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이 신용카드 업계에 좋은 소식은 아니다. 카드사들은 결제 수수료가 없는 시대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고객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저비용의 쉽고 간편한 금융결제 서비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3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신용카드학회(KOCAS) 춘계 세미나에서 'CBDC 도입에 따른 카드사의 대응방안'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CBDC는 현금과 동일한 효력을 지니는 법정 화폐 및 디지털 지급 수단을 일컫는다. △현금 사용 감소에 따른 비효율 극복 △모바일 기기 사용 증가 △온라인 상거래 증가 △지급 및 중개 수수료 이슈 △스테이블 코인 등 다양한 지급결제 수단 증가 등이 등장 배경으로 꼽힌다. 통상 CBDC는 실생활에서 사용 가능한 범용 CBDC와 금융기관 자금 거래 및 최종 결제를 위한 기관용 CBDC로 나뉘며 범용 CBDC의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과 중국, 영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각국 중앙은행이 실험 및 시범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은행 또한 지난 2020년 CBDC 연구 조직이 설립한 후 2022년 6월까지 CBDC 모의 실험 연구를 완료했으며, 이후 같은 해 12월에는 금융기관과의 연계 실험을 마친 상태다. 오는 4·4분기에는 일반 이용자 대상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신용카드 회사 등 지급결제 기업들의 가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지급결제 회사들의 주가는 2021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감소했으며, 2020년~2022년에는 17%를 기록한 매출 성장 기대치 역시 2022년~2024년에는 10%로 하락했다. 채 교수는 "시장은 커지고 있으나 참여자들이 증대했고, 경쟁이 심화된 와중에 성장률은 축소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CBDC가 도입될 경우 지급결제 관련 수수료가 0에 수렴하고, 예금의 필요성 감소로 인해 자본 조달 비용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현재 카드사들은 CBDC 도입에 발맞춰 생존 전략을 구사하는 모습이다. 비자의 경우 CBDC를 기존 결제 시스템에 연계 가능하도록 지원 기능을 제공하고, 마스터카드는 네트워크 차원의 비대면 본인인증(KYC) 및 금융범죄 추적 시스템인 '트레이스 파이낸셜 크라임(Trace Financial Crime)'과 금융사기 방지 솔루션 '세이프티 넷(Safety Net)'을 제공한다. 채 교수는 "CBDC는 정부가 직접 발행하는 지급결제 수단이므로 여기에서 사기가 발생하면 정부가 해결을 해야 하므로 보안·사기·횡령 등 리스크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CBDC 생태계 내에서 지속적으로 개발 및 제공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카드사들이 '결제 수수료 제로(Zero)' 시대를 대비해 새로운 먹거리를 개발할 필요성도 언급됐다. 채 교수는 "카드사가 디지털 지갑 산업을 눈여겨보고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사용자 중심의 편리성을 제고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05-30 15:45:42[파이낸셜뉴스]한국은행이 은행 간 차액결제 이행용 담보증권 제공비율(차액결제 담보비율)을 현행 80%에서 내년 8월까지 100%로 높이기로 했다. ‘신용리스크’ 부담을 제거하기 위한 조치로 고객 간 자금이체와 금융기관 간 결제도 동시에 이뤄지는 실시간 총액결제 방식도 도입된다. 아울러 올해 5개 기축통화국이 참여하는 ‘아고라 프로젝트’에도 참여해 기관용 중앙은행 화폐와 예금토큰을 활용한 통화시스템의 개선 가능성도 모색하기로 했다. ■내년 8월까지 차역결제 담보비율 100%로 인상15일 한국은행은 ‘2023년 지급결제보고서’를 통해 "차액결제 이행용 담보제공 비율을 올해 8월에는 90%, 내년 8월에는 100%까지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는 A은행과 B은행이 하루에 주고받은 돈을 계산(청산)한 후 다음 날 오전 11시 한국은행 금융망을 통해 차액만을 결제하는 이연차액결제 방식을 채택 중이다. 이 방식은 A은행이 파산 등의 이유로 B은행에 차액을 지급하지 못할 때 ‘신용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어 한은은 결제 미이행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기관별 순이체한도를 설정하고, 증권을 담보로 받아왔다. 한은은 담보제공비율을 기존 30%에서 점진적으로 인상해 지난해 8월에 80%까지 끌어올렸고 올해 8월에는 90%, 내년 8월에는 10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금융위기 이후 제정된 국제기준(PFMI)에서 지급결제시스템의 신용리스크를 완전히(100%) 제거하는 수준의 담보 확보를 권고함에 따라서다. 이에 은행들이 한은에 낸 담보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82조2000억원 수준에서 담보제공 비율이 100%로 인상되는 내년 97조1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리스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시간 총액결제(RTGS) 시스템도 도입된다. 신속자금 이체시스템인 RTGS는 수취인 계좌로의 입금과 은행 간 결제가 실시간으로 이뤄져 이연차액결제 방식과 달리 신용 리스크를 제거할 수 있다. 한은은 오는 2028년 도입을 목표로 RTGS를 추진 중이다. 한은은 “RTGS 방식 신속자금이체시스템의 구축 및 운영에는 참가 금융기관의 협조가 긴요하다는 점에서 민간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협의회를 개최하여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있다”며 "민간 금융기관과의 지속적 협의를 통해 최적의 IT 시스템 구성 및 운영 방식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은, 5개 기축통화국과 ‘아고라 프로젝트’ 참여아울러 한은은 올 연말께 최대 10만명의 국민들이 참여하는 디지털화폐(CBDC) 활용성 테스트 추진하는 등 관련 사업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 2010년 이후부터 현금 사용 빈도가 급격히 줄어들고 스테이블코인의 확산 가능성이 커지자 한은은 CBDC 연구·개발을 통해 지급결제 환경변화에 대응해 왔다. 범용(retail) CBDC를 중심으로 지난 2021년 8월부터 2022년 6월까지 CBDC 모의실험을 진행하고 그해 7월부터 5개월 간 금융기관과의 연계실험을 한 한은은 지난해 기관용 CBDC, 예금토큰을 기반으로 하는 활용성 테스트도 진행했다. 특히 한은은 5개 기축통화국(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스위스) 및 멕시코 중앙은행 등 7개국 중앙은행과 ‘아고라 프로젝트’에도 참하기로 했다. 민간 금융기관을 대표하는 국제금융협회(IIF)도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아고라 프로젝트는 기관용 중앙은행 화폐와 예금토큰을 활용해 통화시스템의 개선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각국이 진행한 국내 사례 중심의 실험을 넘어 국가간 지급결제(해외송금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이를 활성화할 수 있을지 살펴볼 계획이다. 한은은 CBDC 활용성 테스트는 국내 지급결제 환경에서 실제 상거래를 통해 민간 디지털통화의 활용사례를 점검하는 반면, 아고라 프로젝트는 주요국과 협업하여 국가 간 지급결제의 개선 가능성을 모색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아고라 프로젝트는 BSI가 주도하며 향후 BIS는 민간 금융기관의 프로젝트 참여 의향을 조사하는 공고를 낼 예정이다. 민간 참가 기관의 모집 및 중개자 역할은 IIF가 수행하게 된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범용(retail) CBDC를 발행하게 되면 민간 예금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금융중개 기능이 미흡해지면서 민간 영역을 침해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홀세일 예금 토큰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CBDC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며 "그 내용과 궤를 같이하는 아고라 프로젝트는 힘 있는 5개 기축통화국과 우리나라, 멕시코까지 참여하면서 앞으로 실제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4-15 14:12:00[파이낸셜뉴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경제의 디지털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중앙은행도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기보다 민간과 같이 경쟁하면서 기술적·제도적으로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며 디지털화폐(CBDC) 도입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디지털화폐 : 변화하는 금융환경 탐색’을 주제로 열린 국제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전날부터 양일간 열리는 이번 컨퍼런스는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국제통화기금(IMF)이 공동 주최했다. 우선 이 총재는 한국의 CBDC 연구·개발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은 2021년부터 2년간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해 범용(retail) CBDC 모의시스템을 구현하고, 이를 금융기관의 테스트 시스템과 연계하는 실험까지 실시했다”며 “다른 많은 국가들도 유사한 파일럿을 진행하였지만, 한국은행의 파일럿에서는 인터넷 등 통신이 단절된 상태에서 작동하는 오프라인 CBDC를 개발해서 CBDC에 현금과 같은 익명성을 구현할 수 있는지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공동으로 국제결제은행(BIS)와 협력해 1단계 파일럿에서 기관용 CBDC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2단계 파일럿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내년에는 일반인 10만명을 대상으로 CBDC 기반의 예금토큰을 발행하는 실거래 테스트를 추진한다. 또 이 총재는 CBDC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 총재는 “최근 USDT, USDC 등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기 시작하면서 CBDC가 중앙은행의 입장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연구과제가 되고 있다. 규제를 받지 않은 스테이블코인은 그 이름과는 달리 가치 측면 등에서 불안정하다”며 “만일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지급수단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중앙은행의 화폐 등을 구축 경우금융시스템이 과연 안정적으로 움직일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이 확산되면 화폐의 단일성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고 더 나아가 화폐 발행 주조차익과 통화정책 수행 방식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 총재는 새로운 지급결제 인프라가 마련될 경우 비은행 등의 참가를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지에 관한 문제가 있는 등 아직 과제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이 신뢰성을 부여한 디지털 통화가 민간 스테이블코인처럼 활용될 경우 효과적인 관리·감시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오후 세레이 체아(Serey Chea) 캄보디아 국립은행 총재와 에디 위에(Eddie Yue) 홍콩통화청장, 베라타이 산티프랍홈(Veerathai Santiprabhob) 태국중앙은행 전 총재와 패널 토론에 참석한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3-12-15 09:17:12[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과 한국거래소가 탄소배출권 시장을 대상으로 한은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활용성 테스트'와 거래소의 분산원장 기술 모의실험을 연계해 진행하기로 했다. 한은과 한국거래소는 30일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이같은 내용으로 디지털 금융·자산 인프라 구축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한 가상의 탄소배출권 거래 모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스템 내에서 CBDC 기반 디지털 통화를 이용한 탄소배출권 거래가 원활히 이뤄지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실험 내용은 오는 11월 말 공개되며 기술 실험은 내년 3·4∼4·4분기 중 실시될 예정이다. 다만 양 기관에 따르면 이번 실험이 현재 거래소가 운영하는 탄소배출권 시장에 분산원장 기술을 도입한다거나, CBDC 본격 도입 또는 'CBDC 네트워크' 설계모델을 최종적으로 확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CBDC 활용성 테스트는 경제의 디지털 전환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미래 인프라 구축 방안을 점검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라며 "거래소와의 협력은 이러한 노력의 첫 출발"이라고 말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이번 협력을 통해 금융시장 인프라의 중추를 담당하는 양 기관이 디지털 혁신 기술을 반영한 모델을 선도적으로 시도해보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3-10-30 18:26:24[파이낸셜뉴스] 한국거래소와 한국은행이 30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디지털 금융·자산 인프라 구축 방안 모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디지털 금융·자산 생태계의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하고 그 일환으로 한은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활용성 테스트'와 한국거래소의 분산원장 기술 모의실험을 연계 추진하기로 했다. 실험 대상에는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탄소배출권 시장'을 선정했다. 이번 실험에서는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한 가상의 탄소배출권 거래 모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동 모의 시스템 내에서 CBDC 기반 디지털 통화를 이용한 탄소배출권 거래가 원활히 이루어지는지 점검할 예정이다. 손병두 이사장은 "주요국 거래소 등 국제사회에서도 분산원장 기술에 대한 연구를 확대하고 있어 한국거래소도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금융시장 인프라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는 양 기관이 디지털 혁신 기술을 반영한 모델을 선도적으로 시도해보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창용 총재는 "CBDC 활용성 테스트는 경제의 디지털 전환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미래 인프라 구축 방안을 점검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으로, 한국거래소와의 협력은 이러한 노력의 첫 출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번 협력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이바지한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고 언급했다. 이번 실험은 현재 한국거래소가 실제 운영하는 탄소배출권 시장에 분산원장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 CBDC의 본격 도입 또는 'CBDC 네트워크' 설계모델의 최종 확정도 의미하지 않는다. 구체적인 실험 내용은 오는 11월말 공개되고, 기술 실험은 내년 3~4분기 중 실시될 예정이다. 양 기관은 이번 실험 외에도 정보 공유 등 포괄적 협력을 통해 국내 금융 인프라 핵심 기관으로서 상호 역량 강화를 지원해갈 계획이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3-10-30 17:42:15[파이낸셜뉴스]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이 BIS(국제결제은행)와 협력해 기관용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 활용 테스트를 실시한다고 4일 밝혔다. 현재 한국은행망을 통해 은행들이 서로 돈을 주고 받는데, 여기에 분산원장 기술을 더해 CBDC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CBDC 개념을 짚어본다. 4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새로운 화폐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과는 달리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기 때문에 한은이 발행하는 5만원, 500원과 같은 '법화(法貨)'다. 이번에 한은과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건 '기관용 CBDC' 인프라 구축을 위한 실험이다. CBDC는 활용범위, 사용주체에 따라 범용(retail)과 기관용(wholesale)로 나뉜다. 일반 금융소비자들이 한국은행이 발행한 5만원권을 사용하는 걸 범용, 은행의 지급준비금과 비슷하게 금융사들에 발행돼 금융사 간 자금 거래와 결제에 활용되는 게 기관용이다. 현금 이용이 감소하고 금융의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CBDC는 2010년대 후반부터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민간 지급서비스가 발달되고 온라인 거래가 늘어나면서 중앙은행이 발행, 보증하는 디지털 화폐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스테이블코인이 속속 출시되면서 이에 대한 규제체계와 안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견해가 확산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은과 금융당국은 스테이블코인의 잠재 리스크에 대해 "코인런과 같은 대규모 인출사태, 담보자산 투매 등에 따른 금융불안정, 은행 자금중개기능 약화, 불법 외환 유출 등 다양한 리스크를 촉발할 수 있다"고 봤다. 이런 상황에 세계 각국 중앙은행도 CBDC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BIS 연례조사 결과 지난해 기준 중앙은행 93%가 CBDC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중국은 시범운영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ECB(유럽중앙은행)도 도입 준비를 시작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분산원장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플랫폼에서 은행이 예금 등을 발행하고 기관용 CBDC가 이를 지원하는 방향의 연구개발이 확대되고 있다. 한은과 금융당국이 공동 테스트를 추진하는 것도 기관용 CBDC다. 한국은행은 "중앙은행 화폐와 은행 예금으로 이뤄진 현행 통화시스템을 유지하는 가운데 민간의 혁신적 서비스 개발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도 모의실험 연구, 금융사와 연계실험 등을 통해 CBDC 시스템 연구개발을 계속해왔다. 지금까지는 금융소비자가 직접 사용하는 범용 CBDC 시스템의 기술적 구현 가능성을 검증해왔다면, 이제는 기관용 CBDC 인프라 구축에 우선순위를 두고 실험을 하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범용 CBDC 도입은 주요국 동향을 고려하는 가운데 기술적 기반 마련, 은행의 자금중개기능 약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 해소가 선행된 후 결정할 필요가 있다"라며 "개인정보 보호, 시스템 보안, 오프라인 CBDC 등 범용 관련 기술연구를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CBDC 활용성 테스트' 추진 계획을 공동 발표했다. 기관용 CBDC 인프라 구축의 첫걸음이다. 현재 은행들은 한국은행에 개설한 계좌 예금, 즉 지급준비금을 활용해 자금을 거래하고 은행들 간 청산·결제를 한다. 이것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게 기관용 CBDC 인프라 구축의 핵심이다. 네트워크 참여자가 암호화 기술을 사용해 거래 정보를 검증한 후 공동으로 분산·관리하는 분산원장 기술이 여기에 활용된다. 이렇게 CBDC 인프라를 구축하고 참여하는 은행들간 네트워크가 생기면 '예금 토큰'이라는 새로운 디지털 지급수단도 가능해진다. 예금 토큰은 은행이 금융소비자의 은행 예금을 기반으로 CBDC를 담보로 해서 발행하는 것인데, 수시입출식 예금을 디지털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예금 토큰은 프로그래밍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급결제 조건이 복잡한 계약에 활용해 소비자의 편의를 높일 수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10-04 12:51:00"K(대한민국) 기획사가 돼야 한다. 우리 일상이 '돈벌 꺼리'가 된다." 한국투자증권에서 토큰증권(STO)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최서룡 플랫폼본부장(사진)의 판단이다. 산업 구도의 변화를 이끌어낼 정도가 아니면 '수익 창출'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최 본부장은 10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일반적인 조각투자를 넘어 일상에 있는 일을 증권화하면 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데이터와 연계하면 증권 비즈니스가 송두리째 변할 수 있는 일"이라며 "STO를 통해 다양한 콘덴츠를 만드는 등 문화상품에서 할 일이 많다"고 전했다. 기존 금융투자상품으로 소화할 수 없는 영역을 발굴, 증권화하는데 STO의 본질적인 가치가 있다는 것이 최 본부장의 분석이다. 그 중 하나가 스타트업의 초기 투자를 담당하는 액셀러레이터(AC)의 전 단계로서 '엔젤투자'다. 자금조달 통로가 없었던 곳인 만큼 국민 모두를 창업자 및 동업자로 만들 수 있다고 봤다. 특히 K-콘텐츠가 전세계적으로 하나의 주류 문화로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STO가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단순한 투자상품으로서의 가치를 넘어 국가의 문화경쟁력을 한 단계 레벨업 시키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숨겨져 있는 아티스트들을 발굴하는데 기여를 했다면 STO는 숨겨져 있는 K-콘텐츠가 성장할 수 있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봤다. K-콘텐츠 플랫폼인 펀더풀과 토큰증권 투자상품과 관련 첫 번째로 양해각서(MOU)를 맺은 이유도 콘텐츠 중심 전략을 염두에 둔 때문이다. 최 본부장은 "유튜브에 채널을 만드는 것처럼 ST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싶은 개인이 자유롭게 증권사에 심사 요청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STO 플랫폼'이 개인의 콘텐츠를 사업화하는 일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권사가 한 번 상품을 검증하면 STO를 통해 고객들이 '캐피탈 게인(자본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STO 프로젝트들이 고객의 '신뢰'를 얻는데 성공하면 특정 물건을 넘어 모든 자산이 투자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이 초대형 IB(투자은행)로서 STO로 조달된 '프로젝트'를 키워 줄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다. IB 경험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기업문화도 한몫한다. 그가 몸을 담고 있는 플랫폼본부(105명)는 70% 이상이 외부 출신이다. IB에서 검증된 자산도 개인 입장에서 새롭게 열린 투자기회다. STO를 통해 낮아진 초기 투자비용은 투자의 다양성을 높일 수 있다. 빠르게 물건을 소화 할 수 있게 충분한 사용자들이 접촉 할 수 있도록 경로를 확대하는 것도 과제다. 이에 토큰증권협의체인 '한국투자 ST 프렌즈'를 통한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금융부문은 한국투자증권, 카카오뱅크, 토스뱅크가 손을 잡았고, 기술부문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오픈에셋이 맡았다. 투자상품부문에는 펀더풀, 밸류맵 등이 합류했다. 지난 2월 금융위원회의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이후 가장 먼저 토큰증권 기초 인프라 구축을 시작했다. 한국은행 CBDC(중앙은행디지털화폐) 모의실험을 통해 검증된 분산원장 시스템이 한국투자증권 토큰증권 인프라의 핵심을 담당한다. 최 본부장은 "STO 프로젝트는 기존 주식과 달리, 소수 지분 홀더(보유자)의 의견도 방향성에 충분히 반영하려 한다"며 "'감사' 역할을 할 수 있는 '플레이어'를 블록체인상에서 구현하기 위해 기술적인 측면은 물론 생태계와의 '소통'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오는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토크노미 코리아 2023'을 개최한다. 글로벌 STO 시장의 선도기업인 캐나다 폴리매스,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STO 플랫폼기업 ADDX, 일본 STO협회 등이 참가해 각국의 시장상황과 사업모델을 발표한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3-07-10 18:17:09[파이낸셜뉴스]한국은행이 지난해 15개 금융기관과 실시한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 모의 시스템 연계실험 결과를 8일 발표하고 올해 관련 연구를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현재까지 CBDC 도입 여부를 결정한 바 없다"면서도 지난해 연계실험 결과 발견된 문제들에 대해서는 '해결 가능하다'는 입장을 냈다. ■크러스트社 수행한 CBDC 연계실험 결과.. "문제들 대부분 처리 가능"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CBDC 모의시스템 금융기관 연계실험' 결과에 따르면 수행업체 크러스트사가 KPMG와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엔글과 함께 지난해 5개월간 15개 금융기관(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수협·기업·카카오·케이뱅크 및 금융결제원) 등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기존에 구축한 CBDC 모의시스템이 보다 실제적인 운영환경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원격지에 위치한 분산원장 통신 지연으로 인한 시스템 성능 저하 또한 "수용 가능한 범위"라고 판단했다. 실험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참가기관이 준비한 연계실험용 IT 시스템에 CBDC 분산원장시스템과 은행시스템을 설치했다. 참기기관이 기관내 IT센터, 또는 클라우드 사업자에게 빌린 인프라를 CBDC 모의시스템과 연결했다. 네트워크가 분리된 내부망에도 CBDC 시스템을 설치하고 기관 간 통신에는 VPN을 활용해 데이터를 암호화했다. 이같은 실험환경에서 한국은행과 참가기관은 CBDC 64개 주요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알아봤다. CBDC 발행과 환수 등 중앙은행 시스템과 잘 연계되는지, 또 이용자의 지갑관리나 이용자 간 CBDC 송금이 잘 이뤄지는지 등이다. CBDC 모의시스템에서는 이용자가 A은행에 CBDC 송금을 요청하면 A은행에서 거래를 생성한 후, 모의시스템상 거래 대기열을 임시로 보관한다. 금융사들에서 블록 구성을 주관할 노드를 선정한 후 블록이 구성되면 이 블록 안에서 다른 참가 노드들과 함께 검증·승인을 한후 거래를 확정한다. 지난해 실험은 △초당 거래 입력 건수 증가 △동시 활성 이용자 수 확대 △거래 대기열 크기 축소 △블록 구성의 비중 조정 등 4가지 시나리오를 중점 점검했다. 실험 결과 1초당 거래 처리 건수(TPS)는 모의실험 결과(2100건) 대비 10% 하락한 1900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주요 소액지급결제인프라의 최대 피크일(급여이체일 등)의 평균 TPS 1200건보다 높은 수준이다. 처리 속도가 늦어지긴 했지만 큰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다만 응답 대기시간이 5배까지 늘어나는 문제점이 있었다. IT 시스템 운영환경에 따라 처리 성능도 차이가 컸다. 클라우드 서비스 센터의 평균은 2050건이었지만 자체 IT센터는 1880건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동시 활성 이용자가 1000만명으로 늘어나면 입력된 거래의 18%가 즉시 처리되지 못하는 문제점도 나타났다. 동시 이용자가 50만명인 경우에는 입력된 거래의 대부분이 즉시 처리됐지만 1000만명으로 늘어났을 때는 모의실험 대비 거래 처리 성능이 약 8%p 저하됐다. 이외에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거나 조정이 가능했다. CBDC 시스템에는 처리 성능을 높이기 위해 임시로 거래를 모았다가 일괄 처리하는 정보 저장소인 '거래 대기열'이 있다. 실험 결과 지속적인 대량 거래를 입력했을 때 거래 대기열이 작아질수록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문제가 개선됐고 성능 저하도 발생하지 않았다. 아울러 CBDC는 분산원장의 처리(블록구성+합의대기를 통한 블록구성)가 필수적인데, 여기서 블록 구성 비중을 높일 경우 초당 거래 처리량이 23% 증가하고 평균 응답 대기시간도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CBDC 도입에 '열린 입장'.. "소매용 CBDC 도입 효과는 제한적" 이번 연계실험에 대한 한국은행의 결론은 "주요 문제점들이 고루 발생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처리·조치가 가능하다. 때문에 올해 참가기관 대상을 확대해서 연계실험을 계속 해보겠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한국은행이 CBDC를 도입할지 결정한 상태는 아니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3월 21일 국제결제은행(BIS)의 '국가별 CBDC 도입 경험과 계획' 토론회에서 "한국에서는 이미 자산 토큰화가 진행 중이고 화폐의 토큰화도 고려해봐야 한다"면서도 "지난 2년간 한국은행이 파일럿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한국은 신속 자금이체 시스템이 발달돼 있어 소매용 CBDC 도입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 총재는 도매용 CBDC를 기반으로 한 토큰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면서 구체적인 결론을 내지는 않았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5-08 15:53:30한국투자증권과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토큰증권(ST) 분야에서 손잡기로 결정했다.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결성된 첫 사례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와 함께 토큰증권 협의체 '한국투자 ST 프렌즈'를 결성했다. '한국투자 ST 프렌즈'는 한국투자증권을 주축으로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토큰증권을 기록할 분산원장(블록체인)의 금융기관 시범운영 파트너로 참여한다. 한국은행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모의실험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분산원장 구축을 위한 기술 파트너로 합류한다. 한국투자증권은 토큰증권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만큼 발행 플랫폼 인프라 구축을 최우선으로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연내 발행 분산원장 인프라를 구축하고, 안정성 및 보안성 테스트를 완료할 방침이다. 이후 한국투자증권의 발행 역량과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의 플랫폼 역량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토큰증권 상품 공급을 추진키로 했다. 초기 생태계 구축이 완료되면 경쟁력 있는 조각투자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해 투자자 보호와 시스템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내 1위 토큰증권 생태계로 확장한다는 목표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3-03-22 18:10:54[파이낸셜뉴스] 한국투자증권과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토큰증권(ST) 분야에서 손잡기로 결정했다.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결성된 첫 사례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와 함께 토큰증권 협의체 ‘한국투자 ST 프렌즈’를 결성했다. ‘한국투자 ST 프렌즈’는 한국투자증권을 주축으로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토큰증권을 기록할 분산원장(블록체인)의 금융기관 시범운영 파트너로 참여한다. 한국은행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모의실험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분산원장 구축을 위한 기술 파트너로 합류한다. 한국투자증권은 토큰증권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만큼 발행 플랫폼 인프라 구축을 최우선으로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연내 발행 분산원장 인프라를 구축하고, 안정성 및 보안성 테스트를 완료할 방침이다. 이후 한국투자증권의 발행 역량과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의 플랫폼 역량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토큰증권 상품 공급을 추진키로 했다. 초기 생태계 구축이 완료되면 경쟁력 있는 조각투자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해 투자자 보호와 시스템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내 1위 토큰증권 생태계로 확장한다는 목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토큰증권에 적합한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발행 인프라 구축이 토큰증권 생태계 구성의 첫 걸음”이라며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안정적인 IT인프라 기술력과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의 플랫폼 경쟁력, 한국투자증권의 딜소싱 능력까지 파트너 사이 시너지를 극대화해 토큰증권 활성화와 양질의 상품 제공에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3-03-22 08:5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