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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이끌] ‘뚝, 울지마’ 스마트폰 내미는 부모.. “괜찮을까?”

영유아 스마트폰 의존도 높아져
부모 "괜찮지 않을까?"...경각심 낮아
전문가 "악영향 높아 대안 필요해"

[시끌이끌] ‘뚝, 울지마’ 스마트폰 내미는 부모.. “괜찮을까?”
영아의 스마트폰 이용도가 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편집자주] ‘시선을 끌다 이목을 끌다.’ 생각해볼 만한 사회 현상을 가져와 시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봅니다.


“뽀통령 틀어줄게. 울지마”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어린이의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된 첫 가이드라인을 회원국에 제시하며 “2~4세 어린이가 하루 1시간 이상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화면을 지속해서 들여다봐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부모들이 체감하는 심각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영상 기기가 영유아에 미치는 위험성을 재차 경고했다.

[시끌이끌] ‘뚝, 울지마’ 스마트폰 내미는 부모.. “괜찮을까?”
▲연령대별 스마트폰 과의존 현황 /사진=[2017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한국정보화진흥원] /사진=과기부

■ 만3~9세 스마트폰 의존도↑...10명 중 2명 과도한 사용 보여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17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 연령 중 유아동(만3~9세)의 과의존 위험군이 최근 3년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017년 과의존 위험군에 속하는 유아동은 19.1%(576명)로 조사돼 유아동 10명 중 2명가량이 과도한 스마트폰 이용을 보였다.

■ 영유아에 스마트폰 건네는 부모...경각심↓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노는 걸 좋아해 걱정이다”라는 고민이 쏟아졌다. 한 부모는 “15개월 된 아이가 광고 건너뛰기 버튼을 스스로 누른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유아 부모들을 만나본 결과 아이들의 스마트폰 중독 현상은 온라인에 비해 비교적 양호한 상태였다.

그러나 스마트폰 사용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였다.

또한 ‘스마트폰을 보여주는가’라는 질문에는 ‘아니오’라고 답했지만, ‘뽀통령을 보여주는가’라는 질문에는 ‘보여준다’고 응답해 영유아의 미디어 기기 중독은 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두 아이를 둔 남모(35·여)씨는 “일주일에 4~5번, 하루에 30분~1시간 정도 보여준다. 시간을 정해놓고 사용하는 것을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스마트폰에 대한 낮은 거부감을 보였다.

성모(40대)씨 역시 “14개월 된 아이가 있는데 밥을 먹일 때마다 보여주는 것 같다"라면서 "다들 그렇게 보고 자라서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6개월 아이를 둔 황모(30대·여)씨는 "스마트폰의 위험성을 어느 정도 알지만, 아이에게 보여주지 않으면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최모(33·여)씨는 '스마트폰을 아이에게 보여주는가'라는 질문에는 "아니오"라고 답했지만, '뽀통령을 보여주는가'라는 물음에는 "보여준다"고 답했다.

[시끌이끌] ‘뚝, 울지마’ 스마트폰 내미는 부모.. “괜찮을까?”
B tv가 론칭한 '뽀요 노래방'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는 아동들.© News1 /사진=뉴스1

■ 전문가 “영유아에 미치는 악영향 높아”
전문가들은 영유아 스마트폰 사용의 심각성을 설명하며 보다 적극적인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주혜 미디어미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부모님들을 상대로 실제 설문조사를 해보면 다소 축소해서 응답하는 경우가 있다”라면서 “특히 테블릿 PC, TV 포함 여부가 불확실해 데이터로 도출된 결과보다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유성희 놀이미디어교육센터 교육팀장은 스마트폰이 영유아에게 미칠 악영향을 강조했다. 그는 “영유아의 발달 시기상 언어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일방적인 언어에 익숙해져 타인과 소통이 안 되는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영상 콘텐츠를 많이 접하다 보면 자극적인 것에만 반응하고 즐거움을 느끼고 그 이외의 시간을 지루해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작년부터 어린이집·유치원의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 의무교육이 실시되고 있지만,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 연구위원은 “부모님들이 사실은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가지고 훈육하는 방법을 잘 모르신다”라면서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아이들의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사용을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 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거듭 밝혔다.

유 교육팀장은 정부 차원의 제도적 노력을 강조하며 “대만의 경우 영유아 미디어 사용을 금지하는가 하면 프랑스의 경우 작년 9월부터 15살까지 스마트폰 소유 금지 및 학교에 들고 오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돼 시행 중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영유아의 스마트폰 사용 문제에 대한 권고를 확대하거나 영유아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주지 않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스마트폰 #영유아 #중독
loure11@fnnews.com 윤아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