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의 물가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내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나 유럽은 물가가 기대 이상으로 하락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6월부터 내리는 것이 더 유력해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유로뉴스를 비롯한 외신은 유럽연합(EU) 통계 당국인 유로스태트를 인용, 유로존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예비수치가 2.4%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기대치는 2.6%였다. 또 3월 CPI 예비수치는 최근 4개월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하는 근원 물가지수도 전월 3.1%에서 2.9%로 떨어지면서 지난 2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ING은행 이사 카르스텐 브르제스키는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의 물가가 2.7%에서 2.3%로, 프랑스가 3.2%에서 2.4%로 모두 떨어진 것을 주목하면서 ECB의 부담 일부를 덜어줬다고 말했다. 유로존 물가는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대부분 중단한 후 급격히 올라 2022년 10월에는 10.6%까지 치솟았다. 이에 ECB는 물가를 끌어내리기 위해 금리를 4.5%까지 인상했다. ECB도 미국 연준처럼 물가 2%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로존 물가는 그후 하락세가 이어왔지만 대신 임금이 오르면서 느린 속도로 떨어지면서 ECB는 금리 인하를 미뤄왔다. 3월 물가 지표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ECB가 6월에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 3월 연설에서 지표가 기대했던대로 뒷받침해 준다면 6월 인하도 가능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성장세가 탄탄한 미국 경제와 달리 유로존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성장이 거의 제자리인 것도 6월 금리 인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전했다. 유로존 조기 금리 인하 전망에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2월 유로존 실업률은 6.5%로 역대 최저 수준이며 앞으로 임금이 급격히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상승하고 있는 국제유가도 오름세가 수개월 지속될 경우 유로존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 유로존과 달리 미국은 올해초 금리 인하 기대에 들떴으나 물가가 소폭 반등하면서 금리 인하가 험난해지고 전망을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다. 1월 3.1%를 기록한 미국 CPI는 2월 3.2%로 반등했으며 2월 근원 CPI 3.8%는 시장에서 기대했던 3.7%를 상회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은 미국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연내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재확인하면서도 물가와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높다며 인하 시작 시기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도 최근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는 3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생산성이 높고, 공급망이 회복하고 있는데다 노동시장은 탄탄하다"면서 "경제가 예상한 것처럼 탄탄한 움직임을 보이면 연준이 금리인하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에야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는 각각 연설에서 금리인하에 앞서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4-04 07:46:09[파이낸셜뉴스]글로벌 통화 긴축 기조가 시작된 이후 한국의 장기 국채금리가 미국 국채금리 변동에 더 크게 반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양국의 금융시장이 더 밀접하게 연계되면서 장기금리 상관관계가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올해 피벗(통화정책 전환) 과정에서도 미국 국채금리의 영향으로 한국 금리의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이슈노트 '최근 글로벌 통화긴축기 중 미국 국채금리의 국내 파급영향 확대 배경 및 평가'에 따르면 한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와 미국 장기 국채금리 간 상관계수는 2013~2021년 0.61에서 2022~2024년 0.94로 54% 급등했다. △뉴질랜드 0.91 △캐나다 0.88 독일 0.87 △호주 0.83 △영국 0.74 △일본 0.53 등 한은이 조사한 주요 8개국 가운데 상관계수가 가장 컸다. 이는 2022년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중심으로 글로벌 긴축 통화정책이 시작된 이후 미국과 한국 장기 국채 금리의 동조화가 더 뚜렷해졌다는 뜻이다. 한은은 미국 국채 금리의 국내 파급력이 커진 첫 번째 이유로 양국 금융의 연계성 강화를 꼽았다. 2019년 이후 두 나라의 상대국에 대한 주식·채권 투자나 직접 투자가 경제 규모(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늘고, 국내 채권 시장 내 외국인 투자 비중도 급증하면서 그만큼 미국 국채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2022년 전세계적으로 고물가 등 거시 경제 충격이 동시에 나타나 주요국의 물가 여건과 이에 대응한 통화정책, 정책금리가 한 방향으로 움직인 점도 금리 동조화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2020∼2022년 코로나19 사태 등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두 나라 금리의 동조성을 목격한 국내 채권 투자자들이 2022년 이후 더 동조화에 대한 '경직적 기대' 속에 미국 금리를 추종하는 점도 배경으로 지목됐다. 이 밖에 국채 선물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영향력 확대, 미국 달러화 강세 역시 요인으로 거론됐다. 한은은 미 국채 금리의 파급 영향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한·미 통화정책기조 전환 과정에서 미 국채 금리 영향으로 국고채 장기물 금리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를 집필한 구병수 한은 채권시장팀 과장은 “미국 국채 금리의 파급 영향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의 통화정책 전환(피벗) 과정에서 미국 국채 금리의 영향으로 국내 장기 국고채 금리가 큰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국내 통화정책이 미국과 차별화될 경우에는 미국 국채 금리의 영향력이 다소 축소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4-01 15:40:00[파이낸셜뉴스] NH투자증권은 뉴욕연방준비은행에서 매일 고시하는 'SOFR(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 금리'를 추종하는 'QV 미국달러 SOFR금리 플러스 ETN' 상품을 신규 상장한다고 15일 밝혔다. SOFR는 뉴욕연방준비은행이 미국 국채를 담보로 하는 1일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를 기반으로 산출하는 금리다. 이 상품은 독일 지수사업자 솔랙티브 AG(Solactive AG)가 발표하는 'Solactive SOFR +10 Daily Total Return Index(총수익지수)'를 기초지수로 한다. SOFR금리에 10bps를 가산한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 미국 달러에 투자하면서 SOFR금리 +10bps에 준하는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일반적인 파킹통장이나 예적금과는 달리 복리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 경쟁력이 높다. 올해 6월 이후 현재(8일 기준)까지 SOFR금리는 5%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환노출상품으로 원달러 환율의 변동이 투자성과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기초지수의 변동으로 수익이 발생하더라도 원달러 환율의 변동이 이를 상쇄하거나 잠식할 수 있다. 이 상품의 발행수량은 200만주, 발행규모는 200억원이며, 발행가격은 1만원이다. 총 보수는 연 0.05%로 매일 최종지표가치(IV)에 일할 반영된다. 만기는 2년으로 만기일은 2025년 12월 08일이다. 최종거래일은 2025년 12월 04일이다. 최종거래일의 최종지표가치(IV)로 2025년 12월 10일 만기상환금이 지급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미국 단기금리 시장에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을 위해 상품을 출시했다"며, "앞으로도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신규 ETN 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3-12-15 11:26:28【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 당국이 은행들의 자금난에도 정책금리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동결했다. 미국과 금리 격차, 지나친 유동성 공급 부작용 등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사실상 기준금리도 동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 15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년 만기 MLF 대출금리가 종전 2.50%과 변동이 없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중국은 이미 지난 6월 2.75%에서 2.65%로 0.1%p, 8월 다시 2.50%로 0.15%p 내리는 등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MLF 대출 금리에 손을 댔다. MLF는 인민은행이 시중 은행을 상대로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인민은행은 이를 통해 유동성 총량과 금리를 조절할 수 있다. MLF 금리를 낮추면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은 줄어들 수 있다. 대신 인민은행은 합리적이고 풍부한 유동성을 유지하겠다면서 MLF를 통한 공개시장조작으로 1조4500억위안의 자금을 시중에 풀었다. 이달 중 만기가 도래하는 MLF 대출이 8500억위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순유입되는 자금은 6000억위안이 된다. 아울러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거래를 통해 4950억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MLF는 동결됐으나 은행의 지준율 인하 가능성은 존재한다. 지준율은 은행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 가운데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현금 준비 비율을 말한다. 이를 낮추면 은행은 자금에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시장에 더 많은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 금융기관은 직접적인 자본 이탈이 없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작다. 리칭허 화푸증권 수석애널리스트는 “현재 경제 회복 상황과 은행 간 시장 유동성, 환율 압력 등을 감안하면 4·4분기에 중앙은행이 지준율 인하 조치를 쓸 것이라는 쪽으로 기운다”고 내다봤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11-15 12:39:45[파이낸셜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마치면서 예상대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연준은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면서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후 기자회견에서 다시 올리는 것이 어려운 것은 아니라고 언급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금융계에서는 앞으로 금리 인상 여부를 놓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이먼 "0.25~0.75%p 추가 상승"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텍사스주 프리스코에서 열린 JP모건체이스 행사 도중 야후파이낸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아직도 끈질긴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낮은 실업률을 거론하면서 이로 인해 연준이 금리 0.75%p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이 FOMC 회의에서 금리 5.25~5.5%를 동결하고 지켜보기로 한 것은 잘한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상이 끝났는지는 의심스럽다고 했다. 다이먼 CEO는 향후 금리 인상 폭에 대해서는 0.25%p와 0.5%p, 0.75%p 이상이 모두 될 수 있다며 어디까지나 “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더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이먼 CEO는 지난 수개월동안 미국의 금리가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으며 저금리때 리스크를 많이 안고 있는 세계 금융 시장의 약점을 노출 시키게 될 것이라며 세계가 지난 수십년 중 가장 위험한 시기에 와있다고 경고해왔다. 자산운용사 뱅가드의 그레그 데이비스 최고투자책임자(CIO)도 경제전문방송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나지 않았으며 연내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연준이 물가 목표인 2%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예정된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믿는다”며 금리를 1~2회 더 인상 후 종료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은 올해 12월에 FOMC 회의 한차례를 남겨놓고있다. 금리인상 끝, 내년 6월 인하 그러나 금리인상은 사실상 끝났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12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80.3%로 높여 잡았다. 하루 전 68.9%에서 크게 높아졌다. 반면 0.25%p 추가 금리인상 전망은 28.8%에서 19.6%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내년 6월 11~12일 FOMC 회의에서 연준의 첫번째 금리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현 수준에서 동결될 가능성은 30.2%인데 반해 0.25%p 내릴 가능성은 39.8%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CEO는 미국 경제가 더 후퇴하고 내년에 침체에 빠질 것이라며 오히려 금리가 더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는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년 상반기에 침체로 갈 것임에 따라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건들락은 미국의 실업률이 낮지만 높아지고 있으며 1년 이상 역전됐던 2년물과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고 있는 것은 침체 조짐이며 앞으로 감원 바람이 금융과 기술 기업에서 시작돼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건들락은 연준의 재정 적자가 불어나고 있는 것도 지적하며 현재와 같은 높은 금리와 함께 시장이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제프리도 "정책결정문에 금융여건을 추가함으로써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힌트를 줬다"면서 "정책금리가 이미 정점에 이르렀다는 기존의 의견을 유지하며 2024년 상반기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11-02 09:37:57【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뜨거운 미국 고용시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연내 금리 추가 인상을 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 이르면 이달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시기 결정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9월 고용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보다 33만6000 개 늘었다. 이는 전망치(17만 개)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다. 여름철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 확대가 미국의 8월 비농업 일자리를 늘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유가 등 높은 물가와 고금리로 인한 가계 부담 증가에도 미국 소비자들은 지출을 줄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일자리수 증가는 고용시장의 안정을 주장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원칙과는 정반대다. 실제로 연준 의장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일단 고용시장의 안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연준은 올해 남은 두 차례의 FOMC 정례회의 중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상태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금리예상치(중간값)는 5.6%다. 현재 기준 금리가 5.25~5.50%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올해 말까지 한 차례 더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달 30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FOMC 정례회의에서 바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기준 금리는 5.25~5.50%다. 오는 12일에 발표되는 9월 CPI 상승률이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여부를 결정하는 큰 지표다. 8월의 경우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CPI 상승 속도가 전월에 비해 가팔라졌다. 9월 CPI 상승률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둘러싼 연준의 계산이 한층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국채 금리 급등이 기업과 가계의 금융비용을 높인 것도 연준이 고려해야 할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와 함께 연준은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파업과 연방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 등 다양한 경제 상황을 고려해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고용시장의 수요는 줄지 않았지만 임금 상승이 진정되고 있다는 사실을 연준이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공개된 고용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9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4.2% 늘었지만 지난 2021년 6월 이후 가장 낮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3-10-07 09:46:28【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의 국채 수익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 2007년 9월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내 추가 인상을 시사하면서다. 미국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현재 4.48%로 하루 전 대비 13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종료 직전 5.05%에서 이날 5.14%로 뛰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하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이 뛰었다는 분석이다. 전날 파월 의장은 기준 금리 동결 결정 이후 기자회견에서 물가 상승률을 연준 목표치인 2%까지 되돌리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며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우리는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 통계도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견고하게 유지됨을 시사하면서 채권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9월 10일∼16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한 주 전보다 2만건 줄어든 20만1000건으로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2분기 경상수지 적자는 2121억달러로 전 분기 대비 24억달러(-1.1%)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유가 상승 여파로 연준이 금리를 시장 예상보다 더 많이 올릴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더블라인 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 최고경영자(CEO)는 CNBC 인터뷰에서 "이번 유가 급등이 일어나기 전 생각했던 것보다 금리 인상 확률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며 "국제유가 급등은 정말 문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뱅가드의 조셉 데이비스 대표도 중립금리가 과거보다 상당히 높아졌다며 연준이 기준금리를 최대 3 번까지 더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3-09-22 11:01:43#OBJECT0#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의 8월 CPI(소비자물가지수)가 반등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셈법이 다시 복합해졌다. 유가상승의 영향으로 8월 CPI가 3.7% 상승해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어 연준이 금리인상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연준이 금리인상을 결정할 때 중요하게 보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가 변수로 떠올랐는데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둔화됐지만 전월 대비 6개월 만에 소폭 상승해 시장의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연준 중시하는 근원 CPI 6개월 만에 상승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8월 미국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7%로 7월 상승률인 3.2% 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8월 미국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0.6%였는데 역시 7월 상승률이었던 0.2%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8월 미국 CPI 상승은 국제유가 상승 탓이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휘발유를 중심으로 CPI 상승에 영향을 줬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 7월보다 10.6%나 급등했다. 유가 상승은 CPI의 전년 동월대비와 전월 대비를 끌어올렸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배럴당 100달러(WTI 기준)를 웃돌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하락세를 이어갔는데 국제 유가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9월 들어서도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당분간 유가가 미국 CPI 상승을 압박하는 주된 요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준이 중시하는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4.3%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며 둔화세를 지속했다. 다만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이는 6개월 만에 첫 상승세다. 연준이 얼마나 근원 CPI를 중시하는지 지난달 25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잘 드러난다. 파월 의장은 당시 "6∼7월 근원물가 상승률이 둔화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근원 CPI를 중시하는 발언을 했다. "인플레이션 완전하게 끝나지 않아" 연준이 오는 19~20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연준이 중시하는 근원 CPI가 상승하기는 했지만 연준이 당장 이번달에 금리를 인상할 만큼의 위협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소비지출 위축과 고용시장 냉각 등 인플레이션 둔화를 촉진할 여러 요인이 있기 때문에 연준은 일단 지켜볼 가능성이 우세하다. 다만 일부 미국 언론은 연준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지난주 "이달 회의에서 또 한 번의 (금리 인상) 건너뛰기(skip)가 적절할 것"이라며 "하지만 건너뛰기는 멈춘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연준이 확실하게 인플레이션이 잡혔다고 판단하기 전까지 금리인상 의지를 접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주 CNBC에 "6월과 7월과 같은 인플레이션 수치를 더 보기 전까지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리가 할 일을 다했다고 말하는 것에 매우 조심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주노는 "인플레이션 둔화가 엔드존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그것은 때때로 가장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ING의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 제임스 나이틀리도 "8월 CPI 상승률만을 놓고 보면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완화 추세에 약간의 흔들림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우려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3-09-14 11:18:14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당시 호황을 누리던 다국적 명품기업들이 올해 매출부진으로 고민하고 있다. 팬데믹에 따른 초저금리 덕분에 명품을 싹쓸이하던 미국인들이 최근 고금리와 침체 우려로 지갑을 닫은 데다 중국인들의 '보복소비' 또한 맥빠진 경기 때문에 시원치 않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팬데믹 시대의 광적인 명품 소비가 정상으로 돌아갔다고 분석했다. ■팬데믹에 급성장했던 美, 다시 침체파이낸셜타임스(FT)는 7월 31일(이하 현지시간) 세계 명품기업들의 미국 내 상반기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루이비통과 크리스찬디올, 펜디, 지방시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 명품기업 루이비통모에에네시(LVMH)는 7월 25일 2·4분기 실적발표에서 해당 분기 미국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 감소했다고 밝혔다. 미국 내 상반기 매출은 3% 증가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율(24%)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랐다. 까르띠에, 반클리프아펠, IWC, 몽블랑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스위스 리치몬트그룹은 2·4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늘었지만 미국 내 매출은 2% 줄었다. 구찌와 발렌시아가 등 유명 브랜드를 소유한 프랑스 케링도 올해 2·4분기 북미 지역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3% 감소했다. 버버리와 프라다의 북미 지역 매출 역시 각각 8%와 6% 줄었다. 명품시계 시장 하락세는 더 크다. 7월 30일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롤렉스와 파테크필리프, 오데마피게 같은 명품시계 브랜드의 60가지 제품 가격을 추적하는 워치차트 오버럴 마켓 인덱스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지난해 3월 이후 32%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롤렉스만 27% 급락했다. 롤렉스의 최상위 비싼 30개 제품을 추적하는 롤렉스시장지수는 1년 동안 12.%, 파테크 필리프는 18% 떨어졌다. 오데마피게는 20%로 하락폭이 가장 컸다. ■실적둔화에 주가도 하락세투자자들은 지난해 가장 빠르게 성장하던 미국 시장의 몰락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LVMH 주가는 2·4분기 실적 발표 이후 4% 가까이 빠졌다. 리치몬트그룹 주가 역시 7월 마지막 주에 9% 가까이 빠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월 28일 보도에서 미국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 자료를 인용, 세계 명품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 22%에 불과했지만 2022년에는 33%였다고 전했다. 미국 시장은 전통적 명품 '큰손'이었던 중국인들이 팬데믹 봉쇄로 인해 쇼핑이 힘들어지자 중국을 대체하는 새로운 시장으로 급성장했다. 동시에 미국인들은 팬데믹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초저금리와 대규모 정부 지원금 덕분에 명품을 구입할 여유가 있었다. 독일의 다국적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마이테레사의 마이클 클리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미국 명품시장에 대해 "사람들은 팬데믹에서 벗어나 완전히 제정신이 아니었다"며 "완전히 미쳤던 당시와 비교해서 지금은 시장이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미국인들의 소비가 올해 급격한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아직 버티고 있지만 임금상승이 느려지고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 형태가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그 결과 미국 소비자들이 사치품에 쓰는 돈이 줄었다고 진단했다. ■中 명품 소비 회복에 기대명품 업계는 올해 팬데믹 봉쇄에서 벗어난 중국인들이 보복소비에 나서면서 매출을 끌어올린다고 내다봤다. 아직 중국인들의 소비는 최근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와 함께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베인앤드컴퍼니와 이탈리아 명품 제조협회 알타감마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명품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0% 성장한 3450억유로(약 484조원)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이들은 관련 보고서에서 올해 명품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9~12% 성장하겠지만 중국의 경기둔화가 불가피한 경우 5~8% 성장을 예상했다. 일단 중국인들이 중국 대신 해외로 나가서 명품을 사들이고 있다. 7월 29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LVMH의 올해 상반기 실적을 인용, LVMH의 일본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31% 증가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시장의 매출 증가율(23%)을 압도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중국 매체들은 중국인들이 엔 가치 약세를 이용해 일본에서 명품 쇼핑을 한다고 분석했다. LVMH는 올해 상반기 중국 매출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이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LVMH는 "중국은 아시아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이라며 "중국 관광객들의 해외 소비가 회복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윤재준 기자
2023-07-31 18:11:07【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 재개를 위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미국 노동시장 과열이 유지되고 있다는 통계가 연준의 금리 인상 재개 움직임에 대한 명문을 주고 있다. 노동시장 과열에 따른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우려하는 연준이 당장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인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6월 고용 상황 보고서를 보면 임금 상승세가 높아 연준의 추가 긴축 의지에 대한 명분으로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미국의 일자리 증가 폭은 20만 9000개로 올해 5월의 30만 6000 개보다 크게 줄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망치 24만 개도 밑돌았는데 지난 2020년 12월 이후 가장 작은 폭의 증가세다 일자리 증가세가 꺾였지만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임금 상승 속도가 다시 빨라졌다는 노동부의 보고서 내용은 연준 매파(통화 긴축 선호)를 자극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미 연준의 매파들은 안팎에서 기준 금리 인상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의 통화정책 전문가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는 전날 미국자본형성위원회(ACCF) 주최 온라인 세미나에서 "(기준금리가) 좀 더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테일러 교수는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을 기반으로 적정 금리 수준을 도출하는 '테일러 준칙'을 창시한 것으로 유명인사다. 테일러 교수는 "우리는 왜 평상시 균형 예산과 같은 재정정책을 가질 수 없는가"라며 통화정책뿐 아니라 재정정책도 원칙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뉴욕에서 열린 중앙은행연구협회(CBRA) 연례 회의에 참석해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FOMC 목표 달성을 위해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지속적이고 시기적절하게 목표치로 다시 내려갈 것인지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금리를 올리는 게 완전히 적절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6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에 찬성했었다. 연준의 기준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 된 가운데 연준이 언제 몇번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과연 지난달 밝힌 것 처럼 연내 2회 추가 인상을 관철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복 과정에서 극심한 노동력 부족을 경험한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해고를 꺼리고 최대한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런 점을 고려하면 노동 시장은 숫자로 보는 것보다 훨씬 나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3-07-08 02: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