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집값 상승률 1위로 주목받던 세종의 아파트값이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6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세종시 도담동 도램15단지힐스테이트 전용84㎡는 지난달 20일 6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2021년 최고가인 9억6300만원에 비해 3억원 이상 떨어진 금액이다. 올해 2월 4억5000만원에 거래된 고운동 가락20단지 베르디움 전용84㎡도 지난 1일에는 2000만원이 떨어진 4억3000에 매매됐다. 이 단지의 최고가는 지난 2020년 말 기록된 7억원이다. 다정동 가온3단지한신더휴 전용84㎡도 지난해 11월 6억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5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의 최고가는 지난 2021년 상반기에 매매된 8억5500만원으로 지난달 거래가격과 2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동향 통계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 셋째 주부터 24주 연속 하락세다. 아파트 전세가격도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4월 다섯째 주 세종 아파트 전세가격은 0.24% 하락했다. 지난 1월 하락 전환한 이후 15주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외지인 매매 거래도 주춤하다. '아실'에 따르면, 지난 3월 세종 아파트 매매 395건 중 외지인(세종 외 지역)에 의한 거래는 123건이다. 지난해 3월 기준 세종 아파트 거래는 628건에 달했고, 외지인 매매도 217건에 달했다. 1년 만에 거래량과 외지인 매수 거래량 모두 반 토막 난 셈이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신도시인 세종은 가격이 올라갔다가 떨어지는 폭이 커 최근 조정을 받는 폭 자체도 클수 밖에 없다"면서 "이곳에 전세로 거주하는 공무원들이 당장에 매매수요로 전환되기에도 쉽지 않아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지방의 도시들은 일자리와 세금이 영향을 받기 때문에 1주택 비과세 등 세제 혜택이 따라주면 세종의 매매수요도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2024-05-06 18:12:47[파이낸셜뉴스] 직장을 잃었던 경험이 장기적으로 가계소비를 위축시킨다는 분석이 나왔다. 1997년 외환 위기(IMF 사태) 직전 평균 8%대였던 소비증가율이 현재 2%대로 쪼그라든 이유도 이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한국은행은 30일 발간한 '실업경험이 가계소비에 미치는 장기효과 분석-BOK경제연구'에서 이같이 말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가계소비가 1997년 외환위기 등을 거치면서 비교적 크게 둔화된 후 이전 증가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이에 가계소비가 과거 충격의 영향을 받는 현상인 이른바 상흔 소비가 가계소비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미시 자료를 사용해 분석했다. 분석결과 실업경험은 가계소비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음(-)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실업경험에 따른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소득전망이 중장기 가계소비를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7년 외환위기의 실업경험을 통해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가계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부터 1997년 외환 위기까지 평균 소비증가율은 8% 대였지만, 2008~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까지 4%로 반토막났다. 이후 소비증가율은 2%대로 더 쪼그라들었다. 상흔 소비는 미래소득을 감소시키는 경로보다 주로 저축을 늘리는 자산 축적 경로를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실업경험으로 지출을 줄이고, 이를 저축할 경우 소비자는 미래에 더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최영준 한은 미시제도연구실 연구위원은 "국가 실업이 높은 상황에서 미래 소득과 자산이 감소에 대한 우려로 현재 소비를 줄이고, 자산 축적을 늘리는 현상으로 이어졌다"고 해석했다. 세부적으로는 실업 경험은 계층 별로는 소득 및 자산보유 취약계층의 가계 소비를 줄였고, 소비재별로는 선택재와 같은 비내구재 중심으로 상흔 소비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내구재는 1년 이상 사용이 가능한 제품을 비내구재는 주로 1년 미만 사용되는 음식료품, 의약품, 화장품, 서적 및 문구, 차량연료 등의 상품을 의미한다. 최 연구위원은 "상흔 소비는 미래소득을 감소시키는 경로보다 주로 저축을 늘리는 자산축적 경로를 통해 발생했다"면서 "소득 취약 계층이 거시 충격 이후 장기적으로 소비를 줄이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4-04-30 14:15:37[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 모기업인 프랑스 명품 재벌 케링이 23일(현지시간) 실적 경고를 내놨다. 올 상반기 순익이 1년 전보다 최대 45% 급감할 것으로 비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집 콕' 기간 전 세계적인 붐을 타고 사상 최대 실적을 내던 명품 업체들이 기저 효과 등의 여파로 고전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케링은 이날 1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비 40~45% 급감할 것으로 비관했다. 1분기 매출은 동일점포 매출을 기준으로 1년 전보다 10% 감소한 45억유로(약 6조6300억원)에 그쳤다. 케링의 상반기 순익 반 토막 전망은 시장 우려보다 더 나쁜 예상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케링의 상반기 영업이익 감소율을 24~30%로 전망하고 있다. 케링은 앞서 지난달 실적 예비 발표를 통해 투자자들의 눈 높이를 낮춘 바 있다. 명품 업체로는 드물게 매출 감소를 경고했다. 모에헤네시 루이뷔통(LVMH), 에르메스 등 탄탄한 성장과 마진 확대를 기록하는 경쟁사들과 다른 행보였다. 비록 명품 시장이 지난 1년 둔화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LVMH, 에르메스 등 경쟁사들은 크게 타격을 입지는 않고 있다. 프랑수와 앙리 피노 케링 회장은 케링의 1분기 실적이 급격히 악화했다고 시인했다. 피노 회장은 비록 올해 초부터 시장 여건, 특히 중국 시장 여건이 악화하고 있는 데다 구찌 등이 재편에 나서면서 고전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는 있었지만 결과가 예상보다 더 나빴다고 말했다. 그는 구찌 재편이 실적 압박을 가중시켰다고 설명했다. 구찌는 케링 총 매출의 절반, 순익의 3분의2를 차지한다. 그러나 1분기 중국 시장 둔화세 충격으로 매출이 18% 급감했다. 구찌는 현재 경영진과 디자이너 교체가 진행되면서 과도기에 있다. 올여름에야 새 라인업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한편 명품 업체들 간 주가 흐름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케링은 지난 1년 주가가 40% 넘게 폭락해 시가총액이 430억유로(약 63조원)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LVMH는 11% 하락했다. 반면 에르메스는 17% 상승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4-24 04:46:01#OBJECT0# [파이낸셜뉴스] 올 1·4분기 국내 시장에서 경유차(디젤차) 판매가 전년 대비 반토막인 3만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정부가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친환경차에 대한 선호도가 빠르게 높아지면서 자동차 업체들이 경유차 생산을 줄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부터 현대차·기아는 1t 소형트럭에 대해서도 경유차 생산을 중단했다. 경유차의 빈자리는 최근 인기가 높은 하이브리드차와 액화석유가스(LPG) 차로 빠르게 대체되는 양상이다. 경유차 판매 반토막 9일 관련 업계와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 1·4분기 국내 경유차 신규등록(승용·상용차 합산) 대수는 3만9039대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8만8154대와 비교해 55.7% 급감한 기록이다. 경유차 판매는 작년 연간 기준으로도 30만8708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12% 줄었는데, 올해 들어선 판매량 감소 속도가 더 빨라졌다. 올해 들어 경유차 판매가 더 가파르게 줄어드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가장 큰 요소는 환경규제 강화가 꼽힌다. 올해부터 시행된 대기환경개선특별법에선 어린이 통학버스나 택배용 차량의 경우 경유차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작년 말 1t트럭인 포터2와 봉고3의 경유 모델을 단종하고, 액화석유가스(LPG) 모델을 대체재로 새롭게 투입했다. 상용차는 승용차와 달리 그동안 경유차 비중이 높았다. 국내 1t트럭 시장에서 대부분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현대차·기아의 1t트럭 경유 모델이 단종 되자 경유차 판매가 올 들어 더 빠르게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1·4분기 국내 LPG차 판매는 3만8230대로 지난해 보다 129.3% 급증했는데, 이는 포터2·봉고3 LPG 모델 출시 효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상용차 가운데 그나마 수요 가장 많았던 1t트럭마저도 경유 모델이 단종되기 시작하면서, 앞으로 경유차 판매 규모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규제로 승용차 시장 퇴출 수순 승용차 시장에서는 경유 차량은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과거 승용 경유차가 큰 인기를 누렸던 시절이 있었지만 2016년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한 이른바 '디젤 게이트' 사태 이후 경유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기류가 확대됐다. 특히 경유 연료가 대기오염의 주범이라는 인식과 때때로 불거지는 요소수 부족 사태도 기피 현상을 부추겼다. 과거에는 경유가 그나마 휘발유 보다 값이 싸고, 연비가 좋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경유차 보다 효율이 더 뛰어난 하이브리드차가 출시되면서 이런 장점도 사라졌다. 반면 하이브리드차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4분기 국내에서 팔린 하이브리드차는 9만9832대로 집계돼 작년 보다 46.3% 증가했다. 전기차가 비싼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잠시 주춤하면서, 하이브리드차가 자동차 시장의 주류로 부상한 모양새다. 이에 따라 국내 완성차는 물론 수입차 업체들도 내연기관차 보다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중심으로 신차 라인업(구성)을 새롭게 짜고 있다. 유럽 등 경유 승용차가 강세를 보여왔던 해외의 상황도 국내와 비슷하다. 지난해 유럽연합(EU)에서 새로 팔린 경유 승용차는 140만여대로 전체 신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13.6%에 그쳤고, 150만대를 웃돈 전기차(14.6%) 보다도 판매량이 적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2024-04-09 15:19:38[파이낸셜뉴스] "죄송하다" "반성한다" "분발하겠다" 사실상 마무리된 대기업들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는 실적 악화와 주가 약세 등으로 상당수 최고경영자(CEO)들이 '주주 달래기'에 곤혹을 치른 것으로 압축됐다. 특히, 정부가 추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 등으로 개인주주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면서 기업 경영진들이 진땀을 뺀 풍경들이 속출했다. 이들 기업은 CEO 사과,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 등을 요구하는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자사주 소각, CEO 비전 발표 등 예년보다 강도높은 대응책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경영진 사퇴하라" 뿔난 주주들 3월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정기 주총에서 주주들의 불만이 컸던 대표적인 업종은 배터리다. 최근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배터리업계가 침체되면서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이 주주들의 반발을 산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기업 주총에서는 경영에서 물러난 전 대표를 거세게 비난하는 주주들이 많았다. SK온의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 주총에 참석한 주주는 "전 재산 30억원을 투자했는데 주가가 반토막 났다"고 하소연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주가가 주주 여러분의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인 부분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주가 관리가 미흡하다"는 질문을 받은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도 "(주주의) 마음을 100% 공감하고 이해한다"며 "생산능력이나 사업 규모 등 다각도로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을 받고 있는데, 투자자들에게 아직 확신을 주지 못한 점은 반성한다”고 답했다. '국민주' 삼성전자 주총에서도 주주들의 성난 목소리가 잇따랐다. 주주들은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비교해 삼성전자의 주가 저평가,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자 적기 오판 등을 강도높게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AI 가속기 '마하-원' 개발 등 사업 현황과 전략을 공개하며 주주들을 달랬다. 경 사장은 "반도체 업황의 다운턴도 있었지만 저희가 준비를 잘 못한 것도 있었다"며 "근원적인 경쟁력이 있었다면 시장과 무관하게 사업을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고개를 숙였다. 자사주 소각·대표 PT.."주주 달래기"성난 주주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주주환원 정책'을 마련한 기업들이 부쩍 증가한 것도 올해 주총의 특징이다. OCI홀딩스는 주총 당일이었던 3월 29일 이사회를 열고 2026년까지 발행주식 총수의 5% 규모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결정했다. OCI홀딩스는 "밸류업 프로그램 등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결정하고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표이사가 주총에서 사업전략 발표에 나선 곳들도 많았다. 최진환 롯데렌탈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주총에서 신사업 확장, 해외 사업 확대 등을 골자로 직접 발표에 나섰다. 최 사장은 롯데렌탈의 주가가 상장 당시 공모가를 밑도는 상황이 이어지는 데 대해 "너무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시장에 분명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실적 개선 등으로 주가가 오른 곳은 구체적인 장기 투자 계획을 제시해 주주들의 이탈에 대비했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 주총이 마무리된 3월 27일 3년간 68조원을 국내 사업에 투자한다는 내용의 중기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주총에서 주주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향후 어떤 구체적 비전을 갖고 있는지, 청사진 제시에 대한 요구가 컸다"면서 "계열사 주총이 마무리 되는 시점에 그룹의 종합적인 방향성과 성장의지 등을 전달해 시장과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조은효 장민권 기자
2024-03-30 23:22:29[파이낸셜뉴스]지난해 한국은행의 당기순이익이 반토막나며 지난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환매매 이익 감소에 유가증권 운용수익 적자폭이 확대되면서 순이익이 1조2000억원가량 줄어들어든 결과다. 한은이 29일 발표한 ‘2023년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3622억원으로 전년(2조5452억원)보다 1조1830억원 감소했다. 이는 4447억원 순손실을 기록한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세전 순이익은 1조8640억원으로 전년(3조2964억원)보다 1조4324억원 줄었다. 이는 외환 매매, 유가증권을 중심으로 총수익이 감소한 결과다. 지난해 외환 매매 이익(9655억원)은 전년보다 1조3414억원 감소했다. 고금리 영향으로 외화채권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유가증권 매매 이익(4조7509억원)은 채권 가격과 주가가 떨어지며 1조9847억원 줄었다. 금리 상승에 한은이 비용으로 내는 통안채 이자비용은 전년(1조9200억원)보다 1조7649억원 늘어난 3조6848억원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국내 금리 상승으로 외화자산의 원화 기준 가격과 매매 이익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덕배 한은 예산회계팀장은 “한은이 보유한 외화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외환 매매익이 감소했다”며 “2022년에는 환율 변동폭 확대로 외환 매매익이 많이 발생했다가 지난해에는 줄어들었고, 유가증권 매매익도 줄어 총수익이 전체적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중앙은행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팀장은 "한은의 당기순이익은 통화신용정책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며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 기업과는 자산과 부채 구성이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다만 "손해가 날 경우 적립금을 당겨쓰거나 정부의 자금을 받아야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어 이익을 내는 것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한은의 총자산 규모는 536조4019억원으로 전년(582조8261억원)보다 46조4242억원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관련 한시적 지원조치의 종료에 따른 금융중개지원대출 감소 등 영향으로 어음대출 규모가 어음대출(19조5262억원)이 21조4488억원 줄어든 여파다. 부채(514조9018억원)도 46조47억원 감소했다. 유동성 조절 규모가 축소되면서 환매조건부매각증권이 감소한 결과다. 한편 외화자산의 유가증권 구성을 보면 국채가 44.8%, 정부기관채가 13.3%, 회사채가 10.8%, 자산유동화채가 11.7%, 주식이 10.9%를 차지했다. 외화자산은 미국 달러화가 70.9%, 기타 통화가 29.1%로 나타났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3-29 15:39:46국내 파생결합증권(DLS)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4년 전 독일 국채 기초 상품에서 손실이 나며 공모 발행창구가 닫힌 충격이 컸다. 그해 4조원이 훌쩍 넘던 공모 발행액은 지난해 고작 12억원에 그쳤다.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재기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지적이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해 DLS 총 발행액은 3조2468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만 해도 17조원을 넘었으나 2020년(7조8781억원), 2021년(5조5615억원), 2022년(3조2913억원) 등으로 해마다 쪼그라들고 있다. 올해 발행액(24일 기준)은 8436억원으로 이헌 흐름이라면 연말까지 3조원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DLS는 투자대상이 주식·주가지수 등에 한정되는 ELS와 달리, 이자율과 환율, 채권금리, 금·원유 등 실물자산, 신용위험까지 포함한다. 구조 자체는 해당 기초자산이 일정 기간 특정 구간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약정수익률을 지급하고, 그렇지 않으면 원금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같다. 문제는 지난 2019년 독일 마이너스 금리 사태가 일어난 이후 이에 연동됐던 DLS 상품이 대거 손실을 보면서 시작됐다. 이를 계기로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당시 우리은행이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를 추종하는 DLS를 묶어 파생결합펀드(DLF) 형태로 팔았는데 만기 6개월에 배리어는 -0.2%로 설정됐다. 손실배수는 200배였다. 그해 9월 독일 국채금리가 -6% 밑으로 떨어지면서 대부분 손실이 났다. 금융감독원은 DLS를 발행한 3개 증권사에 대해 경영유의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미국·영국 이자율 스왑(CMS) 금리 연계 상품을 판매했고, CMS 금리 하락으로 원금이 증발했다. 그 후 공모의 경우 원금이 80% 이상 보장되는 '비고난도 상품'만 발행이 허용되면서 사실상 문이 닫혔다. 원금비보장형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제공하면서 투자 수요가 빠르게 감소했고, 발행 유인도 약화됐기 때문이다. 또 상품을 국내 증권사에 공급하던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이 해당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기초자산 범위가 협소해졌고, 발행시장마저 위축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실제 2019년 4조4456억원이었던 공모 발행액은 2021년 5조5615억원으로 3분의 1 토막이 났고, 지난해엔 3조2468억원으로 더 떨어졌다. 기초자산별로는 2019년의 경우 서부텍사스산원유(WTI)나 브렌트유 선물 등이 상당 규모로 발행됐으나 지난해는 기업이나 국가신용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것이 대부분이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원금보장형만 공모시장에 낼 수 있게 되면서 외국계 발행 데스크들이 떠났고, 국내 증권사들도 투자자들의 기대수익을 채워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의 ELS 사태 발발 전부터 DLS 시장은 이미 구조적으로 비활성화되고 있었다"고 전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03-25 18:26:55【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해제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일본 기업의 점유율이 조치 이전 대비 여전히 반토막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신문은 24일 수출규제 해제 이후에도 일본 반도체 소재의 한국 시장점유율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세정 등에 사용되는 불화수소는 수출 규제 직전 해인 2018년에는 한국 수입액 중 일본이 40% 이상을 차지했다. 2019년 규제 직후에는 점유율이 거의 미미한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2020∼2022년에는 10% 안팎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20%를 넘는 수준으로 돌아왔지만, 규제 이전 수준에는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불화수소를 제조하는 모리타화학공업은 수출 규제 개시 이후 첫 반년간 일본 정부의 수출 허가가 나오지 않아 수출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에 수출할 수 없었다. 수출 규제 이후 회사의 연간 순이익은 전년보다 90%나 감소했다. 모리타화학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규제가 해제됐지만 한국 수출량은 앞으로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 등 다른 판로를 확대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불화수소 제조업체인 스텔라 케미파 관계자도 "한국에서 '일본 리스크'로 일본 기업 제품을 사용하지 않게 됐다"고 전했다. 규제로 수출길이 막히자 해외 거점을 이용해 한국에 우회 수출한 일본 기업도 있다. 포토레지스트 제조 업체인 JSR은 일본이 아니라 벨기에 합작회사가 한국으로 포토레지스트를 수출했다. 아울러 한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기대하고 한국에 제조 거점을 신설한 일본 기업도 있다. 한국 정부와 기업은 일본에 의존해 온 반도체 소재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소재와 부품의 국산화와 조달처 다각화를 추진했고, 윤석열 정부는 소재·부품 국산화율을 2022년 30%에서 2030년까지 5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편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이 2018년 10월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일본 피고 기업이 배상하라는 확정판결을 내리자 이에 반발해 2019년 7월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불화수소·불화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의 수출 규제에 나섰다. 이에 한국 정부는 같은 해 9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한국 정부가 지난해 3월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제3자 변제)을 발표하면서 일본은 수출규제 해제, 한국은 WTO 제소 철회 조치를 각각 취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3-24 11:39:12국내 건설사들의 올해들어 2월까지 해외수주액이 전년동기 대비 반토막났다. 올해 전체 목표액 400억달러(52조4440억원) 달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18일 해외건설협회가 발표한 월간 수주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2월 말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액은 21억5000만달러(2조8191억)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41억6000만달러(5조4546억원) 대비 48%가 줄어든 규모다. 아시아, 북미·태평양 등 지역의 실적부진이 전체 수주규모를 끌어내렸다. 지역별로는 정부가 공을 들인 오일머니의 강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중동은 9억6554만달러(1조2660억원)로 전체수주액의 44.9%를 차지했다. 수주액도 전년 동기 대비 208.1%가 증가한 수준이다. 아시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 유럽(14.6%)도 전년동기대비 375.5% 증가한 3억1350만달러(4110억원)를 기록했다. 반면 아시아와 북미·태평양 등 나머지 지역에서선 수주액이 줄었다. 아시아(27.2%)는 5억8480만달러(7667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30.7%가 감소했다. 북미·태평양(11.4%)은 2억4434만달러(3204억원)으로 89.0%가 줄었다. 이 외에도 중남미와 아프리카에서 모두 수주액이 크게 감소했다. 정부는 올해 해외건설을 수주액 목표를 400억달러로 설정했다. 지난해 333억1000만달러(43조6727억원)에 비해 20.1% 높여 잡은 수치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전년 309억8000만달러(40조6117억원) 대비 7.5% 증가했다. 지난 2020년부터 4년 연속 300억달러 이상 수주행진이다. 또한, 정부는 올해 수주액을 높여 누적 해외수주 1조달러(1310조9000억원)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수주액은 9638억달러(1263조4454억원)다. 최근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낭보는 이어지고 있어 1조달러 가능성은 열려있다. 현대건설이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신규공사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고, 한화가 수주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조성 사업이 중단 16개월 만에 재개됐다. 또한 정부는 투자개발형(PPP) 사업 등 해외건설 수주 다각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정부는 해외 도시개발사업 진출을 위해 한국 기업이 강점을 가진 스마트시티 서비스 분야를 선제적으로 메뉴화할 방침이다. 또 전략 국가·사업 선정 및 종합지원모델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아직 2월까지 나온 통계로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 달성 여부를 속단하기 이르다"며 "기존 단순 토목건축에 집중된 해외건설 수주 구조를 고부가가치 위주로 전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2024-03-18 19:30:11올해 상장한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주들이 상장일 시초가는 공모가의 2배로 출발했지만 종가는 고작 4% 남짓 오르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당일 매수한 투자자 대부분이 손실을 본 셈이다. 스팩들이 줄줄이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장한 스팩 8개의 상장일 평균 시초가 상승률은 100.25%로 집계됐다. 평균적으로 공모가의 2배에 상장했던 셈이다. 공모가 대비 시초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스팩은 지난 1월 24일 상장한 대신밸런스제17호스팩으로 198.5%에 달했다. 그 다음으로 IBKS제4호스팩이 공모가 2000원 대비 143.3% 오른 4865원에서 시초가가 결정됐다. 이들보다는 낮지만 이달에 상장한 SK증권제11호스팩, 하나31호스팩, 비엔케이제2호스팩 등도 공모가 대비 두 배 이상 오른 가격에 거래를 시작했다. 스팩이 인수합병(M&A)을 위한 페이퍼컴퍼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비정상적인 가격인 셈이다. 실제로 상장한 모든 스팩의 종가는 시초가 대비 급락한 모양새를 보였다. 대신밸런스제17호스팩의 상장 당일 종가는 시초가 5970원 대비 64.15% 내린 2140원에 마감했고, BKS제4호스팩 역시 종가는 시초가 보다 56.32% 하락한 2125원이었다. 상장일 시초가가 공모가(2000원) 대비 100% 이상 올랐던 스팩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SK증권제11호스팩, 하나31호스팩, 비엔케이제2호스팩 모두 종가는 공모가 수준인 2100원, 2020원, 2005원으로 내려왔다. 시초가에 해당 스팩을 매수했다면 하루 만에 반토막이 난 것이다.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각각 50%와 22.5% 올랐던 유진스팩10호와 유안타제15호스팩도 종가는 공모가 근처인 2230원과 2015원에 마감했다. 8개 스팩들의 상장 당일 종가는 공모가 대비 4.55% 상승에 그쳤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상장을 기다리는 스팩도 여럿이다. SK증권12호스팩, 신한제12호스팩, SK증권제13호스팩, 유안타제16호스팩, 하나32호스팩, 하나33호스팩, 신한제13호스팩 등이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2024-03-12 18: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