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버블시스템에서 생성된 하얀색의 마이크로버블 모습. 생산기술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공장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를 물속에서 기포 형태로 전환해 미세먼지와 원인물질들을 최대 99.9%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한국이엔지와 함께 '마이크로버블시스템'을 공동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진은 분당 1만ℓ의 배기가스를 물속에 통과시켜 PM10 수준의 미세먼지와 원인물질을 동시에 저감할 수 있는 시제품을 최종 개발했다. 이 제품은 지난 4월 제지업체 무림P&P의 울산 공장에 설치, 첫 실증 테스트에서 먼지 99.9%, 황산화물 99%, 질소산화물 91.9%를 저감하는 성과를 냈다.
연구진은 한국이엔지가 독자 개발해 2008년 환경부 신기술 인증을 받은 마이크로버블 제조설비에 주목했다.
이 설비는 배출구에 위치한 송풍기를 통해 가스를 흡입하면서 물과의 충돌을 일으켜 기포를 만드는 '흡송' 방식을 사용한다.
흡송 방식은 압송 대비 요구 압력이 약 5% 수준이라 에너지 효율이 높고 배기가스 가열 공정이 필요하지 않아 부식 우려도 적다.
생산기술연구원 조형태(오른쪽) 박사와 김정환 박사가 마이크로버블시스템 가동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생산기술연구원 제공
우선 연구진은 고성능 카메라와 영상분석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마이크로버블 생성 정도를 측정, 해당 설비가 10~50㎛(㎛·100만 분의 1m) 크기의 기포를 균일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검증했다.
다음으로 '전산유체역학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시스템 유동해석 모델을 개발해 물 높이, 유량, 버블 크기 등의 이상적인 운전조건을 찾아냈다.
아울러 원인물질 동시 제거를 위한 최적 첨가제들을 선정하고 그 조성비에 따른 저감 성능을 실험해 효과를 극대화했다.
조형태 박사는 "향후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와 공장 악취를 유발하는 휘발성유기화합물 저감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후속 공동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기중 미세먼지는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같은 원인물질들에 의한 2차 생성량이 약 72%에 달한다.
이러한 원인물질은 주로 산업활동 과정에서 발생되는 배기가스에 다량 포함돼 있다. 정부는 올해 1월부터 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배출허용 기준을 기존보다 각각 33%, 32%, 28% 가량 높여 규제를 강화했다.
산업계에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원인물질별 저감 설비를 각각 설치하고 많은 에너지를 들여 가동하고 있지만, 규제가 강해질
수록 그 부담이 가중돼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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