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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지구 온난화 가속… 에너지 전환 시급

[특별기고] 지구 온난화 가속… 에너지 전환 시급
2년 전 여름 한낮 시간대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인파가 사라졌다. 계엄령이 발령된 것도 아닌데, 우리는 그 이유를 알고 있다. 너무 더웠기 때문이었다. 온난화의 징후는 너무나 현저하다. 여름에도 에어컨과 선풍기가 필요없었던 북유럽에서는 냉방기기가 구비돼 있지 않았던 탓에 최근 수년간 더운 여름 날씨로 시민들이 곤욕을 치렀다. 가을 외투가 필요했던 미얀마에서는 더는 외투가 필요없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만년설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온실효과로 인해 지구온난화가 야기된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이 이론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온실효과 입증 여부를 떠나 지속적으로 지구 기온과 해수면 상승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는 매년 더워지고 있다. 화산 폭발이라든지 다른 요인에 의해, 또 지역적 기온 변동으로 인해 특정 지역의 기온이 매년 상승하지 않고 변동하지만 통계는 지구 평균기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빙하가 녹아 바다에 유입되고, 해수온도 상승에 따른 바닷물 부피 팽창으로 해수면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해수면 상승은 지구 자전에 의한 원심력으로 적도 부근에서 더 현저하게 일어나지만 전 지구적 현상이다. 과학적 데이터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과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동일한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지구 기후를 분석한 결과도 지구 기온과 이산화탄소 농도가 비례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했을 때 지구 기온이 상승했고, 이산화탄소 농도가 감소했을 때 지구 기온이 하락했다.

우리와 우리 귀여운 자녀들과 손자들의 삶의 터전이 도박판에 올라 있다. 그것도 이길 확률이 아주 낮은 도박판의 판돈으로 올라와 있는 꼴이다. 인류는 지구온난화라는 현실을 직시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

지구 밖은 진공이다. 진공은 열을 전달할 매질이 없는 상태이다. 지구는 시장에서 팔리는 그 어떤 것보다 열차단 성능이 우수한 보온병이라고 볼 수 있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빛에너지보다 적은 빛에너지를 방출한다면 지구 온도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 이산화탄소는 지구에서 우주로 방사되는 빛에너지를 차단하는 보온재 역할을 한다. 지구에서 우주로 나가는 빛에너지는 이산화탄소라는 보온재에 의해 차단되고 지구라는 보온병 내부에서는 수억년에 걸쳐 농축된 화석연료를, 원자력연료를 아낌없이 소비하고 있다. 인류는 매년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 배출과 열에너지 방출을 감행하고 있다. 그 결과로 현재 지구 기온은 상승하고 있다. 지난 20~30년간 지구 기온 상승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지구 기온을 일정한 범위에서 유지했던 열에너지 순환사이클을 인간이 산업혁명을 통해 깨트린 지 오래됐다.

인류는 에너지 없이 살 수가 없다. 화석연료보다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하지 않는 원자력에너지를, 원자력에너지보다는 풍력과 태양광에너지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지구온난화를 막거나 속도를 낮추는 해법이다. 아직 시간이 있을 때 인류는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전환을 급속하게 추진해야 한다.


향후 선진국과 후진국을 구별하는 가장 비중 있는 척도가 한 국가가 신재생에너지를 얼마나 많이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믿는다. 글로벌 저탄소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아니 이미 그런 시대에 발을 들였다.

이개명 제주대 전기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