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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이용객 26명" 서울 상봉터미널, 38년만에 역사 속으로

한달 총수입 83만원...극심한 경영난에 폐쇄

"하루 이용객 26명" 서울 상봉터미널, 38년만에 역사 속으로
지난 2일 오전 서울 중랑구 상봉동 상봉터미널 건물 외부에 폐업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서울 중랑구 상봉동에 소재한 버스 터미널 '상봉터미널'이 3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최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상봉터미널은 오는 30일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

상봉터미널은 1970년대 서울시가 확장되면서, 동대문구에 있던 동마장시외버스터미널의 기능을 분산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1985년 처음 문을 열었다.

상봉터미널은 한때 이용객이 하루 평균 2만명을 넘어서는 등 서울 지역 내 주요 터미널로 자리를 잡았으나, 이용객 수가 점차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1990년 동서울터미널이 완공되면서 상봉터미널은 서울 시민들의 시야에서 점차 벗어났다.

올해 10월 기준으로 상봉터미널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26명에 불과하다. 한달 총 수입은 83만 6336원이다. 또, 올해 4월부터 운행 노선은 원주행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하루 이용객 26명" 서울 상봉터미널, 38년만에 역사 속으로
불 꺼진 상봉터미널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터미널 운영사 신아주는 극심한 경영난에 1997년부터 10여차례 서울시에 사업면허 폐지를 요구했다. 서울시가 이를 거부하자, 신아주는 2004년 행정소송을 제기, 2007년 12월 대법원에서 '서울시가 사업면허 폐지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최종 판결을 받아냈다.

최근 폐업 소식을 전한 상봉터미널 관계자는 매체에 "대법원 판결이 나고 2008년 터미널 폐지 결정이 났는데 부지 개발 계획이 여러 번 틀어지면서 실행이 연기됐다. 2001년부터는 터미널을 지하로 옮겨 운영을 축소하고 지상층은 임대를 했지만 매년 4∼5억 정도 적자가 났다"라고 설명했다.


상봉터미널이 철거되고 나면, 해당 부지에 아파트 999세대, 오피스텔 308세대, 상업·문화시설 등으로 이뤄진 지상 49층 규모의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준공 완료 시점은 2029년으로 예상된다.

상인들은 상봉터미널 폐업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한편, 새로 들어설 고층 상가 건물에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