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홍콩의 한 병원이 실수로 50대 여성의 멀쩡한 자궁과 나팔관, 난소 등 생식기관 제거 수술을 하는 의료사고를 냈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해당 사고는 홍콩 위안랑구의 한 공립병원에서 발생했다. 피해 여성은 59세로 지난 1월 5일 폐경 후 질 출혈 치료를 받기 위해 이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여성의 자궁과 주변 조직에서 샘플을 채취해 검체를 병리과로 전달했다. 이후 해당 여성은 같은 달 18일 자궁내막암 진단을 받았다. 약 일주일 후 이 병원의 자매병원에서 자궁, 나팔관, 난소, 골반 림프절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별다른 문제 없이 끝났고 환자는 4일 후 퇴원했다. 문제는 이후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리과 한 의사가 제거된 조직을 검사했을 때 암 징후를 발견하지 못하자, 추가 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이 여성이 검체를 채취한 지 30분 뒤에 71세 여성 환자가 조직검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두 검체 모두 같은 날 병리과에 전달됐다.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이 여성 샘플과 암 진단을 받은 71세 환자 샘플이 뒤섞인 탓에 피해 여성에게 잘못된 암 진단이 내려진 사실이 확인됐다. 피해 여성도 최근에야 오진으로 멀쩡한 생식기관이 적출된 사실을 알게 됐다고 SCMP는 전했다. 병원 측은 의료사고를 인정했다. 두 병원이 소속된 재단의 최고책임자는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이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상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을 알고 있다. 환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해당 의료사고가 어떤 과정에서 발생했는지 조사해 재단 측에 8주 내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3-17 10:48:15[파이낸셜뉴스] 불룩해진 아랫배를 빼기 위해 다이어트를 해도 빠지지 않는다면 살이 찐 것이 아니라 '자궁근종'일 수 있다. 기혼여성 아니더라도 자궁근종 생길 수 있어 자궁은 임신과 출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며 조직의 대부분이 근육층으로 이뤄져 있다. 이러한 근육에 비정상적인 혹이 생기는 질환을 자궁근종이라고 한다. 이 질환은 가임기 여성의 25~35%에서 발견되고 35세 이상에서는 발생 빈도가 40~50%에 이를 만큼 흔하다. 지난 2017년부터 5년간 통계를 살펴봐도 60%나 증가할 만큼 환자 수도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에 의심 증상이 있다면 빨리 검진을 해보는 것이 좋다. 권소정 노원을지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근종 원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초경 시기가 10세 이전이라면 근종 발생률도 높아지고, 에스트로겐이 함유된 호르몬제 또는 건강기능식품 복용은 자궁근종의 발생 위험뿐만 아니라 기존 근종의 크기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과체중, 비만은 자궁근종을 3배 가량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당뇨병이 있다면 체질량 지수와 관계없이 발생률이 늘어나는 만큼 평소 건강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흔히 자궁근종은 기혼여성에게서 잘 생기는 것으로 오해하지만 기혼 여부와는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 오히려 기혼여성보다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받을 기회가 적은 미혼여성이 안일하게 생각하다 적절한 치료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자궁근종은 무증상이 많아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다만 △생리 기간이 아닌데 출혈이 있는 경우 △생리 2~3일째 양이 많거나 생리통이 심해지는 경우 △주위 장기를 눌러서 생기는 통증 △복부 팽만감 △아랫배만 볼록하게 나온 경우 △누웠을 때 혹이 만져지는 경우 △골반통 등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검진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위치에 따라 치료법 달라..로봇수술 정교해 자궁근종이 발견됐다고 해서 곧바로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초음파 검사를 하며 추적관찰을 한다. 그러나 자궁근종이 빨리 자라거나 출혈 통증 등 증상이 너무 심할 경우, 향후 임신에 방해되는 경우, 악성종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면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근종의 위치에 따라서도 치료법은 달라진다. 자궁근종의 종류는 크게 세 가지다. 자궁내막에 가까운 ‘점막하 근종’, 근육층 내에 있는 ‘근층 내 근종’, 자궁의 바깥쪽에 가까우면 ‘장막 하 근종’으로 구분한다. 이중 점막하 근종은 전체 자궁근종에 5%가량을 차지한다. 자궁내막 바로 아래 근육층에서 발생해 안쪽으로 돋아나는 특징을 가져 임신에 방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자궁내시경 절제술로 근종을 제거해야 한다. 수술은 당일 입원해 30분 내외로 이뤄져 환자들의 부담도 적은 편이다. 근층 내 근종이나 장막 하 근종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개복과 복강경의 장점만을 결합한 로봇수술을 주로 시행한다. 로봇수술 기구는 막대형의 기존 복강경 도구를 손목 관절형으로 업그레이드한 형태다. 직선 곡선에 그쳤던 기존과 달리 540도 회전이 가능해 복강 내 어느 부분이라도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특히 부인과 질환 로봇수술은 절개 범위가 작고, 섬세한 조작이 가능해 자궁의 기능과 가임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 더불어 출혈과 통증을 줄일 수 있어 선호하는 추세다. 권 교수는 “치료 방법은 근종의 위치, 환자의 나이, 폐경 여부, 증상 유무, 근종의 변화 양상, 출산 계획, 자궁 보존 희망 여부 등에 따라 결정된다"며 "수십년 전만 해도 자궁근종이 크거나 개수가 많은 경우 자궁적출까지 고려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최근에는 로봇수술로 자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자궁근종을 정확히 제거하고 자궁벽을 재건할 수 있는 만큼 산부인과에 오는 것을 주저하지 말고 적정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2-28 17:25:56[파이낸셜뉴스] 자궁내막 오가노이드가 자궁내막 질환인 ‘아셔만증후군’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차의과학대 생화학교실 강윤정 교수팀은 사람과 생쥐로부터 유래한 자궁내막 오가노이드를 아셔만증후군이 있는 생쥐의 자궁내막에 이식한 결과 오가노이드 미토콘드리아가 자궁내막 재생과 생식력 회복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아셔만증후군은 임신 중절 수술, 골반염, 자궁내 피임 장치 등으로 인해 자궁내막이 섬유화돼 불임, 습관성 유산, 무월경 등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연구팀은 사람과 생쥐의 자궁내막에서 분리한 세포를 이용해 조직 유사성이 높고 줄기세포 특징을 가지는 자궁내막 오가노이드를 제작했다. 아셔만증후군이 있는 생쥐 모델이 사람 신체 조직과 유사한 조직 병리학적 특성을 보인다는 것을 검증한 후 사람 또는 생쥐 유래 자궁내막 오가노이드를 만들어 이식했다. 아셔만증후군이 있는 생쥐의 자궁내막에 자궁내막 오가노이드를 이식한 결과 섬유화 관련 단백질은 비이식군과 비교해 49~52% 줄어들었다. 혈관 신생 형성(VEGF) 및 세포 증식률(Ki67)은 각각 1.64배, 1.68배가 늘었다. 배아 착상 관련 자궁내막 수용성 유전자 발현 증가도 확인했다. 특히 배아 착상률은 4.47배가 증가했다. 이는 아셔만증후군이 없는 정상 생쥐의 자궁내막에서 보이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자궁내막 오가노이드의 치료 효과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해 미토콘드리아 기능에 초점을 맞춰 연구한 결과 자궁내막 오가노이드 유래 미토콘드리아에 의해 섬유화 완화 및 자궁내막 재생이 유도됨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오가노이드 유래 미토콘드리아의 이동을 통한 치료 효능을 검증하기 위해 자궁내막 섬유화 환경을 구현해 시각적으로 확인했다. 강 교수는 “자궁내막 오가노이드 이식으로 발생하는 미토콘드리아의 움직임과 생합성, 재생 유도 메커니즘을 분자 생화학적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는 아셔만증후군에 대한 자궁내막 재생 뿐만 아니라 여러 장기에서 유발되는 섬유화 및 노화성 기능 저하 질환 등 오가노이드 기반의 차세대 세포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활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2-14 09:12:20[파이낸셜뉴스] 여성 생식기에 생기는 양성종양 중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것이 바로 자궁근종이다. 자궁근종은 암은 아니지만, 대부분 가임기 여성에서 나타나 임신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마냥 방치해서도 안 된다.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정영신 교수는 11일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대부분 경과만 관찰하면 되지만, 환자 나이, 폐경 여부에 따라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며 "월경과다, 생리통, 골반통 등 증상 나타난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궁근종 환자, 절반 이상 가임기인 30~40대 자궁근종은 자궁에 생기는 혹(양성종양)으로, 여성에게 발생하는 가장 흔한 종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2년에만 자궁근종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60만7526명에 이른다. 환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로 2018년 39만2334명에서 2022년 60만7526명으로 5년 전과 비교해 66% 이상 환자가 늘었다. 환자 수는 가임 연령대인 30~40의 경우, 2022년 32만3506명으로 전체 자궁근종 환자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50대도 증가세를 보였다. 자궁근종의 발생 원인은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고 따라서 특별한 예방법도 없다. 대부분 가임 연령에 발생해 임신 중 커지고 폐경 이후 작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종은 자궁의 평활근에서 발생하며,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작은 크기부터 육안으로도 보이는 커다란 거대 종양까지 매우 다양하다. 증상에 따라 치료여부 결정해야 자궁근종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약 20~50% 정도에서만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없다 보니, 산부인과 검진 중 초음파 검사 시에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자궁근종을 진단받았다고 해서 바로 수술을 하지 않는다. 환자의 나이, 폐경 여부 등에 따라 치료법은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로 나뉜다. 대부분 증상이 없는 근종은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 관찰로 관리하게 된다. 근종이 커지고 다른 증상이 발생하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첫 번째는 약물치료인데, 호르몬주사 치료 등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호르몬 치료의 경우 효과가 일시적이고 호르몬 부작용의 단점이 있을 수 있다. 근종이 커지면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 월경과다로 인한 빈혈, 생리통, 골반통, 하복통 등의 통증과 이상 출혈 등이 있다. 간혹 하복부에 압박을 느낄 수 있으며, 자궁이 방광을 눌러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요실금 등 배뇨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경우는 근종이 갑자기 커지거나 통증 등의 증상이 발생할 때다. 자궁근종의 육종성 변화나 2차 변성이 의심될 수 있어서다. 수술은 크게 자궁근종절제술과 자궁적출술로 구분한다. 자궁근종절제술은 생식능력을 유지해야 하는 환자 및 자궁 보존을 원하는 환자에게 주로 시술한다. 수술 후 임신이 가능하지만, 자궁벽이 약해져 출산 시 제왕절개수술을 시행해야 할 수 있다. 또한 근종이 다시 생길 수도 있다. 자궁적출술은 임신을 원하지 않는 경우나 근종이 다발성일 때 시행된다. 연령과 난소의 상태 등에 따라 다르나 특이한 사항이 없는 한 난소는 남겨둔다. 자궁의 크기가 임신 12주 크기 이상으로 커져 있을 때, 월경과다를 동반한 커다란 점막 하 근종이 있을 때, 방광 및 직장의 압박 증상이 있을 때 자궁절제술을 고려한다. 골반염, 자궁내막증과 같은 골반질환이 같이 있거나 근종이 급속히 커질 때, 인대 내 근종이거나 육경성 근종일 때, 암에 대한 공포가 있을 때 자궁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가임기 여성, 1년에 한 번 정기검진 자궁근종절제술과 자궁적출술은 환자의 상태, 근종의 위치나 크기 등에 따라 대부분 복강경 및 로봇수술, 개복수술로 시행된다. 개복수술 및 로봇팔로 수술 부위를 봉합하는 로봇수술은 단단하고 튼튼하게 자궁 봉합이 이뤄지기에 향후 임신해야 하는 가임기 여성에게 추천된다. 자궁근종은 매우 흔한 질환이기에 증상이 없으면 추적 관찰만으로도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증상이 있거나 근종이 생긴 부위, 크기가 좋지 않으면 불임을 유발하고 2차 변성을 일으킬 수 있어 반드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정 교수는 "자궁근종은 여성 삶의 질은 물론 임신과 출산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미리 예방하고 초기에 치료하기 위해 가임기 여성이라면 1년에 한 번은 반드시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02-08 15:05:05[파이낸셜뉴스] 자궁경부암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던 인도 출신 여배우가 하루 만에 자기 죽음을 번복하는 일이 벌어졌다. 5일(현지 시각) 영국 BBC에 따르면 지난 2일 인도 출신 여배우 푸남 판디(32)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그녀가 자궁경부암 투병 끝에 숨졌다는 글이 게시됐다. 하지만 판디는 하루 뒤인 지난 3일 자신의 죽음은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의 동영상을 올렸다. 전날 게시글은 '자궁경부암에 대한 인도 사회의 인식을 높이기 위한 캠페인의 일부였다'고 밝혔다. 판디는 "인도 사회에 갑자기 모두가 자궁경부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나의 사망 소식이 자궁경부암에 대한 주의를 높일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판디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캠페인'에 대해 누리꾼들 사이에선 격렬한 논쟁이 빚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판디의 게시물이 자궁경부암에 관심을 갖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암으로 투병 중인 환자나 암으로 생명을 잃은 가족들을 배려하지 않은, 무감각한 행동이다"라며 비난했다. 실제로 한 네티즌은 판디의 캠페인 때문에 암으로 아버지를 떠나보낸 기억이 되살아나 괴로웠다고 토로했다.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캠페인을 맡은 SNS 기관 슈방은 "이 캠페인으로 상처를 받았을 모든 사람들에게 사과드린다"며 "자궁경부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자궁경부암은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하지만 100% 예방을 보증하지 못한다. 따라서 여성들은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을 것을 권장받는다. 인도에선 매해 7만7000여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판디는 2011년 인도가 크리켓 월드컵에서 우승을 하면 알몸을 드러내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는 등 여러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게시물과 홍보 캠페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2-06 06:42:43[파이낸셜뉴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 연구팀은 자궁내막암 환자에서 비교적 저렴한 면역조직화학 검사를 일차적으로 실시해 암 유전 위험을 높이는 ‘린치증후군’을 정밀 검사할 대상자를 선별하는 공중보건 시스템을 제안했다고 17일 밝혔다. 자궁내막암은 자궁의 내벽을 구성하는 내막에 자라는 악성 종양으로 난소암, 자궁경부암을 포함한 3대 부인암 중 가장 발병률이 높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여성에서 유방암, 갑상선암, 대장암, 폐암 등을 이어 여덟 번째로 빈발하는 암이다. 자궁내막암은 과도한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노출로 인해 자궁내막이 증식하며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타고난 유전자적 요인으로 인해 생기기도 한다. 이때 유전성 자궁내막암 환자들에게서 흔히 관찰되는 유전자 이상을 ‘린치증후군’이라고 한다. 린치증후군을 진단받은 환자는 자궁내막암과 대장암을 중심으로 난소암 등 다양한 유전성 암 발병률이 크게 증가하고 가족, 친척에서도 린치증후군이 발견될 위험이 높다. 그러나 모든 자궁내막암 환자가 린치증후군을 확인하기 위해 정밀 유전자 검사를 받기는 비용이나 자원의 한계가 있어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면역조직화학(IHC) 검사가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들고 간편하다는 점에 주목, 저비용의 IHC 검사로 린치증후군 고위험 환자를 1차 선별한 이후 정밀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는 체계를 제시하고 효용성을 규명했다. 연구에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자궁내막암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 데이터가 사용됐다. 연구 결과, 전체 자궁내막암 환자 중 약 2~5%의 환자에서 린치증후군이 발견되며 고비용의 정밀 유전자 검사를 전체적으로 실시할 시 경제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용이 십분의 일 수준인 IHC 검사를 통해 환자를 선별한 후 정밀 유전자 검사를 실시할 시 린치증후군을 진단받는 비율이 약 21%까지 상승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가이드라인 수립은 물론 향후 유전성 암 검사가 건강보험 등 제도권에 편입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김기동 교수는 “자궁내막암 환자에서 린치증후군의 비율은 소수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정밀 검사를 하기에는 다소 비효율적이라 검사 대상을 선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1-17 09:42:12[파이낸셜뉴스 의정부=노진균 기자] "갑자기 생리 양이 많아졌거나 생리통이 심해졌다면 한 번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여성에게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인 자궁근종을 의심해 봐야 한다" 김진휘 의정부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이같이 말하며, 3개월 이상 의심 증상이 보일 경우 반드시 산부인과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의정부성모병원에 따르면 자궁근종은 자궁을 이루고 있는 평활근에 생기는 양성 종양으로, 발생 위치에 따라 근육층 안에 생기는 근층 내 근종, 자궁 외부의 장막에 생기는 장막 하 근종, 자궁 내부 점막에 발생하는 점막 하 근종으로 구분된다. 매우 흔한 부인과 질환으로, 가임기 여성의 약 25~35%에서 발견되며, 35세 이상에서는 발생 빈도가 40~50%에 이르기도 했다. 환자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37만 6962명에서 2021년 60만 7035명으로 5년 동안 61% 증가했다. 자궁근종의 원인은 아직 밝혀진 것은 없으나,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초경이 빠를수록 자궁근종 발생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으며, 에스트로겐이 함유된 호르몬제 또는 건강기능식품의 복용은 자궁 근종의 발생 위험뿐만 아니라 기존 근종의 크기도 키울 수 있다. 가족력도 관련성이 있으며, 과체중·비만은 발생 빈도를 약 3배 증가시키고 당뇨가 있다면 체질량지수와 관계없이 발생률이 늘어난다는 보고도 있다. 자궁 근종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자궁근종의 위치 및 크기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월경 과다'가 가장 흔한 증상이며, 골반 통증, 월경통, 성교통, 골반 압박감, 빈뇨 또는 변비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자궁근종이 의심되는 환자가 병원에 방문하면 일반적으로는 자궁초음파 검사를 시행하고, 필요에 따라 복부 CT나 골반 MRI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치료 방법은 환자의 나이, 폐경 여부, 증상 유무, 근종의 변화 양상, 출산 계획, 자궁 보존 희망 여부 등에 따라 결정된다. 근종 크기가 작으면서, 크기 변화가 없고 증상도 없다면 대부분 정기적인 검사를 하면서 추적관찰을 한다. 하지만 근종이 빠르게 커지거나, 월경과다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치료를 해야 하는데, 약물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비수술적(약물적) 치료에 많이 쓰이는 생식샘자극호르몬분비 호르몬 효능제(GnRH agonist)는 출혈 등으로 빈혈이 심하거나 근종의 크기가 커서 당장 수술이 힘든 환자에게 유용하게 사용해 볼 수 있다. 다만 효과가 일시적이고, 장기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워, 결근종의 위치 및 크기에 따라 자궁경이나 복강경을 이용한 자궁근종 절제술을 고려하게 되는데, 최근에는 임신 연령이 늦어짐에 따라 임신을 고려하고 있다면 로봇을 이용한 근종 절제술을 권고하기도 한다. 로봇을 이용한 복강경 수술은 절개 범위가 작고, 섬세한 조작이 가능하여 자궁의 기능과 가임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으며, 더불어 출혈과 통증을 줄일 수 있어 선호하는 추세다. 그러나 만약 자궁 근종의 크기가 매우 크거나, 자궁 전체적으로 여러 개 있는 경우, 또는 증상이 심각하거나 나이·상태 때문에 근종절제술이 불가능한 경우 자궁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4-01-08 10:27:33[파이낸셜뉴스] #학원강사로 일하던 정모씨(52세)는 자궁 내막에서 악성 신생물이 발견돼 지난 2019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A한방병원에 입원했다. 정모씨는 입원 기간 별도의 진료를 받지 못한 채 과도한 비급여 주사(징크주, 리포토신, 메리트씨, 칵테일 비타민제, 황산메가네슘, 셀레늄주, 타치온 등)와 한방약제 등을 투여받았고, 이 결과 3년 간 약 3억4000만원 가량의 비급여 비용이 발생했다. #50대 직장인인 남편 B씨와 주부인 아내 C씨 부부는 회사복지 차원의 의료비를 지원받은 후 슬관절·견관절·팔꿈치 통증 등을 이유로 주소지 인근 병원에서 통원 비급여물리치료(체외충격파·도수·증식치료 등)를 여러 번 받았다. 월 7~10회, 저녁 6~7시경 내원해 회당 20만원, 월 200만원 이상의 비급여 진료비가 발생했다. 3대 비급여 치료를 순차적으로 받은 A씨의 비급여 진료비용은 4433만8530원, 체외충격파 중심의 치료를 받은 B씨의 비급여 진료비용은 843만3000원이었다. 실손보험 지급보험금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물리치료, 비급여 주사 등 비급여 지급보험금으로 나타난 가운데 보험사기 의심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앞서 보험업계는 상생금융 차원에서 지난해 약 14.2% 오른 실손보험료를 1%대 인상하는 것에 그쳤지만, 과잉진료 사례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향후 실손보험료 인상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보험업계는 한방병원의 과잉주사제 처방 사례, 회사복지 차원 의료비 지원에 대한 과잉도수 사례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먼저 암 요양을 명목으로 과도한 비급여 주사제 및 진료를 시행한 사례에 대해서는 "의학적 지식이 부족하고, 중병으로 인해 궁지에 몰린 환자를 이용해 과잉진료를 고액으로 지속 시행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병원의 경우 보험사가 진료의 적정성 및 실제 진료 여부를 확인하고자 해도,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내용의 진료소견서를 발행하고 추가조사를 거부하도록 해 적절한 보험금 심사를 방해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해당 병원은 사무장병원, 임의비급여 둔갑청구,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업계는 회사복지 차원에서 지원된 의료비로 과도한 비급여 진료를 시행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에 대해서도 "개인으로서는 치료의 성과계획 등을 판단하지 않고 진료를 지속하는 것으로 의심되며, 의료기관도 이에 호응해 치료의 성과 등에 대한 판단 없이 진료를 지속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통상 실손의료보험의 경우 진단의 적정성, 치료의 필요성 및 효과 개선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나, 이러한 판단이 미흡한 상태에서 진료만 지속 시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미다. 업계는 "보험사기에 가까운 과잉청구로 이득금지의 원칙이 훼손될 경우, 그 피해는 선량한 보험계약자가 분담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올해 3·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각각 154.9%, 114.5%로 전년 대비 각각 23.2%, 25.7% 급증했다. 비급여 지급보험금 증가 영향으로, 지난해 전체 손보사 지급보험금(10조9000억원)에서 10대 비급여(3조8000억원)가 35%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새나가는 비급여 지급보험금을 줄여 실손보험료 인상 폭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3·4세대 실손의 경우 통원 한 번에도 고가 도수치료 항목의 과잉 처방 등 과잉치료 유인이 존재한다"며 "물리치료와 비급여 주사제의 평균가격 등을 고려 각 항목마다 통원 1회당 한도를 설정하는 등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3·4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연간보장금액(250만~350만원)과 연간 통원횟수(50회) 한도는 존재하지만, 통원 1회당 보장한도는 제한이 없는 상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보험사 입장에서 보험금 부담이 커질 경우, 장기적으로 보험료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이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보험금이 과도하게 올라갈 경우 보험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규제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와 당국도 비급여 지급보험금 증가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실무협의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1월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보험연구원, 보험협회 등과 함께 '지속가능한 실손보험을 위한 정책협의체'을 발족했다. 금융당국은 해당 회의를 통해 보험업계, 유관기관과 실무협의체를 구성, 보험금 누수방지를 위한 보험사기 사전예방 강화 방안 등 제도개선 과제를 발굴·논의할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업계의 비급여 관리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보건당국에서 나서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 또한 "도수치료 등 비급여 근골격계 질환 치료행위에 대한 의학적·합리적 기준을 보건당국에서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3-12-15 17:23:48[파이낸셜뉴스] 캐나다 방송의 한 리포터가 외모를 비하하는 시청자의 이메일에 생방송에서 "암으로 자궁을 절제했다"라며 분노를 쏟아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등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방송사인 글로벌 뉴스 캘거리의 교통방송 리포터 레슬리 호턴(59)이 지난달 29일 오전 생방송 중 이 같이 말했다. 당시 시청자는 광고 시간을 노려 호턴에게 "임신을 축하한다"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날 호턴은 아랫배가 불룩한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메일을 확인하고 방송에 복귀한 호턴은 생방송 중 "방금 받은 '임신을 축하한다'라는 이메일에 답장을 보내려고 한다"라며 "아니, 나는 임신한 게 아니라 사실은 작년에 암으로 자궁을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내 또래 여성들의 모습이다. 만약 당신이 이것 때문에 불쾌감을 느꼈다면 불행한 일"이라며 "당신이 보내는 이메일에 대해 생각해 보라"라고 분노했다. 호턴의 이 같은 발언은 시청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해당 영상은 엑스(구 트위터)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했다. 호턴은 WP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발언에 대해 "계획하지 않았다. 내 영혼이 쏟아낸 말"이라며 "이것이 내 모습이고 내 모습에 대해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 "2021년 자궁내막암 진단을 받고 지난해 2월 자궁 제거 수술을 받은 사실을 이메일 발신자가 알고 있었던 것 같다"라며 "나를 수치스럽게 만들고 내 몸을 나쁘게 느끼게 하는 것이 이메일의 의도였다. 이것이 내가 이 사건을 그냥 무시할 수 없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12-11 06:25:32[파이낸셜뉴스] 국내에서 자궁이식 성공 사례가 최초로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다학제 자궁이식팀이 난소 기능이 정상이지만 선천적으로 자궁이 없는 마이어-로키탄스키-퀴스터-하우저(MRKH) 증후군을 가진 35세 여성에게 지난 1월 뇌사자의 자궁을 이식해 10개월째 별다른 거부반응 없이 안정적으로 이식 상태를 유지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현재 환자는 월경 주기가 규칙적인 만큼 이식된 자궁이 정상 기능 중이고, 최종 목표인 임신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RKH 증후군은 선천적으로 자궁과 질이 없거나 발달하지 않는 질환을 말한다. 여성 5000명당 1명꼴로 발병하는 것으로 학계는 추산한다. 대개 청소년기 생리가 시작하지 않아 찾은 병원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난소 기능은 정상적이어서 호르몬 등의 영향이 없고, 배란도 가능하다. 이론적으로 자궁을 이식받으면 임신과 출산도 가능하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자궁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 역시 MRKH 증후군 환자로 결혼 이후 임신을 결심하고 지난 2021년 삼성서울병원 문을 두드렸다. 당시는 삼성서울병원이 2019년부터 준비한 다학제 자궁이식팀이 이듬해 정식으로 팀을 꾸리고, 관련 임상연구를 시작한 지 1년 정도 될 때였다. 환자의 적극적인 의지에 자궁이식팀 역시 속도를 냈다. 국내 첫 사례인 만큼 자궁이식팀은 법적 자문과 보건복지부 검토를 진행하고,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심사까지 모두 마쳐 절차적 정당성을 갖춘 뒤 신중히 접근했다. 각자 전문 분야별로 해외에서 발표된 논문과 사례를 조사하며 이론적 배경은 물론 실제 이식 수술, 이식장기의 생존전략, 임신과 출산까지 모든 과정을 준비하고 계획을 세웠다. 국내 의료보험체계에서 새로운 수술의 시도는 ‘임상연구’라는 형태를 취할 수 밖에 없는데 막대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때 자궁이식을 통해 새 생명을 품으려는 환자의 모성과 의료의 영역을 확장하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료진의 열정에 공감한 뜻있는 후원자들이 기부로 힘을 더해줬다. 이미 여러 차례 의료 연구에 기부를 했던 개인과 재단 기부자를 비롯해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 제작진 등 여러 후원자들이 연구비 기부에 참여했다고 병원은 전했다. 슬의생 제작진의 기부는 극중 채송화 교수의 롤모델이자 제작 자문을 맡았었던 자궁이식팀의 오수영 산부인과 교수와의 인연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어렵게 시작한 자궁이식 연구는 첫 시도에서 벽에 부딪혔다. 2022년 7월 처음 이식 때 생체 기증자의 자궁을 환자에게 이식했지만, 이식 자궁에서 동맥과 정맥의 혈류가 원활하지 않아 2주만에 제거를 해야 했다. 절망의 위기에도 환자의 굳은 결심을 보고 자궁이식팀은 다시 힘을 내 뇌사기증자 자궁이식을 기다렸다. 다행히 첫 이식 실패 6개월 여 만인 지난 1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하는, 고대하던 뇌사 기증자가 나타나 두 번째 이식수술을 시도해 볼 수 있게 됐다. 자궁이식팀은 지난 실패를 교훈 삼아 모든 과정을 다시 꼼꼼히 살피는 한편, 공여자의 장기적출 과정부터 이식에 최선이 되도록 했다. 기증자 자궁과 연결된 작고 긴 혈관 하나까지 다치지 않도록 정교한 수술을 하는 것이 자궁이식 초기 성공의 중요한 포인트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병원에 따르면 환자는 이식 후 29일만에 ‘생애 최초’로 월경을 경험했다고 한다. 자궁이 환자 몸에 안착했다는 신호다. 첫 월경 이후 환자는 규칙적인 생리주기를 유지 중이다. 이식 후 2, 4, 6주, 4개월, 6개월째 조직검사에서 거부반응 징후도 나타나지 않아 이식한 자궁이 환자 몸에 완전히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남은 과제로 환자와 자궁이식팀은 모두 아기가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자궁이식팀의 이동윤, 김성은 산부인과 교수는 이식 수술에 앞서 미리 환자의 난소로부터 채취한 난자와 남편의 정자로 수정한 배아를 이식한 자궁에서 착상을 유도하고 있다. 또 임신 이후 무사히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도록 제반 사항을 점검하고 있다. 박재범 이식외과 교수는 “자궁이식은 국내 첫 사례이다 보니 모든 과정을 환자와 함께 ‘새로운 길’을 만들어간다는 심정으로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다”며 “첫 실패의 과정은 참담했지만, 환자와 함께 좌절하지 않고 극복해 무사히 자궁이 안착돼 환자가 그토록 바라는 아기를 맞이할 첫 걸음을 내디딜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유영 산부인과 교수는 “환자와 의료진뿐 아니라 연구에 아낌없이 지원해준 후원자들까지 많은 사람들의 도움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어려운 선택을 한 환자와 이를 응원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남은 과정 역시 희망이 계속되길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자궁이식은 전 세계적으로 지난 2000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시도된 바 있다. 당시 환자는 이식 100일만에 거부반응으로 이식한 자궁을 떼어내 안착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후 2014년 스웨덴에서 자궁이식과 더불어 출산까지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11-17 08:5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