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다음엔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다. 최근 괴한으로부터 피습된 정당인들 얘기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부산을 방문했다가 60대 남성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이 남성은 '내가 이재명'이라는 종이 왕관을 쓰고, 이 대표에게 사인을 해달라고 접근한 뒤 흉기로 이 대표의 목을 노렸다. 상처가 깊거나 부위가 조금 달랐으면 생명이 위태로웠을 수도 있다. 배 의원은 지난 15일 자주 찾는 장소에 들렀다가 변을 당했다. 배 의원 측에 따르면 중학교 2학년 학생이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입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 학생은 배 의원이 신분을 확인해주자 주머니에 감춰뒀던 둔기로 배 의원의 머리를 10차례 넘게 가격했다. 불과 한달 사이 정치인 테러가 연이어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범죄는 정확한 동기를 파악하는 것과 함께 엄벌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다. 정치인 테러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벌이는 '묻지마 칼부림' 사건 같은 이상동기범죄와는 다르다. 대부분은 목표가 명확하고, 자신과 신념이 다른 사람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다. 역대 정치인 테러사건들도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극단적 행동 뒤에는 정치인이나 당에 대한 분노가 있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폭행사건이 대표적이다. 2018년 5월 30대 남성 김모씨는 김 대표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하는 척하다가 안면을 가격했다. 이재명 피습범이 접근해온 수법과 매우 유사하다. 당시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유한국당이 남북정상회담을 '정치쇼'라고 비방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났다"면서 당초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폭행하려 했으나 찾지 못하자 김 대표를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한나라당 대표 시절인 2006년 5월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5·31 지방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유세를 하던 중 괴한 지모씨로부터 커터칼로 얼굴 부위를 공격당한 바 있다. 지씨는 과거 전과로 오랜 기간 수감된 것이 억울해 여당 측에 분노를 표출하고 싶었다고 범행동기를 밝혔다. 이재명 대표와 배현진 의원 가해자들에게서도 공통점이 감지된다. 이들은 평상시 유튜브나 방송, SNS 활동 등을 즐겼으며 특히 정치 관련 콘텐츠에 관심을 보였다는 의혹이 전해진다. 이재명 대표를 공격한 김씨의 이웃에 따르면 그는 평상시 정치 유튜브를 즐겨 봤다고 한다. 그는 범행 직후 경찰 조사에서도 "이재명을 죽이려고 했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배 의원을 폭행한 중학생의 동기는 현재까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이 학생이 폭행 전 배 의원의 신분을 확인한 점, 이재명 지지자들 사이에 끼어 동영상을 스스로 촬영한 점 등을 살펴보면 행동을 촉발한 배경을 어렴풋이 알 수 있지 않을까. 전문가들은 정치 양극화가 이번 테러의 토양이 됐다고 본다. 각자 진영논리에 빠져 상대를 강하게 헐뜯는 메시지가 피의자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된 결과라는 것이다. 유튜브 등 콘텐츠 플랫폼 업체들의 '필터 버블'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사용자 선호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알고리즘이 오히려 사용자들을 확증편향에 빠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런 필터 버블은 확증편향을 일으키는 소스가 있어야만 작동한다. 확증편향 자체가 범죄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 극단주의자들에게는 범행을 결정 짓는 방아쇠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정치는 명분과 세력의 싸움이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팬덤정치와 네거티브 공세는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는 과격한 언동과 혐오를 부추기는 발언을 더욱 경계하기 바란다. 확증편향을 부추겨 만든 팬덤정치는 반작용도 그만큼 커지기 마련이다. 혐오는 파괴력이 있지만 지속성 있는 메시지를 던질 수 없다. 아울러 검경 등 수사기관도 빈틈없는 수사로 음모론 등 의문의 여지를 남기지 않아야 한다. ksh@fnnews.com
2024-01-29 18:21:09[파이낸셜뉴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다음엔 국민의 힘 배현진 의원이다. 최근 괴한으로부터 피습된 정당인들 얘기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2일 부산을 방문했다가 60대 남성으로부터 공격받았다. 이 남성은 ‘내가 이재명’이라는 종이왕관을 쓰고, 이 대표에게 사인을 해달라고 접근한 뒤 흉기로 이 대표의 목을 노렸다. 상처가 깊거나 부위가 조금 달랐으면 생명이 위독해졌을 수도 있다. 국민의 힘 배현진 의원은 지난 15일 자주 찾는 장소에 들렀다가 변을 당했다. 배 의원 측에 따르면 중학교 2학년 학생이 “국민의 힘 배현진 의원입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 학생은 배 의원이 신분을 확인해주자 주머니에 감춰둔 둔기로 배 의원의 머리를 10차례 넘게 가격했다. 불과 한달 사이 정치인 테러가 연이어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범죄는 정확한 동기 파악과 함께 엄벌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다. 정치인 테러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벌이는 ‘묻지마 칼부림’ 사건 같은 이상동기범죄와는 다르다. 대부분은 목표가 명확하고 자신의 신념과 다른 사람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역대 정치인 테러 사건들도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극단행동 뒤에는 정치인이나 당에 대한 분노가 있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폭행 사건이 대표적이다. 2018년 5월, 30대 남성 김모씨는 김 대표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하는 척 하다가 안면을 가격했다. 이재명 피습범이 접근해온 수법과 매우 유사하다. 당시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유한국당이 남북정상회담을 ‘정치쇼’라고 비방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났다”면서 당초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폭행하려 했으나 찾지 못하자 김 대표를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당시 한나라당 대표시절이던 2006년 5월에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5·31 지방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를 하던 중 괴한 지모씨로부터 커터칼로 얼굴 부위를 공격당한 바 있다. 지씨는 과거 전과로 오랜기간 수감한 것이 억울해 여당측에 분노를 표출하고 싶었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이재명 대표와 배현진 의원 가해자들에게도 공통점이 감지된다. 이들은 평상시 유튜브나 방송,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즐겼으며 특히 정치 관련 콘텐츠에 관심을 보였다는 의혹이 전해진다. 이재명을 공격한 김씨의 이웃에 따르면 그는 평상시 정치 유튜브를 즐겨 봤다고 한다. 그는 범행 직후 경찰 조사에서도 “이재명을 죽이려고 했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배 의원을 폭행한 중학생의 동기는 현재까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이 학생이 폭행 전 배 의원의 신분을 확인한 점, 이재명 지지자들 사이에 끼어 동영상을 스스로 촬영한 점 등을 살펴보면 행동을 촉발시킨 배경을 어렴풋이 알 수 있지 않을까. 전문가들은 정치 양극화가 이번 테러의 토양이 됐다고 본다. 각자 진영 논리에 빠져 상대를 강하게 헐뜯는 메시지가 피의자 머릿 속에 깊이 각인된 결과라는 것이다. 유튜브 등 콘텐츠 플랫폼 업체들의 ‘필터 버블’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사용자 선호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알고리즘이 오히려 사용자들을 확증편향에 빠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런 필터 버블은 확증편향을 일으키는 소스가 있어야만 작동한다. 확증편향 자체가 범죄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 극단주의자들에게는 범행을 결정짓는 방아쇠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정치는 명분과 세력의 싸움이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팬덤 정치와 네거티브 공세는 더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는 과격한 언동과 혐오를 부추기는 발언을 더욱 경계하기 바란다. 확증 편향을 부추겨 만든 팬덤 정치는 그만큼의 반작용도 커지기 마련이다. 혐오는 파괴력이 있지만 지속성 있는 메시지를 던질 수 없다. 아울러 검·경 등 수사기관도 빈틈없는 수사로 음모론 등 의문의 여지를 남기지 않아야 한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2024-01-29 14:45:1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이 발생한 지 채 1달도 지나지 않아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폭행을 당하면서 '정치 혐오'에 의한 연쇄 테러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극단적으로 상대 진영을 적으로 몰아가는 정치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모방범죄 등이 정치인 연쇄 테러의 일부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 "우발적 범행"주장...경찰, 공범여부 등 불구속수사 28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보호자 입회하에 배 의원을 피습한 A군을 상대로 행적과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A군은 "연예인 사인을 받으러 미용실에 갔다가 그 건물에 온 배 의원을 우연히 만났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지만 이는 경찰 조사와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당시 배 의원은 차량에서 나와 3~4m가량 이동했는데 A군이 다가와 두 차례 배 의원임을 확인한 뒤 바로 공격했다는 것이다. A군은 평소 지인들과의 대화방에 정치 관련 글이나 영상을 SNS나 단체 채팅방에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치기사에 댓글도 자주 다는 등 또래에 비해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이 대표를 습격한 김모씨(67) 역시 평소 은둔형 생활을 하며 정치 유튜브를 즐겨 봤고 태극기 집회에도 참여해왔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이때문에 김씨의 당적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경찰은 병원 진료 및 처방 내역과 학교생활기록부 등도 살피며 진술의 사실 여부를 파악 중이다. 공범이나 배후 세력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분간 불구속 상태로 A군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에 따르면 경찰은 현행범 체포 등으로 신병을 확보한 피의자에 대해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하거나 석방해야 한다. 하지만 경찰은 입원 조치로 사실상 신병을 확보한 만큼 일단 구속의 필요성이 없다고 보고, 전날 오후 체포 시한이 만료되기까지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 "알고리즘이 '확증편향' 키워" 한국 사회 및 성격 심리학회는 올해 두드러진 극단 현상으로 '확증편향'을 꼽았다. 사람들이 보고 싶은 것만 보거나 듣고 자신의 신념을 더욱 굳히는 현상이다. 학회는 "(유튜브나 커뮤니티 등에서) 확증편향이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며 "특히 이해하기 쉽고 친숙한 정보, 특히 짧은 동영상 등을 볼 때 이런 경향이 더 뚜렷해진다"고 분석했다. 유튜브와 SNS에서 사용자의 취향 중심으로 콘텐츠를 추천하는 '알고리즘'이 문제를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정훈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최근 발표한 '한국인의 유튜브 뉴스 이용과 확증편향성' 분석에 따르면 주요 진보, 보수 유튜브 채널을 3개씩 총 6개 채널을 선정해 시청자 123만8632명을 추적한 결과 한쪽 진영의 주장만을 담은 영상을 시청하는 비중은 양쪽 진영 주장을 담은 영상을 시청하는 비중 보다 5배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정치 양극화를 막기 위한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 초중고 교육에서 정치 교육은 사라진 지 오래"라면서 "언론과 정치가 합세해 올바른 정치에 대한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사회는 온라인의 혐오 정치가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는 "과거부터 이어졌던 정치권의 극단적인 분열 양상과 팬덤 정치들이 이제 일반 시민사회에도 투사되고 있다"며 "이를 인위적으로 고쳐야 한다는 생각도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이를 심각하게 여겨야 할 시점이 왔다"고 밝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노유정 주원규 기자
2024-01-28 18:43:32[파이낸셜뉴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이 발생한 지 채 1달도 지나지 않아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폭행을 당하면서 '정치 혐오'에 의한 연쇄 테러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극단적으로 상대 진영을 적으로 몰아가는 정치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모방범죄 등이 정치인 연쇄 테러의 일부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발적 범행"주장...경찰, 공범여부 등 불구속수사28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보호자 입회하에 배 의원을 피습한 A군을 상대로 행적과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A군은 "연예인 사인을 받으러 미용실에 갔다가 그 건물에 온 배 의원을 우연히 만났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지만 이는 경찰 조사와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당시 배 의원은 차량에서 나와 3~4m가량 이동했는데 A군이 다가와 두 차례 배 의원임을 확인한 뒤 바로 공격했다는 것이다. A군은 평소 지인들과의 대화방에 정치 관련 글이나 영상을 SNS나 단체 채팅방에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치기사에 댓글도 자주 다는 등 또래에 비해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이 대표를 습격한 김모씨(67) 역시 평소 은둔형 생활을 하며 정치 유튜브를 즐겨 봤고 태극기 집회에도 참여해왔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이때문에 김씨의 당적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경찰은 병원 진료 및 처방 내역과 학교생활기록부 등도 살피며 진술의 사실 여부를 파악 중이다. 공범이나 배후 세력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분간 불구속 상태로 A군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에 따르면 경찰은 현행범 체포 등으로 신병을 확보한 피의자에 대해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하거나 석방해야 한다. 하지만 경찰은 입원 조치로 사실상 신병을 확보한 만큼 일단 구속의 필요성이 없다고 보고, 전날 오후 체포 시한이 만료되기까지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알고리즘이 '확증편향' 키워"한국 사회 및 성격 심리학회는 올해 두드러진 극단 현상으로 '확증편향'을 꼽았다. 사람들이 보고 싶은 것만 보거나 듣고 자신의 신념을 더욱 굳히는 현상이다. 학회는 "(유튜브나 커뮤니티 등에서) 확증편향이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며 "특히 이해하기 쉽고 친숙한 정보, 특히 짧은 동영상 등을 볼 때 이런 경향이 더 뚜렷해진다"고 분석했다. 유튜브와 SNS에서 사용자의 취향 중심으로 콘텐츠를 추천하는 '알고리즘'이 문제를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정훈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최근 발표한 '한국인의 유튜브 뉴스 이용과 확증편향성' 분석에 따르면 주요 진보, 보수 유튜브 채널을 3개씩 총 6개 채널을 선정해 시청자 123만8632명을 추적한 결과 한쪽 진영의 주장만을 담은 영상을 시청하는 비중은 양쪽 진영 주장을 담은 영상을 시청하는 비중 보다 5배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정치 양극화를 막기 위한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 초중고 교육에서 정치 교육은 사라진 지 오래"라면서 "언론과 정치가 합세해 올바른 정치에 대한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사회는 온라인의 혐오 정치가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는 "과거부터 이어졌던 정치권의 극단적인 분열 양상과 팬덤 정치들이 이제 일반 시민사회에도 투사되고 있다"며 "이를 인위적으로 고쳐야 한다는 생각도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이를 심각하게 여겨야 할 시점이 왔다"고 밝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노유정 주원규 기자
2024-01-27 13:35:47[파이낸셜뉴스] '나무젓가락', '열상이냐 자상이냐', '무리한 서울대병원 전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피습 사건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가짜뉴스'가 성행하면서 사회 불안을 키우고 있다. 이에 경찰은 특정인 관련 허위사실 유포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 적극적인 수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나무젓가락으로 찔렀다?이 대표를 찌른 흉기는 길이 18㎝, 날 길이 13㎝의 '등산용 칼'이라는 것이 경찰 수사로 확인됐다. 피의자인 김모씨(66)는 범행을 위해 사전에 칼자루를 제거하고 손잡이를 테이프로 감는 식으로 흉기를 개조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범행 전 칼날을 A4 용지로 감싼 정황도 포착됐다. 압수한 흉기를 감정한 결과 날붙이 형태와 상처가 일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흉기가 개조됐다는 점 때문에 SNS에서 해당 흉기가 나무젓가락이 아니냐는 의혹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일각에서는 범행에 쓰인 흉기가 이 대표 팬클럽이 사용하는 깃발 모양 응원 도구인 ‘잼잼 응원봉’의 깃대 부분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경찰에서는 흉기가 나무젓가락이라는 일부 보도는 '오보'라고 선을 그었다. 부산경찰청 특별수사팀은 지난 기자들과 만나 "나무젓가락이라는 기사도 있었는데 그것은 오보다. 압수한 흉기를 감정을 했고 감정 결과에 따라 피해자 혈흔이랑 (칼의 혈흔이)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수사에서는 흉기에 의한 범행이다"고 설명했다. 열상이냐 자상이냐이른바 '나무젓가락설'은 이 대표의 상처가 열상으로 초기에 알려지면서 힘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열상은 피부가 찢어져서 생긴 상처를 의미한다. 현재 이 대표는 흉기에 찔린 '자상'으로 공식 확인된 상태다. 이 대표의 수술을 집도한 민승기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표가 왼쪽 목에 1.4㎝ 자상을 입었다고 확인했다. 민 교수는 "근육을 뚫고 그 아래 있는 속목정맥 60% 정도가 예리하게 잘려져 있었고 핏덩이가 고여 있었다"며 "다행히 동맥이나 주위 뇌신경·식도·기도 손상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대표의 상처가 초기에 열상으로 알려진 것은 피습 당일 소방에서 육안으로 본 것이 전파되면서 오해를 부른 것으로 파악된다. 육안으로 본 것과 의료진의 진료 결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서울대병원 전원, 무리해이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과 관련해 헬기 이용 등 특혜 논란이 SNS를 달구기도 했다. 관련해 김지호 당 대표실 정무조정부실장도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산대병원 측에 환자가 가족의 정신적 지지와 간호를 받을 수 있는 주거지 인근인 서울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지 검토를 요청했다"며 "부산대 의료진이 전원 의뢰서를 작성해 관련 자료를 발급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가족들이 요청을 했고 부산대병원 측에서 수용했다는 점이다. 아울러 전원 과정에서 헬기 기용에 대해 김 부실장은 "(현장의 보좌진은) 의료진이 아니라 전원을 결정할 수도 없고 이송 수단으로 앰뷸런스, 기차, 닥터 헬기, 항공기를 결정할 권한이 없고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연락처도 모른다"며 "(헬기 이송 특혜 등) 의혹이 풀리지 않으면 보건복지부와 부산대 외상센터 관할 보건소에 환자 전원과 닥터 헬기 이송의 불법성에 대해 조사 의뢰하면 명쾌하게 밝혀질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대표의 전원 사실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부산대병원과 서울대병원 양측에 상처를 남겼다는 점은 분명하다. 부산대병원 외상센터 의료진이 경험도 많고 전국 최고 수준임에도 '지역의료'라서 무시 받았다는 의심을 받게 됐다. 서울대병원도 지난 2021년부터 서울시 중증외상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수술 난도가 높은 중증외상 환자를 다수 치료해오고 있음에도 '외상센터가 없는 병원'으로 오해를 받게 됐다. 경찰, 허위사실 유포 수사 예고갈수록 확산되는 '가짜뉴스'에 대해 적극 수사하겠다는 경찰 입장이 5일 나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사회적 파급력이 높은 정보통신망에 주요 인물을 비롯한 불특정 다수인에 대한 흉악범죄 예고를 하거나, 특정인과 관련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적극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수사본부는 이러한 행위의 심각성을 감안해 형법상 협박·살인예비·위계공무집행방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적용 가능한 처벌 규정을 적극 적용키로 했다. 전국 시도청 사이버수사대 중심으로 신속히 수사에 착수해 피의자 특정·검거에 필요한 수사기법과 해외 수사기관과의 국제공조수사 역량을 총동원하는 등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흉악범죄 예고글 및 온라인상 허위사실을 게시하는 행위는 사회 공동체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행위인 만큼,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엄정하게 대응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가짜뉴스에 대응할 강력한 법안 마련을 촉구했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확증 편향(원래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신념을 확인하려는 경향성)을 넘어선 '인지 편향'의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며 "유튜브 등 가짜뉴스가 주로 유통되는 플랫폼을 규제하기 위한 국내법 마련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주원규 기자
2024-01-05 11:43:37[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피습 사건과 관련해 '가짜뉴스'가 성행하면서 사회 불안을 키우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음모론과 왜곡된 정보들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가짜뉴스와 이를 유통하는 플랫폼을 규제하기 위한 입법 공백이 사회 갈등과 정치 혐오를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4일 SNS 등에는 '이 대표 피습사건이 자작극이다'라는 취지의 주장이 담긴 게시글과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유튜브 채널은 "흉기도 피도 모두 가짜로 연출된 쇼"라며 "중상이 아니라 외상센터도 없는 서울대병원으로 헬기를 타고 이동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지난 2일 서울대병원 브리핑이 취소된 것을 두고 "상처가 심하지 않아 병원이 브리핑을 취소했다"는 주장이 온라인상에 돌아다니고 있다. 수사당국과 정치권, 서울대병원 등에서 이런 가짜뉴스를 바로 잡고는 있지만 역부족이다. 가짜뉴스의 확산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부산경찰청 수사본부의 경우 "압수한 흉기를 감정한 결과, 칼날이 상처와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나무젓가락에 찔렸다는 뉴스는 '오보'"라고 확인한 바 있다. 그럼에도 SNS 등에서는 흉기가 나무젓가락이라는 주장에 대해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가 입원해 있는 서울대병원에서도 이날 수술을 집도한 혈관외과 전문의 민승기 교수는 직접 나서 SNS에서 오가고 있는 주장들에 대해 반박하기도 했다. 더구나 이같은 가짜뉴스 확산이 사회에 대한 불신과 증오를 키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에 전문가들은 가짜뉴스에 대응할 강력한 법안 마련을 촉구했다. 독일 등 유럽은 플랫폼 사업자에게 혐오, 위법, 가짜뉴스 등이 담긴 게시글을 삭제하고 당국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확증 편향(원래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신념을 확인하려는 경향성)을 넘어선 '인지 편향'의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며 "유튜브 등 가짜뉴스가 주로 유통되는 플랫폼을 규제하기 위한 국내법 마련이 절실하다. 지금의 미디어 환경에서는 '표현의 자유'보다 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사법적인 판단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01-04 15:26:29[편집자주] 허위사실과 왜곡된 정보가 ‘가짜뉴스’라는 이름을 달고 우리사회를 갉아먹고 있습니다. '가짜뉴스'에 대한 이해관계가 첨예한 학계·언론·정치권은 '가짜뉴스'의 범위과 본질 규정을 놓고 수년째 논쟁만 지속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는 빠르게 발전하는 허위·왜곡정보 기술에 비해 턱없이 더딘 가짜뉴스 대책으로 인한 피해 사례를 짚어내고,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대안을 담아 4회에 걸쳐 보도합니다. [파이낸셜뉴스] "유튜브를 통해 사실과 다른 통계 수치를 언급하는 등 확인되지 않는 루머를 유포하는 시장 불안 조성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1월 15일 공매도 전면 금지 이후 유튜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퍼지는 시장 불안 조성행위에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밝힌 내용 중 일부다. 금융당국이 직접 나서 유튜브, SNS 등을 통해 확산하는 가짜정보에 대해 단속에 나서겠다고 밝혔을 정도로, 현재 SNS발 가짜뉴스, 왜곡정보 등은 그 폐해가 심각한 상태다. 일례로 지난 2월,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와 포레스텔라 멤버 고우림 부부는 이혼설, 출산설이 담긴 유튜브 가짜뉴스 확산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즉각 김연아 소속사 올댓스포츠는 "허무맹랑하고 황당한 가짜뉴스로 인한 김연아 부부의 명예훼손과 유튜버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김연아 소속사로서 가짜뉴스 유튜버와 유포자에 대해 엄중한 법적대응을 하겠다"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지만, 이미 해당 루머는 또 다른 SNS 플랫폼으로 공유·확산한 뒤였다. 언론사 뉴스보다 더 확산하는 가짜뉴스 가짜뉴스가 진짜뉴스보다 더 빨리, 더 많이 퍼져나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 MIT 연구팀이 분석, '사이언스'(2018)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짜뉴스는 언론사의 뉴스 보도와 비교해, 더 많이 멀리 확산했다. 연구진은 'X'(옛 트위터)에서 약 300만명이 총 450만회 이상 트윗한 12만6000건가량의 뉴스 (2016~2017년)를 분석했다. 산업, 테러리즘, 과학, 연예, 자연재해, 도시건설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들 뉴스의 진위 여부는 6곳의 독립적인 ‘팩트 체크’ 단체들이 가렸다. 연구진 분석 결과 가짜뉴스는 언론사의 뉴스보다 재공유 비율이 70%가량 높았다. 또 가짜뉴스의 전파 속도는 진짜보다 최대 20배가량 빨랐다. 진짜뉴스는 1000명 이상의 'X'이용자에게 전달되는 경우가 흔하지 않았지만 가짜뉴스 중 상위 1%는 적게는 1000명에서 많게는 10만명에게까지 전달됐다. 1500명에게 전달되는 속도를 비교한 결과 진짜뉴스는 가짜뉴스보다 6배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여기에 SNS 알고리즘으로 가짜뉴스를 한번 시청하면, 또 다른 비슷한 콘텐츠가 사용자에게 노출, 확증편향이 생길 수 있는 우려도 있다. 확증편향은 자신의 견해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취하고, 믿고 싶지 않은 정보는 외면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확증편향이 생기는 배경에는 SNS 알고리즘과도 연관이 있다. SNS에서의 알고리즘은 사용자들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친구 추천, 트렌드 분석, 광고 타게팅 등의 기능을 한다. 그 과정에서 '필터 버블(Filter Bubble) 현상'이 나타난다. 필터버블이란 정보 제공자가 이용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해 필터링된 정보만 이용자에게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똑같은 단어를 검색해도 사용자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강아지 구충제는 어떻게 암 치료제로 알려졌나 SNS 알고리즘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사례는 2019년에 발생한 일명 '강아지 구충제 펜벤다졸' 사건이다. 강아지 약이 인간의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내용의 이 가짜뉴스는 당시 수 많은 사람들에게, 확산 재생산됐다. 심지어 의료진들도 이 뉴스를 공유하는 등 폐해가 극심했다. 해당 가짜뉴스의 확산 과정을 분석한 연구팀은 SNS 알고리즘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종충남대학교병원 권정혜 교수 연구팀은 유튜브에서 펜벤다졸 콘텐츠를 보는 사람들은 추천 알고리즘에 의해 단일 채널이 아닌 여러 채널에서 펜벤다졸 사용 후기를 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의사들이 유튜브 콘텐츠에서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시도해볼 가치는 있다"며 가짜뉴스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다양한 채널의 영상은 시청자의 잘못된 믿음을 강화했다고 지적했다. 권정혜 교수 연구팀은 “유튜브의 추천 시스템은 신뢰할 만한 의학 정보와 연결되는 게 아니라는 걸 발견했다”고 지적했다. 인종차별, 증오…사악한 SNS 알고리즘 해외 상황도 다르지 않다. 2021년 10월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미국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 내부 고발자 프란시스 하우건(Frances Haugen)은 영국 하원 의회 특별 위원회에 출석해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세계 곳곳에서 증오를 부추긴다"고 증언했다. 그는 "페이스북은 알고리즘 편향이 만드는 부정적 현상보다 광고로 이익 창출하는 데만 급급하다"고도 말했다. 하우건은 "관련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은 하우건의 제보를 토대로 페이스북의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이 10대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특히 10대 소녀들이 자신의 몸에 대해 불만과 비참함을 느끼도록 만든다는 조사결과를 알면서도 이를 조장하는 알고리즘을 방치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극단적 선택 충동을 느낀 10대중 영국 사용자의 13%, 미국 사용자의 6%가 해당 충동 원인으로 인스타그램을 지목했다는 연구결과를 비롯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반사회적 영향이 202년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 등 페이스북 경영진에게 보고됐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X'는 이미지 크롭 알고리즘의 인종 편향성 논란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2020년 9월 'X'는 자사 자동 이미지 크롭 알고리즘이 흑인보다 백인 사진을 더 선호해 인종 차별을 조장한다는 사용자 지적이 나오자 사과 입장을 표명했다. 백인과 흑인 두 장의 사진이 한 게시물에 있을 때 트위터 알고리즘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자동으로 백인 얼굴만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알고리즘 편향성은 실제 인물뿐 아니라 흑인 만화 캐릭터와 백인 만화 캐릭터 간에서도 나타났다. 가짜뉴스 막는 알고리즘 가이드라인 있어야 결국 누군가 의도적으로 가짜뉴스를 만들어내고, SNS 플랫폼에서 확산할 때 가짜뉴스의 파급력과 폐해는 더 강력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악순환을 막기 위한 알고리즘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김선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원은 2022년 '미디어정책리포트' 보고서에서 "플랫폼 기업의 알고리즘은 이용자 확보 및 상업적 이윤의 극대화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어 바람직하지 않은 정보에 대한 필터팅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현재 최선의 방안으로는 검증된 매체서 보도되는 뉴스를 소비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유튜브 등 SNS 이용자들은 알고리즘을 통해 본인에게 익숙하고, 보고 싶은 내용들만 소비하려고 하므로 편향적인 유형의 기사를 볼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뉴스 이용자들이 가짜뉴스를 SNS 등에서 보더라도 소비하지 않는 자세를 갖추게끔 유도하고, SNS를 이용하더라도 검증된 매체 위주로 뉴스를 소비할 수 있어야 한다. 기사를 비판적으로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11-03 22:36:37[파이낸셜뉴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일 네이버의 뉴스 알고리즘을 두고 "갈고리즘"이라고 비판하며 국회 차원에서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장은 이날 SNS를 통해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의 인위적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며 "방송통신위원회가 전기통신사업법 상 금지행위 위반 여부 등에 대해 긴급 실태점검에 나선다고 한다. 만사지탄이다"라고 했다. 그는 "포털뉴스 알고리즘과 관련한 불공정 논란을 해소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입소스와 역국 킹스칼리지 정책연구소가 공개한 '세계 문화 전쟁'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당연 갈등 1위로 조사됐다는 사실은 놀랄만할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갈등을 부추기는 주범 중 하나가 알고리즘이라는 데 별로 이견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알고리즘이 악마의 도구화하고 있다"며 "국민을 진영에 가두고 극단화시키는 폐단을 더 키우고 있다. 보수는 더 보수로, 진보는 더 진보로 끌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장은 "자신의 세계관이 더 옳다고 믿는 확증 편향은 골이 더 깊어지고, 자신의 관점과 다르면 상대를 악마화하는 게 일상화되고 있다"며 "그래서 알고리즘이 아니라 갈등으로 끌어당기는 ‘갈고리즘’이다. 물건을 끌어당기는 갈고리처럼 여론을 한쪽으로만 끌어당기는 갈고리로 악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알고리즘 조작 여부에 대해 특정 세력의 외압이 있었는지, 가중치 조작이 있었는지 빠짐없이 진상을 가려야 한다"며 필요시 수사당국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 차원에서도 제도개선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며 "알고리즘에 의한 선택적 노출은 불필요한 논란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3-07-02 13:38:02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우리나라 치킨은 닭고기 맛이 모자라고 가격도 비싸다는 정보는 거의 모든 언론과 SNS에서 의도적으로 무시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끈다. 황씨는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3kg 내외의 닭으로 치킨을 튀기고 우리나라는 그 절반인 1.5kg짜리로 튀긴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먼저 “‘자신의 가치관, 신념, 판단 따위와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그 외의 정보는 무시하는 사고방식’을 확증편향이라 한다”며 “이 확증편향은 개인한테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집단적 확증편향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나라의 치킨집에서 파는 치킨이 세계 어느 나라의 치킨보다 맛있다는 가치관, 신념, 판단을 갖고 있다”며 “언론과 SNS에는 이에 부합하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내보내고 우리는 그 정보를 근거로 우리나라 치킨집에서 파는 치킨이 세계 어느 나라의 치킨보다 맛있다는 가치관, 신념, 판단을 더욱 확고하게 다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확증편향에서 벗어나는 길은 단 하나 밖에 없다”며 “자신을 의심하라”고 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1-11-02 14:38:19고(故) 손정민씨 사망 경위에 대한 수사가 뜨겁게 달궈지면서 보인 모습은 우리 사회에 많은 과제를 던져줬다. 일부 누리꾼들은 수사기관과 전문가를 극도로 불신했고, 자신의 구미에 맞는 정보만을 믿는 '확증편향'을 강화해 나갔다. 정보 입수 경로가 다양해지면서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 다양한 사건에서 비슷한 일이 반복될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수사기관도 초기부터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면서도 "누리꾼들도 이들의 권위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달 29일 변사사건심의위원회를 열고 손씨 변사사건을 내사 종결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경찰은 변사 사건을 종결하되, 서초서 내 강력 1개 팀은 손씨의 사망 전 마지막 행적과 추가 증거 여부를 계속 확인할 방침이다. 실종 당일 함께 했던 친구 A씨를 손씨 유족이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2개월 동안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손씨 사망 경위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셈이다. 이 기간, 손씨 사건을 둘러싼 억측과 허위정보는 끝없이 이어졌다. 사건 초기에는 A씨와 A씨 가족의 신분에 대한 가짜뉴스, A씨를 손씨 사망의 범인으로 몰아세우는 추측이 줄을 이었다. A씨의 가족은 경찰서장, 대형로펌 대표, 대학병원 교수라는 헛소문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왔다. 이에 경찰은 중간수사 발표에서 23쪽 분량의 수사 상황과 의문에 대한 답변을 직접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사건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수사 상황을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이나, 허위정보 유통이 지나친 점을 감안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신의 시선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손씨 사건이 범죄 혐의점이 없다는 결론으로 기울자, 허위정보는 '경찰과 언론사 고위직이 나서 사건을 덮고 있다'는 음모론으로까지 옮겨붙었다.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확인되지 않은 정보는 누리꾼들의 '확증편향'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 특히 유튜브에서는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손씨 사건을 이용하는 이른바 '사이버렉카'가 범람하면서, 비슷한 내용의 억측과 허위정보가 급증했다. 실제 '손씨 피살설'이나 'A씨 가족의 정체' 등의 허위정보를 담은 유튜브 영상은 14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수사기관을 불신하는 누리꾼들이 비슷한 내용의 영상을 추천하는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자신의 의견을 확신으로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비슷한 주장을 하는 영상을 반복해 보다 보면, 다른 주장은 완전히 배척해 버린다"며 "확증편향에 매몰돼 여론이 형성되면 굉장히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어떤 사건에 대해 루머가 계속 생겨 난다는 것은, 중요한 사실 확인이 안됐다는 의심 때문"이라며 "경찰은 사건을 종결했을지라도, 의구심이 남아있는 많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사건이 계속 진행형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2021-07-04 17:5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