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하던 한국 유조선 '한국케미호'(9797t)가 지난 4일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사진은 이란 국영 방송 IRIB가 공개한 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란에 억류됐던 한국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호’ 선원 대다수의 석방이 결정됐다. 다만 선박과 선장은 이란 현지에 남아야 하는데, 해상 오염에 대한 조사를 위해서다. 원인으로 꼽현던 ‘동결자금’ 문제의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이란의 석방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전날(2일) 세이에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차관은 최종건 1차관과의 통화에서 “선장(한국인)을 제외한 나머지 선원들에 대한 억류를 우선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인 4명과 타 국적 선원 15명 등 19명이다. 지난달 4일 한국 선박을 억류한 뒤로 29일 만이다. 최 차관도 “선장과 선박도 조속히 억류 해제될 수 있도록 이란이 노력을 다해줄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이란이 ‘동결 자금’과 관련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과 이란의 양 차관은 동결된 원화자금 문제의 해결을 통해 우호관계로 나아가자는 데에 공감했다. 앞선 통화에서 이 같은 약속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외무부가 공개한 사진에 최종건(왼쪽) 외교부 1차관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과 10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란 정부가 강경파 의회의 압박을 받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도 있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가 동결자금 해법을 최대한 빨리 제시하기를 이란은 요구해왔다.
최 차관은 동결자금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면서 미국 측과 협의가 필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대미 협의를 투명하게 진행해 나갈 것임을 이란 측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행정부를 의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동결자금 해결을 위해서는 미국 측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때문에 한국과 척을 만들어봤자 득 될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란이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도 있다. 이란 행정부 내에서도 장기화에 대해선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장기화로 인한 인권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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