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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두 번째 정상회담.."종전선언 기대감 커졌다"

韓美정상 "대북제재는 유지"..종전선언 카드 나올까?
미국·북한 모두 2차 회담서는 진전된 결론이 필수적
'종전선언' 의미 부여 방식 등이 향후 관전 포인트

북미 두 번째 정상회담.."종전선언 기대감 커졌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개최에 대해 확인하면서 남과 북, 미국이 종전선언에 합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그동안 북한은 종전선언을 바라왔고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를 진전시킬 수 있는 동력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24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뉴욕 롯데팰리스호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1시간 20분 동안 한미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회담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와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미국과 한국)는 북한에 대해서 매우 잘 해내고 있다"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장소와 일정이 곧 발표될 것이고, 수 주 내에 정말 중요한 일들이 일어난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고 말했다.

■비핵화 과정서 대북제재는 그대로..무게감 실리는 '종전선언'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북한의 실무진과 정상회담을 위한 접촉을 하고 있다는 것도 밝히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거듭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결정은 변화무쌍하지만 이제 북미 정상의 두 번째 만남은 되돌릴 수 없는 사실이 됐다.

북미 정상의 두 번째 만남의 기정사실이 된 가운데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이 도출될 수 있다는 기대감 역시 높아지고 있다. 비핵화 과정에서 대북제재 완화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한미 양국 정상이 합의한 만큼 상황을 진전시킬 돌파구로서 종전선언의 역할도 커졌다.

현재 종전선언은 도출에 따른 부담감도 상당 부분 줄어든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은 정치적인 선언이고 적대적 관계를 종식하는 의미'라고 설명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종전선언은 한미관계와 주한미군의 철수 등 문제와는 관계없다'고 밝힌 바 있다.

■美·北, 모두 2차 회담서 '진전된 결과물' 절실한 상황
2차 북미정상회담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더 이상 성과 없이 '빈손'으로 물러설 수 없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지난 8월 말 급거 취소된 배경에도 "방북해도 얻어올 수 있는 게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최근 북미의 비핵화 협상이 답보상태에 빠지자 트럼프와 김 위원장의 1차 싱가포르 정상회담도 '말의 향연'만 있었지 실제로 비핵화에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국무부 장관이 아닌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만남이 되는 만큼 진전된 결과 도출은 필수적이다.

북미 두 번째 정상회담.."종전선언 기대감 커졌다"
2차 북미정상회담의 개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확인을 하면서 이번 회담에서 종전선언이라는 결과물이 나올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한국과 미국 두 정상은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기 위한 대북제재는 그대로 유지하지는데 합의했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북미간 대화와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짐짓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11월 미국 중간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고, 중간선거가 재집권의 핵심적인 요소다. 시간이 촉박한 만큼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는 경천동지할 무언가가 합의될 가능성도 높다.

북한 역시 경제발전이 시급하기 때문에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의 장기화를 빨리 벗어나야할 필요성이 있다. 북한은 내부적으로는 외부의 '공화국 압살정책'에 맞서 생산량을 극대화하는 등 자력갱생의 힘을 쌓자고 독려하고 있지만 이미 한계는 확실하다.

김 위원장이 '미국의 상응조치가 있을 경우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북한이 지난 2008년 6월 영변 핵시설 냉각탑을 폐기한 뒤 그해 10월 제재의 명분이 됐던 '테러지원국'에서 잠시 벗어났던 경험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추석연휴에도 아랑곳 않고 북한과 미국을 강행군하며 두 나라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에서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비핵화를 촉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종전선언"이라면서 그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중개외교 성과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 더 나아가 북한 비핵화에 대전환을 견인할 수 있을지는 이제 미국과 북한의 협상을 지켜보는 일이 남았다. 한 정부 관계자는 "향후 북미회담에서 양측이 종전선언의 의미를 어디까지 정의할 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