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연구진이 개발한 시뮬레이터를 통해 '가상 아파트 실내'에서 소방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ETRI 제공
[파이낸셜뉴스] 앞으로 소방관들의 화재진압 훈련까지 가상현실(VR)기술이 적용될 전망이다. VR기술을 이용한 화재훈련으로 소방관을 비롯해 일반 시민들의 화재 대응 능력이 향상돼 실재 화재 발생 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화재현장과 동일한 VR에서 소방훈련을 할 수 있는 실감형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ETRI는 국내특허 8건과 국제특허를 출원 했으며 국내·외 학회지 및 학술대회지 논문 11건을 출판했다. 향후 소방훈련 현장 실증에 나설 예정이다.
양웅연 박사는 "이 기술의 고도화를 위해선 소방관과의 협력·소통이 중요하다. 테스트베드의 조기 구축 등을 통해 현장 실증을 추진하고 동시에 해외시장 진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실감소방훈련 시뮬레이터는 첨단 VR 기술이 집약됐다. 완전 몰입 체험형 콘텐츠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모션 시뮬레이터 기술과 현장 실감 체험을 지원하는 다중 감각 인터페이스 기술이 적용됐다. 또 소방관 참여로 개발된 실감형 훈련 콘텐츠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시뮬레이터는 가변형 모션 체험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해 가상 공간에서도 경사를 오르내리고 상하로 움직일 수 있다. 장착용 케이블이 있어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 착용 상태에서 안전사고 우려 없이 상황에 몰입해 다양한 행동이 가능하다. 실감 인터페이스 기술을 기반으로 소방호스 관창의 실제 사용감 또한 체험해볼 수 있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시뮬레이터는 향후 네트워크 기술을 향상시켜 대규모 가상 집체교육도 가능할 전망이다. ETRI 제공
실제 화재현장에서 무전기, 안내방송만으로는 효과적인 대피 및 구조가 어렵다. 연구진은 문제 해결을 위해 사물인터넷(IoT) 기반 화재 디지털 트윈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은 원격지에서도 화재 상황을 실시간 관찰이 가능하다. 현재 초기 정밀도가 85%에 그치고 있는데 화재 발생 판단 기술도 지속적인 AI 학습을 통해 96%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연구진은 향후 소방 호흡기와 소방복 등에 열감·냉감 재현 장치를 구현하고 훈련생의 생체신호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 등을 고도화해 더욱 현실감 있고 효과적인 훈련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나아가, 훈련시스템 운영자가 손쉽게 가상 환경을 변경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시뮬레이터의 경량화를 통해 일반 시민의 가상 환경 접근성 확보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정일권 차세대콘텐츠연구본부장도 "실감형 소방훈련 시스템이 전국의 소방학교·안전체험 교육 시설에 보급돼 소방관과 일반 시민이 각종 화재 상황을 침착하게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몸소 체득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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