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먹는 방송을 뜻하는 '먹방(Mukbang)'이 '락다운'(Lockdown·봉쇄 조치)과 더불어 영국의 유명 사전 출판사가 선정한 올해의 10대 단어에 선정됐다. 11일(현지시간) BBC에 다르면 영국의 사전 출판사 콜린스는 한국어에서 유래한 '먹방'을 "시청자의 즐거움을 위해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동영상이나 웹캐스트다"고 정의하며 올해 10대 단어에 포함시켰다. 콜린스는 "먹방이 낮설 수 있겠지만 코로나와 그에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도 먹방을 방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콜린스는 '먹방'은 '태권도'(Taekwondo)와 함께 영어의 몇 안되는 한국어 외래어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콜린스가 꼽은 올해의 단어로는 '락다운'(Lockdown·봉쇄 조치)이 꼽혔다. 콜린스는 2020년을 대표하는 단어로 락다운을 꼽으며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며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공유한 경험을 압축한 단어다"고 설명했다. 콜린스는 락다운을 "여행이나 사회적 상호작용, 공공장소에 접근하는 데 대한 엄격한 제한을 두는 것이다"고 정의했다. 콜린스는 콜린스의 DB(데이터베이스)인 콜린스 코퍼스에 집계된 락다운이라는 단어의 등록 횟수가 지난해 4000건에서 올해 25만개 이상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콜린스가 선정한 올해 10대 단어에는 먹방과 락다운 이외에도 '펄로(Furlough·휴가 또는 일시해고)', '키 워커(Key worker·필수 노동자)', '셀프-아이솔레이트(Self-isolate·자가격리)', '소셜 디스턴싱(Social distancing·사회적 거리두기)',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 등이 꼽혔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0-11-12 08:59:09[파이낸셜뉴스] 영국 BBC는 지난 3일(현지시간) 한국 택배노동자 사망 사건을 보도하며 'kwarosa'라는 단어를 썼다. 과잉업무로 인한 사망(death from overwork)이라고 풀어쓰는 대신 한국어 소리를 그대로 고유명사처럼 표기한 것이다. 13일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영어권 나라 등에서 한국 사회만의 특징을 나타내는 단어들이 영미식 해석으로 바뀌지 않고 한국어 발음 그대로 표기되며 사전에 등재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갑질(gapjil)', '과로사(kwarosa)', '먹방(Mukbang)', '반찬(banchan)', '재벌(chaebol)', '홧병(hwa-byung)' 등이 대표적인데 이들 단어들은 다소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우리나라 특유의 사회·문화상과 독특한 뉘앙스를 잘 담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주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 드러내는 단어 많아 BBC는 우리나라에서 14명의 택배 노동자가 사망한 사례를 거론, 유족들이 사망원인을 과로사(kwarosa)로 지목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과로사에 대해 "과로사 - 극심하고 고된 노동의 결과 심부전이나 뇌졸중에 의해 급사한 것을 지칭하는 한국어 용어"라고 설명했다. 외신들이 주목한 단어 중에는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단면을 보여주는 단어가 여러가지 있다. 대표적으로 갑질(gapjil)과 재벌(chaebol)이다. 2년 전, 뉴욕타임스(NYT)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논란을 설명하며 ' 갑질(gapjil)'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NYT는 갑질에 대해 "중세시대 영주처럼 부하직원 또는 하도급업자에게 권력을 남용하는 행위"라고 정의했다. 이후 경비노동자에 대한 입주민의 갑질, 매니저를 향한 연예인 갑질 등 우리사회 갑질 사례가 잇따르면서 외신에서는 한국의 병폐적 위계질서 문화를 설명할 때 갑질이라는 단어를 함께 소개한다. 영어권에서 가장 큰 사전으로 꼽히는 옥스퍼드 영어 사전(OED)에 등재된 단어도 있다. 재벌(chaebol)이다. 옥스퍼드 사전은 재벌을 "한국 대기업의 형태, 특히 가족 소유의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재벌과 같은 기업 형태는 때때로 'conglomerate'라고 번역될 때도 있지만 한국 특유의 '재벌' 기업이나 문화를 지칭할 때는 'chaebol'로 쓰인다. ■언어의 기원 밝히고 한국 사회만의 '특징적 현상' 반영 과로사와 갑질·재벌이 고유명사처럼 쓰이는 1차적 이유는 이를 대체할 적확한 표현이 없기 때문이다. '과잉 업무로 인한 사망'이라고 하면 불안정한 고용 상황에 어쩔 수 없이 장시간 일해야 하는 사회·문화적 맥락이 담기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로사'라는 단어는 고용이 불안정한 노동자들이 일자리 보전을 위해 과로해서라도 일할 수밖에 없는 특수한 상황을 내포하고 있다"며 "사회적 안전망이 잘 갖춰진 선진국에서는 'death from overwork'라고 하면 자발적으로 과잉 노동을 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재벌이나 학원의 경우에도 한국 사회의 특수한 모습을 담고 있기 때문에 소리 그대로 표기한다. 특히 '갑질'은 직장 내 괴롭힘을 뜻하는 'workplace harassment'로 번역할 수 있지만 인격적으로 모욕한다는 뉘앙스까지 담아내지 못해 'gapjil'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사회 병리현상을 나타내는 단어의 기원을 밝히려는 차원에서 고유명사처럼 쓴다는 분석도 있다. 김선철 국립국어원 공공언어과장은 "과로사, 갑질은 부정적 사회현상이기 때문에 해당 언어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우리나라 현상이 아니다'라는 회피 전략을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정적 뉘앙스를 가진 단어의 원형을 밝힘으로써 '다른 나라의 문제'라고 선을 긋는다는 의미다. 생소한 언어를 통해 대중의 주목도를 높이는 측면도 있다. 자국의 일반적인 단어로 풀어쓰기보다 외국 언어의 이국적 어감을 그대로 살려 한 번 더 주목하게 만드는 것이다. 먹방(mukbang)이나 반찬(banchan)처럼 한국 문화가 소리대로 표기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경제력·문화력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이라는 견해도 있다. 김 공공언어과장은 "아무리 사회 병리현상이 있어도 우리나라가 주목받지 않으면 화제로 삼기 어려울 텐데, K-pop 등을 통해 우리 문화 요소들이 많이 소개되면서 우리 어휘도 흥하게 된 것"이라며 "긍정적 의미를 담은 단어가 퍼지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만 고유명사화 현상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인턴기자
2020-11-10 15:35:32■먹방(Mukbang) 검색했더니 나온 결과가 글쎄.. 요즘 저의 소소한 행복 중 하나는 일과 후 침대에 누워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먹방을 보는 것입니다. 산더미처럼 쌓인 음식이 하나 둘씩 사라져가는 마법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에서 만들어지는, 귀를 간질이는 다채로운 소리들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 여느때처럼 유튜브에서 먹방을 보던 중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기존에 구독하던 것과는 다른 채널을 찾고 싶었던 저는 검색창에 '먹방'이라는 단어를 넣은 후 조회수 순으로 정렬해봤습니다. 그러다 순위권에서 뜻밖의 영상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누가 봐도 낯선 언어로 가득찬, 외국인 크리에이터의 영상이었습니다. 내친김에 'Mukbang'이라는 영어단어로도 검색해봤습니다. 마찬가지로 해외 크리에이터들의 영상이 결과로 등장했습니다. 덕분에 생전 볼수 없었던 해외 과자들과 꾸덕꾸덕한 파스타 등을 먹는 외국인들의 먹방을 실컷 보게 됐습니다. 먹방은 '먹는 방송'의 줄임말입니다. 2000년대 말 인터넷 방송에서 시작된 먹방은 지상파 프로그램을 넘어 유튜브까지 점령했습니다. 해외에서는 우리나라를 먹방의 종주국으로 본다는군요. 때문에 Social Eating 혹은 Eating Show라는 영어 단어를 두고도 Mukbang이라고 표현한다고 합니다. 지난해 전세계 유튜브 트렌드를 정리한 영상인 'YouTube Rewind 2018'에는 먹방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해외 먹방 크리에이터들은 영상 제목에 주로 Mukbang과 먹방을 병기하는데 때로는 먹방이라는 한글 단어만 써넣기도 합니다. 대다수는 한국과 1도 관계 없는 외국인들입니다. 이들은 다양한 음식을 먹지만 유독 우리나라 음식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불닭볶음면은 단골 손님이며 떡볶이, 라면, 삼겹살 등 한국인의 '소울 푸드'도 심심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쯤 되면 먹방을 신(新) 한류의 주인공으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먹방처럼 외국어로 대체할수 없는 한글 단어에는 또 뭐가 있을까요? 한번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김치, 온돌과 함께 옥스퍼드 사전에 등재된 이 단어는? 재벌, 여러 기업을 거느리며 막강한 재력과 거대 자본을 가지고 있는 자본가 무리를 뜻합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이자 또 어떤 이들에게는 공공의 적으로 통하는 존재입니다. 이 '재벌(Chaebol)'이라는 단어가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사전 중 하나인 옥스퍼드 영어사전'(Oxford English Dictionary)에 등재된 것은 꽤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수록된 한국어 단어들은 한글, 김치, 온돌, 태권도, 시조 등입니다. 대부분 한국 고유의 것들을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재벌'은 어쩌다 한국의 전통 음식, 무예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일까요? 재벌총수 일가가 기업을 거느리는 경영 구조가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옥스퍼드 사전은 재벌을 "한국의 대기업 형태. 대규모 사업 집단으로 가족 경영을 위주로 함"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해외에 전파된 단어에는 갑질(Gapjil)이 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한 재벌 일가의 특권 의식을 보도하며 갑질이라는 단어를 한국어 표현 그대로 소개한 바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갑질을 '중세시대 영주처럼 임원들이 부하 직원이나 하도급업자를 다루는 행위'라고 설명했습니다. 영국 인디펜던트지에는 갑질과 함께 '개념 없는 중년 남성'을 뜻하는 개저씨(Gaejeossi)라는 단어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주모에서 오빠까지, 대체 불가 한글 단어 뭐가 있나 봤더니 다시 유쾌한 얘기로 돌아가볼까요. '주모(Jumo)' 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해외에 진출한 한국인들이 빼어난 활약을 보일 때 흥에 취하기 위해 소환하는 존재입니다. 주로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표현이었는데, 어느새 바다 건너 해외 팬들에게까지 이 드립이 전파됐습니다. 손흥민이 골을 넣으면 SNS에서 주모를 외치는 외국인들을 꽤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 외국인은 "주모는 한국 전통 술집의 주인으로, 한국인들이 특별히 기쁘거나 무언가를 축하하고 싶을 때 부른다"고 친절한 설명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한국 식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외국인이 늘며 반찬(Banchan)이라는 단어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가짓수가 많고 돈을 더 내지 않아도 리필해주는 반찬은 한식을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합니다. 양식에서 곁들임 요리를 뜻하는 'Side dish'라는 단어가 있지만, 반찬과는 그 뜻이 미묘하게 다릅니다. 무엇으로도 반찬의 뜻을 대체할 수 없어 그대로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이 분야의 끝판왕은 케이팝(K-POP)입니다. 한국 아이돌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며 해외팬들 사이에 한국 표현이 자연스레 스며드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오빠(Oppa), 언니(Unnie)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나이에 따른 서열이 존재하는 한국의 아이돌을 덕질하기 위해 익혀야 할 필수 표현입니다. 이들은 그룹에서 가장 어린 멤버를 부를 때도 'The Youngest Member'가 아닌 막내(Maknae)라는 표현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아이돌이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의 댓글창에는 애교(Aegyo)라는 단어도 심심지 않게 등장합니다. 대체할 수 있는 단어가 충분히 있음에도 굳이 한국식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그 나라 고유 언어에만 담겨있는 미묘한 뉘앙스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로 풀이됩니다. #한국어 #먹방 #주모 #아이돌 sunset@fnnews.com 이혜진 인턴기자
2019-02-19 16:32:30[파이낸셜뉴스] bhc치킨은 기존에 보유한 다양한 치킨 메뉴는 물론 김치볶음밥, 순두부찌개 등 한식을 더한 메뉴로 동남아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bhc치킨은 최근 싱가포르 대표 관광지 오차드 로드에 위치한 쇼핑몰 테이스트 오차드에 싱가포르 3호점을 오픈했다. 이로써 bhc는 홍콩 1개점, 말레이시아 6개점, 싱가포르 3개점 등 동암아에 총 10개의 매장을 열었다. 올해 상반기 중 태국 1호점 오픈하고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bhc치킨의 시그니처 메뉴 뿌링클과 골드킹, 레드킹, 핫뿌링클, 뿌링치즈볼을 기본으로 최근 동남아 지역에서 K-푸드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은 것을 반영해 한식을 결합한 현지 특화 메뉴를 구성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치킨과 대표 K-푸드인 김치볶음밥, 순두부찌개, 잡채 등을 함께 맛볼 수 있는 런치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또 뿌링 도우 휠렛, 뿌링후라이, 로제라면, 뿌링치즈볼 등이 푸짐하게 제공되는 먹방 세트까지 마련했다. 특히 실제 한국에서 사용되는 단어 ‘먹방’을 ‘Mukbang’으로 표기해 정식 메뉴명으로 활용했다. 싱가포르에서는 한식 메뉴인 김치찌개와 삼계탕, 오뎅탕을 선보이고 있다. bhc는 동남아는 물론 지난해 1월 미국 LA에 오픈한 파머스마켓점을 필두로 미주 지역 확대도 계획하고 있다. bhc치킨 관계자는 “곧 오픈할 태국 1호점을 비롯해 동남아 시장 확대는 물론 미주 지역까지 영역을 넓혀 글로벌 외식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1-08 14:29:35[파이낸셜뉴스] 신선한 소고기를 양념해 날로 먹는 '육회(肉膾)'가 '6회(Six times)'로 번역돼 메뉴판에 적혔다. 우리나라 사람이 보기에는 우스운 번역 실수지만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당혹스럽다 못해 음식에 대한 브랜딩이 손상될 우려까지 나올 요소다. 사골을 푹 끓여낸 곰탕이 네 발로 걷는 곰(Bear) 스프가 되거나 칼국수가 식칼(Knife)로 면을 만든 음식이 되는 것은 더 이상 우습기만 한 사례가 아니다. 그릇된 표기법을 웃어넘기다 보면 어느새 올바른 이름을 잃어버리고 이내 음식의 정체성까지 희미해지는 것이다. 한국 홍보 전문가로 알려진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올해 5월 페이스북을 통해 "김치를 '파오차이'로 옮겨적은 사례를 국내에서도 많이 발견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30일 한식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외국어표기법 길라잡이 800선'을 펴낸 이유도 이같은 배경 때문이다. 농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은 한식명을 영어(로마자 포함), 일본어, 중국어(간·번체)로 표기함에 있어 우리나라의 공식적인 기준을 제시했다. 정확한 한식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국정과제까지 승격된 'K푸드'의 세계 진출에 중요한 요소여서다. 임경숙 진흥원 이사장은 "한식메뉴 외국어표기가 어려웠던 한식당과 주문이 불편했던 외국인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표기법 변화에 맞게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한식당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한식포털 사이트를 통해 메뉴에 따른 언어별 번역을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 접근성이 높은 포털 내 번역에서는 '웃픈' 번역이 여전하다. 정작 K콘텐츠의 하나로 인정받은 먹방(먹는방송)은 'mukbang'으로 고유명사처럼 쓰고 있지만, 외국인들이 직접 찍는 '먹방' 속 한식메뉴 표기는 어설픈 경우가 많다. 김치국물에 면을 말아 먹는 '김치말이국수'는 구글 번역에서 김치에 돌돌 말아(wrapped) 먹는 국수로 오역됐다. 이 결과 많은 '먹방러' 들이 면을 김치에 싸먹는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한식진흥원이 지난해 9∼10월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 해외 18개 도시에 사는 외국인 9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아직 '한식을 잘 모른다'고 답변한 이들은 43.4%에 이른다. 더군다나 한식 관련 정보를 습득한 경로는 '인터넷 매체'라는 답변이 83.7%(중복 응답)로 가장 많다. 인터넷 속 오역이 자칫 한식에 대한 오해까지 불러올 가능성이 충분한 셈이다. K푸드를 기반으로 농식품 수출 목표로 100억달러를 잡은 농식품부도 올바른 한식 표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13년 김치의 공식 명칭으로 '신치'를 개발했고, 지난 7월 파리에서 '2023 프랑스 파리 케이푸드 페어(K-Food Fair)' 를 개최해 시식행사 등 한식 세계화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올해 3·4분기까지 이슈키워드에서 K푸드가 한식·김치·떡볶이 등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3-08-30 13:25:12【뉴델리(인도)=박문수 기자】 "유튜브에서 불닭볶음면 '먹방(먹는 방송, Mukbang)'을 보고 온 2030세대가 찾으니까 종류별로 갖춰놨죠" 2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에어로시티 월드마켓에 자리한 식료품점 점원 A씨는 "공항이 인접한 동네인만큼 외국인 손님들도 많이 찾는데 그들에게 가장 인기인 불닭은 커리불닭볶음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다음은 인도..K팝 올라탄 K라면 세계로 삼양식품은 중국인을 사로잡은 불닭볶음면(불닭)을 앞세워 14억명 인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BTS, 블랙핑크 등 K팝 아티스트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현 상황이 신시장 개척에 적기라는 판단이다. 지난해 5월 경남 밀양에 해외 수출용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준공한 삼양은 해외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밀양공장에서 생산되는 불닭의 80% 이상은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대중국 매출 의존도를 떨어트리기 위해 건강을 앞세운 미국 시장용 브랜드를 론칭하는 한편, 인도 시장 공략에도 비용을 들이고 있다. 세계라면협회에 따르면 인도는 연간 라면 55억개를 소비하고 있다. 인도는 세계에서 4번째로 라면을 많이 먹는 나라다. 2017년 11억3000만달러 규모였던 인도 라면 시장은2021~2026년 연평균 약 5.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자체 라면 생산설비가 부족한 인도는 대부분의 라면을 한국, 대만, 네팔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점유율 낮지만, 수요 명확해 라면 수입 규모로도 세계 3위다. 인도 라면 시장의 1위 기업은 글로벌 식품기업 네슬레다. 1980년대 매기(Maggi) 브랜드로 인도에 론칭한 네슬레는 인도 라면 소비자에게 별개의 카테고리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유니레버 크노르(Unilever Knorr), 탑 라멘, ITC 선피스트 이피(Sunfeast Yippee), 캐피탈 푸드 인디아의 칭스(Chings) 등 5개 기업이 전체 시장의 70% 이상의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은 주인도한국대사관에 불닭 상품을 협찬하는 등 현지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3월 한국-인도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불닭볶음면 등 제품 500박스(1만4800개) 기부했다. 조계종 상월결사 인도 순례단에도 라면과 함께 떡볶이를 협찬했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인도의 식품 시장 그중에서도 인스턴트 시장은 성장 가능성과 시장 규모 측면에서 매력적"이라며 "힌두교, 이슬람교인의 경우 채식을 지향하는 경우도 많은만큼 기업들이 관련 제품을 판매,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3-06-29 17:25:09요즘 영국 런던에서 '손흥민 열풍'만 뜨거운 건 아니다. 소속 팀인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근거지라 시민들이 그에게 열광하는 건 당연하다. 더불어 한국 식당의 인기도 이에 못지않은 모양이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포차' '분식' 등 간판을 단 한식당이 런던에만 100곳 넘게 성업 중이다. 더 놀라운 건 한식당의 고객뿐 아니라 종업원도 대부분 현지인이란 사실이다. 이런 분위기를 탄 듯 데일리메일은 얼마 전 '한류 문화가 영국 주류가 된 이유'라는 분석기사까지 내놨다. BTS로 대표되는 K팝을 비롯한 한류 콘텐츠가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영국인들의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진 형국이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대박을 치면서 영국 마트에서 한국 식재료 매출이 급증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해 가을 영국 옥스퍼드영어사전(OED)에 한국에서 유래된 영어 표제어 26개가 새로 등재됐다. '언니(unni)' '오빠(oppa)' '먹방(mukbang)'이란 단어와 함께 치맥, 동치미, 갈비, 잡채, 김밥, 삼겹살 등 음식 이름이 대거 포함됐다. 그때부터 영국인들이 이미 한식에 관심을 쏟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소프트파워 이론을 주창한 석학 조지프 나이 교수(미국 하버드대)가 이런 기류를 읽어냈다. 그는 19일 국내 언론사가 주최한 한 콘퍼런스에서 "한국은 BTS나 한식 같은 문화 콘텐츠는 물론 가치·정책적 측면에서도 매력적 국가로 인식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은 중국이 하드파워를 기반으로 국제정치를 주도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소프트파워 부족 문제가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중국의 하드파워는 국제무대에서 점차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엄청난 인프라 투자를 받았던 스리랑카가 19일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을 한 게 단적인 사례다. 그렇다면 최근 런던의 한식당 인기는 세계가 평가하는 '한국 문화의 힘'을 정작 우리만 모르고 있었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2022-05-22 18:50:34간단한 퀴즈부터 하나 풀어보자. 애교(aegyo), 반찬(banchan), 동치미(dongchimi), 김밥(kimbap), 언니(unni), 오빠(oppa), 누나(noona), 한복(hanbok), 먹방(mukbang), 대박(daebak). 이들 10개 단어 중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OED)에 등재된 한국어는 과연 몇 개나 될까? 정답은 10개 모두 다다.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사전의 하나인 OED가 이달 초 우리말 26개를 한꺼번에 새로운 표제어로 등재했다. 위의 10개 외에도 불고기(bulgogi), 잡채(jabchae), 갈비(galbi), 삼겹살(samgyopsal) 등 음식과 관련된 단어들과 K팝(K-pop), K드라마(K-drama), 한류(hallyu), 만화(manhwa) 같은 한국 대중문화와 연관된 말들이 추가됐다. 또 콩글리시(konglish), 스킨십(skinship), 파이팅(fighting)처럼 현지에선 쓰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식 영어 표현도 이번에 정식 등재됐다. 핸드폰, 오피스텔, 아이쇼핑 같은 콩글리시를 더 이상 '반쪽짜리 영어, 쭉정이 영어'라고 깎아내리지 않아도 되게 생겼다. 더욱 흥미로운 건 지난 1976년 김치(kimchi)가 처음 등재된 이후 45년 동안 OED에 오른 우리말이 불과 20개였는데 이번에 무려 26개 단어가 한꺼번에 등재됐다는 사실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OED가 이번에 새로운 한국어 단어들을 무더기로 올리면서 발표한 글 '정말 대박이다(Daebak! The OED gets a K-update)'에 그 해답이 있다. "1990년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시작된 한국문화의 인기는 2010년대에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됐다. 전 세계 영어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K팝, K드라마, K뷰티, K푸드, K스타일을 아우르는 'K트렌드' 어휘 26개를 이번에 보강했다." 결국은 '한국문화의 힘'이 이번 일을 만들어낸 원동력이라는 얘기다. 빌보드 차트를 휩쓸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해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이 이룬 놀라운 성과를 생각하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OED 편집자들이 스스로 밝혔듯이, 이 정도면 가히 대박(daebak!)이다. 언어를 수용한다는 것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류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한국을 선호하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이 단계에 이르면 단순한 문화상품 소비가 아니라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에 대한 소비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좀 오래되긴 했지만 몇 해 전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영화·방송·음악·만화·게임 등 문화콘텐츠 수출이 1% 증가할 때마다 소비재 수출 및 외국인 직접투자가 0.04~0.09%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애국자가 아니더라도 코리안 웨이브, 즉 한류의 지속화와 세계화는 가슴 뿌듯한 일이다. 자동차, 조선, 철강, 화학 같은 분야에서도 대박 사건이 벌어지길 기대해본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문화스포츠부장
2021-10-24 18:36:49[파이낸셜뉴스] 미디어 기업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의 디지털 플랫폼 사업 계열사 뉴 아이디(NEW ID)가 LG전자와 손잡고 유럽에 이어 미국,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에 프리미엄 아시아 콘텐츠 채널을 확대 론칭했다고 10일 밝혔다. 론칭 완료한 채널은 YG TV를 포함한 3개 K-POP 전문 채널, 유럽 LG채널에서 최상위 시청률을 기록한 당구 전문 채널 빌리어즈 TV(Billiards TV), 한국영화 흥행작과 최신작을 만나볼 수 있는 뉴케이 무비스(NEW K.MOVIES), K푸드 전문 채널 먹방 TV(muKbang tv) 등 총 6개 채널이다. 오는 10월 한국 및 아시아 드라마 전문 채널, 스마트스터디와 협업한 글로벌 키즈 채널 아기상어 TV(BABY SHARK TV) 및 에스에이엠지 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한 글로벌 키즈 채널 키즈팡TV 등 4개 채널을 추가 론칭할 예정이다. LG전자와 파트너십으로 뉴 아이디가 북남미, 유럽 총 8개 국가의 안방에 프리미엄 아시아 콘텐츠를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elevision) 채널로 공급하게 됨에 따라, 뉴 아이디 채널의 월간 시청자 수 증가가 기대된다. 현재까지 뉴 아이디가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FAST 채널은 북미, 남미, 유럽 12개국에 걸쳐 총 26개 채널이며 월 시청자 수 250만 명을 돌파했다. LG전자는 스마트TV 전 물량에 기본 탑재한 LG 채널 플랫폼을 통해 뉴 아이디 채널을 포함한 FAST 서비스를 북미, 남미, 유럽 시청자들에게 제공한다. 뉴 아이디 박준경 대표는 “뉴 아이디는 LG 전자의 플랫폼 운영사 중 하나로서, 아시아 콘텐츠가 주는 다양한 즐거움뿐 아니라 운영 면에서의 시청 경험을 만족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1-08-10 08:59:30[파이낸셜뉴스] 프랑스 등 전 세계에서 '떡볶이' 인기가 고공 상승하고 있다. BTS(방탄소년단)를 앞세운 한류 열풍에 힘입어서다. 또 치즈와 잘 어울리는 달콤하고 매운맛도 떡볶이의 전 세계적인 인기에 도움을 주고 있다. 세계인들의 떡볶이에 대한 관심은 한국 문화 '먹방'(mukbang)을 알리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이너마이트'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1위 자리에 오른 BTS가 떡볶이 등 우리음식과 한류의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가을학기부터 프랑스와 미국 내 유수 대학이 방탄소년단 영상으로 만든 한국어 교재를 활용한 교육 강좌를 진행할 정도다. 특히 최근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통해 한국 문화를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한국 음식을 향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들은 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먹방' 영상을 통해 떡볶이를 접했다. 특히 먹방 영상을 시청한 뒤 떡볶이를 구입한 소비자는 일반 소비자와 비교해 만족도가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떡볶이는 해외에서도 'spicy rice cake'(매운 쌀떡) 대신 한국어 발음을 그대로 살린 'tteokbokki'로 소개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컵 떡볶이와 같은 간편 조리 떡류 수출액은 3431만4000달러(398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39.4% 상승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간편식 수출이 늘었고 케이팝 영향으로 프랑스 내에서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aT에 따르면 지난해 즉석떡볶이 간편식의 프랑스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유럽 문화의 중심 프랑스가 한국 문화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9년 하반기 및 연간 콘텐츠 산업 동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콘텐츠 산업 수출액 추정치는 103억9000만달러(약 12조3730억원)로 전년 대비 8.1% 늘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0-09-21 07:4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