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하나증권은 8일 켐트로닉스에 대해 유리기판 핵심 공정인 TGV 공정 사업 가속화에 따른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조정현 연구원은 “켐트로닉스는 대면적 디스플레이 유리 원장 식각 기술을 기반으로, 유리 기판의 핵심 공정인 TGV 공정 사업이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TGV(Through Glass Via)는 유리 기판에 홀을 뚫는 건식 공정(레이저)과 홀 내부의 파티클 및 평탄도(TTV)를 향상시키는 습식 식각 공정으로 구성된 유리 기판 제조의 핵심 공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사는 디스플레이 유리 원장 식각 원천 기술을 보유해 글로벌 반도체 OSAT 업체의 TGV 공정 프로젝트에 파트너사로 참여하며 TGV 공정 기술력을 키워왔다”라며 “특히, 고객사의 유리 기판 파일럿 라인 증설이 올해 하반기 로 예상되는 만큼 TGV 사업을 통한 동사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본격 가동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하나증권은 동사가 진행중인 반도체 EUV 핵심 소재 PGMEA 퀄 테스트 기대감이 높아 호재라고 짚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PGMEA는 반도체 EUV 공정에 활용되는 포토레지스트(PR)의 70~8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로, 켐트로닉스는 5N 초고순도 개발 및 국산화에 성공했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소재인 만큼 국산화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조 연구원은 “동 사가 작년 11월 172억원 규모의 증설에 따라 연내 약 2.5만톤의 생산 능력을 갖출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PGMEA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약 1조원 수준으로, 국내 수요는 약 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동사의 풀캐파 기준 약 600억원의 매출 증대가 가능하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 주요 고객사 퀄 테스트가 완료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반도체 소재 사업에 거는 기대가 큰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하나증권은 켐트로닉스의 2024년 실적 관련 매출액 6,197억원(+14.2%, YoY), 영업이익 336억원(+75.6%, YoY)으로 전망했다. 사업부별 매출은 전자사업 3044억원(+0.6%, YoY), 화학사업 3153억원(+31.4%,YoY)으로 예측했다. 조 연구원은 “작년 4분기부터 고객사 Rigid OLED 채택 확대에 따라 가동률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전자사업 ODM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이뤄졌다”라며 “1분기부터는 중화권 업체의 Rigid OLED 패널 수요 증가로 인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유리 기판 TGV 공정 진입, 반도체 EUV 소재 PGMEA 퀄 테스트 완료, 8세대 Hybrid OLED 식각 라인 준공 등 다수의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어 주목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4-04-08 09:05:52특허청은 전 세계 5억8000만 여건의 특허 빅데이터를 분석해 인공지능(AI), 양자기술, 첨단반도체 등 전략산업 분야와 EUV 포토레지스트, 수치제어기, 인조흑연 등 경제안보 분야 기술현황을 진단한 '2023년 특허 빅데이터 기반 산업혁신전략 보고서' 20종을 발간·배포한다고 밝혔다. 특허청은 국가 연구·개발(R&D)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매년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거나 핵심으로 부상한 산업과 관련된 국내외 특허 빅데이터로부터 도출한 국가별 기술 경쟁력과 미래 유망기술 분석 결과를 국내 민간 및 정부 R&D 기관에 제공하고 있다. 이번 분석은 산업통상자원부, 행정안전부, 국가신약개발재단, 한국자동차연구원 등과 협업해 각 기관에서 추진하는 R&D에 맞춰 분석 분야를 선정했다. 보고서에는 △국가별 기술 수준과 한국의 경쟁력 △기술체계 및 기술별 중요도 △국내외 주요 기업·연구소·대학의 기술 현황 △주요 국가·기업별 집중 분야 △미래 유망기술 등이 포함돼 있다. 목성호 특허청 산업재산정책국장은 "R&D 기획 단계부터 기술정보의 집약체인 특허 빅데이터의 분석 결과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특허청은 기술패권 경쟁을 주도할 12대 국가전략기술의 효율적인 육성 및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혁신전략 보고서는 한국특허전략개발원 특허빅데이터센터 홈페이지 '분석보고서' 항목에서 확인 가능하며, 온라인 신청을 통해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4-02-18 18:15:41특허청은 전 세계 5억8000만 여건의 특허 빅데이터를 분석해 인공지능(AI), 양자기술, 첨단반도체 등 전략산업 분야와 EUV 포토레지스트, 수치제어기, 인조흑연 등 경제안보 분야 기술현황을 진단한 '2023년 특허 빅데이터 기반 산업혁신전략 보고서' 20종을 발간·배포한다고 밝혔다. 특허청은 국가 연구·개발(R&D)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매년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거나 핵심으로 부상한 산업과 관련된 국내외 특허 빅데이터로부터 도출한 국가별 기술 경쟁력과 미래 유망기술 분석 결과를 국내 민간 및 정부 R&D 기관에 제공하고 있다. 이번 분석은 산업통상자원부, 행정안전부, 국가신약개발재단, 한국자동차연구원 등과 협업해 각 기관에서 추진하는 R&D에 맞춰 분석 분야를 선정했다. 보고서에는 △국가별 기술 수준과 한국의 경쟁력 △기술체계 및 기술별 중요도 △국내외 주요 기업·연구소·대학의 기술 현황 △주요 국가·기업별 집중 분야 △미래 유망기술 등이 포함돼 있다. 목성호 특허청 산업재산정책국장은 "R&D 기획 단계부터 기술정보의 집약체인 특허 빅데이터의 분석 결과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특허청은 기술패권 경쟁을 주도할 12대 국가전략기술의 효율적인 육성 및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혁신전략 보고서는 한국특허전략개발원 특허빅데이터센터 홈페이지 ‘분석보고서’ 항목에서 확인 가능하며, 온라인 신청을 통해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4-02-16 10:42:02[파이낸셜뉴스] 일본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와이씨켐의 포토레지스트 신소재가 주목 받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와이씨켐은 올해 하반기부터 극자외선(EUV) 금속산화물레지스트(MOR) 포토레지스트용 신소재 양산에 들어간다. 하반기 양산을 시작해 국내 반도체 제조기업 H사에 공급 예정이다. 와이씨켐이 하반기 양산을 목표하고 있는 신너와 현상액은 모두 반도체 노광 공정에 사용되는 소재다. 신너는 포토레지스트(PR) 코팅 후 실리콘 웨이퍼 표면에 불필요한 이물질을 제거하는 데 사용된다. 현상액은 PR 제거 후 패턴을 형성하는 데 사용된다. 와이씨켐이 EUV용 포토레지스트를 양산하게 된다면 일본의 수출 규제 품목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자체적인 수급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 국부펀드 ‘산업혁신투자기구(JIC)’는 반도체 소재 기업 JSR를 약 1조엔(9조1200억원)에 매수할 계획이다. 글로벌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자국 중심 공급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에 JIC는 이르면 올해 안에 JSR 주식 공개 매수를 시행하고 절차가 무리없이 진행되면 내년 상장 폐지를 추진한다. JSR은 현재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시가총액은 6740억엔(약 6조1500억원) 규모다. 시총에 비해 높은 매수가는 JSR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결과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JIC는 5000억엔(약 4조6000억원)을 출자하고 4000억엔(약 3조6000억원)은 미즈호은행에서 빌릴 예정이다. 나머지 1000억엔(약 9000억원)은 다른 은행에서 조달할 방침이다. JSR는 반도체 노광 공정에서 회로를 그릴 때 쓰는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 세계 1위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EUV용 포토레지스트는 지난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3대 품목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와이지켐이 소부장 특례기업으로 상장한 만큼 관련 소재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포토 소재를 포함한 신규 제품 라인업을 강화해 해외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2023-06-27 09:34:29한일 정상회담으로 양국 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기대만큼 경제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일본의 3대 규제품목의 경우 정부가 소부장(소재·부품·장비)산업 육성 및 수입다변화로 대응하면서 수출규제 해제에 따른 영향이 미미하다는 것. 오히려 교역량 증가로 대일본 무역수지 적자 폭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26일 산업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2일 일본의 수출규제를 보복조치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것을 공식 철회했다. 일본 역시 같은 시각 포토레지스트·불화수소·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의 수출규제 해제를 발표했다. 지난 2019년 7월 일본은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실시하고 한국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바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그해 9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일본 기업의 강제징용 피해배상에 대한 보복이라며 WTO에 제소했다. 하지만 최근 윤 정부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의 배상 해법을 제시하면서 양국 관계가 복원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양국은 지난 2019년 7월 발생한 수출규제 조치 이전으로 통상 현안을 되돌리기 위한 협의를 진행해왔다. 반도체 업계는 규제 초반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는 우리 정부가 소부장 산업 육성 및 수입다변화로 대응하면서 수출규제에 따른 영향이 미미한 상태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불화수소의 대일 의존도는 수출규제 이전인 2018년 41.91%에서 지난해 7.66%로 34.23%p 급락했다. 국내 수요기업 대상 수입량 변화 등 집계에서도 EUV 포토레지스트의 대일 의존도가 50%로 감소했고, 휴대폰용 불화폴리이미드는 대체소재를 통해 대일 수입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과의 관계개선이 대일 무역적자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은 한국이 가장 큰 무역적자를 보는 국가 중 하나다. 지난해 기준 사우디아라비아(367억8000만달러), 호주(261억8000만달러), 일본(241억달러) 등에서 적자가 크게 나타났다. 원유와 석탄 가격이 급등해 사우디아라비아와 호주로부터 수입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은 2015~2021년에는 전 세계를 통틀어 일본에서 가장 큰 무역적자를 봤다. 일본의 주력 산업구조가 우리와 비슷하면서 폐쇄적 시장이라는 이유에서다.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인 디스플레이 등 IT, 자동차 품목에서 일본 시장은 폐쇄적 경향이 뚜렷하다. 자동차 분야 우리 기업은 일본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한 상태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일본 시장 진출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본격 공략시점 및 시장 안착 여부를 장담하긴 불투명하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경우 한국이 수출하면 일본의 소부장 기업이 이득을 보는 '가마우지 경제' 구조가 여전하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3-03-26 18:35:23[파이낸셜뉴스] 한일 정상회담으로 양국 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기대만큼 경제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일본의 3대 규제품목의 경우 정부가 소부장(소재·부품·장비)산업 육성 및 수입 다변화로 대응하면서 수출규제 해제에 따른 영향이 미미하다는 것. 오히려 교역량 증가로 대 일본 무역수지 적자 폭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26일 산업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2일 일본의 수출규제를 보복 조치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것을 공식철 회했다. 일본 역시 같은 시각 포토테지스트·불화수소·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의 수출규제 해제를 발표했다. 지난 2019년 7월 일본은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실시하고 한국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바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그해 9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일본 기업의 강제징용 피해 배상에 대한 보복이라며 WTO에 제소했다. 하지만 최근 윤 정부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의 배상 해법을 제시하면서 양국 관계가 복원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양국은 지난 2019년 7월 발생한 수출규제 조치 이전으로 통상 현안을 되돌리기 위한 협의를 진행해왔다. 반도체 업계는 규제 초반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는 우리 정부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 및 수입 다변화로 대응하면서 수출규제에 따른 영향이 미미한 상태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불화수소의 대일 의존도는 수출규제 이전인 2018년 41.91%에서 지난해 7.66%로 34.23%p 급감했다. 국내 수요기업 대상 수입량 변화 등 집계에서도 EUV 포토레지스트의 대일 의존도가 50%로 감소했고, 휴대전화용 불화폴리이미드는 대체 소재를 통해 대일 수입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과의 관계개선이 대일 무역적자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은 한국이 가장 큰 무역적자를 보는 국가 중 하나다. 지난해 기준 사우디아라비아(367억8000만달러), 호주(261억8000만달러), 일본(241억달러) 등에서 적자가 크게 나타났다. 원유와 석탄 가격이 급등해 사우디아라비아와 호주로부터 수입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은 2015~2021년에는 전 세계를 통틀어 일본에서 가장 큰 무역적자를 봤다. 일본의 주력 산업구조가 우리와 비슷하면서 폐쇄적인 시장이라는 이유에서다.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인 디스플레이 등 IT, 자동차 품목에서 일본 시장은 폐쇄적 경향이 뚜렷하다. 자동차 분야 우리기업은 일본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한 상태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일본 시장 진출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본격 공략시점 및 시장 안착 여부를 장담하긴 불투명하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경우 한국이 수출하면 일본의 소부장 기업이 이득을 보는 '가마우지 경제' 구조가 여전하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3-03-26 14:56:14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이 날로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대응 방안과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 가이드라인은 390억달러(약 50조원)의 보조금을 받는 조건으로 기업 민간정보 공개, 초과이익 환수, 대중국 투자제한 등을 내걸면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들 모두 수용하기 힘든 조건으로, 특히 향후 10년간 대중 추가 투자가 제한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중국 공장 생산이 약 20%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미국의 보조금을 받으면 이 같은 불이익과 함께 중국 시장을 잃게 되고, 보조금을 안 받으면 미국의 정책에 동조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돼 앞으로 미국 주도의 차세대 반도체 로드맵 및 표준 제정 참여는 물론 최첨단 장비 구입 등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이 마지막 선택의 순간까지 어느 한쪽을 버려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가능한 한 한미동맹과 대중협력을 오랜 기간 병행하면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장기적으로 첨단기술 제품은 미국과, 범용제품은 중국과 협력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미·중 경쟁에서 유사 입장국과 정책 협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공동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美 반도체지원법 득인가, 실인가 당초 390억달러 규모의 미 반도체법이 발효되면 미국 현지 공장을 잇따라 짓고 있는 국내 반도체 업체들에 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미 반도체법 가이드라인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번에 보조금을 받기 위한 세부 지원기준이 나왔는데 1억5000만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초과 수익을 미국 정부와 공유해야 하고, 미 안보기관의 요청이 있을 경우 반도체 생산시설에 대한 접근권을 제공해야 한다. 향후 10년간 중국 또는 관련 국가에서 반도체 설비 증설 등 신규 투자도 제한된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임진 원장은 "보조금을 받을 경우 미국 정부의 초과이익 환수, 사업기밀 공개 요구 등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초과이익 반납규모와 기밀공개 범위에 따라 손익 규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이익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미국과의 협상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류성원 산업혁신팀장은 "미국의 보조금 지급 조건이 과도해 보조금을 받는 게 유리한 것이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비용적으로 득실을 나누기는 어렵지만 국내 기업들에 과도한 부담이라는 점은 명백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4월 26일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반도체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현안 논의 과정에서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中 투자 제한시 피해 예상 규모 무엇보다 미국의 보조금을 받을 경우 향후 10년간 대중 투자가 제한돼 국내 반도체 기업의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전체 낸드플래시의 약 40%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도 디램의 46%, 낸드플래시의 25%를 생산하고 있어 사실상 중국 시장을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도체 공정의 특성상 세대 교체에 따른 지속적인 장비 유지·보수 및 업그레이드가 필수적인데 보조금 수령으로 대중 투자가 제한되면 중국 공장은 노후화로 인해 장기적으로 가동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국내에서 첨단공정을 거친 뒤 중국 공장으로 옮겨야 할 수도 있어 단기적으로 추가 운송비용이나 관리비용이 발생할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류성원 팀장은 "피해 규모를 정확히 추산하기는 어렵지만 추가적인 투자가 없을 경우 중국 공장 생산이 20% 내외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중국 반도체 공장 건설에 들어간 막대한 투자 비용까지 감안하면 우리 기업의 피해 규모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반도체 기업의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 대중 투자제한의 구체적인 내용은 이달 중에 발표될 것으로 알려져 사전에 국내 기업들의 입장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가 미국 당국과 적극적인 협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中 추가제재 나설 가능성과 영향 미국이 반도체 등 첨단기술과 제품에 대해 대중 제재를 갈수록 강화하면서 중국도 추가 제재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은 지난 2015년 발표한 '중국제조 2025'를 통해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으나 2021년 기준 16.7%에 불과한 실정이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이 자국의 기술을 사용한 반도체 및 장비의 대중 수출을 막고 있어 중국이 자력으로 첨단공정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의 반도체 경쟁력이 높지 않기 때문에 미국의 조치에 당장 맞대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후공정(14%)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에서 점유율이 10% 미만으로 낮다. 아울러 반도체 장비 및 소재에서는 미국, 일본, 유럽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과 대만은 전공정 및 후공정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 희소금속, 의약품 분야에서는 전 세계 공급망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어 미국의 반도체 기술통제에 맞서 전략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무역협회 조상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과거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처럼 중국이 자원을 무기화한 전례가 있고 미·중 간 갈등이 심화될 경우 공급망을 전략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에 따라 중국의 대응을 예의주시하면서 중장기적으로 대중 자원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반도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이처럼 도를 넘은 미국의 반도체법과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미국을 비롯해 일본, 네덜란드 등은 반도체 장비 및 소재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어 우리 입장에서는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국가들이다. 실제로 2021년 기준 반도체 공급망 구조를 보면 반도체장비 부문에서는 미국, 네덜란드, 일본이 전체 수입액의 77.5%를, 소재에서는 일본과 미국이 전체 수입의 49.4%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는 네덜란드에 대한 의존도가 100%이며, 도핑용 이온주입기는 미국 의존도가 84%, 포토레지스트는 일본 의존도가 79%에 달해 이들 국가와 등을 질 경우 핵심 반도체 장비 및 소재를 공급받을 수 없게 된다. 반면 미국의 보조금 혜택 등 동맹 구도에 참여할 경우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12년 반도체 관련 품목별 수출구조를 보면 시스템(32.5%), 메모리(43.6%) 등 전 부문에서 대중 수출 비중이 가장 높다. 2018년 기준 홍콩으로 수출된 우리 제품 중 82.6%가 중국으로 재수출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류 팀장은 "한국은 기술을 미국에 의존하고 시장은 중국에 더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중 간 대결이 강대강으로 가더라도 우리 기업은 마지막 택일해야 하는 순간이 오기 전까지 한 쪽을 버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한 한 한미동맹과 대중협력을 오랜 기간 병행하면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같이 양측에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를 만들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첨단기술 제품은 미국과, 범용제품은 중국과 협력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임진 원장은 "미·중 경쟁에서 우리나라는 유사 입장국과 정책 협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공동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면서 "무엇보다 미·중간 반도체 패권 경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내 반도체기업들이 반도체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를 따라잡기 위해 용인 클러스터에 향후 20년간 300조원을 투자하고, 정부도 용인에 710만㎡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대만 등 주요 국가들이 반도체산업에 대규모 지원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 한일 경제인들을 만나 "디지털 전환,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미래첨단 신산업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의 여지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며 한일 기업 간 경제협력 비전을 제시한 것도 의미가 크다. 미국의 반도체법, 유럽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불리는 '핵심원자재법(CRMA)' 등이 잇따라 발표되는 상황에서 한일간 협력이 어느때보다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회복 시 무역적자 해소되나 무역적자의 주범이 반도체인 것은 맞지만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1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44.5% 감소한 60억달러로 6개월 연속 감소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은 13.0%로 급감했으며, 총수출 감소분에서 반도체 수출 감소분이 차지하는 비중도 52.4%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 감소가 무역적자의 주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요 반도체 전망기관들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반도체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무역적자의 주요 원인이 에너지 가격 상승이라는 점에서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무역흑자 전환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원유, 천연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의 1월 무역적자는 2021년 평균(89억달러 적자) 대비 71.8% 증가한 153억달러로 전체 무역적자(127억달러)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대 에너지를 제외하면 무역수지가 흑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조상현 원장은 "올해 1월 반도체를 제외한 무역적자는 135억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반도체 평균 무역흑자(56억달러)를 기록했다고 가정하더라도 79억달러의 적자가 발생한다"면서 "무역수지 흑자 전환을 위해서는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고 원유, 천연가스, 석탁 등 에너지 원자재 가격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hjkim@fnnews.com 김홍재 산업부문장
2023-03-19 18:30:18[파이낸셜뉴스] 영창케미칼이 초미세 반도체 공정의 극자외선(EUV) 광원용 소재 2종의 양산을 추진, 하반기부터 국내 공급을 시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에서 영창케미칼은 차세대 EUV 핵심소재 2종을 선보였다. EUV MOR(Metal Oxide Resist) 포토레지스트 전용 신너(Thinner)와 디벨로퍼(Developer)다. 신너는 포토레지스트 스핀 코팅 후 실리콘 웨이버 가장자리에 불필요한 이물질을 제거하는데 사용되는 소재다. 디벨로퍼는 일종의 현상액으로 일정부위 포토레지스트를 제거해 패턴을 형성하는데 사용된다. 특히 영창케미칼이 양산을 추진해 국내에 공급하는 신너와 디벨로퍼는 EUV MOR 포토레지스트용이다. EUV MOR는 기존에 사용되는 유기 타입 EUV 포토레지스트를 대체할 무기 타입 포토레지스트로 차세대 공정용 소재다. 영창케미칼은 EUV MOR 소재 2종을 양산해 올해 하반기 국내 첫 공급을 준비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EUV MOR 소재는 이 부문 글로벌 1위 기업의 생산 라이선스를 확보해 국내 양산과 공급을 추진한다"라며 "EUV 린스 국산화 이후 MOR 신너와 디벨로퍼 등 다양한 EUV 관련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1년 설립된 영창케미칼은 반도체 소재 공정용 포토레지스트와 린스, SOC(Spin On Carbon), 웻케미칼, CMP 공정용 슬러리 등 다양한 소재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을 확보한 기업이다. 최첨단 반도체 소재 개발을 통해 2022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으며, 최근 적극적인 투자로 성주일반산업단지에 4공장을 준공하는 등 생산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3-02-07 14:46:33【 도쿄=김경민 특파원】 4년 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는 결과적으로 한국에 기회가 됐다. 수출규제 충격을 계기로 한국 반도체 산업은 3대 핵심소재 개발에 연이어 성공, 맷집을 더욱 키웠기 때문이다. '산업의 쌀'인 반도체 산업은 코로나19 이후 국가 경제안보의 자산이자 무기로 부각되면서 그 중요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우리 반도체 산업이 공급망 위기에 버텨내기 위해선 소재는 물론 장기적으로 부품·장비 국산화를 통해 90% 이상인 수입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분석이다. ■일본산 불화수소, 4년 만에 90% 줄어 2일 반도체 업계 및 관세청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2019년 7월 일제 강제징용과 관련한 우리 대법원의 판결을 문제 삼아 핵심 반도체 품목에 해당하는 불화수소,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 불화폴리이미드 등에 대한 수출규제를 시작했다. 지난해 11월까지 일본에서 수입한 반도체 제조용 불화수소의 수입중량은 2902t, 수입금액은 713만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수입중량은 51.19%, 수입금액은 35.88% 각각 감소한 수준이다. 2018년 3만8339t에 달했던 일본산 불화수소 수입량은 수출규제가 시행된 2019년부터 1만9836t, 2020년 4943t까지 떨어졌고 2021년 6628t으로 소폭 올랐다가 지난해 또다시 곤두박질쳤다. 수출금액 역시 2018년 6686만달러에서 2022년 713만달러(11월 누계)로 무려 89%나 쪼그라들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수입 상위 10대 소재 품목 중 특정국 수입의존도가 50% 이상인 국가 수는 2010년 6개에서 2021년 3개국으로 감소했다. 반도체 소재 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브로큰웨이퍼·실리콘웨이퍼의 수입액은 단가 상승과 수요 확대로 증가했지만 일본에 대한 수입의존도는 2010년 51%에서 2021년 41%로 10%p 줄었다. 한국의 반도체 소재(18개 품목) 수입액은 2010년 이후 연간 80억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수출액은 41억달러에서 64억달러로 소폭 확대됐다. 이에 따라 반도체 소재의 무역수지는 2010년 40억달러 적자에서 2021년 19억달러로 적자 규모가 축소됐다. 소재 수입은 과거 일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최근 중국 등으로 다변화하는 추세다. 2010년 한국의 반도체 소재 총수입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48.1%에 이르렀지만 2021년에는 35.2%로 12.9%p 줄었다. 같은 기간 중국은 12.7%에서 24.2%로 11.5%p 늘어났다. ■3대 소재 모두 국산화, 머쓱해진 日 일본의 수출규제 시행 이후 우리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기업들은 수입다변화와 동시에 반도체 공급망 자립을 위한 국산화에 주력했다. 그 결과 일본 수출규제 3대 품목인 불화수소, EUV 포토레지스트, 불화폴리이미드 모두 국산화하거나 대체하는 데 성공했다. 폴더블폰 디스플레이에 쓰였던 불화폴리이미드는 초박막경량유리(UTG)로 대체됐다. 삼성전자가 성능과 안정성을 고려해 불화폴리이미드 대신 UTG를 폴더블폰에 적기 적용한 것이다. 마지막 남은 EUV 포토레지스트도 최근 삼성전자의 반도체 협력사인 동진쎄미켐이 개발에 성공, 반도체 양산 라인에 적용하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 이전까지는 반도체 대기업들이 신뢰도와 품질이 검증된 일본 제품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국산 제품을 개발하고 테스트하려는 노력조차 없었다"며 "하지만 수출규제 이후 국가산업이 흔들리고, 수입다변화 필요성을 깨닫자 급속도로 소재 국산화가 진전됐다"고 했다. 외교가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는 감지된다. 정부 한 관계자는 "이제는 양국 논의 테이블에서도 수출규제 문제는 크게 안 다뤄질 정도다. 그만큼 우리 반도체 소재 공급망이 안정화된 것"이라고 전했다. ■소부장 90% 수입, 언제든지 공급망 위기 온다 다만 국산화한 핵심소재의 사용 비중이 아직은 크지 않은 데다 전 세계 포토레지스트의 90%와 에칭가스 70%가량을 일본이 점유하고 있는 만큼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대일본 반도체 소재 의존도는 크게 낮아졌지만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상위 10대 수입국에 대한 의존도는 더 커지고 있다. 신성호 동아대 국제무역학과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반도체 소재의 경우 한국의 상위 10대 수입국이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87.6%에서 지난해 상반기 93.7%까지 높아졌고, 부품은 같은 기간 83.5%에서 91.0%로 상승했다. 반도체 장비는 88.9%에서 96.6%로 확대됐다. 특히 네덜란드 수입에 100% 의존하고 있는 노광 장비와 미국과 일본 수입에 각각 70.8%와 25.5%를 의존하고 있는 이온주입기 등 국산화가 낮은 장비의 공급망 리스크는 여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km@fnnews.com
2023-01-02 18:20:13'언성 히어로(Unsung Hero)', 충분히 칭송받을 자격이 있는데도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한 영웅을 일컫는 단어다. 대표적 '언성 히어로'로 박지성 선수가 손꼽힌다. 박지성 선수는 2005년부터 7년간 세계 명문 축구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다.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호날두, 루니와 같은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어 박지성 선수가 팬들에게 주목받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감독, 동료 등으로부터는 누구보다 중요한 선수로 인정받아 2020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대 최고의 '언성 히어로'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우리 산업에도 '언성 히어로'가 있다. 바로 중견기업이다. 중견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각 전문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기업군이다. 기업 수는 전체 기업의 1.4%에 불과하나 수출의 18%, 고용의 14%를 담당하고 있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기도 하다. 중견기업은 마치 박지성 선수가 강팀과의 경기에 중용되어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맹활약했던 것처럼 위기일 때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 중견기업들은 대기업보다 2배 이상 빠른 성장세를 시현하며 우리나라의 경제위기 조기 극복에 기여했다.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3대 규제품목이던 불화수소와 극자외선(EUV) 레지스트를 가장 먼저 국산화한 것도 중견기업이다. 정부도 중견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10년부터 중견기업 육성정책을 본격 추진했다. '중견기업법' 제정 등으로 정책적 기반을 마련했으며, 성장걸림돌 제도도 꾸준히 개선했다. 성장잠재력 높은 중소·중견기업의 혁신역량 강화를 위한 '월드클래스 300' 등의 지원사업도 추진했다. 그 결과 지난 10년간 중견기업 수가 2배 이상 확대되는 성과를 창출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중견기업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기업 성장사다리 강화는 국정과제의 주요 실천과제로 반영됐으며, 기업이 자유롭게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혁신, 세제개편 등도 적극 추진 중이다. 지난주는 역대 중견기업인의 날 기념식 최초로 대통령께서 직접 참석해 연구개발(R&D)·금융·마케팅 등 패키지형 지원, '중견기업법' 상시법 전환 등을 통해 세계시장을 선도하려는 중견기업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14일부터 시작되는 '중견기업 주간'을 맞아 디지털 전환, 해외진출, 인수합병(M&A) 등 중견기업의 혁신성과를 확산하기 위한 행사들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연내 '새 정부 중견기업 성장 지원전략'을 수립해 고속성장 성공모델 발굴, 대규모 민관합동펀드 조성 등 중견기업 성장촉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지난 5월 손흥민 선수가 영국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명실상부 '월드베스트' 선수로 등극했다. 이는 손흥민 선수의 피나는 노력과 세계 최고 무대에서 선구자로 토대를 다진 박지성 선수의 도전이 함께 어우러져 달성한 성과였다. 우리 중견기업들도 끊임없이 혁신하고 과감히 도전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월드베스트' 기업이자, 중소기업에 성장의 길을 밝혀주는 '롤모델'로 거듭날 수 있기를 응원한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2022-11-13 18:1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