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간 청소년 20여명 구매 의사 밝혀.. 중학교 1학년 학생도 포함
일반 연초 대신 액상형 전자담배 선호.. "부모님, 선생님께 안 들키려고"
담배 한 갑 6500원~10000원대 부담.. “담배 사줄테니 입었던 속옷 달라” 판매자도
[파이낸셜뉴스] ※ 편집자주= “다들 하는 일이잖아요” “법이 현실과 맞지 않아요”… 다양한 이유로 우리는 살아가며 불법을 마주합니다. 악법도 법일까요? ‘무법자들’은 우리 사회의 공공연한 불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온라인 상에서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미성년자 대상 담배 거래 행태 [트위터 화면 캡처] /사진=fnDB
지난 3년간 청소년의 흡연율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약 6만5000여명(6.3%)의 청소년이 흡연하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2017년에는 6만 2000여명(6.4%), 2018년에는 약 6만여명(6.7%) 이상이 담배를 피운다고 밝혔다.
흡연 청소년들은 트위터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담배 구매의 창구로 활용하고 있었다. 인터넷 검색창에 특정 문구만 입력하면 청소년들에게 담배를 대신 구매해주겠다는 게시글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 일주일 간 청소년 20여명 구매 의사 밝혀.. 중학교 1학년 학생도 포함
청소년들이 본지 기자가 개설한 익명 메시지방을 통해 담배 구매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fnDB
본지는 SNS를 통해 서울 지역 내에서 담배를 대신 구매해주겠다는 글을 게시했다. 그 결과 지난 일주일 간 18명의 청소년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특히 성탄절(25일) 전후로는 하루 3명 이상의 청소년들이 구매 의사를 밝혔다.
지난 26일 서울 모처에서 만난 A(14)양은 “데이터가 떨어져 연락이 도중에 끊길 수 있다"라며 "주황색 티셔츠에 찢어진 청바지를 입었으니 알아봐달라”라며 자신이 입고 온 옷을 설명하기도 했다.
중학교 첫 여름방학에 담배를 처음 접했다고 밝힌 A양은 단체 페메(페이스북 메시지)방을 통해 SNS 구매 실태를 알았다고 말했다. A양은 주변에도 담배를 피우는 친구가 다수 있다고 전했다.
A양은 “주로 용돈을 모으거나 아르바이트를 통해 담뱃값을 충당한다. 일반 담배를 피우다 냄새 때문에 부모님께 걸려 전자담배를 구매하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 일반 연초 대신 액상형 전자담배 선호.. "부모님, 선생님께 안 들키려고"
/사진=뉴시스
A양과 같이 대다수의 청소년들은 일반 연초에 비해 액상형 전자담배 등을 선호했다. 부모님 또는 선생님에게 흡연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다.
다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비타스틱 등 피우는 흡입제 또한 지난 2017년 12월부터 청소년 유해약물로 분류돼 청소년이 구매할 수 없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청소년들의 신종담배 사용은 니코틴 중독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만성 흡연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버블몬 제조회사 측도 “버블몬, 버블스틱 제품도 니코틴이 포함된 담배다. 미성년자는 구입이 불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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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뚫비' 얹으면 담배 한 갑 6500원~10000원대...
“0” 성폭력 위험 도사려
담배 구매 대가로 변태적 요구 제시하는 판매업자 게시글 [트위터 캡처] /사진=fnDB
청소년들은 속칭 ‘뚫비’라고 불리는 웃돈을 얹어 담배를 구매하고 있었다. 뚫비는 업자에 따라 2000~4000원 등 다양했다. 담배 한 갑을 구매하기 위해 적게는 6500원, 많게는 1만원 가까운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일부 판매자들은 이 같은 청소년들의 재정적 부담을 이용해 성적 욕구를 충족하고 있었다. SNS에는 여성 청소년들에게 담배를 구매해주는 대가로 '뚫비' 대신 "침을 뱉어달라", "입었던 속옷이나 신던 스타킹을 달라"는 등 변태적인 요구를 제시하는 게시물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실제로 일부 청소년들은 담뱃값을 충당하지 못해 이 같은 요구에 응하는 학생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청소년 보호법에 따르면 실험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누구든지 담배 등 청소년 유해약물을 청소년에게 판매ㆍ대여ㆍ배포하거나 무상으로 제공하는 행위 등이 금지됐다. 만일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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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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