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번 주(7~10일) 법원에서는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조선의 2심 선고가 나온다. 재벌 3세를 사칭하며 투자 사기를 벌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청조씨의 항소심도 시작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8부(김재호·김경애·서전교 부장판사)는 오는 10일 살인·살인미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씨의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조씨는 지난해 7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날 범행을 위해 서울 금천구 소재 마트에서 식칼 2개를 훔치고, 이동을 위해 택시에 무임승차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심에서 과중한 형이 선고되자 항소심에서는 살해 의도가 있었다고 자백했다"며 "살해 의도가 없었다는 비겁한 변명으로 책임을 회피하려다 무기징역의 중형이 선고되자 얄팍하게 뒤늦게 자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조씨는 측 변호인은 "1심 과정에서 단순히 사람을 죽일 의도가 없었다는 생각에 범행 고의를 부인했으나 2심에서는 책임져야 마땅함을 깨닫고 범행을 인정·반성하며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고자 범행 고의를 부인한 것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1심은 조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할 것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극도로 잔인하고 포악한 방법으로 범행을 했다"며 "영상을 보거나 소식을 접한 국민들이 공포에 휩싸이는 등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고, 전국 각지에서 모방·유사 범죄를 촉발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판시했다. 재벌 3세를 사칭하며 30억원대 사기를 벌인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전씨의 항소심도 시작된다.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김선희·이인수 부장판사)는 오는 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를 받는 전씨의 2심 첫 공판기일을 연다. 전씨는 지난 2022년 4~10월 강연 등을 하며 알게 된 27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약 30억원을 건네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그는 파라다이스호텔 그룹 회장의 혼외자 등으로 사칭해 재벌들만 아는 은밀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고 속여 범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1심 재판부는 소설가 위화의 작품 '형제'를 언급하며 "가슴은 물론 성별까지 왔다 갔다 하는 막장 현실은 소설가의 상상력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 사건이 인간의 탐욕과 물욕을 경계하는 반면교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범행 사실을 알고도 전씨와 공모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경호실장 이모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4-05-05 10:30:54[파이낸셜뉴스] 11살 아들이 보는 앞에서 신생아 딸을 암매장해 살해한 엄마가 항소심에서 감형 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3부(이예슬 정재오 최은정 부장판사)는 살인, 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5)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딸의 입양 절차 진행이 불가능하고 딸을 계속 키우게 될 경우 궁핍한 경제 사정 때문에 아들마저 제대로 키우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과 유일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친모와의 인연마저 끊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살해를 의도했다고 보이진 않는다"며 "당시 여름방학 중이던 아들을 장시간 혼자 집에 둘 수 없어 범행 현장에 동행했을 뿐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딸 출산 후 극도로 어려운 경제 사정에도 불구하고 아들을 정성을 다해 양육했고, 아들도 A씨와 강한 유대관계를 보이며 선처를 호소한다"면서 "피고인의 나이, 가족관계, 범행 후 정황 등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면 원심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감형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A씨는 지난 2016년 8월 경기 김포 소재의 한 텃밭에서 생후 2~3일 된 딸을 암매장해 살해한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기소됐다. 그는 당시 11세이던 아들을 데리고 텃밭으로 이동해 아들이 보는 앞에서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이 텃밭은 A씨 부모 소유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A씨는 배우자와 별거한 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에서 홀로 아들을 양육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 미추홀구는 지난해 출생 미신고 아동을 전수 조사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사망해 유기했다"는 A씨의 진술을 확보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1심 재판부는 "생명은 누구도 침해할 수 없고 포기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를 가지는 법익이라는 점에서 피고인의 행위는 비난 가능성이 높고 죄책 역시 무겁다"고 지적하면서도 "피고인이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5-05 10:23:38【파이낸셜뉴스 군산=강인 기자】 중학교 동창 여성을 폭행해 식물인간 상태에 이르게 한 20대 남성에게 징역 6년이 선고된 가운데 검찰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중상해 혐의로 기소돼 징역 6년을 선고 받은 A씨(20)에 대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3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A씨는 지난해 2월6일 부산 한 숙박업소에서 중학교 동창인 B씨(20)를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목을 크게 다쳐 식물인간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씨의 어머니는 재판 도중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친구와 함께 여행 갔던 예쁘고 착한 딸아이가 사지마비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며 "건장한 남자가 44㎏의 연약한 여자아이의 머리를 가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해자와 그 가족들은 사과 한마디 없이 변호사부터 선임했다"라며 "돈 없고 빽 없는 나약한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는 세상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검찰은 A씨에 대해 징역 8년을 구형했고, 재판부도 유죄를 인정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피해가 중하고 피고인이 피해복구를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항소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4-05-03 13:22:56[파이낸셜뉴스]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연인을 살해한 20대가 명언까지 인용하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진정으로 반성하는지 의심된다"며 항소를 기각하고 중형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2-2부(김종우 박광서 김민기 고법판사)는 A씨의 살인 및 시체유기, 절도 등 혐의 사건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유지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30년과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10일 밤 10시 47분부터 자정 사이 경기도 화성시 한 도로 위에 주차된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연인이던 B(당시 18세)양과 말다툼한 뒤 B양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범행 직후 B양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자신의 계좌로 10만원을 송금하는 등 절도 범행도 저질렀으며, 이후 B양의 시신을 수원시 한 등산로 인근 샛길에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후 목숨을 끊겠다는 내용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가족에게 보낸 뒤 모텔에서 번개탄을 피웠으나, 지인들에 의해 구조됐다. 1심은 "피고인은 B씨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잘 알면서도 피해자와 다투던 중 살해한 점, 이후 피해자 휴대폰을 이용해 피해자 언니와 문자메시지 주고받고, 피해자 신용카드를 사용하기도 해 범행 후 정황이 좋지 않은 점,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이에 A씨는 원심 선고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는데, 2심 재판부는 이 주장에 대해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수차례 반성문에서 '분노와 어리석은 행동은 나란히 길을 걷는다. 그리고 후회가 그들의 발굽을 문다'는 문구를 쓰면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재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며 A씨의 유리한 사정을 설시했다. A씨가 반성문에 인용한 문구는 미국 정치인 벤저민 프랭클린의 명언으로 알려졌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특정할 수 없는 사람으로부터 전달받은 불상의 약을 이 사건 살인 범행 이전에 먹었다면서 그것 때문에 살인 및 시체유기 전후의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나, 누구로부터 어떤 약을 받은 것인지는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이를 특정할 수 없다는 진술은 경험칙 상 이해하기 어렵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피고인은 살인 범행 직후에도 지인과 사이에 마사지업소 예약과 출입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문자를 주고받았다. 진정 범행 당시 기억이 없었던 것인지 의심스러울 뿐 아니라, 피해자와 사회에 끼친 해악에 대해 충분히 숙고하면서 진정으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여러 양형 조건을 감안하더라도 원심 선고 형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4-30 10:21:15[파이낸셜뉴스] 계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죽은 친아버지 고향에 암매장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의붓아들이 1심 재판에서 징역 35년형을 선고받자 검찰이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공판부(이재연 부장검사)는 강도살인 및 시체은닉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배모씨(49)의 1심 사건을 심리한 서울남부지법에 이날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배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한 바 있다. 배씨는 지난해 10월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의붓어머니 이모씨(75) 집에서 어머니의 기초연금과 누나의 장애인 연금이 든 통장을 가지고 나오던 중 이를 제지하는 이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통장에서 165만원을 인출한 혐의를 받는다. 배씨는 범행 다음날 이씨의 시체를 차에 싣고 친아버지의 고향인 경북 예천의 내성천교 근처 모래밭에 유기한 혐의도 적용됐다. 지난 23일 열린 1심 선고기일에서 재판부는 배씨에게 징역 35년형을 선고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이 돈을 노리고 의붓어머니의 생명을 빼앗은 후 사체를 은닉하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고,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여,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항소했다"고 전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04-29 14:26:37'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미국이 아닌 한국으로 송환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현지 일간지 비예스티는 지난 23일 권씨의 몬테네그로 현지 법률대리인이 범죄인 인도 관련 결정권은 법무부 장관에게 있다고 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항소했다고 보도했다. 권씨가 항소하지 않을 경우 법무부장관은 권씨를 미국에 보내는 것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몬테네그로 밀로비치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 파트너"라고 밝힐 정도로 미국행에 무게를 둔 인물이다. 권씨가 한국 송환을 고집하는 이유는 예상되는 형량 차이 때문이다. 국내외 법조계에선 같은 혐의로 미국에서 재판 받을 경우 권씨의 형량은 최대 징역 100년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반면 국내에서 재판 받을 경우 상대적으로 가벼운 형량을 기대할 수 있다. 한국의 유기징역은 1개월 이상 30년 이상의 범위에서 내려진다. 가중하더라도 최대 50년 이하로 징역형이다. 1조원대 펀드 사기 혐의로 기소된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한 것이 국내에서 내려진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다. 미국의 사법 체계는 만만찮다. 각각의 혐의에 대해 형을 더하는 병과주의를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법조계에선 각 혐의의 형량을 더할 경우 100년 이상의 중형이 나올 수도 있다고 본다. 권씨에게 적용될 죄목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권씨가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부정거래, 공모규제 위반, 무인가영업)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배임·횡령) △특정금융거래정보법 위반으로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권씨가 한국에서 재판받을 경우 법의 빈틈을 노릴 수도 있다. 그간 검찰이 가상자산범죄 피의자에 적용해온 혐의중 자본시장법은 향후 재판 과정에서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현행 법 체계상 코인을 증권으로 인정한 바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권씨는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의 40년 징역형 보다 적은 형량을 선고 받을 수 있다. 권씨에게 300억 이상의 조직적 사기 혐의 등으로만 처벌하게 되면 11년 이상 30년 이하의 징역형 범위에서 형량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현 상황에선 법정공방이 어떻게 끝나는지가 권씨 사건에 대한 관전 포인트다. 권씨의 항소가 받아들여지는 경우 다시 대법원에서 권씨 송환방안에 대해 다룰 가능성이 높다. wschoi@fnnews.com 법조전문기자·변호사
2024-04-24 18:12:26[파이낸셜뉴스] '신림 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최윤종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사형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14-3부(임종효·박혜선·오영상 부장판사)는 24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최씨의 항소심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목숨을 잃었고, 유족들의 평범한 일상은 송두리째 무너졌다"며 "최윤종은 피해 회복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으며 처벌을 적게 받으려는 노력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처나 동정의 여지가 없고 범행동기, 경위, 범행 후 정황 등을 볼 때 참작할 사정도 없다"며 원심과 같이 사형을 선고해달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의 행위는 어떤 변명으로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왔고, 피고인은 평생 뉘우치며 살아야 할 것"이라면서도 "피고인은 살인이 아닌 성범죄를 계획한 것으로, 살인의 확정적 고의가 없었다는 진술을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유가족께 매우 죄송하다. 피해자의 명복을 빈다"고 짧게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6월 12일 2심 선고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최씨는 지난해 8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생태공원 인근 등산로에서 피해자를 성폭행하기 위해 철제 너클을 낀 채 무차별 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이틀 뒤 사망했다. 재판 과정에서 최씨는 살해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살해의 고의 등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4-04-24 17:24:06[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2)가 미국 송환을 피하기 위해 또다시 몬테네그로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번 항소가 수용되지 않는다면 몬테네그로 법무장관이 한국과 미국 가운데 권도형이 최종적으로 재판을 받을 장소를 결정하게 된다. 발칸반도 몬테네그로의 일간지 비예스티는 23일(현지시간) 권도형의 현지 법률 대리인 고란 로디치·마리야 라둘로비치 변호사가 수도 포드고리차의 고등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두 변호사는 항소장에서 안드레이 밀로비치 몬테네그로 법무장관을 지적하며 "고등법원의 결정은 근거가 없고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고등법원과 대법원이 법무장관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법률을 잘못 해석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권도형은 앞서 테라폼랩스를 설립해 ‘테라USD’와 ‘루나’ 가상자산을 발행했다. 두 가상자산 모두 2021~22년 상반기 까지 큰 인기를 끌면서 시가총액이 400억달러(약 54조원)에 달했으나 2022년 5월 루나 가치 폭락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해당 사태로 막대한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으며 테라폼랩스가 무너졌을 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가상자산 업체에 연쇄 붕괴 현상을 초래했다. 권도형은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해 잠적했다. 한국 검찰은 지난 2022년 9월 권도형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여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에 나섰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권도형과 테라폼랩스를 사기 혐의로 제소했으며 미 검찰도 2023년 3월 권도형을 사기 등 8개 혐의로 기소했다. 권도형은 2023년 3월 23일 몬테네그로에서 가짜 코스타리카 여권을 소지하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로 가는 전세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은 권도형은 지난달 23일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뒤 외국인 수용소로 이송됐다. 몬테네그로 당국은 한국과 미국 모두 권도형을 송환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에서 여러 차례 결정을 바꿨다.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지난 2월 20일 미국의 범죄인 인도 공문이 한국의 공문보다 먼저 도착했다며 권도형을 미국에 보낸다고 결정했다. 한국은 경제사범의 최고 형량이 약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이에 권도형 측은 미국보다 한국행을 희망했다고 알려졌다. 권도형 측은 즉각 항소했다.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3월 5일 항소를 받아들여 고등법원의 판결을 무효로 하고 사건을 1심 재판부로 돌려보냈다. 결국 고등법원은 3월 7일 권도형의 한국 송환을 결정했다. 같은달 몬테네그로 대검찰청은 현지 대법원에 적법성 판단을 요구했다. 대검찰청은 범죄인 인도국 결정이 법무장관의 고유 권한이라며 항소법원과 고등법원이 범죄인 인도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이달 5일 판결에서 대검찰청의 요청을 받아들여 고등법원의 한국 송환을 무효로 하고 사건을 다시 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고등법원은 지난 10일 발표에서 법적 요건이 충족되었다며 권도형의 범죄인 인도를 승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도국에 대한 최종 결정은 법무장관이 내린다고 덧붙였다. 결국 권도형의 행선지는 다시 항소법원에서 다뤄야 한다. 항소법원이 대법원의 결정에 거스르는 판결을 내릴 가능성은 낮다. 만약 항소법원에서 권도형의 항소를 기각해 사법 절차를 끝낼 경우 권도형의 행선지는 법무장관의 손에서 최종 결정된다. 밀로비치는 지난해 11월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권도형 인도와 관련해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 파트너"라고 밝히는 등 여러 차례 권도형의 미국 송환을 암시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4-24 09:56:36[파이낸셜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가 고가의 외제차를 타고 다닌다는 허위 방송을 해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가로세로연구소 운영진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1부(양지정·엄청·이훈재 부장판사)는 23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기자의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며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외제차 탄다는 것이 질시나 부러움 대상 될 수 있을 것이나 그것이 그 자체로 명예훼손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비록 원심 선고 무렵이긴 하지만 피해자는 외제차를 타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소유하고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발언은) 재산 신고와 달리 외제차를 탄다고 이해할 수 있어 당시 공직 후보자인 부친과 관련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발언 당시 허위에 대한 인식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무죄 선고 이후 두 피고인을 향해 "자칫 명예훼손 사항이 될 수 있으니, 앞으로 비슷한 행동을 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특히 가족에 대한 이야기들은 더 조심해야 한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두 분이 어떠한 이유료 관계가 어그러진 것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가족까지 비방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2019년 8월 가세연 유튜브에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주차된 포르쉐 차량 사진을 공개하며 '조씨가 빨간색 스포츠카를 타고 다닌다'고 허위사실을 말한 혐의로 기소됐다. 함께 기소된 고(故) 김용호 전 스포츠월드 기자는 지난해 10월 사망해 공소기각 결정됐다. 선고 이후 강씨는 "현명한 판단 내려주신 것 같다"며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해 검찰도 상고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김씨는 "(문제가 된 발언은) 고인이 된 김용호씨가 돌발적으로 한 발언이었다. 언론인 출신으로서 100%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발언을 한 것은 잘못한 일"이라면서도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 후보자였던 조국 일가의 가족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 발언이었던 점을 사법부가 참작을 해준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조씨는 지난해 3월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 번도 외제차나 스포츠카를 몰아본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4-23 15:51:42[파이낸셜뉴스] 화염병을 던지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등 폭력을 행사해 명도집행(불법 점유된 건물을 강제로 비우는 절차)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서울북부지법 제1-2형사부(김형석·윤웅기·이헌숙 부장판사)는 23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에게 대부분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감형했다. 1심에선 신도 18명 중 17명에게 징역형이 선고됐으나, 항소심에선 10명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1명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징역형이 부과된 신도들도 형량이 줄었다. 2심 재판부는 범행을 줄곧 부인한 신도 박모씨는 원심대로 징역 4년을 선고했지만, 전모씨 등 5명에겐 징역 1년 1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백모씨 등 5명에겐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외에도 각각 징역 2년, 징역 1년6개월 등이 선고됐다. 또 1심에서 실형이 내려진 김모씨는 "범행 가담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 판단을 받았다. 이들 신도 18명은 2020년 11월 26일 명도집행 과정에서 집행보조원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거나 직접 제작한 화염방사기를 사용하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등 폭력을 쓴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1월 1일에 열린 1심에선 집행보조원을 쇠파이프로 때린 박모씨에게 징역 3년, 한모씨 등 2명에게 징역 4년이 선고됐다. 화염병 등을 투척한 신도 14명도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실형이 내려졌다. 당시 재판부는 "1987년 헌법 개정 이후 법원 판결의 집행을 사실상 폭력으로 무력화한 최초의 사례"라며 "법원 판결 권위 및 법치주의에 정면 도전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이에 이튿날 "정당방위 사유가 있음에도 기본 재판 권리를 무시한 졸속 재판"이라고 항변하며 항소했다. 이날 재판부는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형이 다소 무겁다"면서 "피해자와 합의한 점,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 대부분이 우리 사회를 정신적·영적으로 이끌어 간다고 여겨지는 종교인임에도 폭행을 한 것은 우리 사회에 커다란 상처를 줬다"며 "폭력으로 강제집행 절차를 무력화하는 행위도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는 불리한 정상"이라고 질타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4-23 15:3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