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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손이 내 감성으로 촉감을 느낀다

DGIST 연구진, AI 결합한 촉각센서 개발
개인별 감성 복제 촉감 아바타 기술 실마리
학습하지 않은 물질도 감성 일치율 91%

로봇손이 내 감성으로 촉감을 느낀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장재은, 최지웅, 문제일 교수팀이 개발한 손가락 모양의 촉각센서(왼쪽). 사람 손가락의 촉각세포 분포와 유사하게 1㎠에 자리잡은 32~64개의 센서가 물체의 온도, 단단함, 형태를 감지할 수 있다. 이 촉각센서는 사람 손가락처럼 옷감을 누르고 문질러서 옷감 표면의 거칠기나 단단한 물리적인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개개인별로 다를 수 있는 촉감에 따른 감정을 90% 이상의 일치율로 구현해 냈다. DG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은 로봇손이 물건을 만질때 사람처럼 느낄 수 있는 촉감 아바타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단순한 움직임을 위한 손의 물리적 촉각기능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촉각 자극에 대한 감성적 인지까지 모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연구진은 스마트폰이나 로봇이 사람처럼 인지적 감성을 구현하는데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연구재단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장재은, 최지웅, 문제일 교수팀이 촉감 감성을 모사해 해석할 수 있는 촉각 아바타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접촉한 물체의 표면정보를 읽어낼 수 있는 다기능 촉각센서를 만들고 여기에 기계학습 기반 신호처리와 융합했다.

특정인의 감성을 학습한 인공지능(AI) 촉감 시스템은 98% 이상의 판단 일치율을 보였다. 특히 학습되지 않은 새로운 물질을 접촉했을때에도 최대 91%의 감성 일치율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향후 휴먼-시스템 인터페이스에서 감성전달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재은 교수는 "전자상거래 등에서 구매하려는 옷 재질의 개인적 호불호를 판단하는 등의 가상 공간에서 촉감을 대신하는 감성적 가상촉감 기술로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진은 먼저 손가락 모양의 촉각센서를 만들었다. 사람 손가락의 촉각세포 분포와 유사하게 1㎠에 자리잡은 32~64개의 센서가 물체의 거칠기, 온도와 단단함, 형태 등을 감지하도록 했다.

또 옷감 재질의 거칠고 부드러움 등 AI 촉감 시스템에 특정인의 고유한 촉각감성을 학습시켰다.
40여개의 다양한 옷감에서, 개인마다 다른 '거칠다' '부드럽다'라는 감성의 정도차이 등이다.

피부에 가해지는 압력이나 진동을 모방해 자연스럽게 물체를 잡거나 움직이는 물리적인 모방에서 더 나아가 우리 뇌가 촉각자극으로 인한 전기화학적 신호를 감성적 신호로 변환하는 인지구조를 모방하고자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온라인판에 지난 8일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