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승리는 의심할 바 없이 프랑스의 최근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선거 업적이다."
프랑스 사이언스포대학 정치학 교수인 브루노 코트라가 11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밝힌 프랑스 1차 총선 평이다. 실제 이날 치러진 프랑스 총선 결과는 1958년 출범한 제5공화국 역대 총선중 집권여당으로 최대 승리 기록을 갖게 됐다.
블룸버그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등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신생정당 '행진하는 공화국(LREM)'은 압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로써 압도적인 여대야소 상황에서 마크롱의 각종 개혁은 확실한 추진 동력을 얻게 됐다. 9월 중순까지 노동시장 개혁을 단행하겠다는 마크롱 대통령의 공약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프랑스 내무부 발표에 따르면 마크롱이 창당한 LREM과 민주운동당 안협이 32.3%의 득표율을 기록해 2위인 공화당(21.5%)을 10.8%포인트차로 따돌렸다. 극우 국민전선(FN·13.2%)과 극좌 프랑스 앵슈미즈와 공산당(PCF) 연합(11.02%), 중도좌파 사회당 연합(9.51%)을 모두 압도했다.
여론조사업체 엘라브(ELABE) 추산으로는 LREM이 하원 577석 가운데 최대 445석을 확보할 전망이다. 가장 낮은 추정치를 제시한 또 다른 여론조사업체 입소스(IPSOS) 예상으로도 390~430석이 나왔다. 어떤 경우에도 과반은 넘긴다는 분석이다.
통상 프랑스에서는 대통령을 뽑은 뒤 의회 선거에서는 여당이 소수당이 되는 경우가 흔했다. 대통령이 힘을 받지 못하면서 정국이 옴쭉달싹 못하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여당이 다수당이 되면서 마크롱의 5년 개혁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궤멸 수준이다. 2차 대통령선거에서 마크롱과 붙었던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은 이번 총선에서 3~10석을 얻는데 그칠 전망이다. 지난달 초만 해도 여당이었던 사회당은 2012년 331석의 위엄을 뒤로하고 이번 총선에서는 20~35석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표 대부분이 LREM으로 갔다.
극좌 장 뤽 멜랑숑의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Φ)'도 사회당 의석을 잠식했다. 대선전에서 19%를 득표했던 멜랑숑은 이번 총선에서 11~21석을 확보할 전망이다. 샤를 드골 대통령의 유산을 물려 받은 공화당도 반년 전만 해도 집권을 노렸지만 대선에서 패배했고, 이번 총선에서는 85~125석이 예상된다.
올해 39세의 마크롱은 논란의 중심인 노동시장 개혁을 포함해 세제개혁, 연금 불평등 개조 등을 밀어붙이고 있고, 프랑스 정보부 개조는 이미 시작한 상태다. 18일 2차 총선이 남아있지만 여당이 다수당이 될 것이 거의 확실해지면서 노동관련 규정을 단순화한다는 마크롱의 노동시장 개혁은 거침없이 시행될 전망이다.
지난달 14일 취임 뒤 노조 지도자들과 만나 논의를 시작한 마크롱 대통령은 2차 총선이 끝나면 곧바로 협상을 통해 낡은 노동법 개혁을 위한 노동계와 정부 사이의 공동 관심사를 탐색하는 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노조는 지난 20여년간 개혁에 반대해왔지만 18일 2차 총선이 끝나면 이전 세대 그 어떤 프랑스 대통령보다 강력한 권한을 손에 움켜쥐게 될 마크롱이 반대를 물리치고 개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는 산별노조와 기업간 단체협상 체제를 개별 노조와 개별 기업간 단협으로 바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신생정당 의원들은 대부분 정치 초년생들이라 행정부에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어 논란이 많은 노동개혁 정책이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하게 추진될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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