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문화 >

단풍 천국으로 가는 계단 [Weekend 레저]

'호남의 금강산'대둔산으로 만추 여행
금강문에서 출발, 구름다리 거쳐
삼선바위 오르는 코스가 대표적
빼곡한 나무숲과 조각같은 바위로
오르는 봉우리마다 '산수화 병풍'

단풍 천국으로 가는 계단 [Weekend 레저]
대둔산 삼선대 앞에 직각으로 서 있는 삼선줄계단 사진=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완주(전북)=조용철 기자】 사계절이 모두 아름답기로 유명한 대둔산은 곳곳에 드러난 암반이 기암괴석을 이루면서 빼곡한 숲이 첩첩으로 쌓여 있어 예부터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린다. 이처럼 사계절이 모두 아름다운 대둔산은 전북 완주의 자랑이자 보물이다. 정상 부근에 있는 길이 81m, 너비 1m의 금강구름다리는 대둔산의 백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놓쳐서는 안 되는 명소다. 금강구름다리를 건너면 약수정이 나오고 여기서 삼선줄다리를 타면 왕관바위로 갈 수 있다. 봉우리마다 한 폭의 산수화로 그 장관을 뽐내는 대둔산은 낙조대와 태고사, 금강폭포, 동심바위, 금강계곡, 삼선약수터, 옥계동 계곡 등 신의 조화로 이룬 만물상을 보는 듯 황홀하기만 하다.

우뚝 솟은 봉우리마다 독특한 형상이 담긴 대둔산은 잘 다듬어진 조각품에 마치 분재의 군락을 보는 것 같다. 내려보든 올려보든 여행객의 시선이 멈추는 모든 곳이 아름답다. 좌우로 보면 볼수록 신비하고 웅장해서 산수화 병풍 속에 온 마음을 가다듬게 만든다. 돌멩이가 흙보다 많은 산, 돌고 돌더라도 오르락내리락 하기보다는 가파른 비탈길이 심한 산이 대둔산이다.

'금강문→금강구름다리→삼선바위→마천대'를 거치는 것이 대표적인 코스다. 현재는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어 이를 이용하면 보다 편하게 오를 수 있다. 도보로 가기 위해선 옥류동을 출발해 크고 작은 산봉우리를 20여개 넘어 마천대에 이른 뒤 다시 금강문으로 나오거나, 석두굴을 거쳐 마천대 용문굴로 나오는 코스, 안심사에서 마천대와 용문굴을 경유하는 코스를 이용하면 된다.

대둔산은 어느 봉우리든 앞모습이나 옆모습, 뒷모습이 미운 구석이 없다. 자연석 대신 깔려 있는 시멘트 길을 따라 300m쯤 오르면 입장료를 받는 매표소가 나오고, 여기서 금강계곡을 끼고 800m쯤 더 들어가면 금강문에 다다른다. 여기서 하늘을 바라보면 높이 81m쯤 되는 지점에 길이 50m, 폭 1m의 구름다리가 보인다. 흔들거리는 구름다리에선 무서움을 느끼는 여행객들이 아래를 쳐다보지도 못한 채 조심스럽게 발을 옮긴다. 중간에 주저 앉은 모습도 자주 보인다. 바윗돌로 튼튼하게 만들어진 100m의 계단은 코로나가 발생하기 이전에는 매년 평균적으로 60만명이 오르내려 손 닿는 곳마다 윤이 날 정도다.

단풍 천국으로 가는 계단 [Weekend 레저]
대둔산의 명물 중 하나인 금강구름다리의 모습이 아찔하다. 사진=조용철 기자

경사가 60도나 되는 비탈길을 숨가쁘게 오르다보니 구름다리에 다다른다.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잇는 금강구름다리의 아슬아슬함을 한껏 만끽한다. 심장이 약한 여행객은 등산로를 이용하면 된다. 금강구름다리에서 200m쯤을 더 가면 삼선줄계단 입구에 다다른다. 거의 직각으로 서 있는 계단의 길이가 100m나 된다.

경사 45도 정도의 2단 127개 계단을 오르면 해발 670m의 삼선대에 이른다. 앞뒤를 둘러봐도 여러 형상을 자랑하는 바위의 군상들이 저마다 수려한 나무를 액세서리로 장식해 보는 이들의 마음에 감탄을 안겨준다. 대둔산은 행정구역상 전북 완주군 운주면과 충남의 금산군과 논산시의 접경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장관 중 장관을 보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운주면 쪽이 낫다.

삼선대에서 바라본 금강문 중간지점의 동심바위는 큰바위 위에 또다른 큰바위가 곧 떨어질 듯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대둔산의 정상은 해발 879m의 마천대라고 이름 붙여진 바위다. 마천대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서해로 떨어지는 일몰을 볼 수 있는 낙조대가 있다. 서쪽으로는 기암괴석이 능선으로 이어진 옥계동 계곡이다. 남쪽의 석두골 계곡은 형제바위 등 명승경관이 많은 장소로 유명하다.

동쪽으로 1㎞쯤 가다보면 "당나라때 선도대사가 이곳에서 도를 닦고 있을 때 용이 문을 열고 등천했다"는 용문굴이 나온다. 용문굴 남쪽의 기묘한 모습을 한 일곱 봉우리를 칠성봉이라고 한다.
일곱 폭의 동양화 병풍을 자유롭게 펼친 듯한 칠성봉은 용문굴에서 용이 등천하기 직전 7개의 별이 떨어져 생겨난 산이라고 한다. 장군봉도 보인다. 이름 그대로 갑옷을 걸친 장군을 닮았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