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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北 비난담화, 2+2회담 앞두고 '군사행동 언급말라'는 경고"

정세현 "北 한미연합훈련 비난담화, 2+2회담서
북한에 대한 공격적 군사행동 언급말라는 경고" 
"조평통 등 대화기구 폐지 않고 상황 지켜볼 것"
美 블링컨 "모든 선택지 놓고 대북정책 재검토 중"


정세현 "北 비난담화, 2+2회담 앞두고 '군사행동 언급말라'는 경고"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북한의 한미연합훈련 비난담화에 대해 "북한을 상대로 공격적이고 위협적인 군사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취지"라고 해석했다. 대남 대화기구를 없애겠다는 담화 내용을 두고는, 한미 외교·국방장관 2+2회의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유보적 경고 메시지라고 짚었다.

정 부의장은 1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3년 전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한미연합훈련 비난 담화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 부의장은 "우선 (담화가 발표된) 시점이 중요하다"며 "미국 국무·국방 장관이 일본 외무·방위상과 2+2 회담을 하고 한국에서도 2+2회담을 하기 때문에, (회의에서) 북한을 상대로 더 공격적이고 위협적인 군사행동을 언급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에 군사적으로 적대적인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에 미리 하지 말라고 '쐐기'를 박는 차원이라는 해석이다.

이어 정 부의장은 "(북한이) 작년 같으면 한 열흘, 13일 전부터 (한미연합훈련 시행을) 문제 삼았는데 이번에는 조용히 지나갔다"며 "미국 양 장관이 들어와서 북한에 대한 불리한 얘기를 한국에 강요할 것 같다는 생각에 쐐기를 박는 의미가 크다"고 부연했다.

북한이 대남 대화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금강산 관광기구 폐지 등을 거론한 것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의 대응에 따라 유·폐지를 결정하겠다는 '대남 경고' 차원이라고 봤다. 비난 담화에 대화기구 폐지 등 '중대조치'를 "최고 수뇌부에 보고드렸다"는 내용이 있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다. 정 부의장은 지난해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당시의 상황을 예로 들었다. 당시 북한은 DMZ 내 GP 복원, NLL 주변 군사훈련 등 '4대 군사행동'을 하겠다고 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중지된 바 있다. 정 부의장은 이 사례를 근거로 "2+2 회담 결과 북한에 대해서 자극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으면 대남 대화기구를 당장 폐쇄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정 부의장은 북한이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및 확대회의,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등을 잇따라 개최한 것을 언급, "북한이 대내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시기"라고 봤다. 그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올해 수립해서 시작해야 하는데 말하자면 잘 안 돌아가고 있는 것"이라며 "일을 해야 할 사람들은 우왕좌왕하고 있고 코로나19 상황으로 국경이 폐쇄돼 원료나 자재도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부의장은 "대내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미국이 지금 (대화 테이블에) 나오라고 해도 북한이 대화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미 국무·국방 장관 방한과 2+2회담에서 '우리한테 어려운 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접근금지용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열린 미·일 외교·국방 장관 2+2회담 이후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동맹국과 전문가, 전직 관료에게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며 "가능한 모든 선택지를 포함해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오늘(17일) 오후 방한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가지고, 한미동맹과 한반도 문제, 지역 협력 및 글로벌 파트너십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18일에는 한·미 외교·국방 장관 2+2회담이 열린다.

정세현 "北 비난담화, 2+2회담 앞두고 '군사행동 언급말라'는 경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지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착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