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라이프스타일 슈퍼 애플리케이션(앱) 오늘의집이 자체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CD플레이어 판매량이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오늘의집이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한 주간 CD플레이어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직전 주 대비 430%의 거래액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자 수도 약 10배 증가했다. 관련 검색량도 늘었다. 같은 기간 ‘CD플레이어’ 키워드 검색량은 직전 주 대비 300%가량 증가했다. 이전까지는 오늘의집 내에서 벽걸이형 CD플레이어, 스탠드형 CD플레이어가 인테리어의 한 요소로 주목받으며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들어 포터블 CD플레이어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하고 있다. 특히 CD플레이어하면 떠오르는 은색, 검정색의 전자기기 느낌 대신 안이 훤히 보이는 투명한 CD플레이어, 레트로 감성으로 가득 채운 CD플레이어 등 디자인 상품들도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는 분석이다. 오늘의집에 따르면 이용자들은 스티커 등으로 직접 ‘플꾸(플레이어 꾸미기)’로 개성을 뽐내고 있다. 무선 이어폰, 무선 헤드셋에 이어 CD플레이어가 패션 아이템의 역할을 하는 전자제품으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오늘의집 관계자는 “스마트 기기로도 자신을 표현하는 Z세대 사이에서 유선 이어폰이나 CD플레이어가 인기를 끌며 오늘의집 내에서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며 “개성 넘치는 고객들이 오늘의집을 통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상품을 발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 큐레이션 및 할인 혜택 강화를 통해 최고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4-05-30 08:55:17CD 플레이어는 1990년대만 해도 테이프의 대를 잇는 주류 음향 기기였다. 하지만 2000년대 MP3의 등장과 함께 순식간에 설 자리를 잃었다. 그런 CD 플레이어가 20여년이 지난 지금 에스파 덕분에 100만대 이상이 팔릴 기세여서 재조명을 받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는 전날 에스파 정규 1집 '아마겟돈'의 CD 플레이어 버전 예약판매를 한 결과 순식간에 품절됐다. 이 버전의 정식 출시 시기는 오는 7월 19일이다. CD 플레이어 버전은 앨범을 바로 재생할 수 있는 CD 플레이어를 포함해 포토 카드와 그래픽 스티커 등으로 이뤄졌다. 앞서 영상으로 공개한 CD 플레이어의 형태를 그대로 구현해 에스파 음악을 실물로 소유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가격은 14만5000원이다. 일반 앨범만 사는 것 대비 훨씬 비싼 가격임에도 이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위시리스트에 담아둔 사람만 100만명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에스파는 지난 3개 앨범 연속 초동 100만장 돌파를 기록한 그룹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아이돌 팬들은 랜덤 포토카드를 받기 위해 음반을 여러 장 산다. 포토카드는 현재 K팝 업계에서 음반 판매량을 견인하는 핵심 상품이다. 실물 음반을 구매하면 한두 장이 랜덤하게 들어 있어 팬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한다. 문제는 포토카드 마케팅이 과열되면서 이를 얻으려는 팬들이 앨범 수십~수백장을 구매하고 포토카드만 챙긴 뒤 CD는 버리고 음악은 스트리밍 서비스로 듣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포토카드 마케팅이 음반 차트를 교란하고 재활용 불가능한 쓰레기를 양산한다는 지적은 예전부터 제기돼 왔다. 최근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업계에서 랜덤 (포토) 카드 만들고 밀어내기하고 이런 짓 좀 안 했으면 좋겠다. 시장이 비정상적이 된다”고 비판해 화제가 됐다. 이에 에스파는 새 앨범을 CD 플레이어를 포함한 패키지 형태로도 선보이는 것은 신선하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것 또한 상술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에스파 CD 플레이어는 회로 기판이 다 보이는 투명한 형태로 작동 시 하단에서 다양한 불빛이 뿜어져 나온다. 블루투스도 지원하며 배터리 잔량 등이 표시되는 LCD 창에는 에스파 특유의 폰트를 확인할 수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4-05-25 00:22:27새로 출시되는 자동차에서 콤팩트디스크(CD)플레이어가 사라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는 2012 디트로이트 북미국제오토쇼에서 공개된 2013년식 쉐보레 소닉 RS에 CD플레이어 대신 17.78㎝(7인치) 영상표시 장치가 있는 '마이링크 시스템'(사진)이 탑재된 것을 소개했다. 지난해 쉐보레가 처음 도입한 마이링크를 통해 운전자들은 MP3 음악도 들을 수 있고 내비게이션도 사용할 수 있다. 쉐보레는 2013년식 스파크에도 마이링크를 장착시킬 예정이다. 이 신문은 앞으로 CD플레이어 대신 스마트폰을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더 많이 사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링크 관계자는 소닉과 스파크의 예비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잘 사용하지 않는 CD플레이어를 뺄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고 밝혔다. 제너럴모터스(GM)는 스파크와 소닉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마이링크에서 음성인식 기능을 제외했다. 스트라터컴의 애널리스트 존 캐날리는 CD나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플레이어는 주로 베이비붐 세대 운전자들이 사용하고 있다며 자동차 업체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신차에서 제외시키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CD플레이어가 자동차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마이링크나 포드자동차에서 사용하고 있는 싱크(Sync) 같은 음성 인식시스템이 미국에서 팔리는 모든 차에 장착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사용이 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나 QNX를 비롯한 운영체제(OS) 개발업체나 판도라 등 콘텐츠 제공사, 반도체 제조사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될 것이라고 오토모티브뉴스는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12-01-11 11:11:02(Q1 사진 연합 화상에) 삼성전자는 독자 음장기술인 DNSe(Digital Natural Sound engine)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DNSe 3.0을 탑재, CD에 버금가는 수준의 음질을 제공하는 MP3플레이어 신제품 ‘다이아몬드 사운드 Q1’을 출시한다고 15일 밝혔다. DNSe는 음원이 내포하고 있는 최상의 음향 효과를 전달하기 위해 삼성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첨단 음향엔진으로, Q1에 최초 탑재된 DNSe 3.0은 이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음장기술이다. 특히 이 제품에는 ‘오디오 업스케일’ 기능을 탑재, MP3 파일의 용량이 압축되면서 발생하는 음원손상 영역을 복원해 CD에 버금가는 수준의 음질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삼성전자는 소개했다. ‘다이아몬드 사운드 Q1’은 또 음악 장르에 따라 최적의 음장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Auto DNSe’, 사용자가 직접 만든 음장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myDNSe’, 카페·교회·콘서트장 등 3가지의 다른 현장감을 제공하는 ‘콘서트 홀’ 기능 등 다양한 첨단 음장 기술을 탑재했다. 또, 텍스트를 12개 국어, 25가지 다른 목소리로 변환해 들을 수 있는 TTS(Text-to-Speech) 기능, 재생속도 조절 시 목소리 톤을 들뜨지 않게 유지하는 기능 등 최적의 어학학습 환경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음악에 따라 LCD화면과 조작부의 LED조명이 다이나믹하게 변하는 리드마이저(Rhythmizer), 2.4인치의 LCD, WMA/MPEG 동영상 지원, FM 라디오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다이아몬드 사운드 Q1’은 블랙, 화이트, 실버 3가지 컬러로 출시되며, 가격은 4GB제품이 11만9000원, 8GB 15만9000원, 출시예정인 16GB제품은 21만9000원. /fxman@fnnews.com백인성기자
2008-10-15 15:37:23거원시스템은 초소형 패션 MP3플레이어 ‘iAUDIO U2’를 최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오션블루(Ocean Blue)의 시원함과 루비 레드(Ruby Red)의 정열, 플래티넘 블랙(Platinum Black)의 고급스러움 등 패션을 강조한 슬림형 제품이다. 리튬폴리머 충전지를 포함해 무게가 34g이면서도 최대 20시간 재생이 가능하고 최고속도 20�g의 USB 2.0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또 섬세한 고음질을 구현하기 위해 세계적인 BBE 음향효과를 미세하게 튜닝해 적용한 ‘제트이펙트(JetEffect)’ 음장효과를 이용, 1조2000억가지의 다양한 음색 조절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MP3 뿐만 아니라 WMA, ASF, WAV 등 멀티코덱 재생이 가능하며 향후 OGG 파일까지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지원될 예정이다. CD플레이어나 카세트 플레이어와 연결하여 PC를 거치지 않고 직접 MP3 음악으로 녹음할 수 있는 다이렉트 인코딩도 가능하다. 특히 다운로드 속도보다 빠른 업로드 속도(25mbps)가 가능해 USB 저장장치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MS윈도 사용자뿐 아니라 매킨토시, 리눅스를 운영체계로 사용하는 컴퓨터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가격은 ‘iAUDIO U2(256MB)’가 23만9000원, ‘iAUDIO U2(512MB)’ 29만9000원, ‘iAUDIO U2(1GB)’ 39만9000원. 한편 거원시스템은 ‘iAUDIO U2’ 신제품 출시와 함께 ‘청소년을 위한 하나 더 이벤트’를 8월말까지 진행한다. 이 행사는 20세 이하 초중고, 대학생을 대상으로 친구 4명이 신제품 ‘iAUDIO U2’를 구입해 사용기를 온라인 커뮤니티(www.iaudio.com)에 올리면 추가로 1대를 무료로 증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2004-07-25 11:35:57아남전자는 슈퍼오디오 CD(SACD)를 구현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플레이어(모델명:ADVD-2000)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SACD란 DSD(Direct Stream Digital) 기술방식을 채택해 기존 CD나 DVD 오디오에 비해 음향손실이 매우 적어 원음에 훨씬 가까운 음향을 구현할 수 있는 멀티채널 CD라고 아남전자는 설명했다. ADVD-2000은 SACD 외에 DVD 비디오, DVD 오디오, MPE, CD, JPEG, VCD, WMA 등 다양한 형태의 호환성을 지원하며 디지털 영상 및 음향신호를 손실없이 전송하는 DVI, HDMI 기능 및 디지털 줌 기능도 갖고 있다. 아남전자는 오는 8월 미주 및 유럽 시장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하는 등 올해 말까지 3만대가량을 수출할 계획이다.
2004-07-14 11:30:55LG전자는 이동 중 흔들림으로 음악재생이 끊기는 현상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MP3 CD플레이어 3종(모델명 PCD-M710/M710R/M710B·사진)을 출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MP3 CD플레이어는 이동시 발생되는 진동 및 쇼크를 조절, 데이터를 끊어짐 없이 인식 가능하도록 제어해 재생중 음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는 충격방지 알고리즘 ESP(Electronic Shock Protector)를 적용했으며 이를 이용해 최장 960초 동안(WMA기준)의 충격에도 음을 재생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전면에 실버·레드·블루 색상의 알루미늄 소재를 채용,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신세대들이 선호하는 감각적 디자인을 채택했으며 기능면에서도 일반 CD 외에도 MP3, WMA, ASF 파일을 재생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덧붙였다. 가격은 18만9000원.
2003-07-16 09:49:05[파이낸셜뉴스]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발견된 대량의 골드바의 주인을 찾는다는 공고문이 올라와 관심이 쏠렸던,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아파트에서 해당 분실물의 주인을 찾아 이를 무사히 돌려준 것으로 알려져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재활용 분리수거장에서 골드바가 나와 주인을 찾는 공고문이 붙었다. 이를 공개한 반포 자이 입주민으로 추정되는 A 씨는 "정말 반포자이 클래스가 남다르다"며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A 씨가 공개한 공고문에는 "CD플레이어를 버린 입주민께서는 생활지원센터에 연락해 확인 절차를 거쳐 골드바를 찾아가시기를 바란다. CD플레이어를 버린 재활용 분리수거장 위치, 케이스 모양 등을 알려주시면 CCTV 확인 절차를 거쳐 골드바를 돌려드릴 예정"이라는 내용의 아파트 생활지원센터측 설명이 담겨 있었다. 이후 골드바를 분실한 사람이 누구인지 등 여러 추측들이 나돌며 화제가 됐고, 하루 만에 주인이 나타나 이를 찾아가게 됐다. 이와 관련해 JTBC에 따르면 아파트 4일 재활용센터 측은 "최근 주인이 나타나 골드바를 찾아갔다"며 "자세한 사항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일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해당 사실에 대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최고가 아파트는 분실물의 수준도 남다르다", "내가 찾으러 가겠다" 등 반응을 보이며 큰 관심을 보인 바 있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금 가격은 g당 10만4550원이다. 4거래일 연속으로 금값은 상승하고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7-05 05:57:42[파이낸셜뉴스] 서울의 고가 아파트 중 하나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재활용 분리수거장에서 골드바가 나와 화제다.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반포자이 아파트의 분리수거장 위엄'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정말 반포자이 클라스가 남다르다"며 사진 한 장을 함께 공개했다. 해당 공고문은 서초구 반포자이 아파트 생활지원센터 측이 지난달 28일 게시한 것으로, '지난달 27일 오후 3시 30분께 아파트 재활용 분리수거장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CD플레이어 케이스 안에 있던 골드바를 습득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생활지원센터 측은 "CD플레이어를 버린 입주민께서는 생활지원센터에 연락해 확인 절차를 거쳐 골드바를 찾아가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CD플레이어를 버린 재활용 분리수거장 위치, 케이스 모양 등을 알려주시면 CCTV 확인 절차를 거쳐 골드바를 돌려드릴 예정"이라며 "이달 5일까지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경찰에 신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공고문은 3일 온라인상에 ‘반포자이의 위엄’ ‘흔한 반포자이의 분실물’ ‘반포자이 클래스’ 등의 제목으로 확산했다. 반포자이가 서울의 대표적인 고가 아파트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에, 분실물의 금액대도 상대적으로 크다는 취지의 제목들이다. 지난달 기준 반포자이 전용면적 244㎡가 73억 6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게시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생활지원센터에 전화 빗발친다 이제" "반포자이 분리수거장 뒤지고 다녀야하나" "돈이 너무 많아서 저 정도는 까먹은 듯" "금반지도 아니고 골드바를 잃어버리다니"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3일 금 시세는 1돈(3.75g) 기준 팔 때 38만4000원, 살 때 44만원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03 20:07:15자취를 감췄던 카세트테이프가 복고 바람을 타고 부활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었다. 레이디 가가와 같은 유명 가수들이 노래를 카세트테이프에 담아 내놓은 것은 몇 년 전의 일이다. LP판을 무너뜨린 카세트테이프도 CD에 밀려나고 이제는 음원을 기기에 저장할 필요도 없는 세상이 됐다. 카세트테이프를 발명한 사람은 네덜란드 필립스사의 엔지니어였던 루 오텐스다. 딱 3년 전인 2021년 3월 6일 세상을 떠났다. 1000억개 이상의 카세트테이프가 팔렸어도 그는 큰 부를 누리지는 못했다고 한다. 특허비용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1963년 첫선을 보인 카세트테이프는 1970년대에 들어 세계 최초의 휴대용 플레이어인 소니 워크맨의 탄생으로 날개를 달았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마음껏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음악도 음악이지만 카세트테이프는 영어회화를 떠올린다. 문법이 거의 전부였던 영어학습에서 회화의 중요성을 간파한 '선각자'들이 있었다. 1972년 원어민의 생생한 음성을 담은 영어회화 카세트테이프 'English 900'을 내놓은 곳은 시사영어사였다.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영어 음성교재로 '영어회화의 정석'이라 할 만했다. 영자신문 기자 출신인 민영빈이 1961년 설립한 시사영어사는 그의 이름 이니셜을 따 YBM으로 바꾸어 매출액 1100억원대의 국내 최대 어학교육 기업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82년 토익(TOEIC)을 국내에 최초로 도입한 곳도 YBM이다. '정철 영어'로 유명한 정철도 1세대 영어회화 교육자였다. 영어공부에 깊이 빠진 그는 영어학원에서 '일타 강사'로 명성을 떨치다 1979년 회화 카세트테이프를 내놓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는 영어교육 책을 내면서 처음에는 제목을 '영어 100년 사기극 이렇게 끝장낸다'라고 붙이려 했다고 한다. 정철은 지금도 영어TV와 정철어학원, 영어성경학교를 운영하며 교육에 전념하고 있다. AFKN 청취 등 여러 종류의 영어 듣기용 카세트테이프를 출시한 김철호도 '영어 리스닝'의 전설로 남은 사람이다. 유학을 간 적이 없는 그는 유학을 앞둔 학생들을 모아 놓고 영어를 가르친 명강사였다. 현재는 북한산 인근에서 온천을 개발해 운영 중이라고 한다. 사위인 개그맨 이윤석을 앞세워 온천을 홍보하고 있다. 민병철 중앙대 석좌교수는 카세트테이프를 포함한 '민병철 생활영어' 책을 100만부나 판매한 '국민 영어강사'였다. 이 책과 테이프가 한 질씩 없는 집이 없을 정도였다. 민 교수는 TV방송을 10년 동안 진행하면서 비디오 영어회화 교육을 선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지금은 칭송하고 응원하는 댓글을 뜻하는 '선플' 운동을 이끌고 있다. '오성식 생활영어'도 1990년대까지 영어회화 교재로 이름을 떨쳤다. 이런 교재들이 나올 때까지는 원어민의 음성을 들으며 영어회화를 배울 길이 거의 없었다. 국내에 거주하는 미국인이나 영국인이 적었을뿐더러 사설 학원도 드물었다. 영어를 능통하게 구사하면서 학생들에게 정확한 발음과 회화를 가르칠 수 있는 교사도, 교재도 없었다. 교과서도 그랬지만 교육방식도 독해 위주였다. 카세트테이프가 보급되기 전에는 음성과 함께 영어회화를 공부할 교재가 전혀 없었을까. 그런 것은 아니다. 신문 광고를 보면 미국인의 육성을 LP판에 담은 교재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출판사 성문사가 1964년에 펴낸 '영어회화 레코드·북'이 그것이다. 광고에서는 "전 한국에 화제를 불러일으킨 소리 나는 책"이라며 국내 최초의 영어회화 교재라고 소개하고 있다(조선일보 1964년 8월 1일자·사진). 'English 900'에 앞선 영어회화 교재의 선구자인 셈이다. 수준별로 기본, 중급, 고급 3편으로 나뉘어 있고 LP판은 총 8장이 첨부돼 있다. 황찬호·김종운 서울대 교수가 집필하고 AFKN 미국인 아나운서들이 녹음에 참여한 것으로 돼 있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실장
2024-03-07 18:5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