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 경제부진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이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을 1.4%로 유지했다. 경상수지 전망치는 240억달러 흑자에서 270억달러 흑자로 높여잡았다. 다만 중국 경제부진 파급효과로 경제 회복속도와 폭이 제약될 수 있는 만큼 내년 성장률 전망은 소폭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은 24일 '2023년 8월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하고 경상수지 흑자 폭을 상향 조정했다. 한은은 "올 국내성장률은 5월 전망치인 1.4%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은은 2·4분기중 수출 및 제조업을 중심으로 부진이 완화됐다며 '상저하고'(상반기 성장률이 낮고 하반기에 반등) 전망을 유지했다. 한은은 "하반기 이후 완만한 소비회복, 수출부진 완화 등으로 점차 나아질 것"이라며 "최근 중국 회복세가 약화됐으나 IT경기 반등, 중국인 관광객 유입 등으로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출경기 반등과 중국 단체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경상수지 흑자폭 확대도 예상했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270억달러로 예상, 당초 전망치(240억달러)를 상회할 걸로 전망했다. 연초 수출 부진으로 적자폭이 컸지만 2·4분기 70억달러 이상 흑자를 내는 등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은은 "하반기 중국 단체관광 허용 등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금년 상반기보다 흑자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단체관광 허용으로 중국인 입국자수가 5월 전망대비 83만명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바탕이 됐다. 다만 향후 성장경로 상에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내려 잡았다. 이날 발표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2%로 지난 5월 전망(2.3%)대비 0.1%p 내렸다. 중국경제 향방 및 국내 파급영향, 주요 선진국 경기 흐름, 국제 에너지가격 등과 관련 불확실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 경제상황,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시나리오를 분석한 결과 경제성장률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등 주요국 경제가 양호한 성장흐름을 지속하면서 IT경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 성장률은 1.5%로 높아지고 물가상승률도 3.6%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중국 부동산 부진이 계속돼 성장세가 추가로 약화되는 경우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또한 1.2~1.3%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 물가상승률도 덩달아 3.4%으로 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정학적 리스크 및 이상기후 등으로 원자재가격이 추가 상승하는 경우에는 주요국 통화긴축이 강화되면서 올해 성장률이 1.3%로 예상됐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5%로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지난달 2.3%까지 둔화됐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올해 연말까지 3% 안팎에서 등락할 것이라는 게 한은 전망이다. 식료품과 에너지 지수를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상승률은 한은이 수차례 시사한 바와 같이 높여 잡았다. 5월 전망치(3.3%)에서 3.4%로 0.1%p 상향 조정했다. 한은은 "누적된 비용상승압력의 파급영향이 지속되면서 지난 전망치를 소폭 웃돌 것"이라며 "향후 물가경로상 국제유가 추이, 기상여건, 경기흐름 등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했다. 올해 취업자수 증가규모는 29만명으로 지난 5월 전망수준(25만명 증가)을 웃돌 전망이다. 제조업 부문이 감소하지만 서비스 부문 수요가 양호한 가운데 여성과 고령층 노동공급이 늘 것으로 예상돼서다. 실업률은 지난 전망(3.0%)보다 소폭 낮은 2.9%로 조정됐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8-24 14:28:23[파이낸셜뉴스] 국내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고 IT경기 부진으로 수출 경기가 둔화되면서 수출물량과 금액지수가 세 달 연속 하락했다. 수출금액지수는 2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 감소했다. 수입물량과 금액지수 또한 25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1차 금속제품과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수입이 감소한 탓이다. 수출입 물량과 금액지수가 모두 떨어진 가운데 수입보다 수출가격이 더 많이 떨어져 지난해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35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12월 수출물량지수는 124.62(2015년=100)로 전년동월대비 6.3% 하락했다. 11월 수출물량지수가 전년동월대비 6.3% 하락한 데 이어 세 달 연속 하락세다. 한은에 따르면 운송장비 등 수출물량이 증가했지만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달러 기준 수출금액지수는 128.81로 전년동월대비 12.2% 하락해 세 달째 감소했다. 2년 7개월래 가장 큰 폭 하락이다. 서정석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팀장은 "운송장비 등이 증가해서 호조세를 보였지만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이 감소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12월 수입물량지수는 134.21로 전년동월대비 1.1% 하락했다. 11월까지 5개월째 상승하다 6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달러 기준 수입금액지수도 166.41로 전년동월대비 2.4% 하락, 25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광산품 등이 증가했지만 1차금속제품과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의 수입물량과 가격이 모두 떨어진 영향이다. 서 팀장은 "원유, 천연가스와 관련된 수입은 증가했지만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등이 감소하면서 25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하면 원유수입 물량, 가격이 늘었음에도 IT수요 둔화 등으로 수입경기가 악화된 셈이다. 2022년 수출물량지수는 122.54로 전년대비 1.7% 올랐고, 수출금액지수는 6.8% 상승한 136.77이었다. 수입물량지수는 129.56으로 전년대비 4.2% 상승, 수입금액지수는 169.90으로 전년대비 19.1% 상승했다. 수출상품과 수입상품의 한 단위당 가격비율인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2월 전년동월대비 4.9% 하락한 83.36이었다. 수출가격(-6.2%)이 수입가격(-1.4%)보다 더 크게 내린 영향이다. 특히 2022년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대비 8.1% 떨어진 85.11로 1988년 통계작성 후 3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락폭으로 따지면, 2011년(-11%) 이후 최대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2월 수출물량지수(-8.1%)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4.9%)가 모두 떨어지면서 전년동월대비 11% 하락한 103.88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부터 11개월 연속 하락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1-31 12:04:43【로스앤젤레스=강일선 특파원】 경기 부진속에서도 그루폰, 페이스북 등 미국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초성장(hypergrowth)’을 하는등 활기를 띠고 있다고 USA 투데이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T 산업에서는 현재 경제적으로는 비정상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실업률이 9%대에 이르고 전국적으로 고용시장이 꽁꽁 얼어 붙었지만 실리콘 밸리에 있는 IT기업들은 대부분 풍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신생 기업이나 기존 기업 가리지 않고 전문 인력들을 구하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인력이 갑자기 불어난 작은 업체들은 자신들의 기업 문화에 맞는 보다 넓고 쾌적한 사무실을 찾기 바쁘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최근 기업공개(IPO)한 그루폰과 대표적인 인맥구축서비스(SNS) 기업인 페이스북이 대표적인 예다. 그루폰은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직원수가 300명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1700명이 넘는다. 직원이 늘고 사세가 확장되면서 그루폰은 내년에 새 사옥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페이스북은 멘로 파크에 500명의 직원들이 일할 수 있는 9만2903 ㎡ 규모의 새 사무실을 얻었다. 페이스북은 현재 전 세계에 2000명이 넘는 많은 직원들을 갖고 있다. 게임업체인 징가는 직원수가 6개월전보다 500명이 증가해 2000명을 넘고 있다. 이 회사는 곧 샌프랜시스코 인근에 있는 사우스 오브 마켓지역에 위치한 2만5083 ㎡의 신사옥으로 옮겨갈 계획이다. SNS 2위 업체인 링크드인의 경우 지난 2009년 초 500명이었던 직원수가 이제는 1300명으로 크게 불어나 새 공간이 필요하게 됐다. 올해초 350명에서 지금은 600명의 직원을 거느리게 된 트위터는 3년내에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새 사옥으로 이전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소셜웨어의 캐드 보키어스 최고경영자는 “새 본사 사옥을 찾는게 하나의 도전과도 같은 일”이라고 말한다. 모건스탠리 스미스 바니와 같은 금융회사들을 대상으로 소셜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 6개월간 인력이 배로 불어나 40명이 되자 오스틴 지역에 929 ㎡ 짜리 새 사옥을 얻었다. 이 회사는 사옥을 구하기 위해 20개 곳을 둘러봐야 했다. 회사 공간을 찾는 IT 기업들이 부쩍 증가하면서 실리콘 밸리 인근 지역의 사무실 임대료도 1년전보다 30% 이상 뛰었다. 상업용 부동산 중개회사인 쿠시맨 & 웨이크필드의 기술 브로커인 저스틴 베데케어씨는 샌프란시스코 사우스오브마켓 인근지역의 임대료가 1년전 0.09㎡(평방피트) 당 24∼30달러였으나 지금은 35∼40달러로 올랐다고 말했다. /kis@fnnews.com
2011-08-10 14:12:16최근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보기술(IT) 시장의 올해 기상도는 ‘여전히 흐림’일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IT 경기는 휴대폰, 반도체 등 대표 업종의 수출성장세 하락, 내수시장 성장률 감소, 핵심 통신서비스 부재 등 ‘3중고’가 겹치면서 침체 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IT 산업 수출 성장률은 올해 전년대비 20%포인트 하락한 10%대에 머물 전망이다. 또 IT 관련 내수시장 성장률도 지난해에 비해 6%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유무선 통신서비스도 제자리 걸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1일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상용화됐지만 이 서비스가 콘텐츠·장비 등 전체 IT 시장을 견인해줄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핵심 통신서비스가 없는 상황에서 국내 휴대폰 시장도 전년대비 12.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4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30%나 줄었다. 골드만삭스는 2일 2·4분기 휴대폰 단말기 내수시장 규모가 전분기에 비해 10%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가입자 수가 포화 상태에 근접했고 번호이동성 실시 이후 이동통신업체들의 판촉활동이 둔화되고 있으며 신학기 종료에 따른 영향도 받을 것”이라고 시장 축소 전망의 배경을 설명했다. PC 시장은 지난 2000년 384만대 판매를 정점으로 매년 하락세를 보여 올해는 347만대에 머물 전망이다. 전체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도 지난해 대비 1.4%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노트북PC, 게임은 다른 IT 업종과 달리 소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는 데스크톱 PC 수요 감소 및 신작게임 출시 등에 의한 것이고 IT 경기와는 무관한 것으로 분석됐다. KT 경영연구소 이인호 상무는 “현재 통신서비스 시장을 포함한 IT 시장이 뚜렷하게 나아지는 기미는 없다”며 “올해 통신서비스가 견인차 역할을 해주지 못하는 가운데 전체 IT 경기 회복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로텔레콤 디지털경제연구원 박태영 부장은 “IT가 상승세를 타기 위해서는 휴대인터넷, DMB 등 신규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관련 단말기가 팔려야 한다”며 “그러나 사업자 입장에서는 현재를 소강 상태로 본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정보통신연구실 한수용 상무도 “위성 DMB 등 신규 서비스가 나오고 있지만 초기 시장이라는 점에서 경기를 활성화하는데 별 기여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보과학부
2005-05-02 13:03:10수출둔화와 내수부진으로 올해 3·4분기 기업 실적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차전지 관련 기업의 경우 연말까지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잿빛 전망도 나온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수출액은 587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지난 7월 13.5%, 8월 11.0%와 비교하면 증가폭이 뚜렷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3·4분기 실적을 끌어내린 주된 요인으로 수출 모멘텀 둔화를 꼽는다.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시장 예상보다 빨리 꺾이면서 기업들의 수출 증가율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내수경기가 받쳐주지 못해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의 어닝쇼크와 중국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인한 에너지·화학 업종의 실적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대신증권 조재운 연구원은 "수출이 시장의 기대만큼 좋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실적부진이 IT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을 끌어내렸다"며 "이 외에도 에너지 화학의 경우 실적을 바닥으로 보고 있었지만 중국 경기회복이 늦어지면서 더 부진했다"고 진단했다. IBK투자증권 정용택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업으로 보면 삼성전자의 실적부진이 컸고, 전반적인 경제 상황으로 보면 비용 대비 내수 중심의 경기가 좋지 않았던 게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4·4분기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도 암울하다.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꾸준히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상장사 244곳의 4·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 합산액은 58조23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64조1636억원) 기대치보다 9.2% 낮아진 금액이다. 세 달 전 68조633억원과 비교하면 10조원 가까이 급감한 규모다. 전월 대비 영업이익 전망치가 10% 이상 하향된 기업 수는 57개에 달한 반면 10% 이상 상향된 종목은 15개에 불과했다. 특히 3·4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반도체·이차전지 기업들의 전망치가 크게 낮아졌다. 올해 말까지 실적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팽배해지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의 4·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사이 19.2% 낮아졌고, 한미반도체도 17.5% 하향됐다. 같은 기간 LG화학(-82.4%), 삼성SDI(-47.6%)도 실적 기대감이 크게 꺾였다. 증권가에서는 4·4분기에 실제 기업 실적이 이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일반적으로 4·4분기는 기업들이 일회성 비용 등을 대거 반영하면서 어닝쇼크가 나타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상장기업들의 4·4분기 실적은 계절적으로 부진하다. 올해 역시 과거의 계절성과 반대로 가는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1·4분기까지는 실적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환율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조재운 연구원은 "내수는 더 증가하거나 감소할 여지가 없기 때문에 결국 중요한 건 수출"이라며 "수출은 곧 환율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4·4분기 환율이 어느 구간에서 형성되는지, 또 수출액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는지에 따라 기업들의 실적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김찬미 기자
2024-11-10 19:16:40[파이낸셜뉴스] 수출 둔화와 내수 부진으로 올해 3·4분기 기업 실적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차전지 관련 기업의 경우 연말까지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잿빛전망도 나온다. 10일 산업자원통상부에 따르면 9월 수출액은 587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지난 7월 13.5%, 8월 11.0%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뚜렷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3·4분기 실적을 끌어내린 주된 요인으로 수출 모멘텀 둔화를 꼽는다.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시장 예상보다 빨리 꺾이면서 기업들의 수출 증가율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내수 경기가 받쳐주지 못해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의 어닝 쇼크와 중국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인한 에너지, 화학 업종의 실적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대신증권 조재운 연구원은 "수출이 시장의 기대만큼 좋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IT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을 끌어내렸다"며 "이외에도 에너지 화학의 경우 실적을 바닥으로 보고 있었지만 중국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더 부진했다"고 진단했다. IBK투자증권 정용택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업으로 보면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컸고, 전반적인 경제 상황으로 보면 비용 대비 내수 중심의 경기가 좋지 않았던 게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4·4분기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도 암울하다.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꾸준히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상장사 244곳의 4·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 합산액은 58조23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64조1636억원) 기대치 보다 9.2% 낮아진 금액이다. 세 달 전 68조633억원과 비교하면 10조원 가까이 급감한 규모다. 전월대비 영업이익 전망치가 10% 이상 하향된 기업 수는 57개에 달한 반면 10% 이상 상향된 종목은 15개에 불과했다. 특히 3·4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반도체, 이차전지 기업들의 전망치가 크게 낮아졌다. 올해 말까지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팽배해지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의 4·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사이 19.2% 낮아졌고, 한미반도체도 17.5% 하향됐다. 같은 기간 LG화학(-82.4%), 삼성SDI(-47.6%)도 실적 기대감이 크게 꺾였다. 증권가에서는 4·4분기에 실제 기업 실적이 이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일반적으로 4·4분기는 기업들이 일회성 비용 등을 대거 반영하면서 어닝 쇼크가 나타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상장기업들의 4·4분기 실적은 계절적으로 부진하다. 올해 역시 과거의 계절성과 반대로 가는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내년 1·4분기까지는 실적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환율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조재운 연구원은 "내수의 경우 더 증가하거나 감소할 여지가 없기 때문에 결국 중요한 건 수출"이라며 "수출은 곧 환율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4·4분기 환율이 어느 구간에서 형성되는지, 또 수출액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는지에 따라 기업들의 실적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김찬미 기자
2024-11-10 12:48:10[파이낸셜뉴스] 한국 경제를 지탱해오던 수출이 흔들리며 정부의 경기 낙관론이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까지 겹치며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국과의 갈등 격화 등으로 내년 수출 회복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반도체 제외 수출 대부분 감소세 27일 관세청에 따르면 10월 1~ 20일까지 일평균 수출액은 전년 대비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8월과 9월 각각 18.5%, 18.0%에 비해 급락한 수치다. 조업일수 감소가 겹쳐 10월 전체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작년 동기 대비 2.9% 줄었다. 주요 수출 품목 중 반도체와 컴퓨터 기기를 제외한 대부분이 감소세를 보였다. 대미 수출은 2.6% 줄었고, 대중 수출은 1.2% 늘었지만 둔화세가 계속됐다. 월간 기준 수출이 지난달까지 12개월째 늘었지만 회복세는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수출 둔화 경고음은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발표 이후 더욱 뚜렷해졌다. 수출이 전 분기보다 0.4% 감소하며 GDP 성장률을 1%포인트 가까이 끌어내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수출 회복세가 불과 1년 만에 흔들리고 있다. 반도체에 편중된 수출 구조와 전기차 수요 부진, 완성차 및 부품업체의 파업 등이 수출에 타격을 주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미국·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는데 이들 국가의 성장률이 떨어지면 수출은 나빠질 것"이라며 "9월부터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꺾인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는 3·4분기 수출 감소는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 24일 배포한 설명자료에서 3·4분기 수출은 기저 효과와 자동차 파업 등 일시적 요인 영향으로 조정된 것"이라며 "수출은 대체로 양호한 흐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출 불확실성이 커진 점은 정부 내부에서도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최상목 부총리는 기자간담회에서 "3·4분기에는 자동차 파업, 비IT 부진 등 일시적인 원인이 있는 데다 반도체 등 IT에는 기저효과가 작용하는 등 수출 불확실성과 성장률 하방 위험이 커졌다"며 “4·4분기까지 전체 흐름을 지켜본 후 전체 연간 성장률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재집권 땐 '관세폭탄' 불확실성 더해 한국 수출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으로 더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내내 ‘관세 국가’를 천명하며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9월 위스콘신 유세에서 동맹국들이 소위 ‘적국’보다 미국에 부당하게 대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가 재집권에 성공하면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강한 압박이 예상된다. 여기에 미·중 관계 악화 가능성도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트럼프는 중국산 제품에 60%에 달하는 고율 관세 부과 구상을 거듭 언급해 왔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침체된 중국 경제에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으며, 중국으로 중간재를 수출하는 한국도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지난 8월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대중 수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가 고율 관세를 현실화할 경우 대중 수출 연계 생산이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수출마저 둔화되면 경제 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하다. 3·4분기 민간 소비가 0.5% 증가했으나, 건설 투자는 2.8%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2.4%) 하향 가능성을 내비쳤고, 정부도 기존 전망치(2.6%)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 실장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중국 경기 악화가 이어지면 반도체 산업도 동반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4-10-27 10:54:21올해 3·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그간 성장엔진 역할을 해온 수출이 7분기 만에 최저 폭으로 증가하면서 당초 전망치(0.5%)의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역성장을 기록한 2·4분기에 이어 3·4분기에도 'GDP 쇼크'가 나타나면서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1% 증가했다. 전기 대비 0.2% 역성장한 2·4분기와 지난 2022년 4·4분기(-0.5%)를 제외하면 지난 2021년 3·4분기(0.0%) 이후 3년 만에 최저 성장률이다. 이는 국내 경제를 견인해 온 수출이 무너진 결과다. 올해 3·4분기 수출은 전기 대비 0.4% 감소하며 지난 2022년 4·4분기(-3.7%)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의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비IT 품목에서는 한국GM 파업,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와 이차전지 등 화학제품 수출이 주저앉았다. 이에 3·4분기 순수출(수출-수입)은 성장률을 0.8%p 끌어내렸다. 그간 부진을 이어온 내수보다도 성장률 기여도가 낮은 것이다. 3·4분기 내수는 설비투자(0.6%p), 민간소비(0.2%p) 등에 힘입어 성장률을 0.9%p 끌어올렸다. 이 같은 올해 3·4분기 수출쇼크는 한은의 당초 전망과 배치된다. 한은은 지난 8월 분기별 전망치를 공개하며 올해 3·4분기 성장률이 0.5% 수준에 달할 것으로 봤다. 지난 16일에도 블로그를 통해 "올해 하반기 중에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전망치와 실제 성장률의 차이를 두고 "8월 전망 당시에는 글로벌 경기 흐름으로 미뤄 수출이 (3·4분기에) 증가할 것으로 봤지만 실제로는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올해 4·4분기에도 수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제조업 경기회복세 둔화, 중국 내수부진 우려 등으로 수출 증가율이 예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신 국장은 "전반적인 흐름은 수출의 양호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지겠으나, 수출 관련 불확실한 요인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2.4%) 달성은 어려워졌다고 판단했다. 0.1% 성장에 머문 3·4분기를 고려할 때 당초 전망치를 달성하려면 4·4분기에 1.2% 성장해야 한다. 한은은 다음달 28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전망이다. 신 국장은 "전망치에 비해서 3·4분기 실적치가 낮게 나와 2.4% 성장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여러 대내외 불확실한 요인을 면밀히 점검해 다음달 전망 때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3·4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5% 증가해 실질 GDP 성장률(0.1%)을 상회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10-24 18:04:03올해 3·4분기 실질 성장률이 전기 대비 0.1%를 기록했다. 2·4분기의 마이너스(-0.2%) 성장에서는 벗어났지만 예상치인 0.5% 대비 5분의 1에 불과했다. 경제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부도 재정집행 강화, 수출기업 지원 등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미국을 방문 중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번에 문제가 된 수출 등 각 부문별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다. 하지만 대규모 세수결손으로 정책대응 여력이 약화됐고 미국 대통령선거, 중국 경제 부진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것은 부담요인이다. ■잘나가던 수출, 피크 찍었나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에서 주목되는 지표는 전기 대비 0.4% 감소한 총수출이다. 3·4분기 자동차,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부진한 영향이 컸다. 기재부 관계자는 "비IT 부문이 부진하면서 7~8월 수출이 꺾인 일시적 요인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전분기 대비론 마이너스였지만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고, 4·4분기 자동차 수출 등의 개선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수출에 대한 다소 낙관적 전망에도 잘나가던 수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이달 20일까지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최근 관세청 집계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조업일수가 줄어든 영향도 있겠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품목 10개 중 8개가 마이너스다. 석유제품 -40.0%, 가전제품 -17.9% 등이다. 국가별로 중국이 1.2%, 베트남이 1.1% 늘었고 미국과 유럽연합은 각각 -2.6%, -8.9%였다. 특히 대중국 수출의 둔화가 주목된다. 중국은 국내 수출액의 20%가량을 차지한다. 대중국 수출액은 최근 3개월간 추세적으로 둔화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올 3·4분기 경제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이 4.6%를 기록할 정도로 부진해서다. 이는 지난해 1·4분기(4.5%) 이후 가장 낮다. 4·4분기 중국을 둘러싼 상황은 11월 미국 대선을 계기로 더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 중국산 완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높일 경우 한국 수출도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한국의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78%에 달해서다. 여기에다 전년 동기 대비 13개월째 수출 개선세를 이끌었던 반도체 사이클의 변동성이 커진 것도 수출 전반에는 부담요인이다. 이른바 '반도체 겨울론'이 현실화될 수 있어서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대중 수출 침체를 대비해야 한다"며 "대체시장 공략, 수출 중견·중소기업 지원정책이 준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여력 약화 등 정책수단 한계정부의 올 성장률 전망치는 2.6%다. 한은은 2.4%로 잡고 있다. 3·4분기 실질성장률이 역성장을 겨우 면하면서 2.4% 성장률 달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4·4분기에 실질 GDP가 1.2% 증가해야 올해 2.4% 성장이 가능하다. 기재부 관계자는 "4·4분기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내놓을 때 수정전망을 할지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3·4분기 내수의 실질 성장률 기여도가 0.9%p에 달하는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민간소비가 전분기 대비 0.5%,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는 것이다. 승용차, 통신기기 등 재화와 의료, 운수 등 서비스 소비가 늘어난 데 기인한다. 내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설비투자도 전기 대비 6.9% 증가했다. 정부는 내수 개선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우선 물가안정 기조를 안착시킬 방침이다. 소상공인 등 맞춤형 선별지원, 민생안정을 위한 주요 정책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방침이다. 최 부총리는 이날 기재부 간부들과 화상회의에서 "설비투자·소비를 중심으로 내수회복이 가시화되었으나, 건설이 부진한 가운데 내수회복 과정에서 수입이 증가하고 수출이 조정받으며 성장 강도가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내수·민생 대책 등의 집행을 가속화하는 한편 이번에 나타난 각 부문별 동향과 미국 대선, 주요국 경기, 중동 정세 등 대내외 여건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정책방향에도 한계는 뚜렷하다. 주원 실장은 "정부의 재정여력이 악화됐고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한다고 해도 시차가 있어 올해 안에는 내수촉진 효과를 보기가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4-10-24 17:58:47[파이낸셜뉴스] 올해 3·4분기 실질 성장률이 전기 대비 0.1%를 기록했다. 2·4분기의 마이너스(-0.2%) 성장에서는 벗어났지만 예상치인 0.5% 대비 5분의 1수준에 불과했다. 경제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부도 재정집행 강화, 수출기업 지원 등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미국을 방문 중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번에 문제가 된 수출 등 각 부문별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다. 하지만 대규모 세수결손으로 정책대응 여력이 약화됐고 미국 대통령 선거, 중국 경제 부진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것은 부담요인이다. 잘 나가던 수출, 피크 찍었나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에서 주목되는 지표는 전기 대비 0.4% 감소한 총수출이다. 3·4분기 자동차,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부진한 영향이 컸다. 기재부 관계자는 "비(非) 정보통신(IT) 부문이 부진하면서 7~8월 수출이 꺾인 일시적 요인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전분기 대비론 마이너스였지만 전년동기 대비 6.5% 증가했고 4·4분기 자동차 수출 등의 개선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수출에 대한 다소 낙관적인 전망에도 잘나가던 수출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이달 20일까지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최근 관세청 집계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조업일수가 줄어든 영향도 있겠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품목 10개 중 8개가 마이너스다. 석유제품 -40.0%, 가전제품 -17.9% 등이다. 국가별로 중국이 1.2%, 베트남이 1.1% 늘었고 미국과 유럽연합은 각각 -2.6%, -8.9%였다. 특히 대(對) 중국 수출의 둔화가 주목된다. 중국은 국내 수출액의 20% 가량을 차지한다. 대 중국 수출액은 최근 3개월간 추세적으로 둔화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올 3·4분기 경제성장률(전년동기 대비)이 4.6%를 기록할 정도로 부진해서다. 이는 지난해 1·4분기(4.5%) 이후 가장 낮다. 4·4분기 중국을 둘러싼 상황은 11월 미국 대선을 계기로 더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 중국산 완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높일 경우, 한국 수출도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한국의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78%에 달해서다. 여기에다 전년동기 대비 13개월째 수출 개선세를 이끌었던 반도체 사이클의 변동성이 커진 것도 수출 전반에는 부담요인이다. 이른바 '반도체 겨울론'이 현실화될 수 있어서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대중 수출 침체를 대비해야 한다"며 "대체시장 공략, 수출 중견·중소기업 지원 정책이 준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여력 약화 등 정책수단 한계 정부의 올 성장률 전망치는 2.6%다. 한은은 2.4%로 잡고 있다. 3·4분기 실질성장률이 역성장을 겨우 면하면서 2.4% 성장률 달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4·4분기에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2% 증가해야 올해 2.4% 성장이 가능하다. 기재부 관계자는 "4·4분기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내놓을 때 수정전망을 할 지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3·4분기 내수의 실질 성장률 기여도가 0.9%포인트에 달하는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민간소비가 전분기대비 0.5%, 전년동기대비 1.3% 증가했다는 것이다. 승용차, 통신기기 등 재화와 의료, 운수 등 서비스 소비가 늘어난 데 기인한다. 내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설비투자도 전기대비 6.9% 증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민간소비는 완만하게 상승했고 설비투자는 굉장히 좋다"며 "총수입이 2개 분기 연속 빠르게 늘었다는 게 내수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내수 개선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우선 물가안정 기조를 안착시킬 방침이다. 소상공인 등 맞춤형 선별지원, 민생안정을 위한 주요 정책과제를 속도감있게 추진할 방침이다. 최상목 부총리는 이날 기재부 간부들과 화상회의에서 "설비투자・소비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이 가시화되었으나, 건설이 부진한 가운데 내수 회복 과정에서 수입이 증가하고 수출이 조정받으며 성장 강도가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내수・민생 대책 등의 집행을 가속화하는 한편, 이번에 나타난 각 부문별 동향과 미 대선, 주요국 경기, 중동 정세 등 대내외 여건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같은 정책방향에도 한계는 뚜렷하다. 주원 실장은 "정부의 재정여력이 악화됐고 한은이 추가금리 인하를 단행한다고 해도 시차가 있어 올해 안에는 내수촉진 효과를 보기가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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