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 투입된 홍수예방시스템 적정 작동 논란 제기
[파이낸셜뉴스]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홍수가 발생하면서 베네치아의 한 어린이가 무릎까지 찬 물을 헤치며 걸어가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이탈리아 수상도시 베네치아가 또 다시 물바다가 됐다. 약 8조원을 투입해 운용중인 홍수예방시스템(MOSE·모세)이 작동하지 않은 탓이다.
8일(현지시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과 가디에 따르면 이날 오후 베네치아에 140㎝가 넘는 조수가 밀어닥쳐 도시 곳곳이 물에 잠겼다.
베네치아의 랜드마크인 산마르코광장도 성인의 무릎까지 바닷물이 들어차며 출입이 통제됐다.
이탈리아 정부가 60억 유로(7조8940억 원)를 투입해 만든 '모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베네치아가 또 다시 물에 잠겼다.
베니스의 상습 침수가 계속되면서 78개 인공 차단벽으로 구성돼 있는 모세 작동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모세는 평시에 바닷속에 잠겨있다가 비상시 수면 위로 솟아올라 조수를 막는 방식이다. 최대 3m 높이의 조수까지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17년간의 긴 공사 끝에 올 상반기 완공됐지만 까다로운 작동 규정 때문에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베네치아는 매년 가을부터 이듬해 봄 사이 조수가 상승하는 '아쿠아 알타'(Aqua Alta)로 상습적인 물난리를 겪는다.
최대 120㎝까지의 조수에는 대응할 여력이 있지만 이를 넘어가면 피해가 불가피하다.
지난해 11월에도 조수가 187㎝까지 불어나며 비잔틴 양식의 대표 건축물인 산마르코대성당을 포함해 도시의 80% 이상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홍수가 발생하면서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이 젖어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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