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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했더니 담임 선생님이 사라졌어요".. 학년 중 입대하는 교사들

학교의 행정 단위는 일 년이지만 병무청은 한 학기만 '기일 조정' 통해 입대일 연기 가능하다는 입장
교사 중도 입대시 학교 행정업무는 물론 학생선호도 떨어져

#올해 임용고시에 합격해 경기도 모 고등학교에 발령받은 김모(26·남)교사는 마음이 무겁다. 임용고시 합격 이후 입대를 계획한 김 교사는 오는 여름에 군 입대를 해야한다. 김 교사는 “한 학년을 마칠 수 있도록 입대를 미룰 수 있느냐”고 병무청에 문의했지만 “3월에서 8월 사이 입대 날짜가 나올 경우 여름방학까지만 미룰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개학했더니 담임 선생님이 사라졌어요".. 학년 중 입대하는 교사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남성 초임 교사들은 교사 임용고시에 합격한 뒤 입대를 하는 경우가 많다. 공무원 보수규정에 따르면 군 복무기간도 경력 기간으로 인정해 호봉이 쌓이기 때문이다.

공무원 보수규정의 '교육공무원 등의 경력환산율표'에 따르면 군인으로서 실역을 복무한 군경력 또는 현역병에 준하는 관리∙감독과 보수를 지급받는 보충역 경력은 교육공무원 경력에 포함된다.

이러한 이유로 남교사 중에는 근무하는 도중 군 입대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병무청의 입영일자 조정이 학교의 행정 단위를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교의 주요 행정 단위는 1학기가 시작하는 3월부터 2학기를 마치는 12월까지다. 하지만 병무청은 “입영일자가 학기 중(3~7월)으로 나올 경우 다음 방학(8~9월)까지만 입대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임용 전에는 유예 등을 통해 일정 기간 연기가 가능하지만 임용이 된 이후에는 ‘기일 조정’을 통해 다음 방학 때까지만 연기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익 혹은 국가를 위해 업무를 수행하는 데에 대체 불가능한 인력일 경우에는 연기가 가능하다는 법정 사유가 있다”면서도 “이를 적용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 교사 중도 입대 시 담임 교체 및 담당과목 교사 신규 채용해야... 학생들도 아쉬워해

학교 측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해당 교사가 담임을 맡고 있을 경우 학년 중 담임 교체가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담당 과목을 가르칠 교사도 새로 채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에 위치한 모 고등학교 교감 A씨는 “올해는 군대를 가야하는 남교사가 없지만 비일비재한 일”이라며 “기간제 교사의 경우 공고를 올려 새로 채용해야 한다. 절차가 복잡하진 않지만 중간에 교사가 바뀌는 것이 교육적으로 바람직하다고는 볼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비교적 말이 잘 통하는 젊은 교사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학년 중간에 떠난다고 하면 아쉬워한다"고도 덧붙였다.

서울의 모 초등학교 교장 B씨도 “해당 교사가 미리 '군 입대를 해야 한다'고 말 할 경우 담임을 맡게 하지 않는다”면서도 “초등학교 특성상 남자 선생님이 적은 편이다. 선생님이 입대해야 한다고 하면 아쉽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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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xin@fnnews.com 정호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