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팝업스토어가 밀집한 서울 성수동 중심 거리인 연무장길로 진입하는 성수역 3번 출구 앞.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대기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젊은 외국인이었다. 코오롱스포츠 팝업스토어가 열리는 엠프티(EMPTY)성수 앞은 행사 안내 요원과 입장객이 뒤엉켜 교통 지도를 따로 할 정도였다. 성수동은 가방 브랜드 스탠드오일 플래그십 스토어로 시작해 마뗑킴-아더에러 성수-무신사 스탠다드-무신사 엠프티 성수-복합매장인 LCDC 등 필수 코스가 외국인들에게 익히 알려진 '핫플(핫플레이스·명소)'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리적으로 성수동은 강남과 인접해 있어 배후 수요가 크다는 장점이 있다"며 "트렌드에 민감한 2030세대 고객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자리 잡으면서 다양한 마케팅이 집중되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함께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춘 곳"이라고 설명했다. 개성 있는 제품과 경험을 선호하는 새로운 관광 트렌드가 만든 K쇼핑의 최근 풍경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는 매출로 직결된다. 무신사 스탠다드 성수는 전체 매출 가운데 외국인 비중이 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팝업 명소' 성수, 외국인 쇼핑 1번지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국내 쇼핑의 핵심지가 명동 중심에서 성수·한남·홍대·강남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각종 브랜드의 팝업스토어와 플래그십 매장이 줄지어 들어선 서울 성수동은 'K트렌드'를 좇는 2030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쇼핑 1번지로 떠올랐다. 뚜렷한 개성과 취향을 반영하는 상권 홍대는 각종 캐릭터용품과 가챠샵(뽑기형 매장) 등이 즐비한 '오타쿠 성지'로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한남동은 감각적인 편집숍과 트렌드를 반영하는 다양한 브랜드 매장으로 대표적인 럭셔리 쇼핑지의 입지를 다시 회복하고 있다. 1일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발표한 '2024년 1분기 리테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340만명으로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4분기 대비 약 89% 회복된 수치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 여행 방식이 단체 관광에서 개별 관광 중심으로 바뀌는 추세에 따라 한남동과 성수 상권에서 외국인 방문이 급증했다"며 "외국인 관광객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직접 여행 정보를 파악하면서 한국인 MZ세대의 선호도가 높은 상권을 더 많이 찾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타쿠 성지'홍대·럭셔리쇼핑 '한남'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지하철 승강장은 캐리어를 끌고 계단을 오르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홍대입구역 4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해 '연트럴 파크'로 이어지는 AK플라자 홍대점은 월요일 오후인데도 다코야키 매장부터 각종 캐릭터 상품이 진열된 매장, 랜덤 뽑기 기계들이 줄지어 있는 가챠샵까지 곳곳마다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K팝과 캐릭터 굿즈 등으로 새롭게 입점 매장을 갖춘 AK플라자 홍대점은 평일에는 하루 평균 3만~4만명, 주말에는 7만명 이상이 찾는 홍대의 쇼핑 명소가 됐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최근 홍대입구역 및 연남동 상권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며 AK플라자 홍대점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급증하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 이전 대비 다양한 국가의 외국인들이 방문하고 있으며, K팝·캐릭터 굿즈·팝업스토어 등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럭셔리 브랜드가 밀집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도 서서히 활기를 되찾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편집숍 브랜드인 '비이커(BEAKER)' 매장에서는 쇼핑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맞은 편 글로벌 캐주얼 브랜드 디젤(DIESEL)에서도 디젤 쇼핑백을 들고 매장을 나서는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를 전후로 관광, 쇼핑 방식이 완전히 바꾸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명소도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한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트렌드를 따라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이런 변화는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lean@fnnews.com 이정화 정상희 기자
2024-10-01 18:26:44K쇼핑 지도가 대변혁기를 맞고 있다.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상권과 쇼핑방식이 완전히 바뀌면서 새 질서가 구축되고 있어서다. 과거 영광을 누렸던 면세점과 백화점은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경영난에 빠졌고, 단체관광객으로 붐비던 명동은 옛말이 됐다. 반면 높아진 K컬처의 위상 덕에 한국 문화 자체를 즐기고 소비하려는 외국인 수요가 늘면서 올리브영, 무신사 스탠다드 등 뷰티 로드숍 업계가 초호황을 이루고 있다. 29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업계 총매출은 13조7586억원으로 2022년(17조8164억원) 대비 22.7%나 줄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4조8586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엔데믹 영향으로 외국인 관광객 수는 가파르게 회복했지만 면세점 시장은 역성장을 거듭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올해 1~7월 국내 면세점업계 누적 매출은 8조4035억원이다. 이 기간 누적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91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7% 늘었다. 2019년에 비해서는 92%까지 회복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관광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입국자 수는 630만명가량인데, 같은 기간 올리브영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400만명 규모다. 상반기 방한관광객 10명 중 6명 이상이 올리브영을 찾은 셈이다.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의 외국인 매출은 올해 상반기 기준 전년동기 대비 189%나 급증했다. 무신사 스탠다드도 외국인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올해 1~8월 누적 기준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의 외국인 택스프리(면세)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9% 신장했다. 이달 1~23일만 놓고 보면 지난해 9월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283%(약 13배)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이정화 기자
2024-09-29 18:44:40#. 지난 7월 한국을 여행했던 중국인 리우찬웬씨(36)는 오는 10월 또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중국 현지에서 '샤오홍슈'라는 앱을 통해 여행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그는 "한국 젊은이들이 많이 다니는 카페, 빵집이 있으면 방문 리스트에 올린다. 한국 트렌드를 거의 실시간으로 따라잡을 수 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구매하기 힘든 한국 화장품은 인기 선물 아이템이고, 무신사는 가격부담이 없어서 한국에 올 때마다 들르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달라진 관광패턴이 '쇼핑 1번지' 명동의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코로나19 종식 후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한 명동 거리에 색색깔 깃발을 들고 줄지어 다니던 단체 외국인 관광객들은 자취를 감췄다. 그 대신 '힙(hip)' 해진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MZ세대의 인기 상품을 따라 찾는 'K트렌드 쇼핑'이 주류로 정착하고 있다. ■단체 사라지고, 로드숍 외국인 가득 지난 27일 찾은 명동 일대는 오후부터 서서히 오가는 사람이 늘기 시작하더니 저녁 즈음에는 서로 부딪치지 않게 조심해야 할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오후 5시가 가까워지자 하나둘 불을 밝히기 시작한 노점상을 따라 외국인 관광객 행렬이 자연스레 이어졌다. 단체관광객보다는 2~3인 규모의 소그룹이 주로 눈에 띄었고, 국적도 다양했다. 불타는 오징어 통구이, 소프트 아이스크림, 십원빵, 닭강정, 계란빵 등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마치 기다렸다는 듯 구매하기 바빴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꼬치 등 구매한 음식을 자연스럽게 길거리에서 먹고 있었다. 은행이 있는 한 건물 앞에는 '음식취식금지' 안내 문구가 적힌 종이가 붙어있을 정도였다. 자유롭게 길거리 음식을 즐긴 이들의 발걸음은 한국 젊은이들에게도 '핫한' 최신 유행하는 브랜드 매장으로 향했다. 가성비 브랜드로 유명한 이미스(emis) 명동 플래그십스토어 매장 1층은 외국인들이 점령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각종 가방과 모자가 진열된 1층은 한복판 벽거울 앞에서 이리저리 제품을 착용해 보는 외국인들로 가득했다. 이미스 매장 인근에 위치한 마뗑킴(MatinKim) 명동 플래그십스토어도 외국인 관광객들의 핫플레이스였다. 한눈에 봐도 앳된 얼굴의 일본인 관광객들은 가방을 이리저리 들어 거울 앞에 비춰보는 등 쇼핑에 한창이었다. 이미스와 마뗑킴 모두 최근 2~3년 새 인기가 높아진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다. ■90%가 외국인, 특별관리매장 등장명동 한복판에 위치한 다이소 명동본점에도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훨씬 많았다. 이곳에선 일본어와 중국어가 심심찮게 들리는 가운데 히잡을 둘러쓴 외국인 관광객이 미용소품 코너에서 신중하게 물건을 살폈다. 외국인 관광객 필수코스로 자리 잡은 올리브영 명동타운점은 350평 규모로 명동에 있는 올리브영 매장 7곳 가운데 가장 크다. 이 큰 매장의 널찍한 출입구는 쉴 새 없이 사람들이 들고 나갔다. 매장 관계자는 "하루 평균 방문객 수는 약 3000명인데 외국인 고객 비중이 90%에 육박한다"고 전했다. 실제 진열대 앞은 스마트폰 화면의 제품 사진과 진열대 제품을 비교해가며 신중하게 제품을 고르는 외국인들로 넘쳤다. 가장 붐비는 곳은 마스크팩 코너였다. 매장에서 제공하는 커다란 메시백의 절반을 마스크팩으로 채운 관광객도 눈에 띄었다. 2층 한쪽에 마련된 푸드·헬스케어 코너도 북적이긴 마찬가지였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국내 오프라인 매장 중 외국인 고객 비중이 높은 약 90개 매장을 '글로벌 관광상권'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이정화 기자
2024-09-29 18:42:03[파이낸셜뉴스] 무신사가 요즘 서울의 유행을 주도하는 성수동에 새 오프라인 편집숍을 선보인다. 오는 13일 정식 오픈하는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는 현재 가장 주목받는 여성 브랜드, 글로벌 스니커즈 브랜드를 큐레이팅한 편집숍이다. 무신사가 엄선한 100여 개의 라이징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어 국내는 물론 외국 관광객들의 발길도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성수의 상징 대림창고, 무신사 편집숍으로 재탄생 12일 찾은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는 1970년대 정미소로 사용됐던 붉은 벽돌 건물 외관을 그대로 남겨뒀지만 무신사의 색을 입으면서 한번쯤 찾고 싶은 쇼핑 스팟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성수동은 1960년대부터 공업단지로 조성돼 공장지대가 주를 이뤘고, 이후 70년대부터 최근까지는 수제화 거리와 함께 인쇄소, 자동차 공업사 등 이 위치했던 제조업 중심의 지역이었다.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가 자리잡은 대림창고 역시 1970년대까진 정미소로, 1990년부터는 창고로 사용됐다. 처음 지어진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 채 2011년부터는 샤넬, BMW 등의 패션쇼나 행사장으로 쓰이며 유명세를 얻었다. 이때부터 셀럽, 패션 피플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공장 지대였던 성수동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기 때문에 성수동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지난 2015년부터는 일부 공간을 갤러리 겸 카페로 개조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오픈했다. 공장을 개조하면서 기존의 트러스 지붕, 붉은 벽돌을 그대로 노출해 빈티지한 분위기와 구조미, 이색적인 공간 특성으로 젊은층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현재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 외에도 바, 갤러리 겸 카페 등 크게 세 공간으로 나눠 운영되고 있다. 실제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 실내는 공장이자 창고였던 건물 구조물이 그대로 드러나 있으면서, 한쪽 벽면 전체에 미디어월을 설치해 압도적인 시각적 체험을 선사하고 있었다. 헤리티지를 잇기 위해 공식 명칭에 '대림창고'를 함께 표기하기로 했다. 또 높은 천정고가 있는 공간 특성을 살려 전반적으로 슬로프(경사로)를 적용해 산책하듯 거닐며 쇼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붉은 벽돌과 대비되는 화이트톤은 불필요한 소재나 장식을 배제해 브랜드와 상품에만 집중할 수 있게 했다. "무신사만의 큐레이팅으로 K패션 랜드마크될 것"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는 지난해 대구(10월)와 홍대(11월)에 선보인 '무신사 스토어 대구', '무신사 스토어 홍대'에 이은 세 번째 편집숍이다. 무신사 측은 "사업 거점인 성수동에 자리한 만큼 무신사가 가진 플랫폼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 편집숍과는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것이 상품 택에 부착된 QR코드다. 이를 통해 실시간 할인율, 회원 등급별 최대 혜택가, 상품 후기 등을 볼 수 있는데 이 정보는 무신사 앱과 실시간 연동된다.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는 현재 성수동을 가장 많이 찾는 국내외 여성 고객에게 가장 트렌디한 K패션을 선보이는 편집숍을 목표로 한다. 최근 K패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방한 관광객이 늘고 있다. 올해 1~8월 기준으로 '무신사 스토어 홍대'의 구매 고객 중 외국인 비중은 약 30%에 달한다. 이에 따라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는 외국인 고객에게도 편리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 매장 후문에는 택스리펀 기기를 설치해 쇼핑 후 즉시 환급을 신청할 수 있으며, 리플렛, 브랜드 소개 페이지, 매장 내 디지털 사이니지 등에도 영어, 일어, 중어를 병기하고 있다. 가장 안쪽 벽면 전체를 차지하는 스니커즈 존은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으로 시작한 무신사의 정체성을 오프라인에서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이자 스토어의 시그니처 공간이다. 스니커즈 존에서는 50여 개 슈즈 브랜드의 700여 종의 신발을 선보인다. 아디다스, 푸마, 아식스 등 글로벌 스니커즈 브랜드와 무신사의 협업 에디션 등 기존에 무신사에서만 구매할 수 있었던 희소성 높은 스니커즈도 오프라인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만의 패션 큐레이팅과 플랫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성수동 최대 규모의 K패션 편집숍"이라며 "앞으로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는 성수동을 찾는 패션에 관심이 많은 국내외 고객이라면 꼭 들리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09-12 14:49:20외국인 관광객들의 관광 패턴이 대규모 단체 관광에서 소규모 개별 관광으로 변하면서 이른바 '올·무·다'로 불리는 올리브영, 무신사, 다이소가 외국인들의 '쇼핑성지'로 굳어지고 있다. 이들 업체는 외국인이 몰리는 명동, 강남, 홍대, 성수 등에 대형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이며 K-뷰티·패션 전파의 일등공신으로 떠올랐다.8일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서 최근 발표한 '2024년 2·4분기 외래관광조사'에 따르면 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쇼핑 장소로 로드숍이 선정됐다. 무려 50.9%가 선호 쇼핑 장소로 로드숍을 꼽았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9.6%p 상승한 수치다. 로드숍과 백화점의 쇼핑 장소 선호도 격차는 2023년 2·4분기에는 3%p였으나 올해 2·4분기에는 10.2%p로 3배 이상 확대됐다. 이에 외국인들의 '최애' 쇼핑 장소인 로드숍을 운영하는 올리브영, 무신사, 다이소는 명동, 강남, 홍대, 성수 등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지역에 플래그십 매장을 운영하거나 신규 매장을 오픈하는 등 접점을 늘리는 추세다. 실제 이들 지역에 위치한 매장은 외국인 매출이 급격하게 늘며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고 실적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K뷰티의 상징이 된 올리브영은 올해 상반기 기준 전년 대비 외국인 매출이 189% 늘었다. 명동타운점과 홍대타운점의 매출은 외국인 비중이 90%를 넘나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기준 올리브영 명동타운점의 구매고객은 일 5000명을 넘어섰다. 이들 중 90%가 외국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매장에서만 10초에 1명 꼴로 외국인 고객이 K뷰티 상품을 구매하는 셈이다. 부산, 제주 등 관광상권의 매출도 302%나 뛰어올랐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올리브영을 이용한 외국인수는 404만명이다. 올 상반기 관광목적 입국자수가 600만명으로 추정되면서, 한국을 찾은 외국인 10명 중 7명은 올리브영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도 오프라인 매장 '무신사 스탠다드'를 필두로 외국인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8월 기준 무신사 스탠다드 서울 점포 4곳(홍대, 강남, 성수, 명동)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전체의 32%에 이른다. 매장별로 보면 명동이 46%, 홍대 35%, 성수 33%, 강남 16% 순이다. 올해 1~8월 서울 4개 매장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74% 늘었다. 무신사 스토어 홍대의 경우 월간 전체 주문 건수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5%다. 올해 1월 19%에 비교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무신사는 오는 13일 외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K-패션 쇼핑 성지'로 손꼽히는 성수동에 새로운 편집숍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도 오픈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채널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다이소도 외국인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2·4분기 다이소 명동역점의 해외카드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7% 늘었고, 결제 건수로는 61% 신장했다. 같은 기간 명동본점의 해외카드 신장률은 지난해 같은 해에 비해 64% 늘었고, 결제 건수도 55% 증가했다. 다이소도 외국인 매출 증가 추세에 따라 성수동 권역인 뚝섬역 인근에 지난 달 31일 약 150평 규모의 신규 매장을 열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09-08 18:04:28롯데이노베이트가 29일 14시 초실감형 메타버스 '칼리버스'를 전 세계에 공개했다. 메타버스 공간인 '오리진 시티'에서는 나만의 독특한 아바타가 439만6700㎡(133만평)에 달하는 광활한 공간에서 공연도 보고, 낚시도, 쇼핑도 즐긴다. 특히 사용자가 직접 퀘스트를 만들고 다른 사용자들이 참여해 임무를 성공하면 보상도 받는다. 롯데이노베이트에 따르면 '오리진 시티'는 올 초 CES 2024에서 선보인 면적보다 약 6배 커진 133만평 규모로 서울 잠실 롯데월드의 약 34배다. 때문에 주요 장소 30여 곳에 택시 정류장을 배치해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했다. 오리진 시티는 테마별로 기업 브랜드 체험 중심지구, 엔터테인먼트와 패션 소품 구입 지구, 유저 콘텐츠 생성 지구 등이다. 중심 지구에는 코리아세븐과 롯데하이마트, 롯데면세 등 쇼핑공간이 마련됐다. 특히 롯데면세에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의 지방시 뷰티, 프레쉬, 메이크업포에버, MCM, 록시땅, 아크메드라비 등의 글로벌 브랜드가 있으며, 실사에 버금가는 버추얼 제품 구경이 가능하다.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는 8만명 규모의 관객과 실감나는 사운드로 표현한 공연장 속에서 JYP 엔믹스, EDM DJ 알록의 가상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롯데이노베이트 관계자는 "MBC와의 파트너십으로 K-POP공연을 확장하고, 세계적인 EDM페스티벌 '투모로우랜드'와의 독점 파트너십을 통해 투모로우랜드 플래닛을 구축해 연내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업계 최초로 사용자 생성 퀘스트(UGQ) 요소를 적용했다. 이는 유저가 직접 퀘스트를 만들어 다른 유저들이 달성했을 때 보상을 주는 방식이다. 출석 체크 등과 같은 간단한 미션을 통한 보상 획득도 가능하다. 획득한 보상으로 메타버스에서 필요한 아이템 구매도 가능하다. 칼리버스가 만든 메타버스에서는 아바타의 이목구비와 체형 등 다양한 요소를 각각 위치, 크기, 모양, 색상 별 섬세하게 맞춤 조정이 가능하다. 뿐만아니라 아바타가 거주하는 집의 실내 인테리어도 직접 꾸밀 수 있으며, 다른 유저의 집을 방문하거나 자신의 집으로 초대도 가능하다. 향후에는 가상 토지와 건물까지 구매할 수 있게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한편, '칼리버스'는 한글 및 영어, 일본어를 제공하며 추후 유저의 국적 분석을 통해 언어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8-29 18:13:46[파이낸셜뉴스] 홈앤쇼핑이 우수 중소기업 해외 수출 판로 활성화를 위해 베트남 K-마켓에 '홈앤쇼핑 전용관'을 개설했다. 8일 홈앤쇼핑에 따르면 이번 전용관은 중소기업의 새로운 해외 대형 유통라인 발굴과 중소기업 상품 수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서울경제진흥원, 속초시와 협업해 기획했다. K-마켓은 베트남 전역에 14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고 현지에서 한국 농식품과 공산품을 유통하고 있다. 베트남 100대 브랜드에 5년 연속 선정되는 등 한류 열풍을 타고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번에 오픈한 K-마켓 내 홈앤쇼핑 전용관은 건강하고 안전한 K-푸드 농식품 전문매장 콘셉트로 운영되며 전문 판촉 인력이 배치됐다. 시식코너와 경품 이벤트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온라인에서도 행사상품 팝업창 홍보와 각종 현지 온라인 배너광고를 동시에 진행한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은 국내 판로 확보보다 더욱 힘든 측면이 있다"며 "한류 열풍에 힘입어 보다 많은 중소기업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2023-12-08 08:36:12지난 15일 다이소 명동역점. 명동역 바로 앞에 위치한 12층 규모의 매장에 커다란 캐리어를 끈 일본인 관광객들이 들어섰다. 그들의 발걸음을 멈춰 세운 건 매장 입구 바로 앞에 놓인 화장품 진열대였다. 각종 화장품과 미용 도구가 있는 2층 외에 여전한 K-뷰티 인기 속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화장품과 마스크팩을 별도로 진열해 둔 코너다. 히잡을 두른 한 여성 관광객은 바로 옆 BTS 멤버들을 본떠 만든 피규어 인형 진열대 앞에 서서 연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1층 계산대 앞은 커다란 매방용 메시 백에 콤부차와 한국 과자 등 먹거리, 화장품을 가득 담은 채 차례를 기다리는 외국인들로 붐볐다. ■'관광 명소'된 다이소… 다양한 균일가 제품 인기 다이소가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꼭 들러야 하는 대표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1000~5000원의 저렴한 가격에 K-뷰티를 대표하는 화장품과 각종 생활용품까지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외국인들의 대표 쇼핑 코스로 인기다. 특히 명동역 바로 앞에 위치한 다이소 명동역점은 내국인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더 많을 정도다. 16일 다이소에 따르면 전국 다이소 매장의 올 1~9월 해외 카드 결제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5% 늘었다. 결제 금액도 같은 기간 150%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에 1년간 문을 닫았던 다이소 명동역점은 외국인 관광객을 맞기 위해 기존 8층에서 12층 규모로 확장해 올해 3월 택스리펀 매장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은 화장품 진열대를 매장 바로 앞에 비치하고, 견과류 전용 집기도 배치했다. 명동길에 위치한 인근 명동본점도 같은 시기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뷰티, 식품 등의 진열 면수를 넓혔고, 새로운 디자인의 매대를 도입하는 등 재단장을 통해 외국인을 맞을 채비를 마쳤다. ■K-뷰티 인기에 K-식품도 잘 팔려 다이소에서 가장 많이 팔린 품목은 단연 뷰티 제품이다. 올해 3~10월 다이소 명동역점에서는 뷰티·퍼스털케어 용품이 가장 많이 팔렸다. 5000원짜리 초저가 화장품으로 국내에서도 인기인 기초 화장품을 비롯해 색조화장품, 바디용품, 미용 소품, 위생용품 등이 골고루 인기다.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콤부차를 비롯해 오레오, 칙촉 등 과자, 스틱커피 등 먹거리를 찾는 수요도 많다. 다이소 명동역점 5층 식품코너는 뻥튀기, 찹쌀과자 등 전통과자를 비롯해 젤리, 초콜릿, 통조림햄, 컵라면 등 마트 못지 않은 상품 구색을 갖추고 있다. 2층 뷰티코너 못지 않게 붐비는 층 중 하나다. 다이소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K-뷰티, K-식품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면서 한국을 여행하며 간식으로 먹거리를 사거나, 지인에게 여행 선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팬시용품, 주방용품도 뷰티용품과 식품에 이어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상품군 중 하나"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3-11-16 18:11:08[파이낸셜뉴스] 중국 정부가 지난달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한 이후 첫 대명절을 맞았다. 한국 추석은 중국 국경절과 시기가 맞물려 방한 중국인의 소비가 크게 증가하기에 국내 여행·관광업계 대목으로 꼽힌다. 실제로 면세점과 카지노업계는 8~9월 중국인 매출이 전월대비 상승하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줬다. 하지만 황금연휴 직전 거리에서 만난 풍경은 예상보다 썰렁했다. 코로나19 이전 중국인 관광객이 주로 몰리던 홍대와 동대문, 명동 거리에서는 중국인 단체관광 인파로 북적이는 대신 구미주와 중동, 동남아시아 여행객들이 차분하게 거리 체험 위주의 문화관광을 즐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中관광객 몰려온다? 홍대 상인들 "경기 회복 체감하기 어려워" 추석을 이틀 앞둔 27일 오후 3시 무렵 홍대는 일부 구미권 관광객들을 간간이 볼 수 있을 정도로 조용했다. 서울시 관광특구 7곳 중 하나(마포구·홍대문화예술특구)인 홍대의 ‘차 없는 거리’(구 주차장길)의 중심상권은 과거 음식점과 의류 매장, 뷰티숍 등 비교적 업종이 다양했으나 현재는 구매 수요가 가장 많다는 스마트폰 케이스 및 캐릭터 소품 매장이 점령하다시피 했다.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중국인 매출 의존도가 높던 중저가 의류숍은 80% 이상이 폐업했고, 음식점 수도 확 줄어 업종 구성이 매우 단순해졌다. 홍대에서 휴대폰 케이스 매장을 10년째 운영했다는 한 상인은 “최근 중국인이 많아졌는지 잘 모르겠다”고 잘라 말했다. 이 매장의 매출은 외국인이 60% 비중을 차지한다. 사장은 수년간 업종 변경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경기 불황으로 엄두가 나지 않아 앞으로도 매장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매장엔 미국과 유럽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고 그다음엔 일본인”이라고 했다. 같은 업종의 또 다른 상인은 “폰 케이스야 전 세계 공통으로 쓰는 물건이고 가격도 싸니까 그나마 수요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K뷰티가 외국인에게 인기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화장품 브랜드 매장은 매우 한산했다. 홍대 ‘차 없는 거리’에 위치한 T브랜드 매장과 홍대역 9번출구 인근 I브랜드 매장도 직원만 홀을 오갈 뿐 들어가는 손님은 없었다. 홍대 중심 상권 내 편의점 몇 곳과 길거리 음식 좌판 상인에게 추가 확인한 결과 이 지역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평균 60% 정도로 추산된다. 그마저도 중국 외의 관광객 비중이 더 높아지는 추세다. 이처럼 외국인들이 많이 찾아 관광특구로도 지정돼 있지만 외국인이 쓰는 비용이 내수 불황을 만회할 정도로 크진 않다는 게 상인들의 말이다. 한 상인은 "중국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데 굳이 한국 여행을 오겠냐"는 말도 덧붙였다. ■홍대 거리문화에 관심···“인종 다양, 쇼핑보단 K팝 즐기러 와” 홍대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국적은 다양해졌지만 쇼핑하는 외국인은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홍대 중심거리 뒤편 곱창골목에서 14년째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연휴 전이긴 해도 아직 평일이니 5시나 저녁이 돼야 사람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매장의 중국인 매출 의존도는 80% 정도로, 코로나19 여파가 가장 심했던 2021년에는 6개월간 휴업을 하기도 했다. 사장은 “2019년 이전과 비교하면 매출은 60~70%가량 회복됐지만 아직도 불안한 수준”이라며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온다고 하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 8월엔 오히려 매출이 줄었고 요즘엔 대만, 홍콩, 싱가포르와 20~30대 유럽 손님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 매장에서 만난 커플 관광객은 미국에서 온 교포로 3주째 한국을 여행 중이라고 했다. 이들은 연고가 있는 경기 안산을 비롯해 서울 강남과 잠실을 다녀왔으며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소로 롯데월드를 꼽았다. 길거리 음식을 파는 한 상인은 “K팝 영향인지 클럽거리나 거리 공연, K팝 굿즈, 탕후루 등 먹거리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고 물건을 사러오는 것 같진 않다”며 “가이드 말로는 외국인들도 관광정보가 많아져 홍대와 명동 말고 성수, 잠실, 북촌 등 서울 내에서도 여러 장소로 흩어진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들이 문화체험에 더 집중하는 여행 트렌드에 따라 당장의 매출 확보가 시급한 상인들이 체감하는 경기 회복 지수는 아직 낮다. ■‘서울시티투어버스’ 타러 동대문에 온 외국인들 추석 연휴가 시작된 28일 오후 3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광장을 중심으로 한 동대문 상권도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었다. 이곳 역시 서울시 관광특구(중구·동대문패션타운특구)로 지정돼 있다. 청와대와 광화문광장 등 전통문화 코스로 구성된 '노랑풍선시티버스'를 기다리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제외하면 거리에 오가는 인파가 적었다. 중국인 관광객으로 추정될만한 단체보다는 지인 또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대부분이었다. 투어버스 대기자와 밀리오레빌딩 앞 거리에서 만난 아시아인들의 국적을 무작위로 물어보니 네팔과 방글라데시, 대만, 우즈베키스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인이었고 대부분 5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는 이들이 많았다. 버스 정류장 건너편 쇼핑몰 앞에서 운동화 좌판을 열고 판매를 하던 한 상인은 “지난달에 중국인이 반짝 느는 것 같았지만 다시 줄었고 여긴 아프리카와 중동 손님이 더 많다”고 말했다. ■명동 거리는 K푸드 전시장···좌판에 몰려든 여행객들 동대문과 가까운 또 다른 명동은 환영주간을 기념해 서울시관광협회가 마련한 배너 포토존을 시작으로 중심 골목 방향으로 거리음식 좌판 행렬이 이어졌다. 포토존 인근에서는 한국 전통놀이를 체험하는 외국인들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중심 골목을 따라 수없이 이어진 거리 포차에서는 다양한 음식이 판매되고 있었다. 치즈김치말이삼겹살을 비롯해, 오렌지주스, 과일컵, 케밥, 치즈떡말이, 한국식 전으로 만든 토스트, 문어·소라꼬치, 계란빵, 크레페, 붕어빵 모양의 크루아상 등 그야말로 가지각색이었다. 외국인들은 좌판마다 몰려 음식을 사고 맛보며 기념촬영을 하느라 분주했다. 하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패션 및 뷰티 브랜드 매장 내부는 비교적 조용해 손님이 2명 이상 들어가 있는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특히 명동 상권 핵심 랜드마크인 롯데백화점 본점과 영플라자, 에비뉴엘이 추석 휴무인 탓에 평소라면 인파로 북적였을 을지로입구역 인근은 일부 외국인 여행객들만 인도 위에 서 있을 뿐 오가는 행인 자체가 뜸했다. 백화점 앞에서 만난 외국인 여성 2명은 "멕시코에서 왔다"며 "한달 일정으로 여행 중인데 서울에서는 홍대가 좋았다"고 말했다. ■8월 中관광객수 26만명···단체관광 재개 효과 ‘아직’ 명동과 가까운 청계천로에는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1~5층 규모의 ‘하이커 그라운드’가 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K팝과 드라마, 지역축제 등 다양한 주제의 한국관광 콘텐츠를 소개하는 곳이다. 이날 현장에서는 연휴를 맞아 가족 나들이에 나선 한국인들과 프랑스 등 서구권에서 온 관광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현장 안내를 맡고 있던 한 관계자는 “(하이커 그라운드를 찾은) 외국인 중에는 서양인 비중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가 27일 발표한 2023년 8월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8월 방한 외래관광객은 총 108만9133명으로 전월 대비 5만6945명 늘었다. 올해 1~8월 누적 외래관광객은 655만2000명으로 2019년 동기 대비 57% 수준을 회복했다. 8월에 가장 많은 방한객을 기록한 시장은 일본(26.3만명)이있으며, 이어 중국(26만명), 구미주(22.5만명), 非중국중화권(14.6만명), 아중동(19.4만명) 순이었다. 지난달 10일부터 중국인 한국 단체관광이 재개되며 업계의 기대가 컸지만 실제로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달(22.5만명) 대비 3만5000명 정도만 늘었다. 또 올해 1~8월 중국인 누적 관광객수는 103만1000명으로, 올해 정부가 목표로 삼은 200만명 대비 절반(51.5%) 수준만 넘어섰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3-09-29 14:39:23[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정상희 기자]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대표 관광단지 서호(西湖)에서 불과 300m 떨어진 거리에 하노이 최대 규모 쇼핑몰이 들어섰다. 지난 22일 공식 개장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다. 쇼핑몰, 마트, 호텔, 아쿠아리움, 영화관 등 롯데그룹의 다양한 콘텐츠를 한 데 모은 초대형 상업 복합단지로 두달 간의 사전 오픈 기간 누적 200만명이 다녀가며 이미 하노이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K-콘텐츠'를 앞세운 철저한 한국화 전략이 진가를 발휘하는 모양새다. 그랜드 오픈을 하루 앞둔 지난 21일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지하 1층에 위치한 롯데마트는 장을 보는 현지인들로 붐볐다. 마트 입구에서부터 '풍미당'이라는 한글 간판을 단 베이커리가 맞이했고, 한국 라면 코너는 현지 제품보다 더 큰 규모로 마련돼 있었다. 마트에서 돌아 나오면 한식을 즉석에서 조리해 판매하는 '요리하다 키친' 특화 매장이 나온다. 김밥, 양념치킨, 불고기 등 한국 대표 메뉴와 베트남 요리, 초밥 등 다양한 즉석 조리 식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구매 후 바로 취식할 수 있는 140석 규모의 공간도 조성했다. 음식 조리 과정을 고객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조리대를 개방형으로 설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김밥은 한화 3000~4000원 수준으로 현지 물가와 비교하면 다소 비싼편이지만 주말에는 하루 종일 대기줄이 늘어서고 인기 상품은 준비 물량이 완판될 정도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방문 인원의 절반 이상이 35세 미만인 것으로 파악됐다. 베트남 MZ세대에게 이미 눈도장을 찍은 것이다. 이들을 잡기 위한 핵심 전략은 'K-컬처'다. 실제 쇼핑몰 곳곳에서 보이는 익숙한 한글 뿐만 아니라 매장 내에 울리는 음악 역시 K-팝이라 한국 쇼핑몰이라는 착각이 들만큼 이질감이 없었다. 매출에서도 한국 브랜드의 인기는 입증됐다. 시범운영 기간 패션, 뷰티, F&B 등 전 상품군에 걸쳐 유치한 총 36개의 한국 브랜드 중 6개가 매출 상위 10개에 이름을 올렸다. 어린이 실내 놀이터 '챔피언1250'을 비롯해 패스트푸드 전문점 '롯데리아', 즉석떡볶이 전문점 '두끼', 주방용품 브랜드 '락앤락', 패션 브랜드 '엠엘비' 등이다. 이날도 평일이지만 길게 줄을 늘어선 매장은 한국에서 SNS를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십원빵'을 파는 가게였다. 쇼핑몰 3층 한식 전문 식당가 'K-플레이버(K-Flavor)'에서는 십원빵을 비롯해 이차돌, 수라, 돈치킨 등 다양한 한식을 선보이고 있다. 쇼핑 뿐만 아니라 문화 및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함께 마련하는 공간 구성 역시 최근 한국 트렌드를 그대로 따르면서 그룹 내 다양한 계열사 콘텐츠를 총집결시켰다. 그 결과 하노이의 기존 쇼핑몰과 완전히 다른 쇼핑몰을 탄생시키면서 베트남 현지인들의 마음을 사로 잡고 있다. 젊은 가족 단위 고객 비중이 높은 베트남 수요에 맞춰 준비한 어린이 실내 놀이터 '챔피언1250'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방문한 젊은 가족 단위 고객에게 큰 인기다.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는 사전 멤버십 모집 시작 3일만에 가입자가 1천명이 넘을 정도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울러 약 4500㎡ 규모로 선보인 초대형 복합 문화 공간에는 현지 인기 문화 콘텐츠 중 선호도가 높은 서점, 갤러리, DIY공방, 문화센터, 카페 등을 입점시켜 다양한 문화 체험이 가능하게 했다. 나남서점 스토어매니저는 "오픈형 서점은 베트남 최초라 고객들이 인증샷을 정말 많이 찍는다"면서 "새롭고 트렌디하다"라고 전했다. 롯데그룹은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통해 베트남 현지 고객들과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우수한 쇼핑 문화를 알리고, 아시아 넘버원 리테일러로의 여정을 이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오픈 기념식 후 취재진과 만나 "우리 그룹이 가지고 있는 여러 계열사와 협력해 좋은 쇼핑몰 만들 수 있게 됐다"며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신 회장은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연말까지 매출이 800억 정도, 내년에는 2200억 정도가 되니까 아마 베트남에서는 최대 쇼핑센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3-09-27 09:5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