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치킨, 파스타, 샐러드 등 여러 식품에 널리 쓰이는 올리브유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올해 외식 물가에 파란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상 기후 때문에 올리브 수확량이 반 토막에도 못 미친다며 작은 충격에도 올리브유 시세가 폭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2일(현지시간) 업계 전문가들을 인용해 세계적인 올리브유 파동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집계에 따르면 국제 올리브유 평균 가격은 2020년 12월 t당 1313달러(약 180만원) 수준이었지만 2022년 9월부터 오름세를 보였다. 올해 1월 시세는 t당 1만281달러(약 1415만원)까지 뛰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 가격은 3월 기준으로 9908달러로 소폭 하락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민텍의 카일 홀랜드 시장 분석가는 최근 스페인과 이탈리아, 그리스 등 주요 올리브 생산지의 작황이 이상 기후로 인해 "극심한 피해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해당 지역에서는 지난 2년 사이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이 이어졌다. 유럽환경청(EEA)은 지난 3월 발표에서 남유럽의 폭염이 잦아지고 강수 형태가 바뀌었다며 유럽 전체가 기후 변화로 인한 "천문학적인 결과"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영국 싱크탱크 그린얼라이언스의 헬레나 베넷 기후 정책 대표는 지난달 10일 SNS를 통해 "스페인의 올리브유 생산량이 폭염과 가뭄으로 반토막이 났으며 시세 역시 2022년 대비 112% 뛰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은 올리브유지만 다른 식품들에도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홀란드는 아직 시세 안정을 예상하기에는 공급량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장은 가격이 내려가는 것 같지만 사람들이 올리브유를 다시 사들이고 재고가 바닥나면 가격 또한 다시 오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박종원 기자
2024-05-02 18:09:07[파이낸셜뉴스] 한국에서도 치킨, 파스타, 샐러드 등 여러 식품에 널리 쓰이는 올리브유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올해 외식 물가에 파란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상 기후 때문에 올리브 수확량이 반 토막에도 못 미친다며 작은 충격에도 올리브유 시세가 폭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2일(현지시간) 업계 전문가들을 인용해 세계적인 올리브유 파동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집계에 따르면 국제 올리브유 평균 가격은 2020년 12월 t당 1313달러(약 180만원) 수준이었지만 2022년 9월부터 오름세를 보였다. 올해 1월 시세는 t당 1만281달러(약 1415만원)까지 뛰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 가격은 3월 기준으로 9908달러로 소폭 하락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민텍의 카일 홀랜드 시장 분석가는 최근 스페인과 이탈리아, 그리스 등 주요 올리브 생산지의 작황이 이상 기후로 인해 "극심한 피해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해당 지역에서는 지난 2년 사이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이 이어졌다. 유럽환경청(EEA)은 지난 3월 발표에서 남유럽의 폭염이 잦아지고 강수 형태가 바뀌었다며 유럽 전체가 기후 변화로 인한 "천문학적인 결과"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영국 싱크탱크 그린얼라이언스의 헬레나 베넷 기후 정책 대표는 지난달 10일 SNS를 통해 "스페인의 올리브유 생산량이 폭염과 가뭄으로 반토막이 났으며 시세 역시 2022년 대비 112% 뛰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은 올리브유지만 다른 식품들에도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홀랜드는 세계 최대 올리브유 생산국이자 전 세계 물량의 약 40%를 공급하는 스페인의 경우 과거 매년 130만~150만t의 올리브유를 생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페인에서 2022~2023년 수확기에 생산한 양이 66만6000t에 불과하며 2023~2024년 수확기 생산량은 83만~85만t이라고 예상했다.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올리브유 가격은 지난 1월 kg당 9.2유로(약 1만 3571원)였으나 지난달 19일 기준 7.8유로까지 내려갔다. CNBC는 지난 3~4월에 그나마 비가 내려 공급량 및 시세가 소폭 안정되었다고 평가했다. 홀란드는 아직 시세 안정을 예상하기에는 공급량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장은 가격이 내려가는 것 같지만 사람들이 올리브유를 다시 사들이고 재고가 바닥나면 가격 또한 다시 오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네덜란드 최대은행 로보방크의 비토 마르티넬리 선임 곡물 분석가는 "지금은 정상이 아니다"라며 "6월 말까지는 기다려야 분명한 추세가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홀랜드는 이상 기후로 작황이 나빠지는 가운데 올리브 농사에 들어가는 각종 비용은 줄어들지 않는다며 농가들이 계속 버틸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걱정했다. 한편 올리브유 가격 상승은 지구 반대편에도 이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올리브유를 사용하던 국내 치킨 업체들은 지난해 9월부터 해바라기유 등 다른 기름의 사용 비중을 늘렸다. 지난 3월 일본 NHK에 따르면 일본 식품업체들은 5월부터 가정용 올리브유 가격을 20~60% 가까이 올린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5-02 14:22:08[파이낸셜뉴스] 금값이 연일 고공행진 했지만 서울 종로구 종로귀금속거리는 한산했다. 돌반지 한돈(3.75g)이라도 사려면 40만원 넘게 써야 하니 금을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들르는 손님이 거의 없어 오후에 문을 여는 금은방들도 많았다. 가게에 오는 사람들은 사려는 사람보다 파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수 끊긴 종로귀금속거리23일 오전 종로귀금속거리는 한산했다. 찾는 사람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진열장에 제품이 없는 등 영업을 시작도 하지 않은 금은방이 많았다. 문을 연 금은방 업주들은 접객을 하기보단 제품들 위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며 하염없이 창문 밖 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대로변 목 좋은 곳에 있는 대형 금은방 1~2곳을 제외하곤 모두 비슷한 모습이었다. 6년 가까이 금은방을 운영해 온 배모씨(40대)는 "지난해부터 순금 제품을 구매하려는 손님이 없다"며 "최근 들어 금값이 급등한 감은 있지만 이미 지난해부터 높았다"며 "높아진 금값에 부담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금제품을 사는 것을 주저한다"고 전했다. 금 매수자가 사라지자 금은방은 위기를 겪기 시작했다고 입을 모았다. 금은방들은 시세에 따라 자산을 처분하거나 사치재 용도로 금을 구매하는 개인 손님에게 매출을 의존하는 구조다. 이날 한국표준금거래소에 따르면 순금 한돈은 살 때 43만1000원, 팔 때 38만8000원을 나타냈다. 50년 넘게 장사를 이어왔다는 김모씨(80)의 경우 이번달에 아기 돌반지 3~5개와 10돈짜리 금팔찌 1개 정도가 거래의 전부라고 했다. 이씨는 "채솟값, 과일값 등 온갖 물가들이 올랐는데, 사람들이 무슨 돈이 있어 금을 사러 오겠냐"라며 "금을 팔아야 가게를 운영하며 먹고 사는데, 지금은 가게 유지조차 힘들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 불황, 매도자만 늘어종로귀금속거리를 찾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가계 경제 상황으로 급한 돈이 필요해 집에 모셔뒀던 금붙이를 팔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금값이 '금값'인 상황에서 금 매수는 금은방에 큰 도움이 안된다고 한다. 8년 전부터 금은방을 운영하고 있다는 A씨는 "순금 한돈 가격이 32~39만원선이었던 2~3개월 전부터 집에 있던 돌반지나 금거북이 등을 가지고 와 파는 손님들이 많아졌다"며 "매도를 문의하는 사람들이 지난해와 비교하면 한 20~30% 정도 많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만난 B씨(47)는 "급하게 돈이 필요해 금 시세 확인했다"며 "여러 이유로 돈이 필요한 상황인데 현재 가진 것 중에 금이 현금화하기 가장 유용하고 가치도 높아 보인다"고 했다. 순금 10돈짜리 목걸이를 팔기 위해 금은방 업주에게 감정을 받고 있던 C씨(60대)도 "더 이상 금값이 오르기 힘들지 않을까 싶어서 순금 팔지를 팔러 나왔다"고 언급했다. 가격이 비쌀 때 쓰지 않는 작은 금붙이라도 처분해 필요한 곳에 쓰겠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14K 2돈짜리 팔찌를 흥정하고 다니던 이모씨(20)는 "금값이 더 이상 올라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평소에 잘 안 차게 되는 팔지를 팔려고 나왔다"며 "가게마다 42만원에서 52만원까지 10만원의 차이가 나서 좀 더 비싸게 값을 쳐줄 금은방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4-18 15:12:05[파이낸셜뉴스] 최근 구리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수혜주들의 주가 상승세가 매섭다. 구리 가격과 제품 가격을 연동할 수 있는 기업들에 투자심리가 몰리면서 시장에서는 과열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비철금속 제조기업인 풍산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06% 오른 5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전선 관련주인 대원전선도 1.78% 상승 마감했다. 두 종목의 주가는 올해 들어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며 연초 대비 각각 43.1%, 94.5% 뛰었다. 가온전선(78.1%)과 대한전선(41.9%) 등 전선주 주가도 올해 들어 급등세를 연출했다. 이들의 주가 강세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구리 가격과 연관돼 있다. 구리 거래가격은 전선 제조업체의 제품단가와 연동되는 구조로, 전선기업의 실적 지표로 꼽힌다. 풍산은 구리 가공사업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가격은 10일(현지시간) 1t당 9365달러에 거래되는 등 연일 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경기 회복 및 인공지능(AI) 수요 기대감이 구리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구리는 경기 회복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원자재로 꼽히는데 원자재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가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중국 내 제련소들이 적자 폭을 만회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감산을 결정하면서 공급 부족이 확대됐다. AI 데이터센터향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박윤철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의 실제 회복 여부보다는 기대감이 구리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라며 “물가지수가 예상을 상회했고, 금리인하 시기도 밀린 상황이라 기대감에 급격히 오를 경우 단기적으론 조정받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짚었다. 구리 관련 수혜주에 대한 증권가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가온전선과 대한전선의 경우 최근 3년간 종목분석 보고서가 단 한 건도 발간되지 않았으나 한 달 사이 각각 두 건이 나왔다. IBK투자증권 김종영 연구원은 “대한전선은 글로벌 전선 업체 대비 주가가 약세인 점, 최근 수주 모멘텀과 구리 가격 강세까지 고려하면 매력적인 가격대”라고 전했다. 풍산에 대해서는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등 4개 증권사가 이달 들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하나증권 박성봉 연구원은 “구리 제련수수료 급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중국 제련소들이 감산에 합의하자 공급 부족 우려로 3월 중순부터 가격이 본격 상승하기 시작했다”며 “다만,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고정투자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최근 구리 가격이 단기 급등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과열 우려도 제기된다. 대원전선은 이날부터 3거래일간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됐고, 한국투자증권은 대원전선의 위탁증거금률을 60%에서 100%로 상향해 빚투 문턱을 높였다. 대한전선도 주가가 급등하자 지난 9일 단기과열종목 지정예고가 내려진 바 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4-04-11 16:36:27명절 연휴가 끝났지만 천정부지로 치솟은 필수재 물가는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보통 명절에는 수요가 몰리며 평상시보다 차례상 물가가 상승한다. 하지만 명절이 끝나도 장바구니 가격은 고공행진을 그리고 있다. 사과·배 가격은 명절 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장바구니 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정부가 차례상 가격 안정을 위해 공급량을 늘리면서 계약재배 물량이 소진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물가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할인 지원 외에 특별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과일·유가·외식물가 모두↑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사과 10개 소매가는 2만9715원, 배 10개는 3만8462원으로 1개월 전(2만6399원, 3만1910원) 대비 각각 12.6%, 20.5% 뛰었다. 이는 설 연휴 직후 할인 폭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해 사과 4만9000t, 배 4만3000t을 계약재배해 물가안정을 추진했으나 설 연휴에 공급량을 늘리면서 모두 소진된 상황이다. 지난달 과일 물가는 26.9% 뛰며 2011년 1월 31.2%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전체 물가상승률 2.8%에 대한 과일 물가 기여도는 0.4%p로, 이 역시 2011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여기에 최근 국제유가도 물가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12월 배럴당 77.3달러까지 떨어진 두바이유 가격은 최근 친이란 무장세력의 요르단 미군기지 공격 등 중동지역 불안이 확산하면서 다시 80달러대를 돌파했다. 외식 물가도 심상치 않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1월 서울 기준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8개 외식 대표메뉴 가운데 칼국수와 냉면, 비빔밥 등 3개 품목 가격이 전달보다 올랐다. 서울에서 칼국수 가격은 2022년 3월 8000원을 넘은 뒤 올해 9000원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다섯 달 연속 8962원을 유지하다가 1월 9038원으로 오른 것이다. 정부는 물가상승률이 다시 3%로 오를 것으로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초 "2∼3월 물가는 다시 3% 내외로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특단의 대책 없는 정부문제는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가 할인 지원 외에는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해 오는 3월까지 약 300억원을 투입해 과일, 오징어 등 불안품목에 최대 40~50% 할인 지원을 계속할 방침이다. 특히 과일은 정부 계약재배 물량이 소진된 만큼 민간 보유물량을 파악해 수급상황을 관리할 예정이다. 또 올해 사과·배 계약재배 물량을 각각 6000t, 2000t 확대한다. 내년 이후에도 계약재배 물량 확대를 위한 농가 직접지원 등 제도개선을 추진, 수급불안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가 방출 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조치도 2개월 추가 연장한다. 최 부총리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국제유가와 국내유가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하고 있다"며 "유류세 인하조치를 2개월 연장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유류세 정상화를 4월 총선 이후로 미룬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이때도 국제유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서민들이 이중고를 겪을 수도 있다. 정부는 고유가 등을 이유로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유류세 인하조치를 2·4개월 단위로 연장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물가는 국내상황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게 아니라 국제정세 등과 맞물려 오르내리기 때문에 할인 지원 외에 특별한 대책을 세우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2-18 18:31:27[파이낸셜뉴스] 뉴욕증시가 13일(이하 현지시간) 급락세로 출발했다. 장이 열리기 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온 후폭풍이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됐지만 둔화세가 시장 기대만큼 가파르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이 실망했다. 장이 열리면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은 532p(1.37%) 하락한 3만826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73p(1.45%) 내린 4948을 기록하며 5000선이 무너졌다. 나스닥은 284p(1.79%) 급락한 1만5657로 후퇴했다. 다만 개장 초반 2%가 넘던 낙폭이 좁혀졌다. CPI, 예상 외로 높아 미국의 1월 CPI는 전월비 0.3%, 전년동월비 3.1%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록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기는 하지만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전월비 0.2%, 전년동월비 2.9% 상승을 기대했다. 월별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CPI 역시 전월비 0.4%, 전년동월비로는 12월과 같은 3.9% 올랐다. 이코노미스트들 전망치는 각각 0.3%, 3.7%였다. B라일리파이낸셜 최고시장전략가(CMS) 아트 호건은 올들어 뉴욕증시가 달아오른 상태라 투자자들이 이번 CPI를 매도 핑계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호건은 아울러 이번 발표로 인플레이션이 하강하고는 있지만 일직선으로 곧장 하강하는 것이 아니라 굴곡을 이루며 하강추세를 형성하고 있음이 다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국채 수익률 급등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기대에 못미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으로 미 국채 수익률이 일제히 급등했다. 전세계 금융시장 지표금리 역할을 하는 기준물인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일비 0.091%p 뛴 4.261%로 올랐다. 또 시장이 전망하는 연준 금리예상에 민감히 반응하는 2년만기 수익률은 0.112%p 급등한 4.582%를 기록했다. 장기금리 기준물인 30년물 수익률도 0.062%p 상승한 4.432%로 뛰었다. 금리인하 전망 후퇴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질기다는 점이 확인되자 시장의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은 후퇴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 오는 5월 1일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급격히 낮아졌다. 0.25%p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하루 전만 해도 52.2%에 이르렀지만 이날 36.3%로 뚝 떨어졌다. 대신 현 수준인 5.25~5.5%로 동결할 것이란 예상은 하루 사이 39.3%에서 61.2%로 대폭 상승했다. 기술주 하락 주가가 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 미래 수익을 토대로 형성돼 있는 기술주들은 인플레이션 고공행진 지속, 이에따른 연준 금리인하 지연 전망으로 타격을 입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충격은 완화되는 모습이다. 연일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던 엔비디아가 12.60달러(1.74%) 하락한 709.88달러로 밀렸고, 메타플랫폼스는 7.77달러(1.66%) 내린 461.13달러로 후퇴했다. 테슬라는 1.64달러(0.87%) 내린 186.4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3개 종목은 초반만 해도 2% 넘는 하락세를 탔지만 이내 낙폭을 좁혔다. 특히 기대 이상의 분기실적을 공개하고, 올해 실적도 상승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발표한 쇼피파이는 8% 급락한 110.40달러로 미끄러졌다. 다만 초반 12% 폭락세에서는 벗어났다. 이번 분기 영업비용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것이 주가 급락을 불렀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2-14 00:11:20[파이낸셜뉴스] 쇳물의 주 원료인 철광석과 연료탄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상향 곡선을 탄 이후 연초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원가 부담 해소를 위해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도 전방 수요 부진이 지속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중국산 철광석 수입 가격은 t당 135.75달러에 거래됐다. 가격 상승이 시작된 지난 10월 t당 114.05달러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19%가량 증가했다. 새해 첫주 140달러대를 돌파해 1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제철용 원료탄 가격도 지난 11일 기준 t당 338.10달러로 한 달여만에 9.3% 증가했다. 6개월 전 221.5달러 수준과 비교하면 53.1% 오른 수치다. 원자재값이 고공행진한 것은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왔지만, 철광석 주요 산지에서 공급 감소, 재고 비축 수요 등이 더해져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원료탄도 호주의 사이클론 발생 우려 등이 더해져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당분간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철강 가격의 기준이 되는 중국의 철강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첫째주 중국 열연강판 내수 평균가격은 t당 4089위안을 기록해 전주 대비 11위안 올랐다. 지난해 10월 중순 t당 3700위안 후반대를 기록한 후 지난달까지 매주 상승했다. 원가 부담이 심화된 철강업체들은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포스코는 이달부터 열연에 대해 t당 5만원 인상을 결정했다. 현대제철도 동일한 인상 방침을 밝힌데 이어 유통향 후판에 대해서도 t당 5만원 인상을 결정했고, H형강의 가격 인상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철강 수요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면서 철강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단기 반등을 넘어 철강 가격이 상승세로 추세 전환하기 위해서는 건설업을 포함한 국내 제조업의 경기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철강 업황은 건설 경기 불황 여파로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에서 자동차와 조선시장의 호조세가 유지되고 해상풍력 등 신시장 개척 등에 따라 건설 시장의 충격을 최대한 흡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는 3월 중국 양회를 통해 인프라투자 확대가 가시화된다면 글로벌 수요에 영향을 주겠지만 아직 중국도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며 회복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01-11 16:04:15【샌프란시스코(미국)=강중모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속적 위탁생산(CMO) 증설을 두고 공급과잉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우리와는 관계가 없는 이야기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MHC) 2024' 에서 '혁신을 뛰어넘은 또 한번의 도약'을 주제로 메인트랙 발표를 진행했다. '초격차' 생산역량, 영업이익 1조 돌파 존림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 경쟁력에 대해 설명하면서 공급 과잉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1위 CDMO 역량을 갖췄음에도 끊임 없는 증설을 지속하며 '초격차'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24만리터의 생산능력을 가진 인천 송도 4공장이 풀가동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제2바이오캠퍼스 부지에 5·6·7·8공장을 추가로 짓는 프로젝트의 첫삽을 뜨고 현재 5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현재 4공장까지 총 60만4000리터를 확보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32년 제2캠퍼스에 들어서는 4개 공장이 완공되면 72만리터를 추가로 확보 총 연간 130만리터가 넘는 생산 역량을 보유하게 된다. 이 같은 증설 프로젝트에 일각에서는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존림 대표는 "지난해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계속 잘 해나가고 있다"며 "올해인 2024년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잘하는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조5000억원에 달하는 수주를 기록했는데, 수주 계약은 단기계약이 아닌 5~7년 장기계약이고 의약품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고객사도 계속 오고 있고 무엇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쟁력이 확실하기 때문에 올 한 해 수주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1~4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 대형 빅파마들이 고객사로 유입되고 기존 대형 고객사의 재계약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CMO 수주를 실적으로 연결시키면서 회사의 실적도 매년 고공행진이다. 론자와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경쟁 CDMO 업체의 실적이 최근 둔화되고 있는 것과는 차별적인 모습이다. 증권업계도 이를 고려해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이 3조7000억원에 달하고, 영업이익은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규 모달리티 확보, 사업다각화 박차" 존림 대표는 "CDMO 경쟁력 강화와 함께 신규 모달리티 확보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항체의약품의 중요성이 계속 높아지고 있고,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신규 모달리티의 급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하겠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함께 설립한 '라이프사이언스펀드'는 최근 미국의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과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를 맺었다. 글로벌 벤처캐피탈사와 협력을 통해 국내외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와 신사업을 발굴하고 기술 고도화를 하기 위한 일환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의 항체와 약물을 접합(Conjugation)하는 영역부터 ADC 생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존림 대표는 "올해 말에는 ADC를 상업 생산하는 공장이 가동될 예정"이라며 "지난해부터 mRNA 쪽에 생산과 투자를 하고 있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CGT 사업 진출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탁개발(CDO) 개발센터와 바이오연구소를 중심으로 △항체(mAb) 생산성 향상 △이중특이성항체(BsAB) 등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전략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규 모달리티 진출을 위해 글로벌 빅파마 및 바이오텍들과 협업, 플랫폼을 확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2년 이후 매년 JPMHC에 참석했다. 상장 후인 2017년에 국내 기업 최초로 메인트랙에서 발표를 진행했고 올해까지 8년 연속으로 JPMHC 메인트랙 무대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1-09 18:21:40[파이낸셜뉴스] 전국의 휘발유 가격과 경유 가격이 각각 1800원, 1700원에 육박하며 연중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국제유가 상승과 맞물려 당분간 기름값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추석명절을 보내는 자동차 운전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30일 오피넷에 따르면 29일 기준 전국의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1.15원 오른 1794.41원을 기록했다.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0.90원이 올라 1697.71원을 나타냈다. 올해 하반기 들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국제유가 상승세와 맞물려 그야말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이 감산정책 유지에 나서기로 한 데다가 드라이빙 시즌을 맞아 운송용 소비가 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100달러선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분 서부텍스사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93.68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94.36달러를 나타냈다. 이같이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휘발유와 경유 모두 일간 기준 지난 7월 6일 이후 단 한차례 예외도 없이 이날까지 전일대비 상승을 지속해왔다. 이 때문에 조만간 휘발유는 1800원, 경유는 1700원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일반적으로 2~3주의 시차를 거쳐 국내 유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름값 상승세가 도무지 멈출 기세가 보이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부담도 확대될 전망이다. 자동차 등록대수가 2500만대가 넘어서는 상황에 기름값 상승은 대부분의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와 관련 정부는 최근 전국 6000여곳의 주유소를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을 검토하는 등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제유가 상승으로 정유업계는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유가가 상승하게 되면 정유사는 보유하고 있는 원유의 재고평가이익이 늘게 된다. 여기에 정유사 실적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인 정제마진 개선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정유사 정제마진은 지난 8월 이후 배럴당 10달러 이상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정유업계가 당초 예상보다 개선된 3·4분기 실적이 예상되면서 이로 인해 내년 총선을 노리고 정치권에서 이른바 '횡재세' 논란이 다시 부각될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횡재세 논란은 지난해 정유사들의 이익이 크게 늘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얘기되다가 올해 1·4분기와 2·4분기 유가 하락 영향 등으로 정유사들의 실적이 급감하면서 수그러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유가 하락으로 정유사 실적이 90% 가까이 급감하면서 횡재세 주장은 이미 근거가 없어졌다고 생각된다"면서도 "내년 총선과 맞물려 정치권에서 또다시 논리를 밀어붙이지 않을까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3-09-29 23:37:29[파이낸셜뉴스] "기금 여유재원과 자연스러운 불용액을 통해 차질 없이 (필요한 정부 지출을) 진행하겠다" 연간 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올해 '세수펑크'와 내년도 세입 여건 악화에 대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의 해법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내년에 원화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이 21년만에 발행되며 부족한 세입을 메울 묘책으로 '공공자금관리기금'이 주목받고 있다. 공자기금은 여유가 있는 기금에서 돈을 빌리고, 또 재원이 부족한 기금에는 빌려주는 역할을 한다. 국채의 발행과 상환까지 포함하는 '공공기금의 은행창구'라고 볼 수 있다. 3일을 기준으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기금운용계획안 내용을 종합하면 계획된 공자기금의 일반회계 예탁(적자국채) 규모는 81조8천억원이다. 국고채 발행액 가운데 상환액을 제외한 순발행(50조3천억원)을 빼면 '빚 없이 마련할 돈' 30조원을 잡아둔 셈이다. 정부의 2024년 기금 재원 조달 계획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내년에 원화로 표시된 외평채를 18조원 한도로 발행할 예정이다. 관계자들은 여기서 발생한 외평기금의 여유재원을 내부적으로 공자기금으로 전환하면 별도 국채 발행 없이 '적자로 적히지 않는'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정 비율까지는 행정부 재량으로 공자기금 자금의 일반회계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열린 국회 전체회의에서의 현안질의에서도 추 부총리는 "(외평채는)예외없이 매년 10~20조 이상 대체적으로 승인 받고 필요 따라 발행하고 있다"며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통상적으로 해왔다"고 설명하며 발행 가능성을 열어뒀다. 검토단계에 있던 외평채 발행이 확정됨에 따라 기존에 제시했던 '기금의 여유재원 활용 방안'에 외평채가 큰 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외평기금이 유력한 재원으로 떠오른 배경은 최근 고공 행진 중인 환율 덕택이다. 지난해부터 환율이 상승하며 외환당국은 자연스럽게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들이는 방식의 외환정책을 폈다. 반대로 환율이 급락할 요소가 적다면 충분히 확보해둔 원화가 '여유재원'으로 인식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최근 환율 상승의 주 원인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장기화 기조였음을 감안하면, 추가금리 인상까지 시사하고 있는 연준의 태도가 단기간 내 하락을 불러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심산이다.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도 고환율을 장기화시키는 요소다. 중국 부동산 리스크가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도 낮게 점쳐지며 외평기금 역시 당분간 원화를 팔아 환율을 안정시켜야 할 상황이 오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재원 활용의 주된 배경이 되고 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 역시 "관치금융 특성상 연쇄 디폴트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위안화의 평가절하가 우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외평기금이 본질적으로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재원이라는 점이다. 고환율 흐름에 기댄 자금 융통이 정부의 기대를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1320원 근처에서 머무르고 있는 '고환율'기조도 고금리, 중국경제 불안정 등의 변수가 점차 상수화되며 다른 요인들의 영향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기준 환율은 1325원으로 상승 출발 후 오히려 1316원까지 하락하며 마감했다. 부동산 리스크로 평가절하를 당하던 위안화가 중국이 갑작스럽게 외환 지급준비율 인하를 발표하면서 급격히 강세를 보인 탓이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 역시 성장률 하락과 고용률 둔화 등으로 환율과의 관계성이 점차 복잡도를 올리는 추세다. 단순히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를 고환율 흐름이 따라갈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3-09-03 15:3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