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가 선고 받은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징역형 판결에 대해 “사법 흑역사”로 규정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오후 국회에서 전국 지역위원장-국회의원 비상 연석회의를 열고 “법치가 질식하고 사법정의가 무너진 날”이라며 “재판부가 무도한 검찰 독재 정권의 정적 제거, 정치 탄압에 부역하는 사법 흑역사가 탄생했다”고 규탄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와 사법부를 일컬어 “저들이 아무리 이재명 대표의 정치 생명을 끊으려 해도 이재명은 결코 죽지 않을 것”이라며 “민심의 법정에서, 역사의 법정에서 이재명은 무죄이며 정적을 제거해 위기에 처한 권력을 유지하겠다는 치졸하고 무도한 시도는 끝내 좌절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우리 국민은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우며 민주주의를 지켜냈고 촛불혁명으로 불의한 정권을 끌어내렸다”며 “비상한 시기에 비상한 각오로 비상하게 행동하자”고 발언했다. 뒤이어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전국 당 지역위원장과 국회의원을 대표해 규탄문을 읽었다. 조 수석대변인은 “어제 1심 판결은 윤석열 정치 검찰의 이재명 대표 죽이기 조작 수사의 손을 들어줬다”며 “윤석열 정치 검찰의 조작 왜곡 기소를 일방적으로 수용한 1심 판결에 강한 유감을 표하고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정적말살 조작수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아울러 조 수석대변인은 “윤 정권은 임기 내내 민생은 내팽개치고 오로지 수백 번의 압수수색, 망신주기 소환조사와 구속영장 청구 등 결론은 미리 세워둔 채 없는 죄를 만들어내며 야당 대표 죽이기에 골몰했다”고 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규탄문을 읽으며 항소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우리에게는 2,3심 법정이 있다”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국민을 믿고 더욱 단단히 뭉쳐 싸워나갈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특검 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후 시민 단체가 주관하는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시민행진에 합류할 방침이다. jiwon.song@fnnews.com 송지원 기자
2024-11-16 14:58:56[파이낸셜뉴스] 2009년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원전 수주는 강대국도 쉽지 않은 일인데 한국이 성공했다는 소식이었다. 한국이 UAE 바라카 원전 수주에 성공한 것이었다. 불과 60여 전 6·25전쟁으로 황폐해진 국가가 해내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은 정도로 놀라운 성과였다. 그리고 한국은 2018년 바라카 원전 1호기 건설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면서 한국에 대한 UAE의 신뢰에 보답했다. 하지만 한국 원전은 탈원전 정책이라는 어이없는 암초에 부딪혀 흑역사로 전락하게 된다. 한국의 원전 역량은 높게 평가되고 잘 알려져야 하는 ‘백역사’가 아닌 골칫덩어리처럼 치부된 ‘흑역사’라는 수렁에 빠진 것이다. 원전을 흑역사로 규정한 폐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손실액이 5년간 5조 원에 달한다는 수치를 공개했다. 명확한 손해뿐 아니라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생태계가 망가진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탈원전 정책은 한국의 원전 수출 명분에도 흠집이 자충수가 되고 만다. 원전 수출을 자랑해 온 한국이 정작 자국 내에서는 원전을 멀리하는 이중성을 보인 것은 한국의 신인도를 낮추는 결과를 초래했다. 2018년 바라카 원전 1호기 완공을 자랑하면서도 정작 국내적으로는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모순 그 자체였던 것이다. 한편 현 정부 들어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흑역사로 치부된 K-원전을 백역사로 돌려놓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2022년에는 정부뿐 아니라 민간전문가도 참여하는 원전수출전략 추진위원회도 출범했다. 이러한 노력이 죽어가던 원전 생태계를 조금씩 살려내기 시작했다. 한편 원전 생태계 복원에 신규 원전 해외 수주가 중요한 상황이었다. 때마침 2022년 8월 한수원은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원전 프로젝트 참여에 성공하게 된다. 엘다바 원전 건설 프로젝트가 그 주인공이었다. 한수원은 ‘원전 기자재·터빈 시공 분야’ 계약을 통해 엘다바 원전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K-원전 생태계 복원의 모멘텀을 마련하게 되었다. 바라카 원전 이후 13년 만에 한국의 해외 원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은 가시적 성과지만 단지 이를 넘어 ‘K-원전 지정학’ 확장이라는 외교적·전략적 의미도 적지 않다. UAE 바라카 원전은 K-원전 지정학이 중동지역에게 가동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면, 이집트 엘다바 원전 참여는 K-원전 지정학이 아프리카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K-원전 지정학이 유럽지역으로까지 확대되는 여건이 무르익고 있다. 지난 2024년 7월 한수원은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의 우선협상대장자로 선정되어 소위 ‘선점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9월 20일 한-체코 정상회담은 이러한 선점효과를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주목되었다. 확대 정상회담에서 페트로 파벨 체코 대통령은 한수원의 두코바니 원전 수주를 “낙관적”으로 보면서 상당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내년 한수원이 체코 원전 수주에 최종 성공하면 K-원전 지정학의 유럽 확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등 전 세계에서 많은 국가들이 한국과 원전 협력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K-원전 지정학은 그야말로 확장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상태다. 이런 잠재력을 현실화하려면 원전 수주 성공을 넘어 기대수준을 능가하는 원전 건설 성공뿐 아니라 이번 체코 원전 수주 노력에서 강조한 ‘인력 양성 등 현지화’도 제대로 성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단지 수주 성공을 넘어 후속조치를 체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건설 완성도 제고와 현지화 성공의 방향타를 제시하는 로드맵을 선제적으로 디자인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로드맵은 K-원전의 흑역사를 백역사를 완전히 탈바꿈하는 최종 한수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정리=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9-24 12:02:06[파이낸셜뉴스] 국회 국방위원회가 8일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여야는 군사 기밀 유출에 유감을 표했으며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사과의 뜻을 밝혔다.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은 이날 현안질의에서 "군사 기밀이 북한에 넘어갔느냐, 안 넘어갔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내부 조력자가 있다고도 의심 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강 의원은 "지난 정부에서 국정원법을 개정해 대공 수사 능력이나 인원 감축, 예산 감축 문제가 있었다. 이런 데서도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나"라며 "이제 인력도 2배로 확충하고 예산도 증가하고 있는데 다시는 이런 국가 안보가 이렇게 되는 흑역사가 반복돼서는 안 되겠다"고 강조했다.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과거에도 국무위원이 비밀을 유출한 사례가 있었는데 여단장이 덮었다고 한다"며 "그때 제대로 수사하고 조사했으면 이렇게 대형 정보 유출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야당에서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의 정보사 여단장 진급 청탁 의혹 등을 제기했다. 최근 A 정보사령관과 B 정보여단장이 정보사 안전가옥의 민간인 사용 문제로 법적 다툼을 한 것에 신 장관이 관여돼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군 인사권을 김용현 대통령실 경호처장이 사실상 행사하고 있어서 국방부 장관의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고 싶은 마음에 조 모 군사정보발전연구소 이사장에게 휴민트 조직을 장관 직속으로 갖고 싶은 방안을 논의하신 바가 있다는 말이 있다"며 "장관은 국방정보원을 직속으로 끌어오고 싶은 욕구가 생겼는데 그것이 오늘의 국방 정보망 궤멸로 이어지고 하극상을 촉발한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신 장관은 "블랙요원의 기밀 누출과 기타 정보사의 볼썽사나운 모습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그러나 의혹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 진급 청탁이 있었다는 것은 제 명예에 심각한 손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표현이 송구스럽지만 (하극상 논란과 관련된) 모든 것은 사실은 거의 창작에 가깝다"며 "영외 사무실을 사용했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고 여단장의 행위는 조사본부에서 수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야당 의원들은 채해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재차 질의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 부승찬 의원은 "채해병 사건과 관련해 8월2일 이례적으로 하루 동안 수사 자료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국방부와 대통령실, 경북경찰청 간 40여 차례 통화가 이뤄졌다"며 "이렇게 대통령실이 전방위적으로 통화하는 사례가 있었나"라고 꼬집었다. 같은당 박범계 의원은 경북경찰청의 기록을 가져올 당시 인수인계증을 작성해 임의 제출을 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나 이를 거치지 않았다며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4-08-08 16:39:00[파이낸셜뉴스] 배우 김상중이 온라인 지식정보 사이트 ‘나무위키’에 올라온 자신의 사생활 내용이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18일 방심위는 통신심의소위원회를 열고 최근 김상중이 문제 제기한 민원의 명예훼손 여부를 판단했다. 연합뉴스, 미디어오늘 등에 따르면 방심위 사무처는 해당 내용은 신고인 입장에서 불쾌할 수 있다면서도 언론 등을 통해 이미 널리 알려진 내용이라는 취지로, 나무위키에 올라온 글은 정보 공유 목적으로 게시 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배우 공인 등 이유로 명예훼손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해당 없음’으로 의결했다. 방심위 의결에 따라 인터넷 게시물은 삭제, 접속 차단 등 시정 요구가 가능하다. ‘해당 없음’은 시정 요구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김상중이 문제 삼은 부분은 과거 파혼 관련 내용 등으로 알려졌다. 이는 나무위키에 올라온 김상중에 관한 내용 중 ‘흑역사’ 분류에 포함돼 있다. 1990년 배우로 데뷔한 김상중은 KBS2 ‘목욕탕집 남자들’(1995) SBS ‘토마토’(1999) ‘천국의 계단’(2004) ‘내 남자의 여자’(2007) ‘추적자 더 체이서’(2012) 등에 출연했다. 현재 17년째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 진행자로도 활약하고 있다. 한편 나무위키는 지난 2015년부터 운영됐으며 유명인 등에 관한 정보를 불특정 다수가 모아 작성하고 수정할 수 있는 사이트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10-19 08:30:37[파이낸셜뉴스] 한국은 이번 대회 아시안게임 3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한국 축구대표팀에게 또 하나의 목표가 추가 될 전망이다. 바로 자존심 회복이다. 소위 한일전 흑역사 청산이다. 왜냐하면 결승에 올라가게 된다면 결승전이 한일전이 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 남자 축구는 '숙명의 라이벌'로 불리는 일본과 최근 맞대결에서 연전연패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2021년 3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끌던 성인 대표팀이 일본과 친선 경기에서 0-3으로 졌고, 2022년 6월 일본에서 열린 16세 이하 4개국 친선 대회 0-3 패배, 같은 시기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아시안컵 8강전 0-3 패배가 이어졌다. 또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에서도 일본에 0-3으로 무릎을 꿇었고, U-17 아시안컵 결승에서도 0-3으로 패했다. 남자 성인 대표팀의 기준으로만 보면 2019년 12월 동아시안컵 3차전에서 일본을 1-0으로 물리친 것이 마지막이다. 거의 4년이 다 돼간다. 그나마 지난 8월 한국 U-18 대표팀이 일본 시즈오카현 구사나기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3 SBS컵 국제청소년축구대회 1차전에서 강민성(수원FC U-18)의 결승골에 힘입어 일본 U-18 대표팀을 1-0으로 꺾은 것이 가장 최근에 일본을 이긴 사례다. 하지만 최근 사례로 보면 한국은 압도적이라는 표현으로도 모자를 만큼 일본에게 밀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은 다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모든 참가국 중 가장 조화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4강까지 무려 23골에 1실점을 하고 있다. 역대 아시안게임 최다골 신기록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준결승전에서는 이강인, 정우영을 빼고서도 중국에 2-0으로 완승했다. 그밖에 조영욱(김천)을 비롯해 홍현석(헨트), 백승호(전북)까지 3명이나 3골을 넣고 있고, 엄원상(울산)과 안재준(부천)도 2골로 뒤를 따르고 있다. 조민규도 골을 넣는 등 대부분의 공격수가 골을 넣고 있다. 거기다가 경기 경험도 풍부하다. 현재 전력이 결코 일본에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의 우치노 고타로가 일본을 이끌고 있지만, 한국에 비할바는 아니다. 따라서 만일 결승에서 일본을 꺾을 수 있다면 0-3으로 5연패를 하는 등 최근 한일전에서 좋지 않은 분위기를 한 번에 뒤집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행여라도 일본을 꺾고 AG 3연패를 이룩할 수 있다면 이번 항저우 대회는 대한민국 축구사에 또 하나의 의미 있는 날로 기록될 수 있다. 일단 그러기 위해서는 잘롤리디노프를 중심으로 한 난적 우즈베키스탄을 꺾어야 한다. 지난 대회에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에게 고전했지만, 황의조의 해트트릭과 황희찬의 결승골로 4-3으로 우즈베키스탄을 꺾은 바 있다. 그리고 그 승리는 고스란히 AG 3연패로 연결되었다. 우즈베크와의 4강전 경기는 오늘 밤 9시에 펼쳐진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0-04 17:53:01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66)가 최근 출간한 책 ‘MBC의 흑역사’(인물과사상사 펴냄)를 통해 MBC에 대해 날을 세웠다. MBC가 마치 자신들이 선(善)과 정의를 독점한 것처럼, 민주당 편을 드는 게 방송 민주화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책에서 저자는 MBC가 지난 5년간 친민주당 방송의 대명사가 된 동시에 '정치의 유튜브화'와 '방송의 진영화'를 결합해 이끈 선두주자였다고 지적한다. 또 책은 MBC의 정치적 편향성을 비판하면서 저널리즘의 원칙과 공영방송의 공정성에 대해 질문한다. 아울러 조국 사태 보도 등에서 MBC는 보도의 균형을 상실하는 듯 보였다고도 주장한다. 조국 사수 집회에는 헬기까지 띄우고, 50m 높이의 카메라용 크레인까지 세워 톱뉴스로 다뤘지만, 광화문 조국 반대 집회는 아홉번째 뉴스로 다루면서 "쿠데타 선동"이라고 한 민주당 지도부의 목소리도 함께 보도했다는 것이다. 또한 탐사기획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도 민주당보다는 국민의힘 비판에 집중했다. 2018년 2월부터 2020년 9월까지 국민의힘 비판 보도는 80건인데 비해 민주당 관련 보도는 3건뿐이었다. 아울러 2020년 7월 26일, 8월 2일, 9월 6일 3차례에 걸쳐 집값 폭등의 원인을 박근혜 정권 탓으로 몰고 가는 듯한 과도한 정파성의 폐해도 보여줬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는 대부분의 사람이 동의할 수 있을 정도로 옳고 그름이 분명한 사안에 대해 기계적 중립을 택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항상 논란이 되는 정치적 성향과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선 기계적 중립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규칙 없는 패싸움은 모두의 공멸을 부른다며 언론, 특히 공영방송은 만인이 합의한 원칙을 지키는 데에 목숨을 걸어야 하지만, MBC는 규칙을 지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중립은 나쁘다'며 훈계까지 했다고 비판한다. 이밖에 저자는 MBC 내에 팽배한 순혈주의 문제도 질타했다. 저자는 MBC가 박근혜 정권 파업 때 채용한 계약직 아나운서에 대해 추후 '직장 내 괴롭힘'으로 대응한 점도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썼다. 이들 계약직 아나운서는 맡겨진 일이 없었고, 9층 아나운서실이 아닌 12층 콘텐츠 부서 옆 비좁은 공간으로 출근했다. 이같은 조처는 MBC의 순혈주의와 매우 강한 '구조적 편향성' 때문에 발생한 결과라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3-07-19 16:43:17시중에는 위대한 명장들을 조명하는 책이 하늘의 별처럼 무수히 많다. 작가들은 그들의 영광스러운 승리를 신화처럼 포장하고 그 신화에 흠집이 될 만한 치부는 슬쩍 넘기거나 영웅들의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는 미담 쯤으로 취급한다. 대중은 실패한 이야기보다 남의 성공담을 선호하는 법이다. 자기계발서에 위인들의 일화가 빠짐없이 거론되는 이유다. 그러나 흔히 간과하는 사실은 성공한 소수의 뒤에는 실패한 다수가 있다는 점이다. 정말로 눈여겨보고 교훈으로 삼아야 할 부분은 어떻게 성공했느냐가 아니라 왜 실패했느냐가 아닐까. '별들의 흑역사'에는 패장 12명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물론 중국의 어느 고사에 나온 것처럼 '승패란 싸움에서 늘 있는 일(勝敗兵家之常事)'이다. 승자가 있으면 패자 또한 있게 마련이기에 싸움에 졌다고 무조건 비난할 순 없다. 하지만 패배에도 급이 있다. 전쟁사에는 최선을 다했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거나 중과부적으로 진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삼국지'에서 '모사재인 성사재천(謀事在人 成事在天)'이라고 한탄했던 제갈량의 말마따나 일은 사람이 하지만 이루는 것은 하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패배들은 영화에서 흔히 나오는 것처럼 승리보다 더 위대한 패배 따위가 아니다. 재난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처절하게 깨졌고 어마어마한 인명 손실은 물론 극심한 후유증마저 남겼을 정도다. 더욱이 주인공의 면면을 살펴보면 한낱 ‘잔챙이’가 아니라 중책을 맡은 ‘거물급’들이다. 관운은 좋을지 몰라도 그만한 역량과 인격을 갖췄느냐는 별개라는 이야기다. 읽다보면 때로는 하도 황당해 실소를 금할 수 없고, 때로는 웃기면서 슬프기도 하고, 때론 안타까움과 동정심마저 갖게 한다. 그렇다고 그들을 싸잡아 ‘똥별’이라며 비웃을 수는 없다. 물론 두 명의 일본 장군의 ‘막장 행태’는 우리로 하여금 기가차게 할 정도이지만 대부분은 무능하기는커녕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자신의 직분에 충실했고 능력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단 한번의 과오가 평생 쌓아올린 명성과 공적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고 역사의 실패자로 이름을 남겨야 했다. 그렇게 된 이유는 그들 자신의 아집과 독선, 이기심, 우유부단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역량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감투를 씌워준 조직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독일 바이마르공화국군의 수장 하머슈타인-에쿠오르트의 말처럼 조직이 ‘멍청하면서 부지런한 사람’을 걸러내지 못해서가 아니라, 당사자의 근면함은 그대로인데 자리가 ‘멍청한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현실의 부조리함이다. 그러나 이 글을 쓰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패자들은 대개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실패의 책임을 떠넘기려고 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데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위대한 승자 중 한 명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장군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앞두고 작전이 실패했을 때를 대비해 수첩에 이렇게 적었다. “육해공군 장병들은 자신의 임무를 위해 모든 용기와 헌신을 다했으며 이번 작전에 대한 어떤 비난과 잘못은 전적으로 저의 몫입니다.” 그의 연설문은 다행히도 실제로 발표될 일은 없었지만 구차한 변명 한마디 없이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림으로써 많은 사람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 진정한 명장의 자질이란 남들보다 특출난 천재성이 아니라 자신의 두 어깨에 놓인 책임의 무게를 얼마나 깨닫고 있는가에 달려 있지 않을까. 역사는 승자가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폴레옹과 한니발처럼 승자보다 더 승자 같은 패자도 있지만 대부분의 패자는 승자를 빛내기 위한 역사의 조연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로 주목해야 할 쪽은 패자들이다. 그들을 미화하거나 재평가하자는 뜻이 아니라 실패에서 교훈을 얻음으로써 진정한 승리를 하기 위해서다. 더욱이 한반도는 ‘세계의 화약고’ 중 하나로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과 열강의 힘겨루기가 벌어지는 곳이다. 전쟁은 고통스럽기에 더욱 일어나서는 안되지만 그보다 훨씬 고통스럽고 결코 일어나서는 안되는 것이 패전이다. 우리는 안보의 중요성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그것은 나이 많은 원로세대가 입으로만 안보를 운운하고 “우리가 이 나라를 어떻게 지켰는지 아느냐”면서 젊은 사람들에게 훈계하듯 강조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 군 스스로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고 할 때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그러려면 지난 과오를 어물쩍 덮기보다는 진솔하게 반성하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패전의 역사를 불편하거나 부끄럽게 여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권성욱·전쟁사 연구가
2023-06-22 09:23:56더불어민주당이 30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면직에 “윤석열 정권 언론 장악 시도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언론자유특별위원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윤 정권이 끝내 한 위원장을 부당하게 면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 대한 면직 처분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은 “임기를 불과 두달 남겨 놓은 한 위원장을 무리하게 쫓아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뭐가 그렇게 급했나”라며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하루라도 빨리 언론 장악에 나서야 했기 때문인가”라고 했다. 민주당은 “KBS, MBC 등 공영방송을 '땡윤뉴스'로 만들고 싶은데, 공영방송 이사 추천·임명 권한을 갖는 방통위에 전 정권에서 임명한 위원장이 앉아 있으니 걸림돌이 됐던 것인가”라며 “'대통령이 바뀌면 도의상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하며 국무회의 참석도 막고, 감사원 감사에 방통위 국·과장 구속까지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는데도 물러나지 않으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몰아내야 했나”라고 했다. 또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보장을 위해 방송통신위원의 임기를 보장하고 있는 현행법도 무시하고,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이라는 검찰의 억지 수사와 부실 기소만으로 한 위원장 면직을 밀어붙인 건 결국 '언론 장악을 위한 검은 의도' 외에는 달리 설명할 수 없다”며 “정권 초부터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은 서슴없이 탄압해 온 윤 정권은 '좌파 패널 주장 색깔론'으로 방송 편성에까지 부당하게 개입하고 있고, '포털 때리기' 등 총선이 눈앞에 다가오자 언론 장악 의도를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윤 정권이 외교를 무너뜨리고 민생 경제를 망치며 독선과 아집으로 '국민 불통'만 고집한다면, 아무리 원하는 대로 언론을 장악한다 한들 국민들께서 윤 정권의 '무능과 독선'을 좋게 평가하실 리 만무하다”며 “언론 장악을 위한 한 위원장에 대한 부당한 면직은 언론 장악의 디딤돌이 아니라 윤 정권의 언론 장악 시도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2023-05-30 19:12:15[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 유동성 위기를 보는 전 세계 금융권은 또다시 '대마불사(大馬不死·too big to fail)'를 떠올리고 있다. 금융권에서 대마불사는 금융사 파산이 사회에 큰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금융사는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뜻한다. 파산하더라도 당국이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구제에 나설 수밖에 없어 금융사가 입는 손해는 사실상 없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SVB 파산에 CS 유동성 위기 격자, 국가가 수습 나서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SVB가 불과 36시간 만에 파산하고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 역시 유동성 위기를 겪자 미국과 스위스 금융당국이 예금 전액 보호, 긴급 유동성 지원을 골자로 하는 대책을 시급히 내놓은 데 대해 금융권 대마불사 논제가 유효하다는 판단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서 대마불사는 줄곧 위기 확산 방지와 도덕적해이 사이에서 딜레마가 돼 왔다. 금융시장에선 금융 소비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잠재우는 것이 1순위로 여겨지는 만큼 당국으로서는 당연한 조치지만, 금융업체의 부실·방만 경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미국 정부는 2008년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위기를 부른 대형 투자은행들에 책임을 묻지 못하고 오히려 구제금융을 투입해 살려내야 했다. 이는 대마불사 흑역사로 여겨진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SVB 파산에 대해 미 금융당국이 내놓은 대책을 보면, 미 연방준비제도와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고객 예치금을 상한 25만달러를 넘어 전액 보장하고, 비슷한 위기에 몰리는 다른 은행들에는 현금을 신속히 빌려준다는 내용이다. SVB 파산의 물질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심리도 안정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은행 파산 사회적 파장 커.. 은행 기능이 마비되면 많은 거래기업이 자금난을 겪고 임금체불, 도산 등을 통해 노동자에게도 고통이 전가된다. 예금주 불안이나 금융체계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면 뱅크런이 심화해 여러 다른 은행이 추가로 위험에 노출된다.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 부를수도 하지만 이런 대마불사 인식 확산은 금융사의 무모한 경영을 부추겨 나중에 더 큰 위험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도덕적 해이는 우리 금융권에서도 큰 딜레마가 돼왔다. 일례로 증권사들이 저금리 시대 부동산 PF로 호황을 누리다 시장 불안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서 금융당국은 보증에 나서야 했다. 금융당국의 '시장 자구 노력' 요청에 증권업계가 모두 출자에 참여하는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전용 펀드를 조성하긴 했지만, 유동성 파티 규모와는 차이가 크다. 한편 전문은행 파산으로 큰 은행으로 자산이 몰리는 또 다른 대마불사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스타트업 전문은행인 SVB가 파산하자 미국 2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유입된 예금 규모가 150억 달러(약 19조5000억원) 이상으로, 이번 사태의 최대 수혜자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 소비자들이 '대마불사'에 대한 믿음으로 큰 은행들로 자금을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 1위 은행인 JP모건에도 수십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들어왔고, 씨티그룹·웰스파고 등 다른 대형 은행에도 평소보다 많은 예금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3-03-16 16:15:22[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6.1 지방선거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김기현 의원이 15일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대선 패장 3인방의 막말, 궤변, 날조가 목불인견"이라며 싸잡아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가 "진짜 도둑이 누구냐, 국민의힘은 적반무치당"이라고 말한 것과, 송영길 후보가 "대선에서 1600만표를 얻은 대선후보를 수사 대상으로 삼으면 어떻게 대한민국이 발전하겠냐", 윤호중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후보를 죽이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에 대해 김 의원은 "참으로 가관"이라고 비꼬았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은 아직도 미몽(迷夢)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미로(迷路)를 헤매고 있는 듯 하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김 의원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죄를 저질렀기에 '검수완박'으로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해 놓고서도 이렇게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으로 지레 겁을 먹고 있는 것인가"라면서 "도리어 의혹이 더 증폭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정권 당시 월성원전 경제성조작 사건, 대장동 비리게이트, 성남FC 뇌물후원금 의혹, 경기 법인카드 공금유용의혹 등을 언급한 김 의원은 "백주대낮에 이런 짓을 저지른 자들이 감히 누구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것인가"람녀서 "대선후보는 법 위에 군림하는 특권계층인가"라고 따졌다. 김 의원은 "도둑놈이 큰소리 치고, 죄지은 놈이 성내던 불공정의 흑역사는 이제 끝났다"며 "윤석열 정부를 선택한 민심은, 지난 5년 간 내로남불 정권으로 인해 무너진 법과 원칙을 바로 세워 묻힐 뻔한 진실을 철저하게 밝혀 법적 책임을 물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은 불의와 불공정에 분노한 민심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성찰과 반성 없이 오로지 윤석열 정부 발목잡기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이러다가 15년 전의 '폐족선언'을 다시 반복하게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내다봤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2-05-15 17:4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