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출범하는 스가 내각, '아베 사람들' 대거 포진
'맹우' 아소 부총리 유임, 아베와 가까운 가토 관방장관 유력
'측근' 자민당 정조회장 임명
스가 요시히데 자민당 총재가 지난 14일 총재 선거에서 당선 직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 도쿄=조은효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측근들이 16일 출범하는 스가 내각에 대거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아베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 전 외무부 대신이 신임 방위상에 내정됐다. 본래 이름은 아베 노부오이나, 어릴 때 외가에 양자로 보내져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성을 따른다. 외조부 기시 전 총리의 영향을 받아 일본의 태평양전쟁 패전일인 지난달 15일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등 극우 행보를 걸어왔다. 아베 총리와 같은 호소다파(최대 파벌)소속이다.
기시 노부오 중의원.
한국의 대통령 비서실장에 해당하는 관방장관에는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다케시타파)이 사실상 낙점됐다. 코로나19 대응 실책으로 이미지가 실추됐으나, 그와는 무관하게 관방장관으로 영전하게 됐다. 파벌은 아베 총리와 다른 다케시타파이지만, 아베 총리와 상당히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스가 요시히데 총재와는 2년 10월간 관방장관과 관방부 부(副)장관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지난해 6월 9일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아베 총리의 '맹우'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은 스가 내각에서도 유임이다. 아소파 수장인 아소 부총리는 스가 총리 만들기에 일조함으로써 정권의 지분을 확보했다. 아소파 소속이자 '포스트 스가' 후보로 지목되는 고노 다로 방위상은 행정개혁담당상으로 자리를 옮겨, 스가 총재가 내걸고 있는 디지털 행정개혁을 주도하게 된다.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상 등 아베 정권의 핵심 각료들도 유임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하시모토 세이코 올림픽상, 다케다 료타 국가공안위원장과 연립여당인 공명당 몫으로 입각한 아카바 가즈요시 국토교통상도 유임 가능성이 높다.
스가 총재는 16일 일본 국회에서 제99대 일본 총리로 지명된 직후, 당일 각료 명단을 확정발표하며 정권을 출범시키게 된다. 이때부터는 '스가 총리'가 되는 것이다.
이에 앞서 15일에는 정권 창출에 기여한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을 유임시키고, 호소다파와 아소파에 각각 당 정조회장과 총무회장 자리를 배분하는 당 간부 인사가 실시됐다.
자민당 주요 파벌 중 스가를 자민당 총재로 가장 먼저 지지하고 나선 니카이 간사장은 역대 '최장수, 최고령' 간사장 타이틀을 이어가게 됐다. 시모무라 하쿠분 신임 정조회장은 아베 총리의 측근으로 우파 성향이 강한 인물이다. 당 총무회장은 아소파 소속인 사토 쓰토무 전 총무상이 기용됐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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