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한국은행이 국내 비은행금융기관의 해외 상업용부동산 익스포저를 점검한 결과 양호한 손실흡수능력에 향후 투자 손실이 커져도 시스템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다만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확대되고 글로벌 상업용부동산 시장 회복이 상당 기간 지연될 경우 후순위 투자 비중이 높은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손실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비은행금융기관(새마을금고 제외)의 전체 해외 부동산 투자는 2023년 9월말 기준 약 46조3000억원이며 이중 상업용부동산은 42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상업용부동산 비중은 증권사 94%, 보험사 93%, 여전사 89%, 상호금융 86% 순으로 대부분의 업권에서 상업용부동산이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북미와 유럽지역에 투자가 집중되어 있는 가운데 보험사와 상호금융은 북미에 투자가 집중(각각 67%, 77%)되어 있다. 증권사와 여전사는 상대적으로 유럽에 대한 투자비중(각각 38%,32%)도 높다. 한은에 따르면 북미·유럽 지역에 대한 상업용부동산 투자 규모의 자산 대비 비율은 평균 1.2%로 높지 않으나, 자본 대비 비율은 보험사가 상대적으로 높다. 양호한 금융기관의 손실흡수능력 등을 고려할 때 향후 투자 손실이 확대되더라도 시스템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다만 한은은 국내 부동산PF 부실 확대 등이 동시에 충격을 주거나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정착 등으로 글로벌 상업용부동산 시장 회복이 상당기간 지연될 경우 손실 규모가 더 확대될 수 있어 리스크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자본 대비 해외부동산 익스포저가 크고 후순위·지분 투자 비중이 높은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손실규모가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손실흡수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지난해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도 유동성이 낮고 정보비대칭성이 높은 해외대체투자의 특성에 비추어 투자기관의 리스크 관리가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한은은 주요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추가 하락하거나 회복이 장기간 지연될 경우 후순위·지분 투자 비중이 높은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손실 규모가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국내 PF 익스포저까지 감안할 경우 국내외 부동산경기의 동반 부진 시 손실규모가 보다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3-28 08:25:13[파이낸셜뉴스] 약 143조원을 굴리는 우정사업본부가 해외 부동산 대출 투자를 확대한다. 과거 투자했던 미국 시카고 상업용 빌딩이 압류 소송에 휘말리는 등 어려움이 있지만 자산가치 조정을 기회로 판단했다. 대출 자산에 최소 80% 이상 투자하는 전략을 통해 손실 위험을 낮출 방침이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체국보험은 1억달러(혹은 유로)를 해외 부동산 대출 자산에 투자키로 하고, 운용사 선정에 착수했다. 선·후순위, 메자닌(중순위) 등 대출 자산에 최소 80% 이상 투자할 계획이다. 최종 모집금액 기준 150억달러(또는 유로) 이상의 펀드가 대상이다. 북미, 유럽, 호주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 목표수익률은 외화 기준 순내부수익률(Net IRR) 7% 이상이다. 국내에 등록된 증권사를 판매사로 하는 조건이다. 앞서 우체국보험은 지난해 위탁운용사 2곳을 선정, 해외 부동산에 2억달러를 투자키로 한 바 있다. 우체국예금(2억달러)를 포함하면 모두 4억달러 규모다. 당시 우정사업본부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선진국 중심이었다. 우체국예금은 북미에 50% 이상, 우체국보험은 북미와 유럽·호주 등지에 투자키로 했다. 우체국예금은 밸류애드(가치상승) 전략을 사용한다. 밸류애드는 건물을 매입한 뒤 리모델링, 임대료 인상 등을 통해 부동산 가치를 높인 뒤 다시 파는 중위험·중수익 전략이다. 우체국보험은 주거용 임대주택에 70% 이상을 투자하는 전략였다. 또 우정사업본부는 삼성생명과 업무협약(MOU)을 체결, 4000억원 규모의 해외 공동투자 펀드를 조성키로 한 바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국민연금에 이은 국내 2위 연기금 투자자다. 우체국예금 약 83조원, 우체국보험 약 60조원의 운용자산이 있다. 우체국보험은 2023년 8월 말 기준 수익률 4.06%다. 운용자산별로 채권 61.1%, 금융상품 0.1%, 단기자금 1.3%, 대출금 6.3%, 국내주식 3.7%, 국내채권 4.5%, 해외주식 2.5%, 해외채권 7.2%, 대체투자 12.9% 등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자산운용 및 리스크 관리 선진화를 위해서다. 이번 해외부동산도 이와 같은 선상에 투자다. M&A, 인프라 코어 자산에도 투자한다. 우정사업본부는 전국 3300여개 우체국·물류센터, 4만3000여명 직원, 물류망·금융망 등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갖춘 과기정보통신부 소속 기관이다. 우체국예금은 1905년, 우체국보험은 1929년에 시작됐다. 1977년 농협으로 업무 이관 후 1983년 재개했다. 조해근 우정사업본부장이 이끌고 있다. 한편, 우체국보험 국내채권 사회책임형 예비 운용사에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자산운용이 선정됐다. 우체국예금 유가증권신탁 풀에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선정됐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03-27 07:53:32증권사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만기도래 익스포져(위험노출액)가 향후 3년간 5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12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24~2026년 만기가 돌아오는 미국, 유럽 중심 해외 상업용 부동산의 익스포져는 4조7000억원(2023년 9월 말 기준)에 달한다. 지난해 1조1000억원 가운데 상당 규모가 리파이낸싱된 것을 감안하면 만기 도래분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올해 만기 도래분이 2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2025년 1조원, 2026년 1조5000억원, 2027년 6000억원, 2028년 이후 7000억원 수준이다. 한신평 위지원 연구원은 "리파이낸싱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특히 대형사들의 자산건전성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사는 자본 3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 9개사, 중소형사는 나머지 20개사로 분류했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은 가치 하락으로 지난해부터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국내외 부동산 익스포져 약 42조5000억원 중 5조5000억원이 증권사들의 누적 손실로 인식됐다. 누적 손실은 대형사가 4조원, 중소형사는 1조5000억원 수준이다. 한신평은 대형 증권사의 주요 리스크에 해외 상업용 부동산을, 중소형사의 경우는 국내 브릿지론을 꼽았다. 부동산 포로젝트파이낸싱(PF)은 초기 브릿지론과 본PF로 나뉘는데 브릿지론은 시행사가 본PF 대출을 받기 전 토지비, 초기사업비를 대출받는 것이다. 주로 제2금융권에서 진행하다 보니 금리가 높다. 건설사 자금난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본PF는 인허가 등이 진행된 이후 착공 시점에 받는 대출금이다. 통상 사업주체인 시행사는 본PF로 브릿지론을 상환하고, 착공 이후 분양 수입금 또는 자산 매각대금 등으로 본PF를 상환한다. 즉 브릿지론에서 본PF 대출로 전환이 안 되는 것은 브릿지론과 본PF 대출 사이에 사업성이 악화했음을 뜻한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03-12 18:11:06[파이낸셜뉴스] 증권사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만기도래 익스포져(위험노출액)가 향후 3년간 5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12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24~2026년 만기가 돌아오는 미국, 유럽 중심 해외 상업용 부동산의 익스포져는 4조7000억원(2023년 9월 말 기준)에 달한다. 지난해 1조1000억원 가운데 상당 규모가 리파이낸싱된 것을 감안하면 만기 도래분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올해 만기 도래분이 2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2025년 1조원, 2026년 1조5000억원, 2027년 6000억원, 2028년 이후 7000억원 수준이다. 한신평 위지원 연구원은 "리파이낸싱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특히 대형사들의 자산건전성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사는 자본 3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 9개사, 중소형사는 나머지 20개사로 분류했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은 가치 하락으로 지난해부터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국내외 부동산 익스포져 약 42조5000억원 중 5조5000억원이 증권사들의 누적 손실로 인식됐다. 누적 손실은 대형사가 4조원, 중소형사는 1조5000억원 수준이다. 한신평은 대형 증권사의 주요 리스크에 해외 상업용 부동산을, 중소형사의 경우는 국내 브릿지론을 꼽았다. 부동산 포로젝트파이낸싱(PF)은 초기 브릿지론과 본PF로 나뉘는데 브릿지론은 시행사가 본PF 대출을 받기 전 토지비, 초기사업비를 대출받는 것이다. 주로 제2금융권에서 진행하다 보니 금리가 높다. 건설사 자금난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본PF는 인허가 등이 진행된 이후 착공 시점에 받는 대출금이다. 통상 사업주체인 시행사는 본PF로 브릿지론을 상환하고, 착공 이후 분양 수입금 또는 자산 매각대금 등으로 본PF를 상환한다. 즉 브릿지론에서 본PF 대출로 전환이 안 되는 것은 브릿지론과 본PF 대출 사이에 사업성이 악화했음을 뜻한다. 위 연구원은 "충당금 적립, 유동성 대응 부담으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되는 일부 중소형 증권사는 신용도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짚었다. 또 PF 구조조정이 지연될 경우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해 브릿지론 만기가 집중된 데다 내년부터는 본PF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브릿지론이 본PF로 전환될 경우 대출 규모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 한편 캐피탈사의 경우도 부동산 시장 악화로 차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올해 만기도래 규모가 크게 증가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살얼음판이다. 한신평은 보고서에서 "레고랜드 사태(2022년 10~12월),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후(2024년 1~2월) 이후 캐피탈사의 여전채 차환율이 빠르게 저하됐다"고 분석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03-12 15:11:26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이 선제적인 해외대체투자 리스크관리에 나섰다. 예상되는 해외대체투자 위험성을 한 발 앞서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관리해 '업계 모범사례'로 만들겠다는 것이 함 회장의 판단인 것이다. 각 금융그룹이 전수조사, 컨설팅을 통해 해외대체투자 리스크관리에 나선 가운데 회장이 직접 해외투자 리스크 관리를 챙기는 것이 업계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대체투자평가위 신설·현장 실사 의무화 4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함영주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그룹 임원 회의에서 해외대체투자 리스크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함 회장은 "올해 해외부동산투자 사전 심의기구를 신설하는 등 그룹의 한 발 앞선 해외부동산투자 리스크관리 노력이 금융업계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실제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해외부동산투자 사전 심의기구인 '해외대체투자평가위원회'를 신설했다. 해외부동산을 비롯한 해외대체투자에 IB 전문가들의 견해를 듣는 게 핵심이다. 본격적 투자를 결정하기 전 초기 단계부터 IB전문가들이 사업성 분석 등 검토 의견을 제시한다. 특히 해외부동산투자를 검토하는 단계에서 현장 실사를 의무화했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투자 담당 직원들이 직접 현지에 방문해 현지 IB·기업금융 전문 인력과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투자 적격성을 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부동산의 경우 우리나라와 상품구조와 부동산 거래 관행이 다르고 판매사·자산운용사·에어전시 등 다양한 시장참여자들이 개입해 투자 시 현장점검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지분 투자를 할 경우 후순위로 밀려나고, 재무약정에 따라 중후순위 투자자들이 대출원금 상환에 취약한 점도 해외부동산투자 리스크로 꼽혔다. 하나금융그룹이 투자 검토 단계에서 현장 실사를 의무화한 것도 이런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아울러 하나금융그룹은 부동산 가격 하방리스크가 있는 미국·유럽지역에는 '보수적인 투자 원칙'을 세웠다. 현지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기 전에는 신규 투자를 자제하고 손실 가능성이 있는 곳에는 신속한 회수에 나서는 것이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사 하나증권은 내친김에 사후관리 전담조직 'IB솔루션본부'를 확대했다. 지난해 초 25명이던 전담인력은 현재 37명으로 늘어났다. IB솔루션본부는 해외부동산을 상업용과 비상업으로 구분하고 자산유형별로 리스크관리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회색 코뿔소' 해외대체투자 리스크 정면 돌파 하나금융이 이같은 조치에 나선 것은 '회색코뿔소'로 비유되는 해외대체투자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예상되는 위험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택한 것이다. 실제 하나금융그룹의 해외부동산투자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주요 금융그룹 중 큰 편이다. 지난해 말 하나금융그룹 해외부동산투자잔액은 약 5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그룹 당기순이익(3조4516억원)의 1.5배 수준이다. 최대 계열사인 하나은행 투자잔액은 지난해 9월말 기준 2조4755억원으로 올해 5945억원이 만기 도래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의 경우 투자잔액 95%가 선순위 대출이라 안정적인 자산 운용이 가능하다는 게 하나금융그룹 분석이다. 다른 금융그룹들도 리스크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한영회계법인에 컨설팅을 의뢰해 글로벌 IB 수준의 리스크관리 체계를 수립 중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지주사 리스크관리부서를 중심으로 위기대응협회의를 꾸려 관리하고, 매달 회장이 주관하는 회의에서 상업용부동산 관련 자산 현황을 보고하고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4-03-04 18:16:42미국 등을 중심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금융회사도 5.9%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투자원금이 56조4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3조3300억원에 대해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한 것이다. 투자 규모가 가장 큰 북미 지역 부동산 가격조정은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는 판단이지만 이외 유럽 등지를 중심으로 손실이 더 확대될 우려가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은 '2023년 9월 말 기준 금융회사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현황'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업권별로 보험사가 31조9000억원(56.6%)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로 은행 10조1000억원(17.9%), 증권사 8조4000억원(14.9%), 상호금융 3조7000억원(6.6%), 여전 2조2000억원(0.5%), 저축은행 1000억원(0.2%)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북미 지역에 34조5000억원으로 61.1%의 투자가 몰렸다. 이 외에 유럽 10조8000억원(19.2%), 아시아 4조4000억원(7.9%), 기타 및 복수지역 6조6000억원(11.8%) 등이었다. 금감원은 신규 투자가 정체됐고 금융회사의 손실흡수 능력을 감안했을 때 투자손실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전 분기 대비 EOD 발생 자산이 증가하는 등 투자자산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 지난해 9월 말 금융회사가 투자한 단일 사업장(부동산) 35조8000억원 중 2조3100억원(6.46%)에서 EOD 사유가 발생했다. 선순위 채권자에 대해 이자 또는 원금을 미지급했거나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조건에 미달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복수자산에 투자한 20조5000억원을 더해 분석하면 손실률은 총 5.9%로 나타났다. 블라인드펀드, 재간접펀드 등에 대한 투자로 약 1조100억원(5.0%) 규모 손실을 보게 된 셈이다. 문제는 향후 해외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추가 손실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9월 말 이후에도 3건의 추가 EOD가 발생하면서 올해 2월 현재 단일 사업장에 대한 손실 확정 규모는 2조400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소폭 또 늘었다. 이런 가운데 올해에만 전체 대체투자 잔액의 22.5% 상당인 12조7000억원 규모 만기가 도래, 오는 2030년까지 77.5%(43조7000억원)의 만기가 기간 내 쏠려 있다. 금감원은 향후 해외 부동산 시장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 적정 손실 인식 및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 확충을 유도할 계획이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4-02-22 18:18:37[파이낸셜뉴스]미국 등을 중심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금융회사도 5.9%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투자 원금이 56조4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3조3300억원에 대해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한 것이다. 투자 규모가 가장 큰 북미 지역 부동산 가격 조정은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는 판단이지만 이외 유럽 등 지역을 중심으로 손실이 더 확대될 우려가 있다. 보험 등 금융사 56.4조원 투자해 5.6% 손실 22일 금융감독원은 ‘2023년 9월말 기준 금융회사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현황’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업권별로 보험사가 31조9000억원(56.6%)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로 은행 10조1000억원(17.9%), 증권사 8조4000억원(14.9%), 상호금융 3조7000억원(6.6%), 여전 2조2000억원(0.5%), 저축은행 1000억원(0.2%) 등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북미 지역에 34조5000억원으로 61.1%의 투자가 몰렸다. 이외 유럽 10조8000억원(19.2%), 아시아 4조4000억원(7.9%), 기타 및 복수지역 6조6000억원(11.8%) 등이었다. 금감원은 신규 투자가 정체됐고 금융회사의 손실흡수 능력을 감안했을 때 투자 손실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전 분기 대비 EOD 발생 자산이 증가하는 등 투자자산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 지난해 9월 말 금융회사가 투자한 단일 사업장(부동산) 35조8000억원 중 2조3100억원(6.46%)에서 EOD 사유가 발생했다. 선순위 채권자에 대해 이자 또는 원금을 미지급했거나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 담보인정비율(LTV) 조건에 미달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복수자산에 투자한 20조5000억원을 더해 분석하면 손실률은 총 5.9%로 나타났다. 블라인드 펀드, 재간접 펀드 등에 대한 투자로 약 1조100억원(5.0%) 규모 손실을 보게 된 셈이다. 김병칠 금감원 전략감독 부문 부원장보는 "블라인드 투자는 투자대상이 분산돼 있어 상대적으로 손실률이 낮다"며 "개별자산 투자에서 발생하는 손실이 블라인드 투자보다 1.5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손실흡수 충분히 가능...감독 강화할 것” 문제는 향후 해외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추가 손실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9월 말 이후에도 3건의 추가 EOD가 발생하면서 올해 2월 현재 단일 사업장에 대한 손실 확정 규모는 2조400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소폭 또 늘었다. 이런 가운데 올해에만 전체 대체투자 잔액의 22.5% 상당인 12조7000억원 규모 만기가 도래, 오는 2030년까지 77.5%(43조7000억원)의 만기가 기간 내 쏠려 있다. 다만 이런 투자 손실이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게 금감원 판단이다. 금융회사 총 자산(6800조9000억원) 대비 해외 대체투자 규모는 0.8%로 국내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 규모보다도 절반가량 적은 수준이다. 특히 투자가 집중된 북미 지역의 가격 하락은 지난해에 비해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부원장보는 “손실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LTV 조건에 미달해 EOD가 나타난 경우 투자자간 협의를 통해 추가 대출을 일으키거나 후순위 대출자 모집을 통해 만기 연장을 끌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추가적인 상업용 부동산 가격조정이 일부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투자에서 발생되는 손실 규모는 어느 정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금감원은 향후 해외 부동산 시장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 적정 손실 인식 및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금융회사 및 금감원 해외사무소 등과 연계해 신속 보고체계를 운영하고, 만기임박 자산 등에 대해 금융회사 대응계획도 선제적으로 파악·관리할 예정이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4-02-22 16:14:37[파이낸셜뉴스] 금융감독원은 보험업계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손실위험을 점검하고, 일부 보험사 판매채널의 불건전 영업 관행과 단기 출혈경쟁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20일 밝혔다. 금감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이세훈 수석부원장 주재로 15개 주요 보험사 경영진과 간담회를 열고 최근 업계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금감원은 보험업계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등 대체투자 손실위험을 비롯한 주요 위험 요인 현황과 손실흡수능력 등을 점검했다. 보험사는 장기채권이나 부동산투자 등 불확실한 경제 상황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투자자산이 많은 만큼, 다양한 상황 변화를 염두에 둔 철저한 위험관리와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금감원은 지적했다. 아울러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등에게 단기 이익에 급급해 소비자 신뢰를 저버리는 불건전 영업관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단기 실적주의와 판매채널의 불건전 영업을 부추기는 유인구조가 없는지 상품 설계·성과보상 구조를 면밀히 점검하라고 당부했다. 특정 보장한도를 과도하게 설계하거나 보장성 보험임에도 높은 환급률만을 강조하는 불합리한 상품개발·판매에 대해서도 보험회사가 상품판매 전 과정에 걸쳐 잠재리스크를 면밀히 검토하라고 요청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보험사들이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을 경쟁적으로 올리면서 불완전판매나 보험사 건전성 악화 등의 우려가 제기되자 현장 점검에 나선 바 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금감원은 소비자에게 리스크를 전가하는 일부 잘못된 영업 관행도 경계하라고 말했다. 예측하기 어려운 금융위험을 소비자로부터 인수해야 할 보험사가 오히려 소비자에게 더 많은 위험 감수를 조장하는 상품을 판매하거나, 충분한 사전검토 없이 출시한 보험상품으로 인해 발생한 손실을 보험료 인상 등으로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판매 위주의 경쟁에서 벗어나 다양한 보험서비스 개발 경쟁과 해외진출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시장개척 노력을 병행해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도 일부 보험회사 판매채널의 불건전 영업관행과 단기 출혈경쟁에 대해서는 감독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공정한 금융질서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신한라이프생명, NH농협생명, 미래에셋생명, KB라이프생명, 흥국생명 등 생명보험 8개사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NH농협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손해보험 7개사 경영진이 참석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4-02-20 15:53:43[파이낸셜뉴스] 상당수 증권사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손비용, 해외부동산펀드 손상차손 여파로 지난해 4·4분기 적자를 냈다. 종합 투자은행(IB)에 해당하는 증권사들의 손실 폭이 컸다. 19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유효등급을 보유한 증권사 24곳 가운데 16곳이 분기 적자를 시현했다. 특히 종합 IB에 해당하는 7개사의 영업손실은 4723억원으로 전년동기(-310억원) 대비 크게 확대됐다. 당기순손실도 4723억원으로 적자 폭이 크게 늘었다. 한기평 김선주 책임연구원은 "이들 증권사는 양호한 수익창출력에도 부동산PF 관련 대손비용, 해외부동산펀드 관련 손상차손 등이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7개 종합 IB의 PF 관련 대손비용은 8322억원에 이른다. 김 연구원은 "증권사들은 PF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했으나 손실완충력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영업외비용도 상당하다. 영업외비용은 주로 투자자산손상차손, 금융상품 판매 관련 분쟁비용, 소송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 해외부동산펀드 관련 손상차손과 금융상품판매 관련 분쟁 빈도가 증가하면서 증권사 이익창출력에 부담이 되고 있다. 한기평은 지난해 9월 말 24개 증권사의 해외부동산펀드 투자규모는 10조2000억원이라고 전했다. 종합 IB들만 해도 9조4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2018년~2020년 사이에 투자된 건이다. 올해 상당 규모의 펀드가 만기를 맞은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증권사 해외부동산펀드 평가손실을 집중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나신평 이예리 연구원은 "임차수요 감소와 고금리 기조의 지속이 해외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에 대한 추가손실발생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9월말 기준 해외부동산 익스포져 규모가 1조원을 상회하는 증권사는 모두 6개사로 2023년 9월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는 약 31%로 관련 양적 부담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02-19 11:15:02#OBJECT0#[파이낸셜뉴스] 5대 금융그룹이 '시한폭탄'으로 꼽히는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계열사별로 전수조사를 벌이는 동시에 신한금융그룹이 회계법인 컨설팅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국내 시중은행의 해외 부동산 투자잔액이 1조6000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투자손실을 최소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 방안을 찾기 위해서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이 올해만 수조원대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다음 '시한폭탄'으로 지목되는 해외 부동산 투자에서 금융그룹의 손실과 책임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해외 부동산 투자잔액이 1조5872억원으로 집계된 가운데 금융그룹들이 해외투자 리스크 관리방안 고도화에 나섰다. 특히 신한금융그룹은 한영회계법인을 통해 HSBC 등 선진 글로벌 금융기관 방식의 '해외 리스크 관리 모범기준'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해외 리스크 관리방안을 글로벌 기준으로 끌어올리고, 현지 규제에 맞춤형 대응을 하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수조원대 해외투자를 벌인 신한은행은 국내 다른 금융지주보다 한층 더 높은 리스크 관리방안을 갖추고 있다"면서 "HSBC 같은 글로벌 금융회사의 모범기준 등을 검토해 보다 고도화하는 것이 이번 컨설팅의 목표"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8일 2023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해외 부동산금융 규모가 4조1000억원가량이고, 지난해 4·4분기 1300억원가량의 손실을 반영했지만 향후 손실 가능성 크기는 제한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이 금융지주가 해외투자 관리방안을 마련해 내부지침으로 사용하려는 이유는 국내외 규제와 회계규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규제를 모두 적용받는 해외투자의 개별 리스크 양을 측정하고 관리해야 한다. 같은 투자 건도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나 대손충당금 적립액 등을 산정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 신한금융은 이번 컨설팅 과정에서 경영진 보고체계와 의사결정 구조도 손질할 방침이다. 우리금융도 지난해 12월 리스크 관리방안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관련 대출과 투자 모두 보수적으로 취급한다는 취지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12월 말까지 해외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 관리조치를 강화해 시행했다. 월별 위기대응협의회, 경영협의회를 통해 자산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또한 모니터링 빈도를 높여 기존 사업장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다만 신한은행을 제외한 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은 아직까지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컨설팅 계획은 없는 상태다. 은행연합회 등 협회 차원의 공동용역 발주나 공동대응도 현재까지 구체화된 것은 없다. 현재 코로나19 이후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타지 못하면서 손실은 불어나고 있다. 특히 북미 지역 해외 부동산 투자 및 대출 건의 건전성이 악화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와 북미 지역 부동산 시장은 특성이 다르다"면서 "코로나19를 계기로 늘어난 재택근무가 줄어들지 않고 있고, 이로 인해 공실률이 높은 건물 가격이 빠르게 하락한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은 강남, 여의도, 광화문 등 이른바 '오피스 입지'의 공실률이 떨어져도 건물 가격이 고정되어 있는 반면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은 공실률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것이다. 한편 본지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해외 부동산 투자잔액은 총 8조2264억원(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지난해 5대 은행 당기순이익(14조1022억원)의 58%에 달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김나경 기자
2024-02-18 18:4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