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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관 등 펀드자금 흐름 추적… ‘정관계 로비’ 물증 확보 주력 [커지는 라임·옵티머스 의혹]

檢 옵티머스 의혹 수사 쟁점
펀드 판매 과정 불법행위 처벌
靑·여권 관계자 수사도 본격화

공기관 등 펀드자금 흐름 추적… ‘정관계 로비’ 물증 확보 주력 [커지는 라임·옵티머스 의혹]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옵티머스 수탁·관리·판매사와 투자한 공공기관, 청와대 및 여권을 대상으로 권력형 비리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관계 로비 정황이 속속들이 드러나면서 검찰이 각종 의혹에 대해 어느 선까지 입증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이 밝혀야 할 의혹들은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주민철 부장검사)는 정·관계 로비 의혹 규명을 목표로 금융기관과 공공기관, 로비 주체에 각각 수사력을 분산시키는 중이다. 검찰은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로비 주체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상 알선수재·알선수뢰 등 혐의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구속기소) 등 옵티머스 관계자들은 2018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 2900여명으로부터 약 1조1903억원을 끌어모은 뒤 부실채권 인수와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 등)로 재판을 받고 있다.

최근 검찰은 김 대표의 정·관계 로비 정황이 담긴 문건을 확보한 상태이다. 아울러 지난 6월 하순 옵티머스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청와대와 정·관계 인사들의 실명이 담긴 옵티머스 내부 문건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가 5000억원대 피해를 입은 사기 사건으로 시작됐던 이번 사건은 정·관계와 청와대 인사들까지 연루, '권력형 비리 게이트'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수사를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검찰은 김 전 대표를 재판에 넘기고 석 달이 지난 뒤 단서를 찾기 위한 첫 번째 행선지로 옵티머스 펀드 수탁은행인 하나은행을 선택했다. 압수수색하면서 옵티머스 관련 문서를 확보하고, 정·관계 의혹 등 수사 확대를 위한 스모킹건(결정적 단서)을 얻은 것이다. 현재 의혹에 연루된 옵티머스 수탁·관리·판매사는 하나은행과 예탁결제원, 판매사 NH투자증권 등이다.

정·관계 로비 의혹 규명뿐만 아닌 이들 회사가 불법행위나 사태를 야기시킨 정황까지 처벌하겠다는 게 검찰의 방침이다. 검찰은 이들 회사의 실무진·임원진을 무더기로 불러 사실관계 등을 조만간 파악할 계획이다.

압수수색으로 자료 확보, 단서는


검찰은 앞서 지난 16일 옵티머스의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을 상대로 한 로비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관계 기관을 압수수색했다. 인천 남동구 전파진흥원 경인본부와 서울 삼일대로 대신증권 본사에 수사진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각종 서류 등을 확보했다.

전파진흥원은 2017년 6월~2018년 3월 옵티머스에 784억원을 투자했다. 한국마사회, 농어촌공사 등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 투자했다. 그러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감사 결과, 당시 펀드 투자를 결재한 기금운용본부장 A씨가 지침을 어긴 사실이 드러났다. A씨는 현재 전파진흥원 경인본부장을 맡고 있다. 전파진흥원의 투자 과정에서 정영제 전 옵티머스 대체투자 대표가 로비했다는 의혹이 나온 상태이다.

검찰은 서울 테헤란로 강남N타워도 압수수색했다. 옵티머스 펀드 자금이 흘러간 것으로 알려진 트러스트올·씨피엔에스·이피플러스의 주소지로 등록됐던 곳이다. 이 회사들은 옵티머스 관계자들이 임원으로 활동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A씨를 비롯해 공공기관 등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한 뒤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검찰은 로비 대상 의혹을 받는 윤모 전 금융감독원 국장 주거지를 압수수색한데 이어 그를 소환조사했다. 향후 금감원 등 공공기관을 상대로 대대적인 수사를 벌여 로비 대상을 찾겠다는 것이다.

檢 수사, 청와대까지 향하나


현재 검찰은 관계 로비 의혹의 물증을 확보하기 위해 압수물과 진술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강남N타워 내부에 옵티머스 로비스트로 지목된 전 연예기획사 대표 신모씨 사무실과 옵티머스에서 정·관계 인사들을 만났던 것으로 알려진 비밀 아지트 '옵티머스H'를 주목하고 있다. 이곳은 옵티머스 펀드 자금이 흘러간 것으로 알려진 트러스트올·씨피엔에스·이피플러스의 법인 주소지가 있던 곳이기도 하다.


옵티머스H 등에서 옵티머스 관계자들이 로비 대상을 물색하기 위해 회의하거나 로비 대상들을 만나 검은돈이 오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특히 대가성 거래가 이뤄지고 주가 조작 행위 등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검찰은 옵티머스 핵심 관계자로부터 청와대 현직 행정관에게도 김 대표 측이 용돈 차원의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받아낸 만큼 청와대 등 여권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