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일암 주지 현응스님
동국대(총장 김희옥)는 3일 "7억원이 넘는 기부금을 동국대에 전달했던 부산 영일암 주지 현응스님이 또 다시 1억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특히 현응 스님이 동국대측에 별도의 기부사실을 알리지 않아 직원이 학교의 계좌를 확인하던 중 1억원이 입금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이에 대해 현응 스님은 "소유를 두지 않고 청빈한 삶을 사는 것이 출가 수행자의 당연한 본분"이라며 "수행자의 삶을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재물을 제외하고는 모두 인재불사를 위해 보시하겠다는 생각으로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응스님은 사찰이 소재한 기장군에서 4무(無) 스님으로 통한다. 휴대전화와 신용카드, 자동차, 인터넷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 스님은 문명의 이기와 담을 쌓고 살아온 지 오래다. 40대 중반에 출가해 출가할 때 생긴 30년 된 승복을 아직도 기워 입으며 지낸다. 수 십 차례 기우기를 반복한 승복은 이제 낡고 헤져 더 이상 손볼 곳조차 없는 상태다. '누더기 스님'으로 불리게 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스님은 2007년 사찰이 소유했던 토지가 수용되면서 받았던 보상금 중 1억원을 동국대 일산불교병원 발전을 위해 기부한 바 있고 지난해에는 그동안 운영해온 사찰의 모든 재산 6억원을 인재불사를 위해 동국대에 기부했다. 이후에도 스님은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하는 장학금을 매학기 동국대에 전달해오고 있다.
스님은 "신도들이 십시일반 모은 정성이 훌륭한 인재를 키워내는데 사용된다면 그보다 의미 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국대는 이번에 전달받은 기부금을 '동국대학교 건학108주년기념관' 건립에 사용할 예정이다. 앞서 스님은 "건학108주년기념관 건립이 종립학교 발전에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되는 교육 불사라고 들었다"면서 "학생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공부해 우리사회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는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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