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과학기술계의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발돋움하기 위한 새로운 방식의 국가 연구개발(R&D)을 추진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일 미국 'DARPA' 시스템을 착안해 실패 가능성이 높지만 성공하면 사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혁신도전 프로젝트'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DARPA는 프로그램 매니저(PM) 중심의 자율적 관리와 유연한 연구방식을 바탕으로 음성인식 AI, GPS 등의 성과를 낳았다. 또한 일본은 도전적 R&D를 지원하는 임팩트(ImPACT) 프로그램을 통해 재해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합성개구레이더 등의 기술들을 개발했다.
과기정통부는 혁신도전 프로젝트 추진단장(총괄 PM)과 전담 PM을 주축으로 하는 새로운 추진체계를 구성했다.
총괄PM은 혁신도전 프로젝트의 총괄 관리자로 다양한 전문가·관계 부처와 함께 매년 5개의 R&D사업을 기획하고 R&D과정에서 나타나는 제도개선 사항을 발굴, 기획 후 실제 수행되는 R&D사업의 전반적 진행 상황을 관리한다.
전담PM은 총괄PM이 기획한 개별 R&D사업 관리자로 과제 구성·진도 관리·평가 등 개별 사업의 전 주기를 책임관리하게 된다.
민간 전문가인 PM 중심으로 운영되는 혁신도전 프로젝트는 추진 과정에서도 기존 R&D와 차이점을 지닌다.
먼저 연구목표 설정 시, 기존 기술개발 로드맵에서 벗어나 국가적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초고난도 목표'를 제시한다.
기획단계에서는 총괄PM이 과학기술계·산업계의 의견을 두루 수렴하여 민간의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모으고, 특정 기술개발이 아니라 국가적 문제해결을 위한 임무 설정, 기술개발, 현장적용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임무지향적' 기획을 추진한다.
또한 전담PM에게 관리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명확한 책임 소재를 둬 초고난도의 목표 달성에 필요한 관리자로서의 역량을 극대화하도록 하는 '전담PM 연구관리 체계'를 적용한다.
연구제도 측면에서는 기존 R&D에서 잘 활용하지 않았던 제도를 발굴해 동일 주제로 복수의 연구기관이 경쟁하는 '경쟁형 R&D', 점수·등급을 매기지 않는 '의견서술형 평가', 자유로운 '목표 재조정, 조기종료' 등 유연한 제도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본격적인 혁신도전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9~29일 3주간 총괄PM 선발 공고를 실시한다.
김성수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R&D 24조원 시대를 맞은 지금, 도전적인 연구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고 밝히며, "부처 간 칸막이를 넘어 명확한 임무 해결을 추구하는 새로운 R&D를 통해 미래 한국의 모습이 바뀌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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