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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고래싸움에 낀 BTS 곤욕


미·중 고래싸움에 낀 BTS 곤욕
BTS는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 상’을 지난 7일 수상했다. 온라인 시상식 갈라행사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오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날 기념식에서 BTS로 부터 음악적 성과물과 메시지 등을 담은 '2039년 선물'을 받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방탄소년단(BTS)이 미국과 중국간 고래싸움 속에서 애꿋은 피해를 보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BTS를 좋아면 매국노"라는 발언을 일삼고 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 BBC 등 미국와 영국의 언론들은 중국 누리꾼들이 악의적이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BTS는 아직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BTS의 신곡 Savage love(야만적인 사랑)이 빌보드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중국 네티즌을 비난하는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에 진출한 외국 브랜드가 중국의 편협한 민족주의에 희생된 사례가 발생했다고 보도하며 BTS를 언급했다.

FT는 "이번에는 한국 브랜드가 중국의 민족주의에 희생을 당하고 있다"면서 "앞서 한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시스템)를 한반도에 배치한 뒤 중국의 한한령으로 큰 피해를 봤다"고 적었다.

FT는 "아직 한한령이 완전히 풀지지 않은 가운데 중국 네티즌의 BTS발언 한국 기업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도 BTS가 한국전쟁 희생자들을 기렸는데 일부 중국인들은 이것을 모욕으로 여겼다고 덧붙였다. 이어 "BTS의 발언은 악의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앞서 BTS는 지난 7일(현지시간)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수상했다. BTS 리더 RM은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이다"면서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는 수상소감을 말했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BTS가 북한 편에 서서 싸운 중공군의 희생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분노를 쏟아냈다. 중국 SNS에서는 '국가 앞에 아이돌 없다'는 해시태그가 유행했다.

중국 네티즌의 불매운동 우려속에서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던 삼성전자의 BTS 한정판 제품이 판매 중단됐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 징둥 닷컴과 삼성전자 공식 판매점에서 '갤럭시 S20 플러스 5G BTS 에디션'과 '갤럭시 버즈 플러스 BTS 에디션' 제품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알리바바 타오바오에서도 같은 상품의 판매가 중단됐다고 전했다. 다만 판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삼성전자 사전 판매 관계자는 "해당 상품의 재고가 더 이상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이탈리아 의류브랜드 휠라와 현대자동차도 비슷한 행보를 했다. 휠라는 공식 웨이보에서 BTS 관련 프로모션 게시물을 지웠다. 현대차도 웨이보 계정에서 BTS를 내세운 광고 이미지와 영상을 모두 삭제했다.

중국 외교부는 양국은 우호관계를 도모해야 한다면서 진화를 하고 있다.
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역사를 거울삼아 미래를 향하고 평화를 아끼며 우호를 도모하는 것은 우리(한중)가 함께 추구해야 하며 함께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BTS는 논란속에서도 신곡'새비지 러브'(Savage Love)와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동시에 빌보드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빌보드 1위와 2위를 동시에 차지한 것은 지난 2009년 6월과 7월 블랙 아이드 피스의 '붐 붐 파우'와 '아이 가타 필링'이후 약 11년 만이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