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황제 복무' 의혹으로 수사를 받아온 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 예하 3여단 소속 병사가 군 검찰로부터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반면 해당 병사의 소속 부서장은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됐다. 공군본부 보통검찰부는 10일 "3여단 병사 특혜복무 의혹과 관련해 소속 부서장 A소령이 B병장(당시 상병)의 부친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총 80여만 원의 식사대접을 받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보통검찰부는 "다른 간부인 C준위와 D중사도 4회 중 2회 동석해 총 40여만 원의 식사대접을 받았다"면서 "금액과 횟수, 지휘관계 등을 고려해 D중사는 기소유예 및 징계의뢰했으며 C준위는 현재 국직부대 소속으로 관할인 국방부 검찰단으로 수사의뢰했다"고 설명했다. B병장의 부친은 관할 민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보통검찰부는 "B병장의 경우 9회의 진료목적 특별외출 중 5회는 본가를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외출 승인권자인 A소령이 허락한 것으로 볼 수 있어 무단이탈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워 '혐의없음'으로 불기소처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B병장의 세탁물 반출 혐의는 '군용물 무단 반출'에 해당돼 징계를 의뢰했다. 부서장 A소령은 특별외출 시간에 본가 방문을 방임한 점에 대해 지휘감독 소홀로 징계의뢰했다. 또한 보통검찰부는 "부서장 A소령과 간부 D중사가 군사경찰 수사 중 휴대전화 임의제출을 요구받자 증거인멸을 목적으로 휴대전화를 손상시켰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형사처벌이 불가해 감찰 및 수사 방해에 대해 징계의뢰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6월 B병장의 황제복무 의혹은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을 통해 알려졌고, 군 당국은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청원 글을 게시한 제보자는 B병장이 부사관으로부터 세탁물과 음용수를 배달받고, 생활관 단독 사용 등 특혜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아울러 탈영 의혹도 제기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2020-11-10 16:05:59[파이낸셜뉴스] 서울 금천구 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 제3여단에서 제기된 '황제병사' 특혜복무 논란과 관련, 공군 군사경찰단은 무단이탈 외에 의혹 대부분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군 군사경찰단은 10일 A상병의 특혜 복무 의혹에 대해 "해당 병사가 5회에 걸쳐 외출 목적 외 장소에서 시간을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며 무단이탈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군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또 A상병의 부서장(소령)과 세탁물을 반출한 간부(중사)에 대해서는 '편의 제공에 대한 대가성' 여부를 입증할 증거가 확인되지 않아 불기소 의견으로 군 검찰에 송치했다. 다만 두 사람에 대해 병사 외출증 확인 미흡과 군용물 무단 반출로 징계를 의뢰했다. 공군본부 감찰실은 3여단장(준장)과 기지대장(소령)을 '지휘·감독 소홀'로, 해당 병사의 영외진료 인솔 시 외출증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간부(하사)를 '규정ㆍ절차 미준수'로 각각 처분심의 예정이다. 앞서 지난 6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A상병이 부사관을 시켜 세탁물과 물을 전달받고, 생활관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등 특혜를 받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고, 공군은 감찰과 수사에 착수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2020-08-10 17:12:03[파이낸셜뉴스]최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올라와 논란이 됐던 한 공군병사의 '황제병영 생활'은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공군은 24일 병사 특혜 의혹과 관련해 감찰 조사한 결과, '황제병영 생활'의 당사자인 공군 A병사의 △병사 빨래·음료수 배달 관련 부사관 심부름 △ 1인 생활관 사용 △ 무단 외출 등의 특혜 의혹이 상당 부분 사실임을 밝혀냈다. 공군은 최종 수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A병사를 처벌키로 했다. 감찰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부대에 전입한 A 병사는 평소 매주 주말 가족 면회 시간에 자신의 세탁물을 부모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2월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면회가 제한되자, '피부질환(모낭염, 피부염) 때문에 생활관 공용세탁기 사용이 어려우니 부모를 통해 자가에서 세탁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소속 부서 C 중사에게 요청했다. 이에 대해 C 중사는 3월부터 5월까지 13회에 걸쳐 세탁물을 전달해준 사실을 확인했다. 이 세탁물을 A 병사 부모로부터 넘겨받아 돌려주는 과정에서 가방에 생수도 함께 담아 전달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공군은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A 중사가 A 병사 부모로부터 별도 대가를 받았는지 여부는 군사경찰이 별도 수사 중이다. 또 A 병사는 또 부대 전입 후 최근까지 총 9차례 외래 진료를 목적으로 외출을 나갔고 모두 부서장 승인하에 실시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병원 진료가 끝난 뒤 곧장 복귀하지 않고 집을 들른 정황에 대해선 군사경찰이 무단이탈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A병사에 대해 이달 3일부터 17일까지 2주간 생활관 단독 사용 승인이 나긴 했지만, 이는 A병사가 37.8도의 고열로 외진을 다녀온 이후 2주간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서를 제출한 데 따른 결정이었다고 공군은 설명했다. 또한 A병사 부모의 청탁 및 민원으로 해당 부대가 샤워실을 보수했다는 의혹 역시 전임 3여단장 지시로 이뤄진 것이라며 전임자는 A병사 부모와 만나거나 통화한 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공군 관계자는 "병영생활 도움관리 위원회를 통해 투명하게 지원하고, 외출 등 병사 출타는 엄정하고 형평성 있게 시행되도록 사전·사후 확인을 가화하는 등 병사 관리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
2020-06-24 11:15:23[파이낸셜뉴스] 공군방공유도탄사령부 예하 부대에서 금융기관 부회장 아들의 ‘황제 복무’ 의혹과 부대장 ‘갑질’ 의혹이 연이어 나오며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중에 육군에서도 지휘관 갑질 논란이 터져 나왔다. 육군 여단장이 소속 병사에 대한 인격모독과 폭언 등을 했다는 내용이다. 문제 병사가 구체적인 상황을 특정해 지휘관 갑질에 대한 청와대 청원까지 제기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자 육군은 해당 부대장에 대한 감찰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8일 군 당국에 따르면 육군은 지상작전사령부 제1군단사령부 1공병여단장이 예하 부대 운전병에게 인격모독과 괴롭힘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감찰에 착수할 방침이다. 논란은 지난 17일 이 여단 예하 부대 운전병 소속 남모 일병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여단장의 괴롭힘과 관련한 글을 작성하며 불거졌다. 해당 청원에 따르면 A여단장은 지난 8일 오후 2시께 공병 EHCT(위험성 폭발물 개척팀, Explosive Hazards Clearance Team) 훈련을 앞두고 쉬고 있던 병사들을 질책한 이후 수일 간 이중 한 병사를 괴롭혔다. 남 일병은 훈련을 앞두고 팀장 지시에 따라 산소마스크를 벗고 보호의 밖으로 상의를 뺀 채 쉬고 있던 팀원들에게 A여단장이 다가와 “너네가 패잔병이냐?”며 보호의를 10초 안에 입고 벗으라는 등의 지시를 했다고 주장했다. 남 일병은 A여단장이 팀원들이 10초 안에 보호의를 입고 벗지 못하자 양말만 남기고 옷을 다 벗게 했고 그중 남 일병을 불러 “넌 뭐가 불만이냐”, “일병 새X가 태도가 왜 이래” 등의 발언을 하며 질책했다고 적었다. 이후 A여단장은 해당 부대 대대장과 주임원사, 남 일병 등을 여단으로 불러 질책한 것으로 파악됐다. 남 일병은 이 과정에서 인격모독과 부모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여단장은 이날 이후 일주일 이상 아침저녁으로 남 일병이 속한 대대에 계속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남 일병은 “이임하신 저희 중대장님은 이임식도 하지 못한 상태로 전출을 가게 됐다”며 “제 생각으로는 저에게 이렇게 보복을 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육군은 A여단장에 대한 감찰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육군 관계자는 “감찰조사를 실시해서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며 “감찰결과에 따라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군은 ‘황제병사’ 논란과 부대장 갑질 등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주 서울 한 공군 부대에서 각종 특혜를 누려온 금융기관 부회장 아들 의혹이 터져 나왔고, 15일엔 경기 화성시 방공유도탄사령부 3여단 예하 부대 대대장의 폭언, 갑질, 보복조치 등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와 공군이 감찰에 착수한 바 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2020-06-18 11:14:59[파이낸셜뉴스]공군본부는 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 제3여단 소속 A 병사가 '황제병영생활'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고강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으나, 정작 A병사는 현재 수사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병사가 현재 청원휴가를 떠나있기 때문이다. A병사는 공군이 이 사건을 감찰에 착수한 12일보다 하루전인 11일에 청원휴가를 신청해 떠난 것이다. A병사는 사태악화를 예견하고 미리 도피하지 않았느냐는 짐작이 들게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공군은 15일 파이낸셜뉴스와의 통화에서 "A 병사에 대한 수사가 고강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A 병사의 관리를 맡고 있는 책임자도 이번 수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밝혔다. 이때 공군은 마치 A병사도 지금 수사를 받고 있는 것처럼 취재에 응했다. 공군은 "A병사의 지휘책임은 제3여단의 재정처장(소령)"이라고 말해, 재정처장을 비롯해 몇명 A병사 상관이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확인결과 A병사의 경우 '청원휴가 10일'을 받고 부대 밖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정작 A병사에 대한 직접적인 수사는 아직 못이뤄지고 있다. 공군은 "금요일(12일)부터 공군본부 차원의 감찰조사가 진행중"이라며 "이 부분은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이기 때문에 감찰조사 결과를 소상히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군은 "A병사가 지금 질병치료를 목적으로 청원휴가를 나가 있는 사실은 확인했다"며 "목요일(11일)에 나간 것으로 알고 있고, 청원휴가의 경우는 규정에 의해 최대 10일이다"고 설명했다. 청원휴가를 갈 경우, 병원 진단서가 필요하지 않은지에 대한 기자 질문에 "진단서는 휴가를 나가고 14일 이내에 제출하도록 돼있다. 저희(공군)가 (진단서는 귀대하면) 받을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A병사의 '황제병영생활'청원내용들은 '공군 본부'에서부터 비롯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다시말해 A병사는 공군부대에서 근무하다 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 제3여단으로 전출갔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공군은 대답을 회피했다. 한편 과거 군에서 내부비리를 폭로했다가 불이익을 당한 사례가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 공군은 "청원자나 제보자를 보호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또 A병사 지휘관과 관련, "아직 보직을 수행하고 있고 인사 명령 조치가 없다"면서도 "이 사안에 대해서는 공군이 무겁게 보고 있다. 다만 감찰조사에 따라서 처분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
2020-06-15 16:56:58[파이낸셜뉴스]공군본부가 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 제3여단 소속 A 병사가 '황제병영생활'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고강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으나, 정작 A병사는 현재 수사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병사가 현재 청원휴가를 떠나있기 때문이다. A병사는 공군이 감찰에 착수한 12일보다 하루전인 11일에 청원휴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공군은 15일 파이낸셜뉴스와의 통화에서 "A 병사에 대한 수사가 고강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A 병사의 관리를 맡고 있는 책임자도 이번 수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밝혔다. 공군은 A병사의 지휘책임은 제3여단의 재정처장(소령)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확인결과 A병사는 '청원휴가 10일'을 받고 부대 밖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정작 A병사에 대한 직접적 수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군은 "금요일(12일)부터 공군본부 차원의 감찰조사가 진행중"이라며 "이 부분은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이기 때문에 감찰조사 결과를 소상히 알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논란이 되자 A병사는 청원휴가를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공군은 "A병사가 지금 질병치료를 목적으로 청원휴가를 나가 있는 사실은 확인했다"며 "목요일(11일)에 나간 것으로 알고 있고, 청원휴가의 경우는 규정에 의해 최대 10일이다"고 설명했다. 청원휴가를 갈 경우, 병원 진단서가 필요하지 않은가에 대한 기자 질문에 "진단서는 휴가를 나가고 14일 이내에 제출하도록 돼있다. 저희(공군)가 진단서는 받을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
2020-06-15 16:16:57[파이낸셜뉴스]공군본부는 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 제3여단 소속 A 병사가 '황제병영생활'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고강도 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정작 A병사는 현재 수사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A병사는 공군이 감찰에 착수한 12일보다 하루전인 11일에 청원휴가를 나갔기 때문이다. 공군은 15일 파이낸셜뉴스와의 통화에서 "A 병사에 대한 수사가 고강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A 병사의 관리를 맡고 있는 책임자도 이번 수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확인결과 A병사는 청원휴가 10일을 받고 부대 밖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
2020-06-15 16:00:19[파이낸셜뉴스]서울의 한 공군 부대에서 일개 병사가 '황제병사' 특혜를 받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공군이 감찰에 착수했다. 이 병사는 1인 생활관을 사용하고 상급자에게 빨래 심부름을 시키는 등 갑질을 일삼는 '황제병사'라는 내용의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이에 따라 공군은 지난 12일 즉각 감찰에 착수했다. 청와대에 글을 올린 청원자는 자신을 서울 금천구의 한 공군부대 소속 부사관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부대에서 부모의 재력때문에 특정병사에게 특혜를 주고 이를 묵인 방조해 오는 비위행위를 폭로하려고 한다"는 내용을 청와대에 청원했다. 이어 "'황제병사'의 아버지가 모 대기업 회장이란 얘기가 돌았다"며 "그 병사의 부모가 밤낮으로 부사관 선후배들에게 아들의 병영생활에 개입해달라고 전화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공군은 "처음에는 의혹이 제기된 부대의 상급부대가 감찰조사를 했지만 상황의 엄중함을 고려해 공군본부로 상향시켜 특혜복무 의혹과 관련해 공군본부가 직접 감찰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원자는 이 병사가 부대에서 부모의 재력 때문에 △ 병사 빨래·음료수 배달 관련 부사관 심부름 △ 1인 생활관 사용 △무단 외출 등을 특혜를 받고 있다고 폭로했다. 공군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감찰을 통해 확인 중"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법과 규정에 의거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
2020-06-13 15:51:11[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당나라 고종(高宗) 이치(李治)는 평소 몸이 허약하여 자주 병을 앓았다. 그래서 자주 조정(朝廷)의 일을 보지 못하였다. 고종은 조회에 임할 수도 없는 때가 많았고 국사(國事)는 혼란에 빠지기 일쑤였다. 황후인 측천무후는 항상 고종의 뒤편에 주렴을 쳐 놓고 정사에 관여를 했고, 심지어 직접 상주문을 열람하며 크고 작은 조정의 일들을 모두 혼자서 처리하기도 했다. 측천무후가 나서면 아무도 반대를 하거나 중간에 개입하지 못했다. 어느 날 고종은 풍병(風病)으로 인해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흐릿해져서 갑자기 앞이 보이지 않았다. 고종은 태의 중 우두머리인 수의(首醫) 진명학(秦鳴鶴)을 불러 진찰하게 했다. 진명학은 “풍독(風毒)이 상부를 공격했으니 자칫 실명이 될 우려가 있사옵니다. 이때는 머리의 백회혈에 자침하여 피를 조금 내면 나을 것입니다.”라고 아뢰었다. 그런데 그때 고종의 등 뒤에 쳐진 주렴 안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참수할 놈이로다! 천자(天子)의 머리가 어찌 피를 낼 곳이더냐?”라는 것이다. 주렴 뒤에 앉아 있던 측천무후가 진명학의 말을 듣고서는 노발대발한 것이다. 당시로서는 제아무리 태의라 할지라도 황제의 몸에 함부로 손을 대는 것은 어려웠다. 더욱이 급소에 침을 놓는 것만으로도 두려운 상황인데, 하물며 머리를 찔러 피를 내겠다는 것은 섣불리 할 수 있는 치료법이 아니었다. 사실 치료가 된다면 큰 공(功)을 얻겠지만 치료되지 않고 게다가 부작용이라도 생긴다면 목숨을 부지하지 못할 것은 자명했다. 진명학은 체념한 듯 머리를 조아리고서는 “죽여 주시옵소서.”라고 하면서 하명(下命)을 청했다. 측천무후 한마디면 날아가는 새도 떨어지는 세상이었으니 이미 죽은 목숨이나 다름이 없었다. 궁의 병사들이 진명학을 끌어내려고 하자, 고종이 “멈추거라.”라고 명했다. 그러고서는 고종은 “의사가 병을 논의하는 것이니 이치상 죄를 줄 수 없는 일이오. 또 나의 머리가 무겁고 답답하여 견딜 수 없을 지경이오. 피를 내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니, 이번만은 짐(朕)의 뜻으로 결정하겠소.”라고 했다. 바로 측천무후에게 들으라고 하는 말이었다. 고종은 “어서 서둘러 너의 처방대로 백회혈을 자침해서 피를 내도록 하라.”라고 명했다. 고종은 그만큼 진명학을 신뢰했다. 진명학은 백회(百會)와 뇌호(腦戶)에 자침하여 출혈시켰다. 백회혈은 정수리에 있는 혈자리로 백가지의 기운이 모여든다고 해서 붙여진 혈명이다. 백회혈은 두통, 이명, 목현(目眩), 두풍(頭風), 비색(鼻塞), 탈항, 치질, 자궁출혈, 간질, 중풍, 혼미, 건망증, 불면증 등을 치료한다. 그리고 뇌호혈(腦戶穴)은 뒤통수에 있는데, 후두부 융기 부위 바로 위쪽 오목한 곳으로 뇌수(腦髓)를 여는 문호(門戶)라는 의미다. 뇌호혈은 안면 및 삼차신경통, 눈의 충혈, 목불명(目不明), 각종 안질환, 불면, 간질 등을 치료하는 혈자리다. 해부학상으로 뇌호혈 안쪽 후두엽 피질에는 시각중추가 있다. 진명학은 삼릉침을 이용해서 백회혈과 뇌호혈을 몇 번 찔렀다. 그러자 피가 흘러나왔다. 피는 연신 깨끗한 흰 천으로 닦아내면서 지혈이 될 때까지 반복했다. 그러자 그때 갑자기 고종이 “내 눈이 밝아졌다.”라고 했다. 이 말이 끝나자마자 측천무후는 주렴 안에서 “이는 하늘이 나에게 스승을 보내주신 것이오.”라고 하면서 큰 절을 했다. 이 모습을 본 고종과 신하들은 깜짝 놀랐다. 측천무후가 평소 고종을 무시하는 것 같았지만 누구보다도 고종의 안위를 걱정했던 것이다. 측천무후는 진명학에게 몸소 비단과 보물을 가져다 상으로 내려주었다. 당시 의관들은 진명학의 치료에 탄복했다. 한 의관이 진명학에게 물었다. “어떻게 황제폐하의 실명을 치료하신 겁니까?” 그러자 진명학은 “황제의 실명은 바로 화(火) 때문이었소이다. 눈병은 화가 아니면 생기지를 않는 법이오. 그래서 저는 화를 치료했던 것뿐이오.”라고 했다. 사실 고종은 측천무후의 기세에 눌려서 자신도 모르게 화병이 생긴 것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고종은 정말 화(火) 때문에 눈이 어두워진 것일까? 실제로 눈병은 스트레스와 화로 인해서 다발한다. 현대인들 또한 스트레스로 인해서 다양한 안구질환으로 고생하는데, 특히 시력장애를 유발하는 중심성망막증은 정신적 스트레스와 육체적인 과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심성막장증은 망막 아래의 맥락막에서 삼출액이 흘러나와 초점을 맺는 중심 부분(황반부)에 고여 시력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스트레스에 의한 중심성막장증은 3개월 이내에 자연치유되기도 하지만 재발률이 높고 스트레스 관리가 안되면 만성화되기도 한다. 의관들이 다시 묻기를 “그럼 그 화(火)로 인한 눈병은 단지 백회혈이나 뇌호혈만을 사혈하면 끝나는 것입니까?”라고 했다. 그러나 진명학은 “눈이 갑자기 벌겋게 붓고 빛을 싫어하며 어두워지는 것은 모두 화열(火熱) 때문입니다. 화를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서늘한 기운의 약을 쓰기도 합니다. 또한 침으로 신정, 상성, 백회 등을 사혈하면 예막은 바로 걷히고 아픈 것은 바로 멎으며 어두운 것은 곧 밝아지고 부은 것은 곧 사라지게 됩니다. 이때 백회혈과 뇌호혈 등의 사혈은 가장 빠른 치료법입니다.”라고 했다. 의관들은 죽음을 무릎 쓰고서라도 자신의 치료법을 실행에 옮긴 진명학을 존경해마지 않았다. 당시 7세기에는 당나라에 서양에서 네스테리우파인 경교가 유입이 되었다. 경교는 특히 서양의학에 능통해서 선교와 함께 의료봉사를 통해서 의료선교를 했다. 그런데 역사학자들의 일부는 진명학이 경교도였고, 고종의 실명증상에 정수리에 피를 내서 치료한 방법은 서양의학을 행한 것이라는 설을 펼치기도 한다. 그러나 사혈요법은 이미 당나라 이전에 쓰여진 <황내내경> 소문편에 다양한 병증에 사용하는 것으로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황제내경> 소문의 이법방의론(異法方宜論) 편에 보면 ‘폄석(砭石)으로 피부를 째서 옹양(癰瘍) 등의 병에 피를 내는 치료법은 동방(東方)에서 온 것이다.’라고 했다. 폄석은 돌을 뾰족하게 갈거나 쪼개서 종기가 난 부위를 째거나 혈관을 찔러 피를 내는데 주로 사용하는 침이다. 또한 침해(鍼解) 편에는 ‘악혈(惡血)은 혈락(血絡)에서 사혈한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자학론(刺瘧論)과 자요통론(刺腰痛論)은 대부분의 병증을 사혈요법으로 치료하는 방법을 기록하고 있다. 사혈요법이 한의학의 독창적인 치료법이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눈이 어두워지는 고종의 백회혈을 찔러 사혈시킨 진명학의 치료법은 충분한 근거가 있었다. * 제목의 ○○○은 ‘백회’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의부전록> 按譚賓錄: 唐高宗苦風眩頭, 目不能視, 召侍醫秦鳴鶴診之. 秦曰: “風毒上攻, 若刺頭出少血愈矣.” 天后自簾中怒曰: “此可斬也! 天子頭上, 豈是出血處邪?” 鳴鶴叩頭請命. 上曰: “醫人議病, 理不加罪. 且我頭重悶, 殆不能忍, 出血未必不佳, 朕意決矣.” 命刺之. 鳴鶴刺百會及腦戶出血. 上曰: “我眼明矣.” 言未畢, 后自簾中頂禮以謝之曰: “此天賜我師也.” 躬負繒寶以遺之. (담빈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당나라 고종은 풍병을 앓아서 머리가 어지럽고 눈이 보이지 않았으므로 시의인 진명학을 불러 진찰하게 했다. “풍독이 상부를 공격했으니, 머리에 자침하여 피를 조금 내면 나을 것입니다.”라고 아뢰자, 천후가 발 안에서 성을 내며 말했다. “참수할 놈이로다! 천자의 머리가 어찌 피를 낼 곳이더냐?” 진명학은 머리를 조아리고 하명을 청했다. 고종은 “의사가 병을 논의하는 것이니 이치상 죄를 줄 수 없소. 또 나의 머리가 무겁고 답답하여 견딜 수 없을 지경인데, 피를 내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니, 짐의 뜻으로 결정하겠소.”라 하고, 자침할 것을 명했다. 진명학은 백회와 뇌호에 자침하여 출혈시켰다. 고종은 “내 눈이 밝아졌소.”라 했는데, 말이 끝나기도 전에 천후가 발 안에서 큰절을 하여 사례하면서 “이는 하늘이 나에게 스승을 보내주신 것이오.” 하고는 몸소 비단과 보물을 가져다 그에게 주었다.) <동의보감> 眼無火不病. 目不因火則不病, 何以言之. 白輪變赤, 火乘肺也. 肉輪赤腫, 火乘脾也. 黑水神光被瞖, 火乘肝與腎也. 赤脉貫目, 火自甚也. 能治火者, 一句了. 故內經曰, 熱勝則腫. 凡目暴赤腫起, 羞明隱澁, 淚出不止, 暴寒目瞞, 皆火熱之所爲也. 治火之法, 在藥, 則醎寒吐之下之, 在鍼, 則神庭, 上星, 顖會, 前頂, 百會血之, 瞖者可使立退, 痛者可使立已, 昧者可使立明, 腫者可使立消矣. 張子和. (눈은 화가 아니면 병들지 않는다. 눈은 화로 인해 병이 생긴다. 이것은 무슨 말인가? 흰자위가 벌겋게 된 것은 화가 폐를 누른 것이다. 눈꺼풀이 벌겋게 부은 것은 화가 비를 누른 것이다. 눈동자의 광채가 예막에 가린 것은 화가 간과 신을 누른 것이다. 적맥이 눈을 관통한 것은 화가 저절로 심해진 것이다. 눈병은 화를 치료한다는 한마디 말이면 다 된다. 그러므로 내경에 “열이 지나치면 붓는다”고 하였다. 눈이 갑자기 벌겋게 붓고 빛을 싫어하며, 약간 깔깔하고 눈물이 멎지 않으며, 갑자기 춥고 눈이 흐린 것은 모두 화열 때문이다. 화를 치료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약을 쓸 때는 짜고 차가운 약으로 토하게 하거나 설사시킨다. 침으로는 신정, 상성, 신회, 전정, 백회를 사혈하면 예막은 바로 걷히고 아픈 것은 바로 멎으며, 어두운 것은 곧 밝아지고 부은 것은 곧 사라진다. 장자화.)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10-16 10:58:42중앙유럽아시아연구소 등 국제 연구진이 세계 56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반중 정서가 가장 높은 나라로 우리나라가 꼽혔다. 중국에 대해 '부정적' 혹은 '매우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81%를 차지했는데, 72%로 2위인 스위스나 69%로 3위인 일본과 비교해도 꽤나 높은 수준이다. 2015년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이 조사할 당시 한국의 반중 정서는 고작 32%였으니, 근래 중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급격하게 치솟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요즘은 '반중'이라기보다 '혐중'이라는 표현이 더 적확할 정도로, 중국에 대한 인식은 악화일로다. 이제 중국은 한국과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달갑지 않은 타이틀을 일본과 공유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말 그대로 정서적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 우리나라와 멀어진 요즘이다. 중국에 대한 혐오가 일상이 되어 버린 이즈음, 중국 문화를 사랑하는 제 마음 한구석에는 조금이나마 오해를 풀고 싶다는 사명감이 들었다. 물론 동북공정처럼 일말의 재고 없이 비판받아 마땅한 잘못도 있지만, 제대로 들여다보고 행간의 의미를 해석하면 오해가 풀릴 만한 사안도 더러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과 우리나라 혹은 중국과 세계 각국의 관계를 이해한다면, 냉전시대로 회귀한 듯 날선 혐중 정서가 조금은 누그러들지 않을까. 잘 알려진 역사적 사건의 이면을 들춰보면, 전면적 진실이 드러나게 되어있다. 문제적 인물이 일으킨 문제적 사건의 속살을 톺아보는 작업이야말로 서로 간에 쌓인 앙금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여겼다. 그렇게 하여 중국사 가운데, 과연 어떤 시대를 선택해 집중해서 보아야 할지 고민되었다. 여러 고민이 스쳐 지나갔지만, 중국 자국사가 대부분인 이 시기보다는 원나라 이후 세계 각국과 활발하게 교섭하는 중국의 민낯이야말로 퇴행적 한중 관계를 되살리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톺아보려면 동아시아사 전체의 맥락을 읽어 내야 한다. 마찬가지로 중국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급변하는 세계정세 흐름 속에서 좌충우돌 하는 중국의 모습을 살펴봐야만 한다. 예를 하나 들어 보자. 1882년 6월 9일, 흙먼지를 날리며 돈화문을 밀어젖히고 경복궁에 진입한 군인들은 밀린 봉급을 달라고 무력시위를 했다. 임오군란이다. 조선은 사실상 임오군란을 기점으로 망국에 접어들었다고 평가받는다. 문제적 사건 임오군란을 분석할 때, 병사들의 처우를 둘러싼 신식 군대와 구식 군대의 갈등에만 초점을 맞춰 그저 흥선대원군과 고종 간에 벌어진 헤게모니 다툼 정도로 해석한다면 행간의 숨은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임오군란으로 인해 청나라와 일본의 군대가 조선 땅에 주둔하게 되었다. 불평등조약이 낳은 비극적 결말이다. 당시 청나라 군대의 무력을 앞세워 조선의 내정 간섭을 시도한 인물인 위안스카이는 조선과 청나라를 동시에 망국의 길로 접어들게 한 문제적 인물이다. 임오군란의 역사적 함의를 입체적으로 조망하려면 위안스카이의 행적을 돌아봐야 하고, 그가 황제를 참칭하다 결국 청나라를 서구 열강에게 헌납한 과정까지 시야를 넓혀야 한다. 그제야 비로소 우리는 임오군란의 세계사적 맥락을 정확히 읽어 낼 수 있고, 개별적 사건 사이의 행간을 오롯이 채워 넣을 수 있다. 우리의 시야는 동양과 서양으로 세계를 양분하곤 하지만, 실상 어디서부터가 동양이고, 어디서부터가 서양인지 구분하기 난망하다. 세계 각국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다양한 사건과 상황으로 얽히며 복잡다단한 역사의 연대표를 직조해내고 있다. 그러니 세계사적인 관점에서 넓은 시야로 바라봐야 역사적 사건의 행간을 정확히 파악해 낼 수 있다. 미중 패권 전쟁의 와중에 미국에 엎어질 수도 없고, 중국의 '깐부'가 되기도 거북한 우리의 외교적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중국을 둘러싼 문제적 장면들을 복기할 필요가 있다. 자, 지금부터 중국사의 문제적 장면 속으로 함께 떠나 보자. 김훈종 SBS PD
2024-08-15 18:3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