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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조성진, 도이치 그라모폰과 첫 앨범 발매

쇼팽은 나에게 ‘큰 산’
스물두살에 할 수 있는 최선 다해 연주했다
쇼팽 피아노협주곡 1번 수록
쇼팽콩쿠르 우승자 계보잇는 거장으로의 첫 발걸음 내딛어
가장 경계하는 건 ‘매너리즘’
우승후 일상이 변하진 않아.. 연주기회 많아 오히려 좋아

피아니스트 조성진, 도이치 그라모폰과 첫 앨범 발매
한국인 최초 쇼팽국제피아노콩쿠르 우승자 조성진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국내 클래식 음악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피아니스트 조성진(22)의 첫 스튜디오 정규 앨범이 오는 25일 발매된다. 조성진은 이번 앨범에서 역대 쇼팽 콩쿠르 우승자 마우리치오 폴리니, 마르차 아르헤리치, 크리스티안 짐머만의 계보를 잇는 거장으로의 첫 발걸음을 내딛게 된다.

지난 1월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속계약 이후 첫선을 보이는 이번 앨범은 조성진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이 수록됐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객원지휘자로 활동 중인 지아난드레아 노세다가 함께했다. 쇼팽 발라드 전곡과 함께 국내에만 발매되는 디럭스 버전에는 그가 앙코르 곡으로 주로 연주하는 쇼팽 녹턴 20번이 보너스로 담겼다.

조성진은 16일 서울 혜화동 JCC아트센터에서 열린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쇼팽 발라드는 어렸을 때부터 연주한 익숙한 곡이지만, 의미 있는 음반인 동시에 큰 산과 같았다. 꼭 녹음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는데 이번에 하게 돼서 정말 영광"이라며 "스물두살 나이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지난 1년간 쇼팽 협주곡을 50번 이상 연주해온 조성진은 이번 앨범을 녹음하면서 가장 주의를 기울인 부분은 '매너리즘'이었다고 한다. "지난달 미국 투어까지 포함하면 쇼팽 협주곡을 50번 이상 연주한 것 같다. 그러나보니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을 가장 조심했다. 항상 처음 연주하듯이 신선함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1994년생으로 올해 22세인 그가 처음 피아노 의자에 앉은 것은 6세, 본격적으로 피아노에 매진하기 시작한 것은 10세부터다. 어린 나이인 그이지만 경력은 화려하다. 불과 14세의 나이로 제6회 쇼팽 국제 청소년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이후 2009년 11월 일본에서 열린 제7회 하마마쓰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2011년 17세의 나이로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3위, 2014년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국제 콩쿠르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명망 높은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안았다. 뛰어난 재능과 타고난 음악성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기 시작한 조성진은 현재 가장 각광받는 아티스트 중 하나다.

내년까지 국내 리사이틀을 비롯해 뉴욕 카네기홀,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보우, 파리 필하모닉 등 80여개 무대가 예정된 그는 지난 1년간의 변화에 대해 "그리 길게 살지는 않았지만 살아온 기간 동안 가장 빨리 지나간 한 해였다"면서도 "전보다 e메일이 많이 온다는 것 외에는 달라진 게 거의 없다"고 했다.

조성진은 "알아보는 분들이 많지는 않고, 가끔 있기는 한데 제 인생이나 일상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는 아니다. 다만 내가 원하는 연주를 더 많이 할 수 있는 부분이 바뀌기는 했지만 좋게 바뀐 것이니 긍정적"이라며 웃었다.

그는 앨범 발매를 앞두고 이날 오후 네이버 V앱을 통해 생중계된 쇼케이스로 팬들과 만나기도 했다. 국내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예약 판매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신드롬의 주인공이 된 그는 "원래 말 주변도 없는데다 생중계된다니까 더 긴장했다.
그렇지만 처음 해보는 경험이라서 재미 있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조성진은 "내 목표는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라며 "음악에 대해서는 진정성을 유지하고 싶다. 조용히 음악을 탐구하고 청중을 위해 연주하는 것, 그것이 내 꿈이다"고 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