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정승준-서울대 홍용택 교수 연구팀
신축성 있고 열전달 효율 높은 열전부품 개발
니켈입자 넣어 열 전달 능력 8배 끌어올리고
비스무스-텔루륨 합금이 전기 3배 많이 생산
KIST 이병문(오른쪽) 박사와 조현 학생연구원이 자유롭게 변형이 가능하고 어디든 붙일 수 있는 유연 열전부품을 직접 손등에 붙여 보이고 있다. K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열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열전 부품을 개발했다. 이 열전 부품은 기존에 개발된 것보다 8배나 많은 열을 전달해 3배 이상의 전기를 만들어냈다. 또한 신축성이 있어 부품을 붙이는 내외부 온도차를 이용해 전원이 필요없는 센서에 사용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소프트융합소재연구센터 정승준 박사팀이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홍용택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신축성있는 열전 부품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진은 실리콘 기판 내부에 열전도율이 높은 니켈기반의 금속 입자를 넣어 열전달 능력을 기존보다 8배 향상시켰다. 또 기판 위에 은나노와이어로 연결한 비스무스와 텔루륨을 섞어 작은 합금조각을 연결해 전력 생산량을 3배 이상 높였다. 이와 함께 소프트 플랫폼 공정부터 열전 부품의 형성까지 복잡한 전체공정을 자동화해 대량생산까지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정승준 박사는 "이 열전 부품이 산업현장의 고온 감지 센서로 활용하거나 자동차의 내외부 온도 차를 이용해 배터리 없는 자율주행용 거리 감지 센서 등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비스무스와 텔루륨을 섞어 작은 합금조각을 만들었다. 이 합금을 은나노와이어를 삽입한 실리콘 기판에 올려 굴곡이 있는 곳에도 잘 붙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열전 부품은 유연성이 뛰어나 휘어지거나 늘어나도 안정적인 동작이 가능하다.
연구진이 만든 열전부품은 20% 이상의 신축과 10㎜ 곡률반경의 굽힘에도 견뎌냈다. 또 니켈 기반 입자들을 탄성 기판 내부에서 수직으로 정렬시켜 열전달 경로를 형성함으로써 소프트 플랫폼의 열전도율을 개선했다.
KIST와 서울대 연구진이 개발한 열전 부품은 자유롭게 변형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유연성 있는 열전부품을 발광소자와 연결해 뜨거운 물체를 알려주는 자가 발전 장갑을 만들었다. KIST 제공
실험결과 기존의 탄성 기판보다 8배 높은 1.4 W/mK의 열전도율을 보여줬다. 이를 이용한 열전소자는 같은 온도 차이에서 3배 이상 높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었다. 특히 소자의 양단에 40도의 온도 차이를 주었을 때, 7㎽의 높은 전력을 생산했다. 이는 실생활의 다양한 전기회로를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 수치다.
향상된 유연성과 열전도율 덕분에 유연 열전소자는 복잡한 열원에 완벽히 붙어 높은 효율로 전기를 만들어냈다.
그 결과 피부에 붙은 채로 체온만으로 7㎼/㎠에 달하는 세계 최고수준의 전력밀도를 보여줬다.
정승준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외부의 열을 이용해 고온 감지 센서 장갑 등 실제 웨어러블 기기를 동작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고, 향후에는 체온만으로도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구동시킬 수 있는 유연 열전 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최신호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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