도 이렇게 볼 것이 많다. 스핑크스마다 조명이 밝혀져있는 광경이 너무 멋있어서 한번 걸어보고 싶다고 하려다 거의 1시간 거리라는 소리에 말이 쏙 들어갔다. 한참을 걸어서 우리는 건물이 통채로 한 식당인 곳에 들어갔다. 딱 봐도 현지인, 외국인들이 자리에 가득가득 찬 것이 맛집포스가 느껴진다. 3층으로 올라가 겨우 자리를 잡고 마흐맛이 시켜주는 대로 음식을 받았다. 병아리콩과 마카로니, 면, 그리고 잡곡인듯한 곡물들을 한그릇 가득 받았고 그 위에 따뜻한 토마토소스인 듯한 것을 부어 섞어 먹는 음식으로 이름은 "쿠사리"라고 한다. 탄이 우리 말에 '핀잔을 듣다'의 의미인 '쿠사리 먹었다'라는 말이 있는 것을 떠올리며 이 음식 이름은 절대 안잊어버리겠다고 너스레를 떤다. 무함맛이 매운 소스도 추가해줄까 묻자 한국인의 맵부심을 부리며 한숟갈 가득 넣었다. 역시 그다지 맵지 않았다. 냄새도 좋고 입맛에 잘 맞아 좋았다. 식사 후 우리가 돈을 내려하자 외국인에게는 비싸게 받는다며 무함맛이 계산을 했다. 얼핏 들었는데 한그릇에 1000원도 안하는 황당하게 저렴한 가격이었던것 같다. 날씨도 기온도 타이밍도 시간도 모든 것이 완벽한 나일강 뱃놀이와 처음 먹어본 쿠사리를 알게해준 무함맛에게 감사하며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날 룩소르를 30년만에 다시 찾은 가장 큰 이유인 카르나크 신전을 방문했다.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이곳의 거대한 기둥들과 아름다운 고대의 상형문자 부조들의 강렬한 느낌을 잊지못해 꼭 다시 오고 싶었고 탄에게도 몇천년전의 인류의 작품을 마주하는 감동을 오롯이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카르나크는 옛 테베의 북쪽 절반을 지칭하는 지명으로, 그곳에 아몬 대신전을 중심으로 몬트, 무트 신전 등 세 신전으로 구성된 신전군을 통틀어 카르나크 신전이라 한다. 다만 몬트 신전은 거의 남아있지 않고, 무트 신전 역시 일부만 잔존한다. 1월은 이집트 관광 성수기여서 사람들이 붐비기전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가려고 인터넷으로 오픈시간을 확인해보니 웬걸, 새벽 6시에 연다고 한다. 낮이 뜨거운 이집트라 새벽과 저녁에 관광객을 많이 받기 위함이 아닐까 싶었다. 오픈시간 즈음해서 카르나크신전에 도착했다. 엄청 넓은 주차장에 차가 두어대밖에 없다. 기념품가게들도 아직 문을 열기 전 조용한 분위기에 새벽공기가 매우 상쾌하게 느껴졌다. 카르나크 신전 방향이 밝아지는 것이 해가 뜨기 시작하는 것 같다. 서둘러 표를 사서 들어갔다. 건물 안에 망자의 배와 카르나크신전의 축소모형이 전시되어 있었다. 신전 모형을 구경하던 중 탄이의 한국말이 들려온다. 사람좋은 탄이는 또 현지인에게 붙잡혀 유료가이드를 쓰라는 권유에 한국말 회피스킬을 시전하고있다. "하하, 그냥 우리끼리 보고싶어요~" 입장권의 QR코드를 찍고 검사대를 들어가는 것은 이제 익숙해졌다. 지하철 봉같은 것을 밀고 들어가 광장으로 나오니 저멀리 카르나크신전 너머로 해가 뜨는 장관이 펼쳐지고 있었다. 넓은 광장을 지나 신전이 가까와지자 또 한번 검사대를 거친다. 중요유산이라 그런지 다른 곳 보다 검색이 매우 삼엄하다. 신전앞의 길에 늘어선 염소머리의 스핑크스들을 보니 어젯밤에 본 룩소신전과 카르나크신전을 잇는 스핑크스 길이 생각났다. '여기서부터 걸어가면 룩소신전이 나온다는 거지' 야외에 설치된 안내지도는 낡아서 거의 알아볼 수가 없었다. 입장료 받아 이런거나 깨끗하게 고쳐놓지. 아쉽지만 뭐 직접 다녀보면 되지 하며 들어간다. 첫번째 안뜰의 옆쪽 건물로 들어가니 벽마다 부조가 보였다. 앞서 방문한 신전들에서도 많이 본 부조이지만 왠지모르게 카르나크의 것은 마음을 울리는 감동이 있다. 몇천년전의 사람이 손수 조각하고 정성스레 채색한 그 손길이 느껴지고 당시 이집트 사람들이 관심있고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지금 내가 보고있다는 사실이 강하게 다가온다. 신전을 관통하는 중앙 통로를 통해 해가 찬란하게 뜨고 있는 모습이 정말 장엄하고도 환상적이었다. 수천년전에도 해는 이렇게 떴을테니 당시 사람들도 나와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것을 느끼지 않았을까. 아니, 당시엔 화려한 채색으로 완성된 모습이었을테니 더 웅장하고 멋있었을것이다. 찬란한 고대 이집트의 기술이라면 분명 이런것을 다 고려해서 위치를 잡고 신전을 건설했을것 같다. 두번째 큰 탑문에 다가가니 양옆에 커다란 석상이 서있다. 람세스2세와 네페르타리의 석상이라고 한다. 문을 지나 드디어 카르나크 최고의 장관, 대열주전에 들어섰다. 134개의 거대한 기둥들이 주는 위압감이 대단하다. 기둥하나가 사람 여러명이 팔을 벌리고 둘러싸야할 정도로 크다. 기둥사이를 거닐며 내 오랜 지독한 그리움을 달래고 드디어 다시 이곳에 왔음을 충분히 만끽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둥 하나하나에 새겨진 그림과 문자들을 통해 몇천년의 시간을 거슬러 과거에 머무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수많은 기둥들의 상형문자와 그림을 천천히 관찰하다보니 조각되어있는 방식에 차이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섬세하고 세련되게 양각부조로 조각되어 있는 것도 있고 투박하고 깊게 심조로 판것도 있다. 나중에 찾아보니 여러 파라오를 거쳐 긴세월동안 지어진 것이라 시대별로 방식과 솜씨가 달라졌다고 한다. 긴 세월을 지나는 동안 많이 소실되고 무너졌던 기둥들이 잘 복원된 것이 감사했다. 하지만 고대의 기둥들은 아마도 완벽한 곡률을 가지고 자로 잰듯 똑같은 모양으로 서있었을텐데 소실된 부분을 새로 만들어 채워놓은 곳은 좀 울퉁불퉁 일정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기둥의 방을 지나니 중간크기의 오벨리스크 두개가 보인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가보니 저멀리 또 커다란 탑문이 보인다. 또다른 새로운 신전으로 가는 길이다. 거의 무너져내린 탑문이 있는 신전은 아직 복원중인지 들어가볼 수가 없었다. 다시 되돌아가려고 뒤를 돌아보니 우리가 나온 탑문앞에 거대한 석상이 놓여있는 것이 보였다. 원래는 4개의 석상이 일정한 간격으로 탑문앞에 자리하고 있었을것같았는데 현재는 2개만 있었다. 그래도 그 크기와 형상이 무척 멋있고 당대의 위용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신전 안쪽에는 커다란 호수같은 것이 있었는데 물고기도 살고 있었다. 우리나라 궁처럼 연못을 만들어 놓았나보다. 가장 안쪽에는 미로같은 작은 방같은 것들이 많이 있었는데 하나하나 빠짐없이 다 보려고 열심히 돌아다녔다. 그렇게 이곳저곳을 보고있는데 유니폼을 입은 한 경비원이 오라고 손짓을 한다. 나무로된 문이 있는 곳을 열어주더니 들어가보라는 것이다. 일반 관광객은 못 들어가게 막아놓은 곳 인 듯 싶었지만 호기심에 따라 들어갔다. 콘도르의 방으로 안내해준다고 한다. 요리조리 복원이 덜 된 유적 사이를 지나 깊숙히 들어갔다. 천장에 햇빛구멍이 하나 있는 방으로 안내되어 들어갔는데 방안에 형체를 거의 알아볼 수 없이 훼손된 돌덩이가 하나 놓여져있었다. 아마도 이것이 콘도르 석상인가 싶었는데 여기가 코브라이고 이것은 뭐고 설명을 해주는데 듣고 봐도 잘 모르겠다. 한쪽 벽에는 사람들 손때가 타서 까맣게 된 곳이 있는데 탄이에게도 손을 대보라고 한다. 풍뎅이 문양이다. 아마도 이걸 만지면 뭐 재물이 들어온다는 등 그런 의미 같다. 아무튼 남들은 못보는 것을 보았다는 묘한 만족감에 좋았다. 아직 안끝났다. 또 따라오라며 앞장서는 경비원. 아마도 딱히 할게 없는 경비원들이 이런식으로 부수입을 올리려는 것 아닌가 싶었다. 맨 마지막에는 좀 위험한 돌 위를 올라가 아래는 동물을 키우는 곳이고 위는 사람이 사는 방이라는 곳으로 갔는데 채색이 많이 남아있는 아름다운 방이어서 다른 사람들은 아직 많이 못본 벽화를 좋은 기회에 많이 봐두어야겠다 싶은 생각에 열심히 감상했다. 신전의 일하는 사람들이 지냈던 방이라고 하는 듯하다. 안내가 끝나니 역시 자기에게 프레젠트를 하라고 한다. 성의표시는 해야겠지 싶어 천원이 안되는 작은 돈을 팁으로 드렸다. 30년전과는 달리 복원도 많이 되어있고 장애인을 위한 통로 등 여러가지 신경을 쓴 것들이 보였다. 안쪽 구석구석까지 갈 수 있는 곳은 다 들어가고나서야 카르나크 신전관광을 마쳤다. 내가 사랑하는 기둥들을 뒤로하고 언제 다시올지 기약이 없는 발걸음을 돌렸다. 맥도날드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길을 걷는데 서점이 보였다. 혹시 이집트에 관련된 서적이 있을까싶어 들렸는데 상형문자 해석집이며 고대유물의 화보집 등 탐나는 책들이 한가득이다. 특히 책 전체를 오려서 접고 붙이면 신전이 되는 종이공작책이 있어서 한국에 가져가면 만들어보려고 샀다. 서점을 나와 또 걷는데 작은 은세공 전문점이 보였다. 전에 왔을때 이집트 상형문자로 엄마이름을 새겨넣은 금목걸이를 선물해드렸었는데 무척 좋아하시며 아직도 가지고 계신다. 내 이름으로 된 것도 하나 갖고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곳에서 만들어줄 수 있다고 한다. 세공사아저씨가 우리 둘의 이니셜을 즉석에서 상형문자로 번역해 써주신 것을 보니 마냥 신기하고 좋았다. 아버지부터 2대째 이 일을 하고있는 장인이라고 한다. 내 이름을 상형문자로 조각한 은목걸이를 주문해서 받았다. 가격도 생각보다 크게 비싸지않고 세상에 하나뿐인 기념품이라 무척 만족스러웠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uDrSSwCBnpg?si=FAJJfJx3G1ASoTZX>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0-31 17:51:56<35> 이집트 '덴데라 신전'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룩소르 가는 길에 덴데라 신전을 먼저 들렀다. 넓은 주차장에 차가 몇 대 없다.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을 것 같아 느낌이 좋다. 입장료는 약 5000원 정도. 돈을 건네기도 전에 매표소에서 표부터 주자 탄이 당황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중정을 지나니 넓은 광장이 펼쳐졌다. 자연과 잘 어울리는 타일 바닥에 조경이 잘 조성되어 있었고, 야자수가 서 있는 모습이 매우 이국적으로 보였다. 이곳 덴데라신전은 '미와 사랑의 여신' 하토르의 신전으로 클레오파트라가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미와 사랑의 여신' 하토르를 위한 '덴데라 신전'.. 들어서자마자 "대박" 감탄 높은 구조물이 가까워지자 신전이라 생각한 것은 커다란 정문이었고 양옆으로 길게 군데군데 무너진 성벽이 보였다. 옛날에는 튼튼한 성벽이 신전을 둘러싸며 세워져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문 앞 기둥은 코린트양식이었는데 이집트와는 좀 안 어울리는 것 같아 보였지만 클레오파트라 시절은 로마, 그리스와 활발한 교류를 해서 당시 유행하던 스타일이 이곳까지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짐작이 된다. 높이 솟은 정문에는 아름다운 부조가 가득 조각되어 있었다. 마치 교과서에서 본듯한, 이집트 하면 딱 생각나는 바로 그런 부조들이다. 안쪽 뜰에는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한 유물들이 놓여있었다. 덴데라 신전은 정면에서 보면 좌측 3개, 우측 3개 총 6개의 거대한 기둥이 보이는데 기둥 상단에는 4면을 돌아가며 여자의 머리가 조각되어 있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하토르 여신이겠지만 클레오파트라를 형상화한 건 아닐까 싶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높고 굵은 기둥들이 늘어서 있고 모든 벽과 천장까지 아름다운 벽화와 상형문자들이 빼곡하게 조각되고 채색되어 있었다. "대단하다.", '대박~!" 감탄사가 절로 흘러나온다. 클레오파트라가 걷던 그 통로를 내가 걷고 있구나 하는 묘한 신비감에 푹 빠져본다. 안쪽으로 깊숙히 들어가자 벽과 기둥에 검은 얼룩이 잔뜩 있는 것이 곰팡이가 생긴건가 안타까웠다. 습할리가 없는 기후인데 웬 곰팡이일까. 뭔가 다른 건 아닌지 모르겠다. 가장 안쪽으로 들어오자 매우 높고 꽤 넓은 방이 나왔다. 벽에는 빈틈없이 매우 수준 높은 솜씨의 장인이 새긴듯한 벽화와 상형문자가 부조로 조각되어 있었다. 다만 군데군데 이집트 신의 부조를 송곳같은 것으로 의도적으로 열심히 찍어놓은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이렇게 훼손된 것을 볼 때마다 너무 속상했다. 군데군데 채색이 남아있는 곳이 있는 것을 볼 때 아마 처음에는 이 신전 전체가 다 아름다운 색으로 칠해져 있었으리라 추측할 수 있었다. 신전이 가장 아름다웠을 원래의 모습을 마음속으로 상상해보았다. 신전 안쪽에는 작은 방들이 여러개가 있었다.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가보고 싶어 열심히 돌아다녔다. 방의 천장마다 햇빛이 들어오도록 구멍이 나있는 것이 신기했다. 한참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한 구석에 지하로 가는 계단으로 사람들이 막 내려가고 있었다. "와, 우리도 따라가자!" 옆에서 현지 아저씨가 머리를 조심하라고 알려주신다. 아래에 뭐가 있다고 하는데 잘 못 알아듣겠다. 좁은 계단을 쪼그리며 내려가자 아래층에는 사람이 설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좁고 긴 복도처럼 있었다.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만졌는지 벽에 까맣게 손때가 빈틈없이 묻어있는 것이 안타까웠다. 지하의 복도에도 빈틈없이 온통 섬세한 벽화와 상형문자가 조각돼 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뭘 위한 공간인지 특별한 무엇이 있는지 모르니 그저 한번 내려와 본 것으로 만족하고 다시 올라갔다. 돌아다니다가 이번엔 위로 올라가는 계단을 발견했다. "입장할때 기본 입장권 외 추가로 50파운드(2000원)정도를 더 내야 갈 수 있는 곳이 있었는데 뭔지 몰라 그냥 기본으로 사서 들어왔는데 혹시 여기가 그곳이 아닐까?", "올라갔다가 돈내라고 하면 그냥 내지 뭐." 하면서 계단을 쭈욱 올라갔다. 몇 천년전 만든 계단 그대로인지 바닥이 많이 닳아있다. 계단에도 발딛는 곳외에는 전부 부조가 조각되어 있었다. 중간에 작은 방이 있어 잠시 들렀는데 창문으로 우리가 지나온 아래층이 보인다. 다시 끝까지 올라가자 신전 옥상이 나왔다. 옥상에는 천정이 뚫린 방같은 곳도 있었고 반대편으로 걸어가자 신전을 둘러싼 성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정말 대단한 크기의 신전이었음이 실감이 된다. 옥상 끝에 작은 방같은 공간이 있었다. 넋을 잃고 벽에 조각된 상형문자들을 보고 있는데 누가 말을 걸었다. "How would you like it?"(어때요?), "아 정말 멋져요.", "디테일이 엄청나죠.", "네 정말 놀랍습니다.", "중국에서 왔나요?", "아뇨, 한국에서 왔어요. 저는 이집트를 사랑해요. 우리는 무척 즐겁게 구경하고 있어요." 이집트 사람인 듯한 남자분이 영어를 꽤 잘하셨다. 천장에 아름다운 별자리.. 알고보니 모조금, 원본은 프랑스가 뜯어가 루브르박물관에 그분은 우리를 안쪽으로 데려가 조디악에 대해 물어보고 특별한 천장문양을 보여주며 자세히 설명을 해주셨다. 알고보니 그 방은 이집트 신전에서 보기 매우 드문 황도12궁, 즉 별자리와 동물들을 정교하게 부조로 조각해놓은 천정이 있는 곳이었다. 그분 덕분에 우리는 자기의 별자리 동물을 찾아보며 매우 기억에 남는 좋은 구경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안타깝게도 우리 덴데라신전에서 본 것은 모조품이고 원본은 프랑스인들이 뜯어가 루브르박물관에 전시해놓고 있다고 한다. 신나게 설명해주신 아저씨는 우리가 이집트에 와서 좋다며 환영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뜻밖의 설명과 환대의 말에 우리는 무척 행복해졌다. 이야기를 들으며 눈으로 직접 확인을 하니 너무 재미있었다. '돈만 밝히는 이집트 사람들'이라는 선입견, 와사삭 깨져버렸다 이집트 사람들은 돈만 밝히고 외국인은 호구로만 본다고 생각했었는데 어제 경찰들과의 에피소드와 오늘 이렇게 친절한 분을 만나니 우리 선입견이 와사삭 깨져버렸다. 내려가다 또 만난 아저씨의 이름을 알게되었다. 모하멧씨였다. 우리가 올라온 반대편에도 계단이 있다고 알려주셔서 올라온 곳과 다른길로 내려갈 수 있었다. 올라온 계단은 빙글빙글 돌며 올라와야했는데 이쪽 계단은 1층까지 일직선으로 쭉 내려가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나는 먼저 1층에 가서 내려오는 탄이를 바라보았다. 탄은 넘어질게 걱정되었는지 땅만 보고 내려오고 있다. "밑에만 보지 말고 벽을 좀 봐바~" 그러자 그제서야 고개를 들더니 눈앞의 벽화가 신기한 듯 만지려고 손을 든다. "만지지는 말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너무 많이 만져 맨들맨들해졌지만 그래도 우리 한명이라도 더 보태지는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다. 신전 내부를 다 둘러보고 성벽과 외부 조각들도 빠짐없이 구경했다. 고대 이집트 유물과 그래픽이 너무너무 좋아서 우리집 벽을 이렇게 해놓고 살고싶다고 했더니 탄이 "하면 되지."란다. 웃을 수 밖에ㅎㅎ 과일, 동물, 식물등 당시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조각들을 보아도 보아도 지겹지 않았다. 사람이 많지 않아 여유롭게 마음껏 구경을 잘 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덴데라신전 관람 후 다시 경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룩소르로 간다. 아침에만해도 그 난리를 치고 걱정과 불안에 떨었는데 이제 이집트는 좋은 곳이라며 생전 받을일 없던 경찰 에스코트를 호사스럽다며 즐기면서 갔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vvGcaA2XK0Y?si=LR7yj2KqwaAltpET>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0-16 10:42:19[파이낸셜뉴스] 수묵 담채로 역동적이면서도 서정적 조형미를 추출해내는 한국화가 배명희(69)의 18번째 개인전 ‘景-아우름’ 전이 10월 4~10일 부산 동구 부산역 옆 아스티호텔 3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부산을 떠나 경남 하동 지리산 자락에 화실을 마련한 지 7년, 작가는 한국 민화의 소박하고 해학적인 정신을 토대로 자연과 동화되는 작품을 서정화하는 작업에 몰입하고 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민화 정신에 바탕을 두면서도 동서양의 경계를 넘나드는 회화의 조형성과 전통에서 일탈하려는 시도와 접목을 두루 보여주는 작품 21점을 선보인다. 70~80호 크기의 큰 그림부터 소품까지 다양한 묵향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다. 그는 먹을 흘리고 얼룩을 만들어 편안하면서도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기법으로 형상을 표현한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화폭에 그려내는 담담한 수묵시 한 편이 되기도 하고, 물결처럼 번져가는 몽환적 춤사위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지난 30여년 간 ‘경(景)’을 주제로 심상을 통해 민화적 정신세계를 자연과 접목시켜 온 그는 이번 전시에서 그동안 내밀하게 변화를 주어온 작품 세계를 두루 아우르는 그림들로 전시장을 채운다. 배 작가는 자신의 작품 세계에 대해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풍경은 각자의 내면 깊은 의식공간에 각인된다. 경(景)은 내면 깊은 의식공간에 저장된 대상을 끌어내어 그 역동적인 조형미를 추출해내려는 시도들”이라며 “이번 전시에서는 자유분방한 선묘의 중첩적 드로잉 기법으로 기억창고에 산재한 소재들을 재해석하여 조형미의 역동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려 했다”고 말했다. 배 작가는 부산대 미대와 동 대학원(석사)을 졸업한 뒤 부산예술대 조형미술과 교수를 지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국제공모 전일전, 국제공모 일·불 현대 국제미술전, 일본 현대수채화대전 등에서 수상했으며, 부산미술대전 심사위원, 부산시립미술관 작품수집 심의위원, 국제공모 전일전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4-09-13 10:41:13[파이낸셜뉴스] 2026년 봄부터 명동역에서 남산 정상까지 곤돌라를 타고 5분 내에 올라갈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5일 중구 예장공원에서 남산곤돌라 착공식 '남산 예찬'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예장공원은 명동역에서 남산1호터널로 가는 우회전로 모퉁이에 위치해 있다. 남산곤돌라 하부승강장으로 조성 예정이다. 남산곤돌라는 각종 인허가 후 올 11월 본공사에 착수해 내년 11월 준공 예정이다. 2026년 초 시운전을 거쳐 그해 봄 정식 운행을 시작한다. 남산곤돌라는 하부승강장에서 남산 정상부(상부승강장) 832m 구간을 운행한다. 곤돌라 캐빈은 10인용 25대로 시간당 최대 1600명의 남산 방문객을 수송할 수 있다. 2021년 남산 관광버스 진입 통제 후 남산정상을 오르는 방법은 걷거나 케이블카, 노선버스(전기버스)가 전부였는데 곤돌라 운행을 시작하면 접근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곤돌라 캐빈에는 휠체어나 유모차 탑승도 가능하다. 이날 착공식은 남산곤돌라 운영을 통해 시민들이 누리게 될 남산의 아름다움과 남산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공유하는 시간으로 구성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착공식에서 "남산곤돌라 운행을 시작하면 남산의 생명력, 활력, 매력, 경쟁력이 모두 빠른 시일 내 엄청난 속도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곤돌라 사업은 서울의 명산 '남산'이 살아나는 획기적인 전기였다고 후손들에게 기억될 것"이라도 말했다. 서울시 녹색서울시민위원회의 자문 의견을 반영해 남산 생태 및 경관 영향을 최소화한 곤돌라 기본설계안과 공사계획도 공개했다. 하부승강장에서 상부승강장까지 곤돌라 운행에 필요한 지주 5개 중 남산공원(숲) 내부에 설치되는 중간지주는 단 2개며, 경관 영향 등을 고려해 지주 높이를 기본계획 대비 최대 15m이상 낮춘 35~35.5m로 변경했다. 지주 형상도 원통형으로 설계해 철탑형 대비 훼손 면적을 최소화한다. 생태경관보전지역에 인접해 있는 중간지주 설치 시에는 생태경관지역 내 수목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재운반 등은 가설삭도를 설치해 공중길을 이용할 계획이다. 중간지주 설치 공사로 훼손된 지형은 복원하고, 기존 식생을 식재하는 계획을 통해 최종적으로 영구 훼손되는 공원면적은 당초 기본계획 대비 20배 이상 축소된 20㎡를 넘지 않도록 하는 등 생태복원을 최우선으로 한다. 이와 함께 시는 올해 5월 '남산공원 보전 및 이용에 관한 기본 조례' 제정을 통해 곤돌라 운영수익 전액을 남산 생태환경 보전사업 등 자연 보존과 시민 여가를 위해서만 활용하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했다. 곤돌라 조성 후 남산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 등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남산 하늘숲길 신설 등을 통해 남산과 도심부 등 주변 접근성 개선하고 쾌적한 남산 정상부를 위한 재구조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시민 누구나 다양한 서울의 전망과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전망공간도 확대 조성한다. 한편 이날 착공식에서는 남산발전위원회 출범 및 위원장 위촉식도 함께 진행했다. 위원회는 향후 남산공원 발전을 위한 전략과 체계적 보전·관리 기본계획 수립, 남산 일대 실효적 사업 추진, 올바른 공공재원 활용을 위한 민관협력 법정 자문기구 역할을 수행한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24-09-05 12:45:02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는 2025년 케이블TV 출범 30주년을 맞아 '케이블TV 30년, 함께 여는 미래' 앰블럼을 선공개했다고 6일 밝혔다. 숫자 30에 0을 태극 문양으로 형상화해 음양이 고정불변이 아니듯 끊임없이 달려온 케이블TV 30년 역사를 기억하고 함께 나아갈 또 다른 100년을 향한 기대감을 담았다. 단어 케이블에 새겨진 불꽃 문양은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을 뜻하며 협회와 회원사의 영원한 발전을 기원한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 30주년 기념 엠블럼은 케이블TV와 친숙한 ‘멋글씨 장인’ 강병인 작가가 직접 제작했다. 한글 글꼴의 다양성과 멋, 예술적 가치를 알려온 강 작가는 2015년 케이블TV방송대상에서 작품 대상을 받은 드라마 ‘미생’(tvN) 외에도 ‘송곳’(JTBC), 영화 ‘의형제’의 타이틀로도 유명하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황희만 회장은 “대한민국 최고의 멋글씨 장인을 통해 과거의 영광과 영원히 빛날 케이블TV의 미래가 잘 담긴 엠블럼이 탄생했다”며 “협회와 종합유선방송사(SO), 방송채널사업자(PP) 회원사 모두가 함께 열어갈 미래에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4-08-06 13:2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