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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아베, 트럼프와의 ‘골프외교’ 중의원 선거 때부터 준비

- 2020년 도쿄 올림픽 장소인 가스미가세키(霞ヶ關) CC에서 라운딩
- 지난 2월 US오픈 2위 마쓰야마 히데키 선수 초빙

日아베, 트럼프와의 ‘골프외교’ 중의원 선거 때부터 준비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미국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왼쪽에서 두번째)가 지난 2월 11일(현지 시간) 미국 프로리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세번째)과 골프 라운딩을 즐기고 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골프 라운딩 장면. 2017.2.12 choinal@yna.co.kr /사진=연합뉴스
【도쿄=전선익 특파원】이방카 트럼프와 1박2일 ‘밀월외교’를 마친 아베 신조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잊지 못할 골프 라운딩’을 선물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총리 연임의 사활이 걸려있던 중의원 선거 때부터 골프장 섭외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5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골프 라운딩을 위해 지난 10월 중순 사이타마(埼玉)현 가와고에(川越)시에 있는 가스미가세키(霞ヶ關)컨트리클럽(CC)에 문의를 했다. 클럽 회원 및 관계자에 따르면 한창 중의원 선거운동이 진행 중일 때였다.

중의원 선거는 지난 10월 10일 시작해 12일간 진행됐다. 10월 중순이면 선거 유세 운동이 막 시작했을 때로 아베 총리의 자민당 승리가 100% 장담되던 시기는 아니었다. 다만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던 고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의 희망의당 지지율이 사전조사에서 예상외로 낮게 나왔던 시기였을 것으로 가늠된다.

아베 총리가 이처럼 골프외교에 전력을 다하는 것은 트럼프의 돌발성향 때문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외무 관료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가 언제 무엇에 분노할지 예상할 수 없지만 어찌됐든 골프 이야기를 하면 기분이 좋아지니까 총리가 필사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 미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골프채를 선물한 것도 철저한 계산에서 준비됐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아베 총리가 선택한 가스미가세키 CC는 2020년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장소이다. 두 정상이 라운딩하는 코스는 도쿄 올림픽을 위해 개조한 동(쪽)코스다. 일본 정부와 미국 관계자들은 연일 코스를 방문해 골프장 코스를 확인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가스미가세키 CC를 선택한 이유는 올림픽 회장이면서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고, 부지가 넓기 때문이다. 헬기의 이착륙이 용이하고 보안상의 위협 요소가 적은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마린 원’ 헬기가 도착할 헬기장도 신경을 많이 썼다. 초기 구내 주차장에 마련됐던 착륙장은 이착륙시 자갈이 날릴 피해를 우려해 골프장내 잔디연습장으로 변경됐다.

아베 총리는 이번 라운딩에 마쓰야마 히데키 선수를 초빙했다. 일본 남자프로골프의 간판으로 세계랭킹 4위의 선수다. 마쓰야마 선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선수로 지난 2월 US오픈에서 2위의 성적을 내기도 했다. 라운딩에 마쓰야마 선수를 희망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두 정상의 첫 번째 ‘골프외교’는 지난 2월이다.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를 플로리다 별장에 초대해 이뤄졌다. 당시 라운드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프로골퍼 어니 엘스가 초대됐다.

두 정상은 클럽하우스에서 점심을 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고기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햄버거’가 나온다는 추측도 있다.
클럽 관계자는 마이니치신문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하는 것을 내는 것 같지만 정확히는 모른다”고 전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지난 3일 보좌관들과 골프를 쳤다. 골프 외교를 앞두고 실력 점검을 한 것으로 보인다.

sijeon@fnnews.com 전선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