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이 올 하반기 폴리프로필렌(PP) 탓에 울고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덕에 웃게 됐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PP, PTA, 삼불화질소(NF3) 등을 생산한다. PP로는 자동차 플라스틱 소재, 가전제품, 냉온수용 파이프, 일회용 주사기 등을 만들고, PTA는 내열성, 절연성이 좋아 건축·산업자재, 기계부품 등에 쓴다. NF3는 반도체 제조공장에서 이물질을 제거하는 특수가스로 쓴다.
이 가운데 효성화학의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것은 PP(55%·상반기 기준)다. 통상 국내 석유화학회사들은 나프타와 프로판(LPG) 두 가지 원재료를 가공해 PP를 생산한다. 하지만 효성화학은 이 중 프로판 만을 쓴다. 국내에서 프로판을 직수입하는 업체 3곳 중 SK가스로부터 프로판을 공급받아 생산한다.
문제는 프로판 국제가격이 미국 혹한 탓에 급등했다는 점이다. 실제 2017년 1월 t당 435달러에 거래되던 프로판 국제가격은 9월 600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 겨울 미국 내 난방용 프로판 소비량은 전년 대비 10.7% 늘어 사상 최고 수준의 소비량이 발생하면서 재고가 급감한 탓이다. 올 하반기도 급등이 예상된다.
다른 LG화학이나 롯데케미칼 등 여타 석유화학회사들은 나프타를 원재료로 PP를 생산하다 프로판 값이 나프타 대비 93%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프로판을 쓰기 때문에 큰 상관이 없다. 하지만 효성은 나프타를 이용한 PP생산공장이 없다. 프로판 탈수소화 공정(PDH)을 통해 생산하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만약 PP가격이 프로판 국제가격과 비례해 상승한다면 마진에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PP가격은 프로판값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2·4분기 기준 PP가격은 t당 1094달러로 지난해 1·4분기 936달러 대비 16.8%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프로판 가격은 37.9% 급등했다. 타사대비 높은 생산단가에 공급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효성화학을 웃게 만드는 것은 PTA다. 효성화학은 PTA라는 업계에서 통용되는 용어 대신 'TPA'라는 이름을 쓴다. PTA는 PX를 원료로 생산하는 중간재인데, 최근 PX가격이 급등하면서 PTA마진도 올랐다. 1월 732달러이던 PTA는 6월 평균 836달러까지 올랐다.
2014년(892달러) 이후 최고치다.
게다가 PX의 '레깅효과(원재료 구매시기와 석유제품 판매시기 사이의 가격변동에 따른 마진 등락효과)'도 효성화학에 단기적으로 득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윤재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PP는 이 회사에 실적에 악영향을 주겠지만, PTA는 레깅효과 등에 따라 호실적을 안길 것"이라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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