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I, 전북대 의대와 함께 신속검출키트 개발
전염성 감염 유발하는 장내 슈퍼박테리아'C. 디피실'
종이로 만들어져 비용 저렴하고 추가장비 필요없어
KBSI 연구팀이 개발한 mPAD는 항원 1종(GDH)과 독소 2종이 검출됐음을 붉은 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KBSI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항생제가 듣지 않는 수퍼박테리아 감염을 현장에서 10분만에 진단할 수 있는 신속검출 키트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키트가 종이로 만들어져 제작비용이 저렴하고 추가 장비가 필요없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소재분석연구부 최종순 박사팀이 항생제 내성 슈퍼박테리아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C.디피실)'을 신속검출키트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종이 기반의 다중 검출키트(mPAD)는 KBSI 최종순·한도경 박사와 바이오화학분석팀 권요셉 박사가 전북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과 김달식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됐다. 연구진은 mPAD를 만들기에 앞서 C.디피실을 빠르게 검출하는 고감도 다중 분석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mPAD 실험한 결과, 단 1회 분석만으로도 10분 안에 검출이 가능했다. 또한 미량의 저농도 C.디피실 시료 역시 고감도 신호 증폭을 통해 최대 1시간 안에 검출했다.
연구진은 mPAD의 검출 민감도가 97%, 특이성은 88%, 정확도는 95%라고 설명했다.
권요셉 박사는 "이번 연구성과는 C.디피실 진단 원천기술 확보 및 국산화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사례이며, 향후 정확하고 저렴한 C.디피실 진단법을 제공해 고비용의 유전자 검사가 포함된 기존의 검사법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SI 연구팀이 개발한 mPAD는 다층 구조로 시료가 먼저 양 채널에 흘러 들어간 다음 시약이 흘러 들어가 검출 신호가 증폭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KBSI 제공
C.디피실 감염 의심 환자의 분변 시료를 mPAD에 떨어뜨리면, C.디피실 바이오마커 항원 1종(GDH)과 독소 2종의 검출 여부를 동시에 육안으로 확인 가능하다.
KBSI 연구팀은 왁스프린팅을 통해 종이에 친수성·소수성 패턴을 만들고 5겹으로 쌓아 입체 유체통로가 있는 mPAD를 제작했다.
mPAD의 홀에 환자 분변 시료를 떨어뜨리고, 검출 신호 증폭을 위해 시약 건조 처리된 다른 홀에는 물을 떨어뜨린다. 시료는 유체통로를 따라 먼저 흘러 들어가고 그 후 시약이 흘러 들어간다.
용액들은 mPAD 종이 표면의 금나노 입자에 반응하게 되는데, 금속이 침전되는 원리로 인해 측정 감도가 증폭돼 뚜렷한 발색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공동연구에서 KBSI 연구팀은 mPAD의 설계, 제작, 특성분석 및 mPAD를 통한 환자의 실제 검체 분석을 진행했다. 전북대 의대팀은 현행 표준분석법을 통한 환자의 실제 검체 분석 및 mPAD 검출 분석 평가에 참여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분석화학 분야 최상위 학술지인 '바이오센서&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지면에 15일 게재됐다.
한편, C.디피실은 항생제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장내세균이다. 감염되면 발열, 설사, 복통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 전격성위막대장염, 독성거대결장, 패혈증 등을 동반해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C.디피실을 최고위협단계 긴급레벨로 그 위험성을 규정하고 있다.
C.디피실은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빠르고 정확한 조기진단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사용되는 검사법은 환자 분변에 대한 C.디피실 항원 검사, 독소검사, 유전자 검사까지 3단계에 걸쳐 시행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항원 검사와 독소검사의 민감도가 매우 낮아 정확하고 신속한 진단이 어려웠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