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방부는 4일 캄보디아에서 지난달 6일부터 이달 1일까지 4주간 '유엔-한국-캄보디아 삼각협력(TPP) 공병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훈련은 유엔 TPP 프로그램과 연계해 동남아시아 지역의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병력 공여국을 대상으로 교관·장비를 지원함으로써 유엔 임무단 전체의 공병 역량을 신장시키기 위해 실시했다. 특히 이번 '유엔-한국-캄보디아 TPP 공병 훈련'엔 우리나라와 캄보디아뿐만 아니라 일본·호주 등이 참관국으로 함께했다. TPP는 유엔과 재정 기여국, 대상국 등 3자 간 협력으로 우리 정부는 2021년 서울에서 열린 '유엔 평화유지장관회의'를 통해 유엔 병력 공여국 대상 공병 훈련 및 의무·방역훈련 지원을 공약한 바 있다. 관련 훈련은 당초 유엔이 기존에 운영해온 TPP 프로그램에 우리 측이 참여하는 형태로 계획됐다가 작년부터 유엔 및 캄보디아와 협의를 거쳐 우리 측이 캄보디아에 장비를 공여하고, 독자적으로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형태로 확대 추진됐다. 국방부는 지난달 우리 육군 제1115공병단을 중심으로 한 교관 10명이 캄보디아 측에 양도한 장비를 활용해 수도 프놈펜 인근 지역에서 캄보디아 PKO 공병 장병 32명을 대상으로 유엔 PKO 활동 간 보급로 개설에 관한 실전적 교육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우리 측으로부터 훈련을 받은 캄보디아 장병들은 추후 세계 각지의 PKO 임무단에 파견돼 보급로 개설 임무 등을 수행하게 된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아세안 국방장관회의(ADMM-Plus) 때 캄보디아 측과 PKO 양해각서 및 공병 장비 1차 양도에 관한 약정을 맺었고, 올 2월엔 캄보디아 현지로 장비 5대 및 수리부속·공구를 포함한 컨테이너 5동을 수송 및 양도했다. 우리 군 당국은 또 내년 전반기까지 캄보디아 측에 그레이더·도저·전동롤러 등 장비를 추가 양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부턴 훈련 대상을 필리핀·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 등으로 확대하고, 의무·방역훈련 등 다양한 상황조치 훈련을 추가하는 방안을 유엔 측과 협의 중이다. 켄 소사보은(중장) 캄보디아 국립 평화유지군 및 지뢰·잔류폭발물 제거 센터(NPMEC) 참모장은 "배운 것을 파병지에서도 똑같이 구현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훈련이 유엔 및 한국과 지속 확대되기를 희망한다"며 "무덥고 습한 날씨에도 한국에서 공여한 장비와 교관들의 헌신적 노력으로 캄보디아 PKO 장병들의 역량이 크게 향상됐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을 지휘한 1115공병단장 강동호 대령도 "이번 훈련을 통해 우리 공병 훈련체계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린 것은 물론, 단순한 병력 파견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서 삼각협력을 주도하는 국가로 성장한 데 대해 자랑스럽고 뿌듯함을 느낀다"는 소감을 전했다. 국방부는 "유엔 PKO 기술공여 활동은 우리 군의 우수성을 대외적으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됨은 물론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아세안·아프리카 등과의 국방 교류협력 확대를 통해 한반도 지역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다자안보 플랫폼을 구축하고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이행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우리 국방부는 이번 TPP 공병훈련 외에도 올 9월엔 유엔여성기구와 협력해 '유엔여군교육과정'을 제공했고, 12월엔 500MD 헬기 6대 양도 등 2021년 유엔 평화유지장관회의 당시 공약 이행을 추진 중이다. 국방부는 내년엔 한빛부대 스마트캠프 구축 사업 본격 실시와 500MD 헬기 10대 추가 공여 등을 계획하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12-04 16:55:01【도쿄=조은효 특파원】 일본과 밀월관계를 형성하면서도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금지를 지속하고 있는 대만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가입을 위해 11년만에 해제에 나설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미 일본 정부 내에서는 "차이잉원 총통의 결단만이 남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10일 지지통신은 현재 대만 내에서 후쿠시마현 등 총 5개 일본 광역지역 식품에 대한 수입금지 해제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르면 올 봄 해제될 것이란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 매체에 "차이잉원 총통의 결단만 남았다"며 결정 시기가 무르익었음을 시사했다. 대만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현과 인근 이바라키현, 도치기현, 군마현, 지바현 등 총 5개 광역 지역에서 출하된 식품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발동했다. 일본 정부의 거듭된 해제 요구에도 조치를 유지해 왔다. 공수가 바뀐 것은 대만이 지난해 하반기, CPTPP가입 의사를 공식 타진하면서부터다. 일본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이, 후쿠시마산 등에 대한 수입 금지 해제가 선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읍소에서 압박으로 태도가 바뀐 것이다. 지난달 양국의 집권 여당간 온라인 회의에서 사토 마사히사 자민당 외교부회 회장은 "대만의 일본산 식품 수입 금지 조치가 CPTPP가입 협상에 큰 가시가 될 수 있다"며 조기 해제를 압박했다. 대만 민진당 측은 "국민들에게 (안전성을)확실히 설명해 나갈 것"이라고만 답했다. 지난 달 실시한 대만 국민투표에서 '미국산 락토파민 함유 돼지고기 수입 금지' 안건이 부결된 것도 일본이 기대감을 갖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대만 야당인 국민당은 "락토파민 함유 돼지고기는 독극물"이라며 수입금지 주장을 펼쳤으나, 대만 국민들은 대미 외교관계를 앞세운 민진당 차이잉원 총통의 손을 들어줬다. 대만 국민들이 식품 안전보다 안보를 택한 것이다. 대만의 친일본 정치인들도 후쿠시마산 등 수입금지 해제에 대해 "이번에야말로 밀어붙일 때"라는 인식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과 대만은 중국의 안보위협에 대응해 보조를 맞추는 한편, 반도체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과 대만간에 벌어지고 있는 CPTPP가입과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규제 연계 문제는 향후 한국에도 그대로 대입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은 2011년 후쿠시마현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현 등 8개 지역의 수산물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내렸으며, 세계무역기구(WTO)까지 가서 승소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회경제안보 전략회의에서 CPTPP가입에 대한 여론 수렴과 사회적 논의를 속도감있게 추진하겠다며 가입 신청서 제출 시점을 올 4월로 제시했다. CPTPP는 당초 미국과 일본이 주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출발했으나 2017년 미국의 일방적 탈퇴로 일본, 호주 등 나머지 11개국가들이 2018년 12월 명칭과 조문을 변경해 출범시킨 자유무역체제다. 신규 가입 협상에 들어가려면 모든 회원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2-01-10 15:26:10【도쿄=조은효 특파원】 일본의 거듭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복귀 요청에도 미국의 태도가 요지부동이다. 서명한 지 5년도 더 지난 TPP에 가입하느니, 미국 주도의 새로운 경제안보 틀을 만드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국은 이미 계획이 있어 보인다. 지나 러몬드 미국 상무장관의 아시아 순방(일본·싱가포르·말레이시아)이 TPP를 넘어서는 새 경제틀 구축을 위한 밑그림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TPP? 심드렁한 美·가입시켜달라는 中 18일 일본 외무성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전날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은 일본 도쿄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방일 중인 미국 무역대표부(USTR)캐서린 타이 대표와 약 60분에 걸친 회담과 이어진 업무 만찬(80분)에서 미국의 TPP 복귀를 요청했다. 중국과 대만은 지난 9월 경쟁적으로 TPP가입을 신청했다. 일본은 '원년 멤버'인 미국의 복귀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나, 이날 캐서린 대표의 답변은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캐서린 대표는 "이미 교섭 당시로부터 시간이 꽤 흘렀다"며 현재로선 TPP가입 문제가 미국의 주요 관심사가 아님을 재확인했다. 캐서린 대표는 방일에 앞서 최근 일본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TPP 복귀에 대해 "(미국 탈퇴 후)조문도 바뀌고, (과거 2016년 미국이)서명한 지 5년도 더 지났다"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직면한 오늘의 과제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민주당 정권 당시 일본과 함께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인 TPP 결성을 추진했다가, 도널드 트럼프 정권 때인 2017년 1월 보호무역 강화 기조 따라 전격 탈퇴했다. 남겨진 일본은 명칭과 조문을 바꿔 10개국과 함께 2018년 12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를 출범시킬 수 밖에 없었다.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정권이 바뀌면서, 미국이 자연히 복귀할 것이란 일본의 기대와 달리, TPP에 대한 미국의 관심은 이미 사그라든 것처럼 보인다. 미국이 머뭇대는 사이, 최근 상황은 다소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중국이 TPP 가입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애초 TPP 결성 초기, 미일 주도의 중국 견제망이라며 반발했으나 이제는 TPP의 활용가치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중국은 자국이 주도한 또 다른 메가 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내년 초 발효를 앞두고 있다. RCEP과 TPP를 전부 껴안겠다는 것이다. ■美, 미국 주도 새 틀 모색 반면, TPP는 미국의 관심 밖이다. 지나 러몬드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 15일 일본 방문 당시, TV도쿄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전통적인 FTA보다 강력한 경제 틀을 추구한다"면서 TPP복귀가 아닌 '미국 주도'의 새 경제 틀 구축 구상을 강조했다. 디지털 기술, 공급망 구축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일본 등 동맹국, 우호국들과 협조체제를 구축이 핵심이다. 그는 다음 순방지인 싱가포르에서도 "내년 초 경제 틀 구축을 위한 공식적인 작업을 시작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공식적 작업에 대해 그는 "협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미국의 다음 스텝이 TPP 복귀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경제 틀 구축에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또 "당장은 TPP에 가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의 관심은 TPP라는 포괄적 경제협정 보다는 당장 미국 국익에 직결되는 양자간 또는 다자간 공급망 문제나 이를 통한 효율적인 중국 견제 방안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몬드 상무장관의 아시아 순방(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역시 새 경제틀을 만들기 위한 밑그림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 정부는 TPP가입 신청 여부를 면밀히 따지고 있다. 미국은 양자 관계도 한층 강화하는 모습이다. 미일은 양자 통상협력 협의체를 새로 설치하기로 합의했으며, 국장급 레벨에서 대화를 전개하기로 했다. 첫 회의는 내년 초에 열릴 예정이다. 교도통신은 미일 통상 협력 틀에 대해 "중국에 대한 대항을 염두에 두고 국내 산업에 대한 과도한 보조금 등 제3국에 의한 불공정 무역 관행의 시정을 의제로 다룰 것"이라고 보도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1-11-18 16:00:53【도쿄=조은효 특파원】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대만의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가입 신청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모테기 외무상은 23일(한국시간)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대만은 자유, 민주주의, 기본적 인권, 법의 지배 등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고 긴밀한 경제 관계를 갖는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일본은 전략적 관점과 국민의 이해도를 감안하면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모테기 외무상은 중국의 가입 신청에 대해서는 "(중국이)높은 수준의 가입 기준을 충족할 준비가 돼 있는 지 확실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대만과 달리 "환영"이란 단어는 쓰지 않았다. 앞서 지난 17일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TPP 가입에 대해 "중국이 가입할 수 있는 상태인가"라고 반문하며,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에 보조금 등으로 우대하고 있는 것을 예로 들었다. TPP는 일본, 싱가포르, 뉴질랜드, 캐나다, 호주 등 11개국이 참여하는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1-09-23 14:18:04【도쿄=조은효 특파원】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CPTPP)가입에 칼자루를 쥐고 있는 일본의 '설욕전'이 본격화되는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메가 자유무역협정(FTA)계의 '미운오리 새끼'인 CPTPP 가입 검토 의사를 밝힌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공개적으로 가입 검토 입장을 밝혔다. 미국 바이든 진영 역시 가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불과 수 년 전 미국의 배신, 한국·중국의 외면 속에 '반쪽짜리'로 출발한 CPTPP가 출범 2년 만에 화려한 도약을 앞두고 있다. 9일 일본의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에 대항해 통상질서를 주도하고, 아시아 무역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CPTPP가입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중국의 움직임이 미국과 한국까지 자극하는 연쇄적인 가입 '도미노 현상'을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전날 문 대통령이 CPTPP가입 의향을 내비친 데 대해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높은 (가입)레벨을 충족할 준비가 돼 있는지 제대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CPTPP 가입 검토 의사를 밝힌 중국에 대해서는 더욱 냉랭하다. 한 마디로 "의도가 뭐냐"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반응일색이다. RCEP에 이어 TPP를 지렛대 삼아 아시아 무역 이권을 채우기 위한 것이란 분석부터 미국을 대신해 통상질서를 주도해나가려는 것이라는 시각도 쏟아지고 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상은 시진핑 주석의 CPTPP가입 검토 발언이 나간 다음날인 지난 달 21일 중국에 대해 "높은 수준의 시장 접근이나 규칙을 충족할 준비가 돼 있는지 파악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반응했다. 시주석 발언 이후,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일본을 방문했지만, 중·일 간에 TPP가입을 둘러싼 내밀한 대화는 진행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본 최대 경제일간지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중국은 TPP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 정권교체를 앞두고 정치적 의도에서 가입 추진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고, TPP가입 장벽으로 불리는 국영기업 정책이나 산업정책, 지적재산권 보호 및 기술이전 규칙 등에 있어 중국이 개선에 나설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국을 지렛대 삼아 일본이 대미 CPTPP가입 협상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미즈호증권의 고바야시 슌스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닛케이에 "중국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CPTPP 모두 들어가게 되면 아태지역의 정치·경제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미국에서 나올 것이고, 일본은 (이런 분위기를 이용해) 미국의 CPTPP참여 협상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말했다. CPTPP의 출발점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다. TPP는 2015년 10월 협상 타결 후 국내 비준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탈퇴로 고비를 맞이했다. 이후 일본 등 11개국 중심의 CPTPP로 명칭을 바꾸어 2018년 12월 30일 출범했다. 내년 의장국은 CPTPP출범의 산파 역할을 한 일본이다. 회원국으로는 일본, 캐나다, 호주, 브루나이, 싱가포르, 멕시코, 베트남, 뉴질랜드, 칠레, 페루, 말레이시아 등 총 11개국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0-12-09 16:06:15[파이낸셜뉴스] 지난 2017년 취임 직후 불공평하다며 일본을 포함한 12개국 공동 무역협정에서 탈퇴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일본과 제한적인 무역 협정에 서명했다.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정으로 미 농가가 큰 혜택을 입었다고 자평했으나 일부 농산물의 경우 오히려 탈퇴 전보다 나쁜 대우를 받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스기야마 신스케 주미 일본 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양국 간 무역협정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서명식에서 "이번 협정은 미국 농부와 목장주들에게 판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일 양국은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함께 속해 있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에 돌연 TPP에서 탈퇴하면서 관계가 복잡해졌다. 미국은 일본에게 쌍방간 독자적인 FTA를 맺자고 요구해 왔으나 일본은 다른 TPP 회원국과 관계와 무역 사정을 감안해 협상 분야를 농산물과 디지털 부문으로 축소했고 지난달 정상 회담을 통해 최종 합의했다. 미국은 이번 협정을 특례 조치를 활용해 의회 비준 없이 대통령 권한으로 발효시킬 예정이며 일본은 연내 임시 국회 비준을 얻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이날 협정에 대해 이해득실이 엇갈린다고 평가했다. 우선 양국간 가장 중요한 무역 분야인 자동차 부문의 협상이 빠졌다. 다만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를 이유로 일본산 자동차에 보복하지 않겠다고 동의했다고 밝혔다. 미국 쪽에서 보면 쌀과 보리 농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 때문에 손해를 봤다. 미국은 TPP 체제 하에서 매년 무관세로 일본에 7만t의 쌀을 수출할 수 있었지만 이번 협정에서는 해당 내용이 빠졌다. 보리의 경우 일본이 미국산 보리 수입 할당량을 부활시키긴 했지만 해당 규정은 일본에서만 통할 예정이다. 만약 미국이 TPP에 남아 있었다면 미국 보리 농가는 TPP 모든 회원국에게 9년에 걸쳐 연 6만5000t의 보리를 수출할 수 있었다. 대신 미국산 돼지고기와 소고기, 치즈 등 유제품, 밀 등은 이번 협정으로 일본에서 다른 TPP 회원국과 비슷한 경쟁력을 갖게 됐다. 미 의회 및 업계 관계자들은 CNBC를 통해 사실 트럼프 정부가 이번 협정으로 거둔 최대 수확이 디지털 분야라고 설명했다. 양국은 이번 협정에서 국경을 넘나드는 디지털 다운로드 콘텐츠에 대한 과세를 금지하고 정보 이전에 대한 조건을 강화하는 등 TPP보다 진보된 디지털 무역 조항들을 도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19-10-08 17:46:47[파이낸셜뉴스] 취임 직후부터 2년 가까이 일본과 무역협상을 진행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침내 잠정 합의를 이뤘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미국은 일본의 농산물 시장에서 보다 유리한 입지를 얻었고 현지 언론들은 동아시아에서 무차별 무역전쟁을 벌이던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농민들의 표를 얻어낼 성과를 확보했다고 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일본과 "관세 장벽에 관련된 잠정적인 무역 합의에 도달했다"며 관련 내용을 의회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몇 주안에 디지털 무역을 포함해 최종 무역 합의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같은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24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 맞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 회담을 열고 최종 합의문에 서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문은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협정 조기 발효를 위해 정부 차원의 서명으로 의회 비준을 대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일본 측은 합의 이후 의회 비준을 거쳐야 한다. 미 의회에 전달된 잠정 합의안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이 미국산 소고기와 돼지고기, 농산물 관세를 낮추는 조항이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에 대한 보상으로 기계 설비를 비롯한 일본산 산업재에 붙이는 관세를 줄이기로 했다. 이번 협정은 광범위한 자유무역협정(FTA)보다는 특정 산업군에 국한된 제한적인 협정으로 추정된다. 특히 관계자에 의하면 일본은 이번 협정에서 미 정부가 휘둘러온 25% 보복관세 위협을 차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3월에 안보를 구실로 수입산 철강에 25%에 달하는 보복관세를 부과해 일본에 타격을 입혔고 같은해 5월부터 수입차에도 같은 규모의 보복관세를 붙이는 절차를 시작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5월 발표에서 자동차 보복관세는 일단 6개월 미루겠다고 밝혔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17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일본 자동차에 보복관세를 물리지 않도록 따로 문서를 만들어 약속을 받겠다고 밝혔다. 내년 재선에 혈안이 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로 마침내 자랑할 만한 정치·경제적인 성과를 이뤘다. NYT는 미 농민 유권자들이 이미 중국과 무역전쟁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며 일본 농산물 시장 개방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행보에 힘을 실어준다고 예측했다. 그는 경제적으로도 이번 협정을 통해 일본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같은 수준의 무역협정을 맺어 2017년 결정을 변명할 수 있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일본을 포함해 12개국의 다자간 FTA였던 TPP에서 탈퇴한 이후 일본에게 독자적인 FTA를 맺자고 요구했으며 이번 합의를 통해 다른 TPP회원국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로 했다. 아울러 아베 총리는 지난 8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딱히 쓸 곳도 없는 미국산 사료용 옥수수 275만t을 약 8조원을 들여 사들이겠다고 약속했다. 익명의 일본 정부 관계자는 NYT를 통해 옥수수 구매가 일종의 정치적 거래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자동차 관세를 연기해준 것에 대한 보답이라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19-09-17 14:55:32태국이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다자간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합류할 전망이라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24일 보도했다. 태국은 연내 TPP가 발효한 후 가입할 계획으로 이는 그간 협정을 추진해온 11개국 외에 새로운 국가가 가입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일본 정부에서 TPP 업무를 담당하는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재생담당상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태국을 방문해 TPP 가입 절차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앞서 모테기 경제재생담당상은 지난달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국가·지역이 TPP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콜롬비아, 대만, 한국, 태국, 영국 등 구체적인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은 태국의 TPP 가입 방침이 태국으로의 수출 확대와 TPP 가입국 확대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TPP 참여국은 일본을 비롯해 캐나다, 멕시코, 말레이시아, 페루, 칠레, 베트남, 브루나이,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등이다. 당초 미국도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탈퇴를 선언하면서 나머지 국가들만 협정을 체결했다. TPP 참가국들의 경제 규모는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2.9%, 무역액은 전 세계의 14.9% 수준이다. 일본은 참가국 중 경제 규모가 가장 큰 국가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18-04-24 09:31:57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북한 및 무역 문제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담판을 짓기 위해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2번째로 미국을 찾았지만 절반의 성공을 거두는 데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납북 일본인 송환과 북한 미사일 해결과 관련해 아베 총리의 손을 들어줬지만 철강관세 면제와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 복귀 여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아베 총리에게 등을 돌렸다. 양국 정상은 18일(이하 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3번째로 함께 골프를 치고 오찬 회동을 마쳤다.■양국 모두 북한 문제에 공감트럼프 대통령의 호의는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나타났다. 북한과 정상회담을 앞둔 그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언급하며 "아베 총리가 진정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문제"라며 "(납북자) 가족들이 가능한 한 빨리 함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마러라고에 도착하자마자 미국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현재 17명으로 추정되는 일본인 납북자 가운데 돌아오지 못한 12명의 송환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촉구했다.아울러 아베 총리는 미국이 북한에 핵 및 장거리 미사일뿐만 아니라 일본을 공격할 수 있는 중.단거리 미사일 역시 폐기하도록 압박해 달라고 요청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미 백악관은 이날 발표에서 "양국 정상 모두 북한이 모든 대량파괴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북한 문제 해결에서 한.미.중 3국과 비교해 일본이 소외되는 이른바 '재팬패싱' 가능성에 대해 "전혀 맞지 않는 이야기다"고 부정했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이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 살상무기와 모든 탄도 미사일,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역사적인 회담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인 납북자 조기 해결 발언을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도 한.미.일 3개국이 긴밀히 협력해 북한의 납치 및 핵, 미사일 등의 현안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무역 문제는 냉담, TPP.철강 관세 양보 없어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호의는 딱 여기까지였다. 그는 막상 민감한 양국 간 무역 문제에 대해서는 아베 총리의 제안을 대부분 듣지 않았다. 지난해 취임 직후 다자간 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했다가 이달 재가입 가능성을 꺼내들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기자회견에서 재가입 의사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그는 "나는 만약 TPP 회원국들이 내가 미국을 대표해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을 내걸지 않는 이상 TPP에 복귀하고 싶지 않다"고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양자 간 협정을 더 좋아한다. 양자 간 협정이 미국과 미국 노동자들에게 더 유리하다"며 "나는 일본과 직접 협상하는 양자 간 협정을 훨씬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의 이탈 이후 사실상 TPP를 이끌고 있는 일본은 미국과 FTA를 맺길 보다는 미국이 TPP에 복귀하길 바라고 있다. 직접 FTA을 맺을 경우 미국이 환율 조항이나 수출 규제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25% 일괄 관세를 부과하면서 일본을 면제 대상에 넣지 않은 점에 대해 당분간 결정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시사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관세 문제가 나오자 "우리가 만약 새 협상에 대해 타협을 본다면 그때 가서야 확실히 논의할 것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이 단상에 선 아베 총리가 "일본의 철강 및 알루미늄은 미국의 안보에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다"고 항변했으나 막무가내였다. 그는 지금 관세 면제를 논하기에는 미국의 대(對)일 무역 적자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는 561억달러(약 59조5501억원)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18-04-19 17:12:31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재가입은 실효성 있는 일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인 재가입 검토를 지시했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CNN머니가 13일(이하 현지시간)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탈퇴 당시와 마찬가지로 미국에 훨씬 더 유리한 조건이 제시돼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반면 미국을 제외한 11개국은 이미 지난달 TPP를 체결해 길고 지루한 재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설사 재협상이 시작된다고 해도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11월 중간 선거 이전에 의회에서 재협상이 표결에 부쳐질만큼 속도가 붙기는 불가능하고, 중간선거 뒤 민주당이 의회를 차지하면 시장개방에 부정적인 민주당이 재협상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사실상 전무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 "미 입지 좁아졌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 호기있게 걷어찬 TPP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된 배경으로 중국과 무역전쟁을 꼽고 있다. 개리 콘 당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비롯한 주변 참모들 대부분이 TPP를 지렛대 삼아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개선할 수 있다고 트럼프를 만류했지만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잠정 합의에 이르렀던 협상안보다 미국에 훨씬 더 유리해야 TPP에 잔류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탈퇴해버렸다. 외교관계위원회(CFR) 선임 연구위원 에드워드 앨든은 트럼프가 이제 재협상 가능성을 타진토록 12일 참모들에게 지시했지만 이미 11개국은 진전을 이룬터라 성사 가능성은 어렵다고 봤다. 앨든은 "지난해 1월 집권 초기 트럼프 행정부가 TPP 재협상을 밀어붙였다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 미국의 위치는 훨씬 더 취약한 상태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가 일본 등 11개국을 강하게 압박해 만들어낸 지적재산권 보호 등과 같은 미국에 유리한 상당수 이슈들이 지난달 체결된 TPP에서는 빠졌고, 이를 되살리는 것만도 11개국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싱가포르 아시아교역센터(ATC)의 데보라 엘름스 전무는 미국의 시장개방이 확대되면 11개국이 이를 받아들일지도 모르겠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에따른 추가 개정을 요구하면 협상은 불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엘름스 전무는 미국을 포함한 12개국인 "5년의 길고 고통스런 협상을 했지만 결국 미국에 버림받았다"면서 "그리고 나서 나머지 11개국이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정안을 1년 더 고심한 끝에 만들어냈기 때문에 그 누구도 미국의 새로운 요구를 검토할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제시한 미국에 훨씬 더 유리한 조건은 커녕 이전 조건으로도 협상이 쉽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11개국 "환영은 하지만 재협상은 어려울 것" 11개국 TPP를 주도한 일본, 뉴질랜드, 호주 등은 트럼프의 제안에 원칙적인 환영을 나타냈지만 미국이 원하는 바를 얻기는 어려울 것임을 확실히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환영한다면서도 "협정 가운데 일부를 따로 떼어내 재협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재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도 "미국이 정말로 재가입을 원한다면 지루한 협상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면서 "이는 그저 기존 협상안의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가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스티븐 치오보 호주 통상장관 역시 미국의 재가입 타진을 환영한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최우선 순위는 지난달 체결된 11개국 TPP가 각국의 비준을 거쳐 발효되는 것이라면서 "상당한 정도의 재협상 유인이 없다"고 잘랐다. 엘름스는 지난한 재협상을 뚫고 재가입을 성사시키는 가능한 옵션으로 미국이 일단 기존 협약을 수용하고, 특정 항목, 가령 일본과 자동차 시장 문제 등에 대해서 개별적으로 1대1 협상을 하는 것이지만 이 역시 현실성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이 미국과 1대1 재협상에 나서려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11개국 누구도 트럼프 행정부와 1대1 협상에 의욕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미 의회 비준도 복병 이같은 난관을 뚫고 트럼프 행정부가 어렵사리 TPP 재협상을 시작한다고 해도 정작 미국 의회의 비준을 통과하는 것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우선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이다. 의회 통과를 확실하게 하려면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장악하고 있는 지금 재협상안이 나와서 의회 표결에 부쳐져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재협상안이 나오기란 불가능하다. 11월 중간 선거에서 지금의 표심처럼 민주당이 공화당을 누르고 의회를 차지하게 되면 비준은 사실상 물건너가게 된다. 민주당의 오바마 전 대통령조차 여당인 민주당이 아닌 야당인 공화당의 지지를 바탕으로 TPP 협상에 나섰을 정도로 민주당은 무역협상에 부정적이다. 앨든은 "11월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트럼프가 TPP에 서명할 수 있다 해도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말그대로 제로"라면서 "미국의 TPP 가입 기회는 이제 물 건너간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18-04-15 17:3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