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코로나 백신 논란.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1, 2차 접종 간격을 기존 4주에서 12주로 연장키로 한 데 대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서로 다른 종류의 백신을 혼용해 맞아도 된다고 한 점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최고 감염병 전문가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영국의 1·2회차 접종 간격 연장 계획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며 현행 유지 방침을 분명히 했다.
파우치 소장은 "우린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을 내린다. 1차 접종 후 2차 접종까지 정상 시간 이상 기다리는 데이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의 방식을 따르지 않겠다. 우리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계속 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코로나19 백신은 통상 1회차 접종을 하고 3∼4주 뒤 2회차 접종을 해야 한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지난달 30일 1회차와 2회차 접종 사이의 간격을 12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가능한 빨리 1차 접종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에 따라 화이자 백신을 맞은 코로나19 고위험군 수만명이 2차 접종 일정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영국의학협회(BMA)는 전날 성명을 통해 "(현재까지 접종받은) 노령 환자들은 코로나19 감염 시 사망 위험이 가장 큰 집단"이라면서 "이제 와서 이들 수만 명의 접종 일정을 바꾸는 건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1차와 2차 접종 백신의 제조사가 달라도 된다고 한 점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NYT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1차 때 접종한 백신을 확보할 수 없거나, 먼저 맞은 백신의 제조사를 알 수 없다면 2차 접종 시 다른 백신으로 대체해도 된다고 밝혔다. 화이자 백신을 맞은 뒤 2차로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서로 다른 백신을 혼용해도 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과학을 따르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역시 서로 다른 코로나19 백신은 "상호 호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백신 혼용의 안전성과 효능은 평가되지 않았다. 1차와 2차 모두 동일한 제품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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